대한민국에 축구 선수는 많다. 하지만 그 중 진정한 프로 선수의 시조를 꼽으라면 아마 김병지가 아니었을까? 동네에서 축구 제일 못하는 애들이 맡던 골키퍼라는 음지의 포지션을 양지로 끌어올렸고 전국 초등학생들에게 꽁지 머리 열풍을 불어넣었으며 골 넣는 골키퍼라는 신개념을 심어준 그는 1992년 데뷔 이래 K-리그를 지탱하고 있는 최고의 기둥이다. 용접공에서 프로 축구 최고의 스타로 올라선 그의 인생은 ‘영화 같다’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휴식기를 이용해 아직 어린 막내를 제외한 두 아들을 데리고 2주 간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김병지는 출국 하루 전 네이트 스포츠 Pub 팬들의 질문에 열과 성을 다해 답했다. "취미는 스타크래프트, 어린 선수들과 주로 해요. 승률은 50%" "골키퍼 전문 교육 시설을 만들어 국가대표 10명 배출하는 게 은퇴 후 목표" "술, 담배 절대 안해. 아무 것도 없는 제로에서 출발해 이 자리에 왔다" "설령 대표팀의 벤치라도 김병지에겐 고마운 자리입니다" "꽁지머리 대유행은 미용업계의 대혁명. 사실은 맥가이버 머리" "헤딩 골 넣었을때? 황홀함과 절정의 순간이었죠" "이청용, 박주영, 기성용 함께 서울 있을때 유럽진출 예상했었다" "너희들 유럽에 진출하면 삼촌방 빼놔라고 얘기 했었죠" "강호동과의 맞짱 소문요? 무릅팍도사 나가서 붙어보면 되겠네" ![]() ▶[네이트] 두 아들(장남 태백, 차남 산)을 데리고 미국으로 여행을 간다고요, 하필 미국으로 가는 이유는요? "유럽은 2002년에 갔다 왔어요. 그때는 이탈리아부터 프랑스까지 큰 애와 차를 타고 여행했죠. 고생을 하면서 의미를 찾는 게 여행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여행사 패키지가 아니라 직접 계획을 짰어요. 2주 정도 미국에 있을 건데 LA로 들어가서 뉴욕으로 나오며 많은 곳을 가보려고 합니다. 다음은 아프리카를 갈 거고 애들이 더 자라면 에베레스트산을 가고 싶어요. 세계를 보고 마음을 넓히는 체험을 시키는 거죠." ▶[이수철] 아들 산이는 축구선수로 계속 키우실 건가요? 아버지로서 말고 축구선수로서 봤을 때 산이의 축구 센스는 어떤가요? "솔직히 산이는 자질이 부족합니다. 킥 능력이 있지만 체격이 또래에 비해 작습니다. 지금은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시키는데 두각을 나타낼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막내(태산)가 체격이 굉장히 좋고 힘도 뛰어나 자질이 보입니다." ▶[박진감] 자기관리가 무척 뛰어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존경하구요. 평소 스트레스를 푸는 취미는 어떤 게 있으신지? "스타 크래프트를 합니다. 종족은 프로토스고 실력을 중급 정도 됩니다. 팀의 후배들, 그러니까 조카라고 부르는 어린 선수들과 자주 하죠. 다들 나이 마흔에 스타 크래프트 한다고 하면 놀라죠. 승률은 맵핵 안 쓰면 50% 정도 됩니다. 상대가 맵핵 쓰면 티가 나니까 그때는 저도 ‘당당히’ 맵핵 씁니다. 그 외의 취미는 봄, 여름, 가을에는 골프를 주로 치고 겨울에는 아이들과 함께 스키, 스노우보드를 탑니다. 선수 중에서 스키, 스노우보드를 다 타는 이는 저를 포함해 몇 안 되는 걸로 알아요. 이번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곤지암 리조트 시즌권을 살려고 신청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실패했어요. 혹시 곤지암리조트 관계자 분들 중에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있으면 시즌권을 살 수 있게 꼭 좀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네이트] 은퇴하고 나서는 제일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골키퍼 전문 교육 센터를 만드려고 합니다. 오전에는 제가 프로 출신의 전문 선수 다섯 명을 가르치고, 그 선수들이 다음 파트에는 또 다른 선수 5명 씩을, 그들이 중, 고교생들을 가르치는 방식이죠. 그렇게 하면 하루에 100명에서 200명 정도의 선수를 교육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대단위로 전문적인 골키퍼 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이번에 수원시가 박지성 축구센터 건립에 부지 매입을 도와준 걸로 아는데 저도 구리시(현재 생활 본거지)가 그렇게 도와주면 약 10억원 가량의 시설 투자는 제가 직접 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현규] 제일 친한 축구선수는 누구인가요? "일단 동기들이죠. 강철, 김도훈, 노상래, 김태영. 선배들 중에서는 하석주, 황선홍, 홍명보, 김봉수, 서정원 등과 친합니다. 동기, 후배보다는 선배들하고 친한 편이고요. 제가 유일하게 현역으로 뛰다 보니 고민이 많아서 자주 통화를 하고 상담을 합니다. 명보 형, 정원이 형, 선홍이 형이 자주 상담을 해주죠. 명보 형 같은 경우는 스트레스 받으면서 뛰지 말라고 늘 강조해요. 친한 이들 중에서 저한테 왜 아직도 뛰냐고 뭐라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다들 격려하고 응원해주죠." ▶[네이트] 항간에는 2002년 월드컵때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담배를 피웠다는 소문도 있는데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누군가가 나하고 술을 먹었고, 담배 피는 걸 봤다고 하면 그건 100% 거짓말입니다. 저는 아무 것도 없는 제로에서 출발해 이 자리에 온 사람이에요. 설령 대표팀의 벤치라도 김병지에겐 고마운 자리입니다. 그때도 내 심정을 이해해주고 걱정해주는 팬들이 많았어요. 이운재가 나가든 김병지가 나가든 대한민국이 이기고 성공하는 것이었으니까 참을 수 있었어요. 개인적인 상실감은 컸지만요." ▶[네이트] 태어나서 단 한번도 술을 마시지 않았나요? "마지막으로 음주라고 할 만큼 술을 마신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축구부 친구들이랑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1998년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뒤 우즈베키스탄에서 (고)정운이 형이 맥주 한잔 권해서 마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론 없어요." ![]() ▶[장지훈] 우리나라의 불량소년들의 전형적 특징인 꽁지머리를 처음 유행 시킨 소감이 어떠십니까 이제 꽁지머리가 평범하게만 느껴지는군요. "질문 잘하셨네요. 그야말로 미용업계의 혁명이었죠. 염색과 장발은 당시 비행 청소년의 상징이었습니다. 그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놨죠. 지금도 미용실에 가면 항상 제게 고마워하면서 공짜로 머리를 해줍니다. 우리 때는 그 머리를 ‘맥가이버 머리’라고 했는데 그 뒤로 ‘김병지 머리’가 됐죠." ▶[박상욱] 노랑머리부터 파랑머리 회색머리 보라색머리 등등 이런저런 색깔을 하셨는데 최근에는 노란색만 하고 계시네요. 딱히 이유가 있나요? 예전처럼 꽁지로 묶을 생각은 없으신지? "지금은 나이도 있고 애가 셋이나 있으니 젊었을 때처럼 화려하게 하는 건 좀 그래서 트레이드 마크로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 와이프가 섬유 쪽을 전공을 해서 색감각이 굉장히 뛰어나요. 그래서 대부분의 스타일을 완성시켜줬죠. 꽁지 머리는 팬들이 원하면 언제든 할 수 있어요. 은퇴 경기 때 꼭 묶겠습니다." ▶[서동명] 대한민국 골키퍼 최초로 헤딩 골을 넣었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그때 우리 팀이 너무나 골이 절박한 상황이었죠. 울산 홈 팬들의 열정적 응원이 대단했고요. 트랙까지 내려와 관중이 가득 찼었죠. 골을 넣었던 그 순간은 세상에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 싶었어요. 황홀함과 절정의 순간이었죠. 그 공간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나 김병지에게 쏠려 있었으니까요. 지금 상상해도 짜릿하죠. 당시에 주먹을 찌르는 세레머니를 했는데 그건 얼떨결에 한 거예요. 골키퍼가 세레머니를 준비할 이유가 뭐가 있었겠어요." ▶[조선영] 프로 의식이 10년 전과 많이 변화된 것 같나요? "그때나 지금이나 프로로서의 마인드를 가진 선수가 있고, 그렇지 않는 선수가 있어요. 비율은 비슷한 것 같아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당시엔 최고의 목표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그걸 넘어서 유럽 진출이라는 더 큰 목표가 일반화됐죠. 대표팀에 갈래, EPL에 갈래하면 당연히 EPL 진출을 더 원하지 않겠어요. 저는 대한민국에서 에이전트를 둔 첫 번째 축구 선수였어요. 그때만 해도 에이전트를 왜 두냐고 그랬지만 지금은 어때요? 다들 에이전트를 두고 있잖아요." ▶[박성진] 앞으로 가장 기대가 되는 대한민국 선수는요? "이청용, 박주영, 기성용. 공교롭게도 세 선수 모두 제가 서울에 있을 때 유럽 진출을 할 거라고 믿었던 조카들이에요. 그때 제가 그랬죠. “너희 유럽에 진출하면 삼촌 방 빼놔라. 꼭 놀러 갈게.” 서울에 다른 유망주들도 많았는데 유달리 세 명한테만 그 얘길 했었어요. 제가 서울을 떠나고 얼마 안 돼 차례대로 유럽 진출이 결정됐죠. 조만간 모나코에 놀러 가야 하는데." ▶[네이트] 박주영 선수는 인터뷰를 기피하기로 유명한데, 프로 선수로서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 "많은 분들이 알아두셔야 할 게 있어요. 대중 앞에 선 박주영과 선수들 사이의 박주영은 다릅니다. 원래는 굉장히 쾌활하고 밝은 아이에요. 다만 본인이 생각이 있기 때문에 대중 앞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 같아요." ▶[네이트] 마지막 질문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마산공고 시절 강호동과 마산짱을 걸고 대결을 펼쳤다는 루머가 있는데 사실인가요? "1대1은 아니었고요. 그때 마산상고랑 패싸움을 했을 때 끼었던 것 같아요. 거기 강호동씨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는데, 본인이 티비에 나와서 그 얘길 했다고 하니까 맞겠죠. 당시 저는 마공(마산공고)에서 좀 유명한 편이었거든요. 제 친구가 코카콜라 큰 병을 들고 덤볐다가 뺏겨 맞기도 했고. 강호동씨하고는 동갑인데, 그 뒤로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무릎팍 도사에서 초대를 한다면 나가서 만날 용의는 있네요. K-1 한판 붙어보죠, 뭐." |
첫댓글 쿨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K-1 한판 붙어보죠, 뭐.
쿨가이 병지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호동이 이길거같음 강호동 힘도 운동해서 엄청세고 등빨이있기때문에...
ㅋㅋ그렇게 따지자면 힘도 엄청세고 등빨개쩌는 최홍만은 다이겨야죠ㅋㅋㅋㅋ모르는거임ㅋㅋㅋ전에 야구선수 타이론우즈가 국내어떤선수(이름잘기억안남ㅋㅋ)한테 발렸다던데ㅋㅋ
타이론우즈가 진짜요?? 우리나라선수랑 싸울일이있나..??
김병지는 축구화하고 축구공이 잇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고씽
저는 마공(마산공고)에서 좀 유명한 편이었거든요 K-1 한판 붙어보죠, 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릎팍 섭외 들어가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정도에 박주영 부분 씁슬하네..
솔직히 산이는 자질이 부족합니다. ㅋㅋ 슛돌이에 나온앤가?
기자들이 괴롭히니깐 인터뷰를 안하지;
쿨해;;ㅋㅋ
김병지 정말좋음ㅎㅎㅎ
호감 병지형
강호동 병지횽 양아치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이트] 박주영 선수는 인터뷰를 기피하기로 유명한데, 프로 선수로서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 <=기자의 본심
완전 스타골든밸에서 전현무의 밉상질문이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병지형 생각보다 꽤 재미있으시네
ㅋㅋㅋ 아 ㅋㅋ ㅋ 폭소 '맵핵 안쓰면'
강호동 덩치보면 누구라도 쉽게 못건드릴만한데.. 마산에서 강호동 은 조폭들한테도 전설이라고 들은듯
붙어보자는 것도 농담으로 쿨하게 받아 넘기신 것 같은데 실제 성격 진짜 좋으실 것 같네요 ㅎㅎ 어릴 때 부터 병지 형님 좋아했는데 ㅎㅎ 정말 대단한 자기관리의 표본 인 것 같네요 ㅎㅎ 진짜 무릎파 나오셨으면 재밌겠다 ㅎㅎ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로써 ㅎㅎ
스타랑 맵핵이야기에서 뿜었네요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정말 골키퍼 전문교육센터 지어지면 정말 좋겠는데요
호감이다 이번에 k리그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됐던데..역시..자기관리짱..
스타하는구나 ㅋㅋ
맵핵에서 진짜 뿜엇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르팍은 성유리같이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듣보들 내보내지말고 병지형님 얼렁 모셔라!! 장난때리나
ㅡ_ㅡ; 그 전주에 임창정 나왔을때보다 성유리 나왔을때 시청률 1% 더 나왔었는데요. 궁금해하지않는다는건 님 생각이고
솔직히 성유리 나온건 에바였죠...임창정편 엄청재밌고 유익했는데 그게시청률 더 안나왔다고요? 한번 확인해봐야겠네 무릎팍도사는 재밌는편이 보통 시청률 높던데...아무리 톱스타를 내세워도 시청률 막 더 나오거나 그러진않음
난 성유리 궁금해했는데.. 그래도 듣보가 멉니까 말하는 뻔새하곤 -_- 그리고 뭐 성유리하면 딱히 다룰것도 없고 이룬공이 없어서 왜 나오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반론하는 사람들 있는데 그렇게 치면 김지영,한효주,수애,한예슬,이혜영등 여자연예인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혜영은 이상민 사건도 다루지 않은걸로 기억되는데
병지형 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맵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쿨병지~ 재밌으시고 쿨하시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