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것 같은 꾸물꾸물한 날씨다.
9시반 출발예정이었지만 근우의 연락으로 10시까지 기다린다.
그러고보니 오랜만에 근우차를 타는것 같다. 근우가 처음 차가 생기고 조수석은 한동안 내가 젤 많이 탔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안타는 시간이 많은게 좋은 일이겠구나.
10시 조금 넘어 출발. 생각보다 도로가 막히지 않는다.
올라가면서 우리 대화의 주제는 역시 프바사 얘기. 프바사리그 얘기, 회원들 얘기.
그리고.. 규환이 뒷담화? ㅎㅎ
올라오던중 돈규에게 전화가 오다. 머하냐고 물으니 웨딩촬영을 한다고 한다.
허..돈규마저 결혼을. 옆에서 듣고 있던 근우가 분개하다.
갈지 안갈지 모르겠지만 늦게 전화를 주겠다고 한다.
기원을 찾아, 근처에 차를 주차시킨뒤 남경짬뽕이란 곳에서 점심을 먹다.
생각보다 맛이 괜찮네..
1시반.. 기원에 들어서다.
생각보다 기원이 깔끔해서 좋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기원이 작아서 아쉬웠다.
흡/금연석이 분리됐는데 금연석엔 회원들로 가득 차있어서 들어가기가 어려울것 같다.
왠일로 모임시간 30분밖에 안지났는데 이리 많이들 왔을까? 이제 프바사타임은 없어지는걸까?
승민이와 수담이가 대국을 하고 있고, 그 옆에 앉아서 근우와 연승전을 하다.
내바둑이 늘 그렇듯 초반엔 좋았지만 중반에 판이 꼬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게 좌변 전투에서 득을 보고 옆에 있던 승민이의 '하변이 잡힌거면 백이 이겼네'라는 말에 안도의 숨을 내쉰다.
드럼광님과 두번째 대국을 하다.
대국중에 햄끼양이 떡을 가져온다. 설마 싶어서 '떡을 직접 해오신거에요?'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허.... 생각지도 못했는데, 감사한 마음이 든다. 떡도 맛있고.
대국을 보자. 흐음~ 10급이시라는데 잘두시네. 돌놓는 것도 기백이 넘치고. 어라 .. 정석도 다 알고 이거 집으로 안되겠네.
이거 지겠구만. 어라? 이게 연결이 안되면 못사는거 아닌가? 잡을 생각도 없었는데 잡게 됐네. ㅡㅡ;;
하변의 흑대마를 잡고 지던 바둑을 어거지로 이기다.
드럼광님이 '저 대마가 왜죽었을까요?'라고 묻는데 해줄말이 없다. 잡을 생각도 없었는데 두다보니 잡히게 된걸 머라고 말을 해준단 말인가. -_-;;
어쨌든 이로써 2승이다.
흡연실은 사람도 적고 에어컨이 빵빵해서 무척 시원하다. 그러나 금연실은 사람도 많고 좁은데다 에어컨이 시원찮다.
왠지 금연실에 들어가기가 싫다. -_-;;
와우보이님과 세번째 대국을 하게 되다.
2점을 깔고 뒀는데 초반 기세는 좋았지만 중반부터 속절없이 무너진다.
효원이와 닥공군이 사귄다는 말을 듣다. 깜짝 놀랐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둘의 나이차이가 3살이란 소릴 듣고 다시 놀라다.
아니 동갑이 아니었던가?
아무튼 이런 소식은 빨리빨리 퍼뜨렸어야지 ..싶다.
오랜만에 슬슬군도 본다. 피부가 구릿빛이 된것말곤 변한게 없다. 옛생각이 난다.
속수형님과 4번째 대국을 두다.
내가님이 3점 깐다기에 나도 3점을 깔고 둔다. 3점엔 솔직히 질거 같지가 않다.
초반에 바둑이 잘 풀려가고, 백이 하자는대로 따라가다보니... 어라? 중앙이 새하얗네.
우상쪽에서 우변으로 넘어갈 길이 있었는데 과감하게 포기하고 중앙으로 달아나다.
그러나 결국 꼴까닥~! 2패.
목진석, 박지훈, 백지희, 조혜연사범이 도착하고 이면기가 시작되다.
그옆에선 승민이가 정갈터님과 속수형님을 상대로 이면기를 둔다.
금연실에서 썰좀 풀다가 지도기를 보러오니... 아 이런.
역시 지도기의 경험이 없으신 분들 위주로 대국을 해서 그런지 대국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교대돌이군은 일찌감치 끝이 났고, 그걸 본 파워가 추가로 지도기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햄끼양을 투입한다.
목진석사범님과 입문자와의 대결.
평소 장고파이신 일월님마저 일찍 끝을 내고 금연실로 오신다.
지도대국 일찍 끝낸 박지훈사범님이 금연실에 오시더니 조금 있다가 nyh0318님과 일대일대국을 한다.
그걸보고 옆에서 농담으로 '사범님, 돈받고 하셔야되는거 아니에요?'라고 하다.
박사범님이 '예?'하면서 약간은 당황한, 혹은 약간은 언짢은 기색으로 날 본다.
'아차'싶다. 아니라고 농담이라고 얼버무렸지만 아직도 마음이 편치가 않다.
지도기가 끝나고 마성의 ㄷㄱ는 조혜연사범에게 이거저거 물어본다. 그리고 칭찬을 듣는다.
그리고 금연실에 와서 나에게 배운걸 알려주는데... 그새 까먹었나보다. 수순은 기억하는데 설명을 제대로 못한다.
이래야 ㄷㄱ지.
저녁때 온다는 매너리형에게 조혜연사범이 왔다고 카톡을 보내다.
'저녁먹고 가라고 권해달라'는 답장이 오다.
조사범에게 카톡을 보여주니 누군지 알거 같다는 답변이 온다. 프바사의 마당발 매너리형.
저녁을 먹으러 천년오리집으로 가다. 기원 뒷골목에 있는 오리집.
2층으로 가는데 파워가 운영진은 1층에서 먹어야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왔단다.
50명이 넘는 인원.
정모전에 나랑 규환이가 절대 50명은 안넘을거라고 했는데 ....무안해진다.
규환이가 독박쓰고 몇몇 애들 데리고 1층에서 먹기로 하다.
나는 승민이, 행운유수님, 일월님과 같이 앉는다. 일월님이 술을 못하신다는 슬픈 소식을 듣게 되다.
우리 테이블에 일월님 옆쪽으로 백지희사범님이 앉는다.
평균연령이 높은 탓인지 다들 고기는 별로 먹질 않고 술만 먹고 있다.
밥을 시켰는데 밥을 남기기까지 했다. 내 오프모임인생에 밥을 남기는 날이 오다니. ㅜㅜ
행운유수형님이 백사범님에게 수영강사를 소개시켜주려한다. 그러나 정중히 거절하는 백사범님.
혹시? 본인은 아니라고 극구 부인. 그렇다. 28살이면 아직 더 즐길 나이이기는 하다. 부러운 나이. ㅜㅜ
행운유수님이 성형외과 의사라고 하자 백사범님 옆에 앉아있던 햄끼양이 갑자기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그러더니 본인의 콧날을 살포시 잡아준다. 더 세울 필요가 없을거 같은데.
목사범님이 인사차 우리자리로 오시다. 나보다 카페에 먼저 가입한 회원. 그중 한명이 목사범님이다. 그얘길 해준다.
7월11일 개설. 목사범님 7월12일 가입. 글도 없었을테고 회원도 몇명 되지도 않았을 프바사에 목사범님은 무슨 마음으로 가입을 하셨을까? 지금은 고마울따름이지만.
1차가 끝나고 2차로 옆에 있는 호프집으로 이동하다.
오리집에서 회비가 바닥나다. ㄷㄷㄷ
2차 호프집. 이전에도 이곳에서 2차를 했던 기억이 난다.
케잌을 사와서 불을 붙이고 생일파티를 하다. 미운 7살을 넘어 10살이면 정말 이쁠때가 아닌가.
프바사도 지금이 가장 이쁠때일까?
그건 모르겠지만 조혜연사범님의 칼질이 서툴다는것은 알겠다.
분위기가 분위기인지 다들 기분이 업된듯 하다.
다터오가 갑자기 맥주를 원샷한다. 누구 대신 먹어주는거라는데... 불안하다. -_-;;
조사범을 붙잡아놓으라던 매너리형이 오시고 난 그쪽 테이블에서 조사범님과 같이 대화를 나누다.
예전 얘기... 안좋았던 일들도 그냥 웃으면서 서로 얘기한다.
나도 나이를 들었지만, 조사범님도 나이를 먹었으니.. 이젠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됐다.
몇년만에 본 마루바닥군이 와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조사범과 둘이 포즈를 취하고 난 바닥군 핸폰으로 사진을 찍다.
근데 술이 좀 들어갔는지 터치가 한번에 안되서 자꾸 '하나, 둘,셋'하고선 2,3초 뒤에 터치를 한다.
그바람에 사진을 여러번 찍어야했고 재미있는 표정의 사진들도 생긴것 같다.
2차도 마무리되고.. 청주파는 그냥 근우차를 타고 내려갈까 생각한다.
그런데 매너리형이 훌라치자고 붙잡는단다. 그래서 옆에 있는(이동네는 모든게 옆에 다 붙어있다.) 모텔을 잡고 방을 들어간다.
그러나 정작 매너리형은 술을 마시러 도망. 느티목, 일월님, 중짜, 근우랑 같이 치다.
방을 네개를 잡았다길래 여유로운 마음으로 잠을 자러 다른방으로 향하다. 훌라를 친 방은 2층.
3층에 방 세개가 있다는데 호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 대충 위치만 알뿐.
끝방을 가다. 매너리형과 규환이가 자고 있다.(사실 매너리형이 아니라 정갈터님이었음). 음.. 매너리형은 이를 가니까 여기서 자면 안되겠다.
다른 방으로 가다. 다터오와 ㄷㄱ가 자고 있다. 여기도 좀 그런데.
옆방으로 간다. 바깥 문을 열고 안에 방문을 열려고 하는데..흠칫. 놓여져 있는 신발이 어째....-_-;;
방문열고 들어갔다가 이상한놈으로 몰릴것 같다. 황급히 나오다.
어쩔수없이 다터오와 ㄷㄱ가 자는 방으로 가서 잠을 자다.
아침에 근우의 전화로 9시반쯤 기상.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마시다가, 음료수캔겉에 뭍어있는 물방울을 훑어서
자고있는 ㄷㄱ의 등살에 뿌린다. 갑자기 몸을 부르르 요동치는 ㄷㄱ.
일월님, 정갈터님, 천화, 수담, 다터오, 도환, ㄷㄱ, 근우, 나. 이렇게 9명이 남다.
어제 점심에 먹은 중국집이 생각나서 그곳으로 갔지만 문을 안열었다.
막국수집에서 막국수를 시켜먹다. 양도 많고 생각보다 맛도 괜찮다.
청주파와 다른 팀들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다. 근우차를 타고 청주로 ㄱㄱㅆ.
아래 다른 글에도 남겼지만.. 차타고 가는 길에 ㄷㄱ의 필요성을 다시 느끼다.
그리고.... 금잔디. ㅎㅎㅎ
윤호(느티목)는 롯데월드에 친구커플들을 따라간다는데 비맞으면서 기구를 타고 있을까?
라라미는 인사도 없이 언제 갔나.
멜기자식도 언제 말없이 갔을까나.
전화한다던 돈규자식은 왜 전화가 없었을까?
버즈는 동해까지 잘 갔을까나?
호프집 마지막에 속수님과 인디고양은 무슨 일이었을까?
햄끼양이 떡맞추는데 얼마가 들었을까? 회비를 돌려줘야 하는거 아닌가?
흰검이랑 시원이는 왜그리 맛탱이가 갔을까?
밤비노는 그렇게 늦게와서 재미는 있었을까?
백사범님이 장인어른따라잡기 2권..올해 내는걸 목표로 하겠다는데 가능할까?
여자회원들을 생각해보면 장모님 따라잡기, 시어머니 따라잡기도 있어야되지 않을까?
등등의 오만 잡생각을 하며 집에 도착하다.
p.s:평소와 다르게 문체를 바꿔서 써봤습니다.
머 좀 이상하긴 하네요.
암튼 10주년 모임 별 탈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구요.
계속 탈없이 이어져서 20주년 모임도 하게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박사범님.. 그거 진짜 농담으로 한 소리에요. 기분나빠하지 마시길...ㅜㅜ (소심한 A형이라...)
첫댓글 제 뒷담화를요? 어쩐지 올라가면서 귀가 가렵더라구요 ㅎㅎ
문체를 바꾸니 색다른데요?
ㅎ_ㅎ. 재밌다.. 뭔가 재밌어요. .
색다릅니다~ 일기형식의 후기도 좋은거같아요 ㅎㅎ
늘보님 언제 그렇게 대국을 하셨어요? 한판도 못봤는데 ㅎㅎㅎ
내가님 안보이는곳에서 짱박혀서 뒀지요. ㅎㅎㅎ
3층....ㄷㄷㄷ 제가 묵은 그곳에....
설마 두리님이 그방에? ㅋㅋㅋ
잘 기억은 안나지만 당황했을지는 몰라도 언짢았을거같진 않네요 ㅎ 사실 정신이 없어서 주위에서 무슨말씀 하시는지 잘 못들었어요;;
아이구.. 그럼 다행이구요. ^^
자상하고 친절한 사범님. ^^
쓰느라 반겨주시느라 고생하셨어요ㅋ
넌 담날 아침에만 본거 같아서 머라 말을 못하겠다. ㅎㅎㅎ
이미 잼나게 놀고 도착한거에요 ㅎ
요즘 너무 재미보는거 아냐? ㅎㅎ
음....미안,,, 훌라치러 함 가야겠군..
안믿어요 이젠..ㅎㅎ
이것도 좋은데요^^*


고생 하셨어요...느림보...감독님
못뵈서 아쉬웠습니다. ㅜㅜ
저 방에 들어온 시각이 한 6시 15분 쯤이에요 취생몽사님을 저라고 착각하셨나봐요 ㅋ
아..그런가부네. 착각할만한게 수염이 난 친구가 자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났더니 그 침대에 니가 자고 있더라. 그래서 착각한듯. ㅎㅎ
제.. 제가.. 워낙.. 동안이잖아요.. 읗하ㅏ하하ㅡ,.ㅡ;;;; 그나저나 돈규오빠가 결혼을..!!..+_+
11월에 한다더라.
속수님과 저는 별 일이 없었어요.ㅎㅎㅎ 다만 속수님께서 스물여덟살 처녀의 외모발언으로 물의를 빚으시는 바람에....ㅋㅋㅋ
뭐..사실 대충 어떤 발언인지는 들었는데 명확하지가 않아서.. 후기에 올리긴 그래서 그냥 저렇게 얼버무렸죠. 흐흐
뭔말 했는지 기억 하나도 안나고 단지 인디고가 나한테 억지로 술 먹인 것만 기억남.
근데 그 술 먹고 완전 뻗어서 집에 못가고 옆의 모텔에서 잤는데...
헉...속수님 괜찮으셨나요?ㅎㅎ
저도 그날 맥주로도 취할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날 넘 재밌었는데 담에 또 뵈요~^.^
그날 두분이 갑자기 러브샷을 하시더니 원샷하라고 강요한 인디고가 기억에 남네요 ㅋㅋㅋㅋㅋ
이런 문체도 좋네요 ㅎㅎ 형님이 후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쓰신건 오랜만에 보는것 같은데요? ㅋ
어디선가 본걸 흉내내본거지. 문법이 많이 틀렸을거 같기도 하고.. 이전 벙개 후기도 꽤 길게 썼던거 같은데? ㅎ
뭔가 일련의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느낌? 늦게까지 수고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