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소잃은외양간)
과몰입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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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은 생존자가 있다면 알린다.
나 박여시와 보리는 부산으로 이동중이니 그곳에서 만나자.
월드워Z, 새벽의저주, 좀비랜드, 여시는전설이다 를 보면서
보리랑 어떻게 생존할지 자주 상상을 하곤 했었다.
그리고 23년 8월 24일,
그것이 현실이 된지 벌써 2년여가 되었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지 D+567
어느덧 4살이 되어버린 강아지 보리와 함께 나는 살아남았다.
내가 목숨을 건진 데에는 8할이 보리 덕이다.
대좀비시대의 유일한 희망, 박보리를 소개하겠다.
오늘도 좀비 사냥을 나서는 보리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이미
좀비사냥 풀세팅 장착 완료
시카로 가운
( 좀비 방어용 아이템 )
닳도록 입고 다니는 보리의 소울수트.
원래 용도는 보리가 목욕하고 털말리는데 사용된 목욕가운이다.
비오는날이나 눈 많이오는날 입히고 나가면 우비로도 활용되고
체온유지에도 좋고 정말 쓸모가 많은 가운이라 자주 사용했다.
좀비세상에서 강아지 털말리는 가운이 무슨 중요한 생존아이템이냐고?
그렇다. 절대 중요치않다. 중요한건
이게 존나 튼튼재질이라는거다.
실제로 골목에서 좀비 넷이랑 싸울 때
보리가 두명한테 물려서
내가 곡소리나게 울부짖었는데
보리애앵애애애애앵
(늠 름)
물었을 때 떨어지는 건 보리의 피가 아니라
좀비들의 강냉이였다.
목부터 엉덩이까지 쭉 감싸주니깐
사실상 보리는 머리, 다리만 안물리면 무적인 셈이다.
생유베리마치
( 기력보충 파워엘릭서 )
원래는 강아지 핫식스였던 물건이다.
이름은 핫식스지만 실은 영양가 있는 우유같은거라
좀비 바이러스가 터지기 전부터 보리가 자주 마셨다.
보리는 신장이 좋지 않아서 많이 못 뛰기 때문에
영양보충 차원에서 먹였는데 기운 없어하거나 입맛 없어할 때
반 팩만 따라주면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4시간도 쌩쌩 뛰어다녔다.
지금은 하루종일 활동량이 많아서 더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사주경계 확실히 하고 좀비 50마리 정도 죽이고 오면
점심쯤 축 늘어지는데 그럴때마다 반팩씩 마셔주면
먹으면 약간 엘릭서+버프 먹은 마냥
쌩쌩 날라다니면서 한남좀비 고추 다 떼고 다닌다.
흐미 오늘도 풍년~
크기는 작네 작어
4개월전에 마포대교에서 좀비한테 고립당했을 때도
기운빠진 보리 생유베리마치 두팩 먹였더니
나 업고 한강으로 뛰어서 헤엄쳐 도망치더라.
대체 뭔가 싶어서 보리가 잘 때 몰래 조금만 먹어보기로 했다.
새벽에 조심스럽게 까서..
그릇에 혀를 담궜다.
크랜베리가 들었대서 뭔가 딸기우유 같은 맛이 나리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나는 지극히 인간이었나보다.
고소한듯 밍밍한 맛.
그리고.. 느껴지는건 이 차가운 현실의 맛.
이런 좀비세상속에서도, 아직 나는 배부른가 보다.
펫스토리 퍼니츄 링 칠면조
( 스트레스 해소용 아이템 )
아마 언뜻 칠면조나 닭고기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좀비 시체다.
보리가 가리지 않고 물어뜯어서 가져오면
나는 소중히 지퍼백에 담아 보관한다.
좀비 팔부분이 가장 고소하다.
는 사실 농담이었다.
좀비세상에 살다보니 웃을 일이 재기해버려서
이 따위 개그나 하게 되었다.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자세히 보면 위생적으로 개별 포장된 슈퍼푸드 칠면조다.
사람과 강아지는 아무리 잘챙겨먹어도
모두 고기를 섭취해야 힘이 날 수 있는 존재들이므로
세종대왕의 정신을 이어받아
터키츄를 상시 쟁여두고 다니도록 한다.
첨가물이 적어서 설사 복통 걱정도 타 간식에 비해 덜 위험하다.
힘줄이 같이 들어간 제품이라 예민 스트레스가 폭발하는 좀비세상에서
질겅질겅 씹으면서 스트레스 풀기도 쌉가능하다.
니즈더펫 강아지 야광 LED 밴드 목걸이
(좀비 회피용 아이템)
어느 좀비영화를 보든 암흑속을 걷다가 어디서 좀비소리가 들리면
강아지가 주인 지키려고 막 유인하면서 뛰는 장면이 나온다.
그럴 때 주인공들은 ㅈㄴ얼타면서 강아지 목놓아 이름만 부른다.
답답해디진다 증말
이런 주인 지키려다 강아지가 대신 죽는 클리셰를
방지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요리조리 다용도 어디든 붙일 수 있는 아이템인데
목에 두를수도 있고 하네스에 걸수도있다.
작은 고추는 여전히 작지만
작은 LED밴드는 좀비도 눈 꿈뻑꿈뻑 할 정도로 밝고 오래간다.
무려 LED전구라서 순간 눈에서 놓친 보리도 바로 확인가능하고
멀리서 뭘하는지도 바로 식별가능.
환하게 잘보여서 주변 정찰하기 정말 좋다.
좀비세상이 오기 전에는 늦은시간 산책할 때
어둠속에서 몰래 뭐 줏어먹나 감시용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어둠속에서 좀비가 튀어나오나 확인 가능하다.
내가 해리포터였다면 지팡이로 루모스 키고 편하게 다녔겠지만
두들리와 다름없는 한낱 머글로서 그럴수는 없으니
상시 배터리를 챙기면서 사용하도록하자.
카르노코리아 반려견 고글
(좀비 방어용 아이템)
좀비 기본수칙 13 “눈을 상시 조심하라”
좀비한테 도망가거나 대치했을 때 눈에 피튀면 어찌되는지 알고있나?
바로 좀비로 변.신
나야 쫄보라서 좀비랑 마주치면 초당 눈 오조오억번씩 감아서 괜찮지만
보리는 용맹한 늑대의 후손이라 눈 딱 부라리면서 절대 안감는단 말이지
(이녀석 처럼 말이지)
강아지가 나대신 고글쓰고 째려봐줘야함
선택한 제품은
초 견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카르노코리아 고글’
카르논지 브루논지 이름은 ㅈ나 어렵지만
좀비 시대 전까지만 해도 수영장에서 고글 씌워주면
사람이고 강아지고 우리 보리를 졸졸 쫓아다녔을 정도로
인기 터지는 뜨거운 핫핫템이었다.
(고글이 뜨겁다는 것 x, 인기가 뜨겁다는 것 o)
하지만 좀비 세상에서는 보리의 비장한 눈을 감추고,
감정을 숨긴 채, 무자비하게 앞발과 이빨을 휘두를 수 있는
무적의 전투고글.
좀비에게 튀는 분비물을 막아주는 생존템이다.
우리는 이렇게 살아남았다.
3개월전 부산에 생존자가 모여사는 마을이 있다는 틱톡을 봤다.
지금 이동중이니 나를 따라오도록 해.
만약에 부산을 따라갔는데 생존자 마을이 없다면 어쩌냐고?
그럼 나 박여시와 보리가 세상을 바꿔봐야지.
***
원래 그냥 울집 보리 간식이랑 맨날 재구매하는거
빅데이터처럼 공유글 찌려다가 갑자기 ENFP로서
좀비버스 보다 삘받아서 만들었는데
첨에 박보리 사진 만드는데만 한시간 걸린거 실환지 ㅅ..ㅂ...
아까워서 꾸역꾸역 끝까지 썼음
끗
첫댓글 zzzzzzzzzzzzzㅋㅋㅋㅋㅋ개웃기고 귀여운 간식후기다 ㅜ귀여어
진짜 개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펫마트에서 다 본 간식들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