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쯤에 무엇이 아니 그러랴마는 봄이 왔는지? 가는 지다.
봄이 오고 원색의 아름다운 꽃이 피고 있고, 진달래꽃이 피었다 지고, 철쭉꽃이 곧 아름답게 필 시절인데도 기쁘거나 반길 맘이 생겨 나질 않는다.
무엇을 잘 못 먹었는지도 모르게 어제 아침 절에 속을 다 비웠다.
그렇게도 피곤하고 정신이 흐릿하더니마는, 아하! 그래서 그렇게 ‘나른했구나’ 하는 생각이지만 도대체 뭣이 원인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다 비운 후에 찾아오는 상쾌함은 형언할 수 없이 매우 기뻤다.
한나절이 다 되어갈 무렵에 자전거로 나섰다. 호수공원으로 갈까 하다가 ‘부천시 상동도서관’ 쪽으로 갔다.
일산–판교 간 외곽 순환도로 밑 ‘부게’ 전철역 쪽에 바로 흐르는 인공천 ‘시민의 강’을 따라, 호수공원 쪽에서 도서관 쪽으로 세 블록를 시냇가 분위기로 잘 만들어져 있다. 그 길 끝에는 인공폭포에서 물이 곤두박질쳐 하얀 포말을 만들며 내리치고 있는 '원천공원'이고 여기에 '부천시립 상동도서관'이 서편에 있다.
생활오수를 정화하여 흐르는 물길을 만들어 '시민의 강'이라 이름 지었고, 겨울에도 왜가리가 떠나지 않고 살고 있고 주둥이가 노란 색의 오리도 살고 있는 분위기 좋은 물길이고 부천시의 자랑할만한 명소다.
고향에는 만개하고 있을 벚꽃이 지금 여기는 막 피기 시작한다. 시냇물은 말고 수초들이 줄지어 싹을 내밀고 올라오고 있다.
8년 전에 손녀 둘을 따라 이곳에 이사 왔을 때, ‘세계 명작 100선’을 읽으러 자주도 다니던 이 도서관! 이곳으로요즘 내 발길은 멈췄다. 시력이 저하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노는 듯 힘들지 않을 것 같은 독서도 10분 이상을 집중하기에 기력이 달리고 피곤 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다.
조금 먼발치에서 폭포 쪽으로 젊은 부인이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쨍쨍 쬐는 햇빛이 바로 책 종이로 쏟아지는 그대로를 즐기고 계시는 것인가...? 간섭할 수도 없는 일, 사진 잘못 찍으면 초상권 침해한다며 시비 걸어올세라 싶어 멀찌감치서 사진만 찍고 자리를 떴다!
한 5년은 되었을 것 같다. 아침 식전에 송내역 부근에 위치한 GG공원에 나가니 여성부들이 20여 명 가까이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기에 사진을 찍어 글 한 꼭지 쓰고 같이 사진 한 장 올려 좋은 일이라 홍보해주려 했는데,그룹의 리더인지 강사인지 한 여성이 내게로 오더니 ‘초상권 침해.......!’라 운운하며 사진을 지우란다!
내 딴은 저희 선전하고 칭찬해주고 싶었는데...
‘별 잘난 얼굴도 아닌데 꼴에 ‘c8!’
욕이 끓어올랐지만 어쩌나, 길어지면 속만 터지는 것이 뻔한 것을. 그 후로 아침 일찍 이 공원에 가지 않는다.
봄이 왔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봄을 느끼고 즐거워할 분위기가 아님은 꼭 '春來不思春'이라 文子를 안 써도 요즘 내 맘이 그렇다.
여러 나무 중에 활짝 핀 벚꽃 나무 중간 가지에 작달막한 벚꽃 가지가 줄지어 있어 무척 아름다운 분위기라 찰깍하고는, 혈당이 떨어지는 듯 피곤함에 져서 천천히 자전거 페덜(pedal)을 밟으며 집으로 향했다.
첫댓글 실실 좀 나가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창현이 너는 어떠노?
하이고나...
괜시리 글 올린 건가?
좋기도 하고...
어느 친구든
조금 후인 5:00
2호선 신림역으로 오시면 만납니다.
전화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