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아빠가 좋아하는 배우 중에 맷 데이먼이란 배우가 있단다.
예전에 맷 데이븐이 주연한 영화 <리플리>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었어.
영화를 볼 때는 몰랐는데,
그 영화가 아주 오래 전 미남 배우의 대명사였던 알랭 드롱이 주연한
<태양은 가득히>란 영화의 리바이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그리고 몇 년 전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캐롤>이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단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라는 작가의 책은 그때가 처음이라서,
작가 소개를 읽어보았어.
그런데 퍼트리샤의 작품 중 낯익은 제목의 소설이 하나 있었단다.
바로 <리플리>였어.
어? 아빠가 예전에 본 영화 <리플리>가 생각이 나서,
그 책에 대한 소개를 읽어봤더니,
영화 <리플리>와 <태양은 가득히>의 원작 소설이더구나.
오, 이렇게 <리플리>라는 원작소설을 조우하다니…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기회가 되면 <리플리>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리플리>가 모두 다섯 권이더구나.
그 다섯 권짜리 책을 하나의 영화로 만들었더니,
축약한 것이 많은가? 이런 생각을 했었어.
이번에 책을 읽어보니, 그런 것이 아니더구나.
영화 <리플리>와 <태양은 가득히>는 <리플리>의 시리즈 중에
제 1권의 이야기만 다룬 것이었어.
다섯 권이 모든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한 권 한 권 끝맺음이 있는 것이란다.
자, 그럼 제 1권 <재능있는 리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1. 사기극의 시작
주인공 톰 리플리.
아빠는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댓 데이먼으로 매칭해서 책을 읽었단다.
그리고 디키는 주드 로, 마즈는 기네스 팰트로를 매칭해서 읽었어.
자, 그럼 톰 리플리 첫 번째 이야기를 해줄게.
톰 리플리는 가난한 집에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어.
뉴욕 어느 술집에서 우연히 디키의 아버지와 만났어.
디키는 그리 친한 친구는 아닌데, 디키의 아버지가 톰의 얼굴을 알아보았단다.
디키의 아버지는 톰에게 도움을 요청했어.
디키가 유럽에 여행을 가서 집에 오지 않고 있는데,
비용을 줄 테니 오라고 설득해달라고 했어.
디키의 아버지는 일 때문에 직접 가지 못하니,
면식만 있는 디키의 친구에게 여행 비용을 모두 대주면서,
대신 디키를 설득해서 데리고 오라고 한 거야.
설득하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했어.
디키의 집안이 부자라는 것은 대충 알겠지?
톰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
그리고 속으로 유럽에 가서 오지 않을 생각을 가졌단다.
유럽에서 돈벌이를 찾아보려고 했어.
디키라는 친구는 얼굴만 살짝 기억나는데 말이야.
아마 디키는 자신을 모를 수도 있겠다 싶었어.
그렇게 톰은 이탈리아 어떤 작은 해안 마을에 가서 디키를 만났단다.
역시 디키는 톰이 누구인지 기억을 잘 못했어.
디키를 보는 순간 디키를 이용해서 돈을 얻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
톰과 디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
부잣집 아들과 친해지려는 속셈이었어.
디키 주변에는 마즈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애인은 아닌 것 같고, 마즈가 디키에서 흑심을 품고 있는 것 같았어.
톰이 디키와 단둘만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드니까, 마즈가 질투를 하기까지 했어.
마즈는 톰을 동성애자로 의심하기까지 했지.
마즈가 부추겨서인지 디키가 점점 톰을 밀어내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단다.
2. 살인마 톰 리플리
톰은 더 이상 디키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어.
디키가 자신을 자꾸 멀리하고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그를 죽이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어.
음, 톰 리플리, 참 나쁜…
그러다가 단둘이 요트를 탈 일이 있었는데,
톰은 상상만 하던 끔찍한 일을 실제로 했단다.
그러면서 완전범죄를 꾸밀 궁리를 했어.
무거운 추를 디키의 시신에 매달아 바다에 빠뜨렸고,
요트도 몰래 가라앉게 조치를 했어.
하지만 그 큰 요트가 다 가라앉기는 어려웠지.
그저 누군가 발견하지 않기를 바랠 수밖에 없었지.
그는 그 시골을 떠나서 로마에 갔어.
그리고 그곳에서 더 위험한 짓을 했단다.
디키인 것처럼 지낸 거야.
디키의 여권 사진을 보고 디키의 외모처럼 꾸몄어.
디키의 돈과 옷 등을 모두 가졌고,
디키의 아버지가 디키에서 보내는 돈도 모두 자신이 가졌어.
로마에는 디키를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디키의 돈을 한동안 빼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
마즈를 비롯하여 몇 안 되는 디키의 친구들에게는
혼자 있고 싶다고 편지를 썼어. 물론 톰이 디키인 척 하면서 썼지.
그런데, 걱정했던 일이 일어났어.
디키의 친구 프레디가 로마로 디키를 만나러 찾아온 거야.
프레디는 디키의 집에 왔는데, 디키가 아닌 누구를 봤겠지.
톰이었어.
그런데 결국 프레디는 톰이 디키 행세를 하는 것을 알게 되었지.
톰은 다시 끔찍한 일을 벌였단다.
톰은 프레디마저 죽였어.
그리곤 프레디가 술에 취했다가 강도를 만난 살해당한 것처럼 해서 숲에 버렸단다.
나름 시신을 숨긴 것이었지만,
프레디의 시신은 금방 발견이 되었단다.
프레디의 행적을 쫓다 보니 경찰은 금방 디키의 집으로 왔어.
디키인 척 하면서 경찰과 이야기를 했어.
하지만 더 이상 디키인 척 할 수 없었어.
프레디의 수사를 하다 보니 마즈를 비롯한 디키의 친구들도 조사를 했어.
그들은 톰의 얼굴을 알고 있었지.
그러니 더 이상 톰이 디키인 척 하지 못했어.
그 이야기는 더 이상 디키의 돈을 빼돌릴 수 없다는 이야기지.
안타깝지만 다시 변신을 해서 톰이 되었어.
톰은 과연 경찰에게 잡혀갈까.
상황은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 같았어.
그가 바다에 버리고 온 요트가 발견되어 그것 때문에 경찰이 찾아오기도 했어.
리플리가 감옥에 가는 것은 시간문제일까.
…
3. 재능있는 리플리
톰은 무차별하게 사람을 죽이는 연쇄살인범이 아니야.
아빠가 생각하기에 톰이 소심한 성격을 가지기도 한 것 같아.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들통날까 봐 엄청 걱정도 많이 하고,
그것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어.
톰 리플리.
그 사람이 분명 나쁜 사람이고 감옥에 가야 할 사람이지만,
읽다 보면 톰이 걸리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갖고 읽게 된단다.
자꾸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거야.
리플리 1권의 제목이 <재능있는 리플리>잖아.
재능이 있어.
자신이 저지른 불완전한 범죄를
완전범죄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머리를 굴리고 노력을 한단다.
심지어 나중에는 디키의 유서까지 조작해서,
디키로부터 정기적인 상속까지 받아내게 된단다.
디키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디키는 결국 실종처리가 된단다.
디키의 실종과 프레디의 죽음에 톰 리플리가 연관되어 있음을
경찰도 인식하지만, 경찰은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고,
톰은 이런저런 알리바이, 정확히 이야기하면 거짓 알리바이를 만들어내며,
요리조리 잘 빠져나갔단다.
결국 톰 리플리는 용의자 선상에서 벗어나게 되었어.
톰이 잡히지 않게 되자
아빠는 이상하게도 (그러면 안 되는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단다.
분명 톰 리플리는 무고한 두 사람을 죽였으니,
당연히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그가 붙잡히지 않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니…
이러면 안 되는데 말이야…
작가가 혹시 이런 걸 의도하고 소설을 쓴 것일까? 싶었단다.
읽는 이들이 나쁜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되어,
범죄를 저지르고 난 마음이 어떤 것인지 느껴보라고 말이야.
감옥에 가지 않더라도
언제 걸릴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평생 살아가는 것이 범죄자의 인생이라는 것을
알려주려는 의도는 아니었나 싶기도 하구나.
그럼, 2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2권을 기약하며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 슬쩍 뒤돌아보자 그린 케이지 술집에서 나온 남자가 뒤쫓아 오는 게 보였다.
책의 끝 문장 : “호텔로 가 주세요.” 톰이 말했다. “가장 좋은 호텔로. 가장 좋은 호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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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리플리 1 : 재능있는 리플리
지은이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옮긴이 : 홍성영
펴낸곳 : 그책
페이지 : 316 page
책무게 : 410 g
펴낸날 : 2012년 11월 20일
책정가 : 12,000원
읽은날 : 2019.12.14~2019.12.16
글쓴날 : 2020.01.01,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