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쾌락은 낮과 밤, 탄생과 죽음, 사랑과 증오처럼 늘 함께 간다. 더욱 발달된 언어를 사용하는 세상이 온다면, 우리는 증오와 사랑, 분노와 자비, 낮과 밤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두 가지를 한데 묶은 ‘애증愛憎’, ‘주야晝夜’, ‘생사生死’, ‘고락苦樂’ 같은 단어들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언어는 환상을 만들어낸다. 언어로 보면, 고통은 쾌락과 분리되어 있다. 사전에서 ‘고통’을 찾아보려면, ‘고통’을 찾아봐야 한다. ‘쾌락’은 따로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고통과 쾌락이 왼손과 오른손, 새의 양쪽 날개처럼 함께 존재한다. 사전은 환상을 만들어내고, 언어는 모든 환상의 원천이다. 언어로 ‘사랑’을 말하면, 그대는 ‘증오’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대는 증오에 대해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러나 사랑은 증오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그대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나서 그 사람을 증오하는 것이다.
그것을 불편하게 여기지 말라. 사랑하면 증오도 하는 것이다. 증오가 정점에 도달할 때가 있고, 사랑이 정점에 오를 때가 있다. 그걸 불편하게 받아들이지 말라. 그것은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대는 열기가 전혀 없이 냉기만 있는 세상을 바라거나 냉기가 없이 열기만 있는 세상을 바랄 뿐이다. 그러나 열기와 냉기는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