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소리 다섯 개의 뜻을 살펴보자.
여기서부터가 다석 한글철학의 가온꼭지(核心)이다.
앞에 풀어놓은 말들을 잘 생각하면서 뒤로 열리는 한글 닿소리 홀소리의 뜻을 잘 알아차려야 한다.
ㄱ : 기윽․기역
첫소리 초성(初聲)을 끝소리 종성(終聲)에도 똑같이 쓰기 때문에 ‘기역’보다는 ‘기윽’이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다. ‘디귿’도 ‘디읃’이 맞고, ‘시옷’도 ‘시읏’이라고 써야 정확하다. 다석은 ‘기윽․기역’을 둘 다 썼다. 이 글에서는 ‘기윽’으로만 쓰겠다. 다석과 학산은 ‘기윽’을 이렇게 보았다.
‘기윽’은 하늘이 땅 그리워 내리는 ⬎ 꼴로 ‘ㄱ’이다.
『다석어록』에서 다석은 ‘기윽’을 ‘하늘에서 온 얼’이라 했다. ‘가온찍기’를 풀어 말할 때는 “기윽은 니은을 그리고 니은은 기윽을 높인다.”라고 풀었다. ‘기윽은 니은을 그리고’는 ‘하늘이 땅을 그리워 내린다.’라는 뜻이다. ‘니은은 기윽을 높인다.’는 ‘땅이 하늘을 높이어 그린다.’는 뜻이다. 하늘이 땅 그리워 내려오고, 땅이 하늘을 높이어 그리워하며 오르는 기윽과 니은. 이렇게 기윽니은이 한 꼴로 내리오르며 돌아가는 소용돌이 태극(太極)의 한 가운데를 콕 찍는 것이 다석이 말하는 ‘가온찍기’이다. 가온찍기가 되어야 ‘가온찌기’로 ‘늘’(常)을 탈 수 있다. 찍어야 지키는 ‘지기’가 되는 셈이다.
학산도 『훈민정음의 구조원리-그 역학적 연구』에 말하기를 ‘기윽’은 무엇인가 위에서 똑바로 드리워 내려보내는 것 같다고 했고, 하늘에서 생명의 씨가 땅에 내려오매 이것은 똑바로 드리워진 사람으로 건괘(乾卦)의 네 가지 덕(德) 가운데 으뜸(元)을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말에 갸륵(奇異), 거룩(聖․偉), 검(神), 곧다(直), 굳다(固)… 등이 모두 기윽 ‘ㄱ’으로 시작하는 것은 재미있다고 썼다.
다석 류영모는 1956년에 이런 말을 했다. 『다석어록』에서 가져온 것이다.
“기윽(ㄱ)은 니은(ㄴ)을 그리고, 니은(ㄴ)은 기윽(ㄱ)을 높이는데 그 가운데 한 점을 찍는다. 가온찍기란 영원히 가고 가고 영원히 오고 오는 그 한복판을 탁 찍는 것이다.”
“기윽(ㄱ)은 하늘에서 온 얼인데 그 얼이 땅에 부딪혀 생긴 것이 사람이다.”
‘기윽’의 글꼴은 위로 쌓아 올리고 옆으로 더해서 센소리와 된소리를 만들었다. ‘기윽’보다 앞선 글씨는 ‘꼭지이응’이라고 불리는 옛이응이다. 다석은 옛이응을 참나(眞我)의 씨알로 보았다. 도대체 왜 그는 옛이응을 참나의 씨알로 보았을까?
우리말 풀기-
누리 : 세상(世上)
베낌본 : 영인본(影印本)
해숨갈 : 역학(易學). 역(易)은 우리말로 해(日)가 숨 쉬는 꼴이다. 하여 ‘해숨’이라 했고, 학(學)의 우리말은 ‘갈’이다.
몬꼴 : 사물(事物). ‘몬’은 몬지/먼지의 몬이다. 티끌이다. 물(物)이 곧 ‘몬’이다. 사물은 물건이기도 해서 ‘몬골’이라 했다.
움쑥불쑥 : 다석 류영모는 “움숙 고요한데 불숙 움직인다”는 말로 음정양동(陰靜陽動)을 풀었다.
검밝 : 신명(神明). 우리말 ‘검’은 신(神)이요, ‘밝’은 명(明)이다.
가온꼭지 : ‘가온’은 가고 오는 가운데 중(中)이다. 그 가운데의 꼭지가 핵심(核心)이다. 중핵(中核)이라고도 한다.
바탕소리 : 한글 닿소리 기본은(基本音)을 말한다.
다섯 숨길 : 오행(五行)을 우리말로 풀었다.
다섯 가락 : 오성(五聲)을 우리말로 풀었다.
다섯 소리 : 오음(五音)을 우리말로 풀었다.
다섯 길올 : 오상(五常)을 우리말로 풀었다. ‘길올’은 도리(道理)를 뜻한다.
네 녘 : 동서남북(東西南北)이다. 우리말로는 새녘, 갈녘, 마녘, 노녘. 샛바람, 갈바람, 마파람, 높바람의 말머리가 ‘녘’을 뜻한다. 그래서 ‘새갈마노’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