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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16
씬1. 호텔 정원, 낮.
*몽타주
한성, 유주, 동시 입장하는, 행복한, 하객들, 박수 치는,
신부측, 유주모, 유주부, 밝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신랑측, 한결부, 한결모(할머니 걱정스런), 한성과 유주를 보는,
한결 다가와 한결모에게 속삭이며.
한 결 : 병원에 도착 하셨대요. 괜찮대.. 끝나고 바로가요.
한결모 : ... (걱정스런)
은 찬 : 할머니 병원에 같이....
한 결 : (은찬말 못듣고) 엄마 걱정 마..
한결모 : ....(끄덕)
씬2. 은찬거실, 밤.
은 찬 : (다가오며) 엄마, 나 주스 한 잔만.
은찬모 : 달밤에 주스는 무슨....(부엌으로 갔다 돌아오며) 우유먹어. (사이) 이집 전세금 빼줄테니깐 빨리 시집이나 가.
은 찬 : 시집 얘기는 뭐구 전세금 얘기는 뭐야.
은찬모 : (속상한) 그러면 알몸으로 시집갈 거야? 너 얼른 시집보내고 은새랑 둘이 아담한 원룸 하나 얻어서 살 거야.
아유, 아래위층 다니면서 청소하는 것도 젊어 얘기지, 늙어 지겨워죽겠어, 그냥!
은 찬 : 누가 시집간대? 시집도 안간댔는데 왜 자꾸 그래! (가버리는)
씬3. 병실, 밤.
할머니, 잠들어 있는, 한결모, 옆에 앉아 가만히 할머니를 보는,
한결, 조용히 들어와 한결모 어깨 위에 손 올리는,
한 결 : (담담히) 들어가서 좀 쉬어요, 여긴 내가 있을게.
한결모 : 니 아버진?
한 결 : 외삼촌들한테 붙들려 계세요.
한결모 : (맘 아픈) 화장실에서 얼굴이 하얘지셔가지구 비틀하시는 데 가슴이 덜컥했어. 가시면 어떡하나..
(눈가 붉어지는) 준비한다고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준비가 영 안된다.
한 결 : (짐짓 가볍게) 할머니가 나 장가가는 거 꼭 보신다 그랬어.. 말씀하신건 죽어도 지키는 분이야..
(짐짓밝게)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 장가 천천히 갈까?
한결모 : (애써 웃으며) 맘에 없는 소리 한다, 은찬이 오늘 보니까 이쁘더라,
한 결 : (고민되는, 짐짓 퉁명스레) 이쁘긴.. 미워 죽겠는데..
한결모 : (한결 보며) 왜 미워, 싸웠니?
한 결 : (애써 가볍게) 애랑 뭘 싸워, 아냐,
한결, 조용히 할머니 보는, 맘 무거운. (f.o)
씬4. 한성집 침실, 아침. (f.i)
한성, 침대에서 눈 뜨는, 옆을 보면 유주 없는, 배게보며 좋은, 기지개 키며 일어나는,
한 성 : 유주.. (하다 피식 웃는, 짐짓 장난스럽게) 마누라!
한성, 말해놓고 어색한, 웃는, 일어서며 작심하고 ‘여보, 여보!’ 하며 걸어 나가는,
씬5. 한성집 거실, 아침.
유주, 외출복 차림으로 앞치마 두르고 아침 준비 중인, ‘여보!’하는 한성 소리 들으며 웃고 있는,
한성, 나와서 턱 괴고 유주를 보는, ‘여보, 밥하네’하며 사랑스레 보는,
유 주 : (식탁에 계란말이 놓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그만해, 동네 여보들 다 뛰어 나오겠다.
한 성 : (식탁보는) 난 계란말이보다 계란찜 더 좋아하는데.
유 주 : (빤히 보는, 어이없는)
한 성 : (능청스럽게) 그리고, 김은 기름 잰 것 말고 그냥 구워 먹는 게 더 맛있더라.
유 주 : (받아치듯) 국은 싱겁게, 밥은 차지게, 된장찌개 보단 김치찌개가 좋고, 또 뭐, 더 있어?
한 성 : (좋은, 보는) 말하면 다 해 줄려고?
유 주 : (무시하는, 앞치마 풀며) 다 먹고 설거지는 자기가 해.
한 성 : (의아한) 어디가?
유 주 : (소파로 가서 가방 집어 드는, 들뜬) 유니세프 자선기금 전시횐데 아시아 대표로 전시회 초청 받았거든. 회의 있어.
한 성 : (놀라서 보는, 기쁜) 워~ 한유주. 언제부턴데?
유 주 : (차에 타며, 들뜬) 9월 중순. 주말쯤에 홍콩에서 첫 미팅하고, 전시회 시작하면 보름정돈 홍콩에 있어야 된대. 같이 가자.
한 성 : ! (걱정되는, 가볍게) 너 지금 비행기 타는 거, (하다) 의사가 초기라 조심하라 그랬잖아.
할머니도 그렇지만, 니 몸땜에 신혼여행도 미룬건데..
유 주 : (서운한, 애써 밝게, 시계 보고) 내가 다 알아서 하거든요. (한성 이마에 뽀뽀하고) 전화할게. (하고 나가는)
한 성 : (못마땅해 유주 보다가, 한숨 쉬며) 갔다와.. 전화해.
씬6. 커피프린스 마당, 오전.
은찬, 마당에 물을 뿌리고 있는,
한결, 한쪽 테이블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는,
은찬, 한결 힐끔 보다가 쭈뼛거리며 다가가는,
은 찬 : (서운한, 한결 표정 살피며) 어제 왜 전화 안 했어요?
한 결 : (심난한, 서류만 보는) ....
은 찬 : 내 문자 못 받았어요? 시간 괜찮을 때 전화 좀 달라고, 다섯 번이나 넣는데..
한 결 : (일만 하는) ......
은 찬 : (맘 상하는, 애써 부드럽게) 마지막엔 보고 싶다고 문자 넣었는데,
한 결 : (OL, 무뚝뚝히) 잠깐 얘기 좀 하자. (일어나 가는)
은찬, 긴장 되는, 한결 보는,
한결, 앞서 걸어가고 있는,
씬7. 커피프린스 2층, 낮.
한결, 심난해 바깥 보고 서 있는,
은찬, 다가가는, 맘 무거운, 한숨 쉬는,
은 찬 : (애써 담담히) 어젠 내 입장만 얘기했던 거 같아요. (한결 표정 살피며) 집에서 빨리 결혼하라 그러시는 거죠?
한 결 : (돌아보는, 속상한) 그렇다면 할래?
은 찬 : (속상한, 애써 담담히) 지금은 결혼 못해요.
한 결 : (가만히 보는, 속상한)
은 찬 : (엄마 생각에 눈가 붉어지는, 애써 담담히) 여기서 일하려고 남자 행세까지 했어요. 난 정말 절박했어요.
머리로 이해는 할 수 있겠지만, 내 맘이 어땠는지 사장님은 몰라요.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게 어떤 건지
안 겪어봤을 거잖아요.
한 결 : (안쓰럽고, 답답한, 보는) 가난해보지 않은 사람은 돕는 것도 안 되냐?
은 찬 : (다부지게) 내 힘으로 할 수 있어요. 사장님한테 짐 되기 싫어요.
한 결 : (맘 상하는, 언성 높아지는) 이 자식아, 그게 왜 짐이야! 내가 힘들 때, 너한테 고민 털어놓고 위로 받은 건 생각 안 나?
내 옆에 있어 주고 나 위로 해주면서 너는 내가 짐스러웠어?
은 찬 : 그거랑 이건 달라요.
한 결 : (답답한) 뭐가 달라! 니가 준 건 마음이고 내가 주려는 건 돈이라서?! 돈은 그냥 도구일 뿐인 거 몰라!
그냥 돈이 아니라 내 맘이잖아, 자식아! (씩씩거리며 노려보는)
은 찬 : (속상한, 애써 담담히) 아빠 돌아가시고 나니까 다 바뀌어 버렸어요.
집도 뺏기고, 아빠 회사 아저씨들도 엄마 전화 피하고, 우리 집에서 살다시피 하던 친척들도 다 떠나가고..
그때 알았어요. 믿었던 사람이 무너지면 모든 게 같이 무너지는구나.
한 결 : (맘 짠한, 한편 답답한, 은찬 보는)
은 찬 : (보는) 아빠랑 약속했어요. 엄마랑 은새 내 힘으로 돌보겠다고. 넉넉하진 않았지만 우리 세 식구 지금까지 잘 지내왔어요.
(엄마 생각에 눈가 붉어진) 난 앞으로도 잘해나갈 거예요. 누구의 도움 없이. 그래야 아빠한테, 나 자신한테 떳떳해요.
한 결 : (안쓰럽고 답답한) 왜 그걸 너 혼자 하려고 해? 그래서 니가 힘든 거 몰라? 도움 받고 그것보다 더 큰 걸 도울 수 있는데,
오로지 안받겠다, (보는) 받는 걸 못하는 사람은 주는 것도 못해.
은 찬 : (속상한, 차분하려 애쓰며)
한 결 : (답답한, 어깃장 놓듯) 내 도움 받는 게 그렇게 싫어? 그럼, 동전 하나 안 보탠다 약속하면 되냐?
결혼해서 니가 니 돈으로. 은새 대학을 보내든, 생활비에 보태든 니 맘대로 해. 그럼 결혼할래?
은 찬 : (맘 상한, 상처 받은, 한결 노려보는)
한 결 : (답답한, 보는) 보지말고 대답해.
은 찬 : (속상한, 상처 받은, 한결 노려보는) 왜 못 기다린다는 거예요? 날 좀 이해해주면 안 돼요?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몰아붙이구,
한 결 : (답답한) 일방적? 뭐가! 너랑 결혼하고 싶은 게 일방적이야? 넌, 나랑 결혼하는 거 싫어?
하림, 계단 올라오는.
하 림 : (놀라서 멈춰서는, 눈치 살피는) 뭐가 둘이 이렇게 시끄러워?
은 찬 : (고개 돌리는)
한 결 : (말하려다 한숨 쉬는) 저녁에 다시 얘기해. (하고 나가는)
하 림 : (한결에게) 둘이 결혼할라 그래?
은 찬 : (속상해서 가는 한결을 보다가)
씬8. 커피프린스 안
한결, 은찬, 서로 쳐다보지도 않는,
홍사장, 하림, 바에서 그런 한결과 은찬 보는,
홍사장 : (한결은찬 보며) 또 뭔 일 있었구만, 어떻게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어.
하 림 : (어이없는) 한결형이 결혼하자 그랬나 봐요. (강조하는) 일방적으로다가. (한심한) 어유, 저 쑥맥.
홍사장 : ?
하 림 : 결혼이 뭐가 급하다고, 이해할 수가 없네. 서로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안 다음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지면 그때,
홍사장 : (신문으로 하림 머리 퍽 치며) 어째 그리 아는게 많으셔요, 어째 그리? 그리고 서로 좋아죽겠는데
하루라도 빨리 같이 살고 싶은게 당연하지, 그게 이해가 안됨 뭐가 이해가 돼?
하 림 : (답답한) 좋음 같이 살면 되지, 결혼을 왜해요? (하다 이해 안 되는) 아니다, 분위기 보니까
은찬이가 싫다고 하는 것 같은데, 아니, 형 같은 킹카가 결혼하자는데 왜 싫어? (홍사 장보며) 은찬이 또라이예요?
홍사장 : (퉁박주는) 또라인 누가 또라이야, 니가 또라이지. 남 연애에 뭔 관심이 그렇게 많은지, (하고, 커피 만드는)
하 림 : (투덜대는) 남 연애에 관심갖는 게 얼마나 재밌는데 나는 불 구경보다 더 재밌더라. 이 신문은 보라고 있는거예요!
(주방으로 가는)
홍사장 : 힘들도 좋다. 어찌 맨날 싸우냐.
씬9. 커피프린스 2층, 낮.
한 결 : (답답한, 은찬 보며) 너, 결혼할 만큼 내가 좋은 게 아니지?
은 찬 : (어이없는, 뭐라 대답해얄지 모르겠는)
한 결 : 괜찮으니까 솔직히 대답해 봐.
은 찬 : (속상한, 한결 보며) 그건 다른 거예요. 좋은 거랑 결혼은 (하다 한결 살피며) 할머니가 많이 안 좋으세요?
그래서 이렇게 서두르는 거예요?
한 결 : (심난한) 것도 있지. 그리고 무엇보다, (진지하게) 너랑 같이 살고 싶어. 평생 너랑 밥먹고 너랑 자고 너랑 얘기하고
너랑 같이 있고 싶다고, 이거 말고 딴 이유가 필요하냐?
은 찬 : (속상한, 보는) 안하겠다는게 아니잖아요. 5년후에 하면 되잖아요.
한 결 : (원망스러운) 너 정말 이기적이다. 나는 너땜에 모든 걸 포기하는데, 가족 반대에도 불구하고..
너는 자존심 하나가 포기가 안되냐? 어떻게 그러냐? 너 나랑 헤어져도 결혼 안 해? 헤어진 대도.. 안 할 거야, 그래?
아유 젠장..
씬10. 은찬집 앞 계단, 밤.
은찬, 계단에 앉아 있는, 반지 들고 보고 있는, 고민 되는,
은새, 2층에서 은찬 보고는 내려오는, 걱정되는, 은찬 옆에 가서 앉는,
은 찬 : (착잡한, 애써 덤덤히) 자더니, 왜 나왔어?
은 새 : (팔에 침 바르며) 모기한테 물렸어. 모기장 안에 모기 들어 왔나 봐. (힐끔 보는, 화나는) 뭘 우거지상을 하고 있어?
사장 땜에 그러지? 어휴.. 어떻게 사람이 자기 생각만 하냐. 정말 맘에 안 들어. 헤어지자 그럼, 누가 무섭나!
은 찬 : (심난한, 힘없이) 왜 니가 열을 내고 그래, 들어가서 자,
은 새 : (화나는) 지금 잠이 와? 사장아저씨 뭐 그래? 남잔 줄 알 때도 좋대 놓고는, 이제와서 별일도 아닌 것 갖고
헤어지네, 마네..이래서 화장실 들어갈 때 맘이랑 나올 때 맘이랑 다르단 거야, 우리 형편은 생각도 안하는 거지.
은 찬 : (은새 보며, 심난한) 고만해라, 어?
은 새 : (서운한, 짐짓 화난 듯) 고만하긴 뭘고만 해, 아무 준비도 안 했는데 결혼하자 그러구, 돈 주면 다 되는 줄 알고,
그 아저씨 맘에 안 들어. 결혼하면 언니한테나 우리한테 함부로 할 거야, 뻔해.
씬11. 한결 오피스텔 침실, 밤.
한결, 고민되는, 한숨..
그때 휴대폰 울리는, 누군가 싶은, 받는,
한 결 : 네, 최한결입니다,
은 새 : (F) 저 고은샌데요, 고은찬 동생요,
한 결 : (뜻밖인) 아.. (웃으며) 황민엽이 엔젤, 고은새.
(인서트) 은찬집 욕실, 안,
은새, 바깥 눈치 보며 몰래 통화하고 있는,
은 새 : (조용히, 새침하게) 할 얘기가 있는데, 좀 만나요,
한 결 : (F) 지금? 은
새 : 지금은 너무 늦었죠, 내일요.
<한결 오피스텔 안>
한 결 : (무슨 일인가 싶은) 어, 그럼.. 내일 우리 카페로 올래?
은 새 : (F) 카펜 안 돼요, 언니 있잖아요,
한 결 : (웃는) 언니한텐 비밀인가 보네? 저녁에 와. 언니 내일 바리스타 학원가는 날이니까 저녁에 오면 없을 거야.
은 새 : (F) 네. (하고 뚝 끊는)
한결, 어이없어 전화기 보는,
씬12. 커피프린스 안, 아침. (f.i)
하림, 바 안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는,
민 엽 : (바에 쟁반 세게 탁 놓으며, 기분 안 좋은) 아이스라떼 둘.
하 림 : (어이없는, 민엽 보며) 야, 황민엽. 너 요새 나한테 뭐 불만 있지?
민 엽 : (하림 노려보고 선)
하 림 : (황당한, 민엽 보며) 니가 노려봄, 눈만 아프지. 사내새끼가 꽁해 가지구, 말도 안하고,
민 엽 : (속상한, 하림 노려보며) 내가 형 때문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하 림 : (어이없는) 내가 뭘 어쨌게,
선 기 : (주방에서 와플 들고 나오며) 그러게 코치 자격 있는 놈한테 코치를 받았어야지,
하 림 : (선기 보며) 뭔 소리야?
선 기 : (민엽에게) 잘 봐. 사장한텐 은찬이가 있지? 홍사장님한텐 떠나간 미숙씨 있지? 나한텐 유코씨 있지?
하림이한텐 누가 있냐? 너보다 나을 거 하나 없는데 무슨 코칠받어?
하 림 : (어이없어 선기 보는) 야, 나는 여, 옆에 아무도 없는게 아니라, 너무 많은 거지, 자식아.
선 기 : 너무 많다는 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야. (하고 가는)
민 엽 : (덥석 하림 멱살 잡으며, 화나) 물어내.
하 림 : (놀란) 얘, 얘, 얘 또 왜 이러나?!
민 엽 : (버럭) 물어내, 우리 은새 물어내란 말야!
씬13. 희선집
선기, 안으로 들어서다가 놀라 멈추는,
희선 방문 활짝 열려 있고 이사 간 흔적 쓰레기들이 널려 있는,
선기, 후닥닥 방으로 달려가 보는, 텅 빈, 쪽지 발견하고 보는.
희 선 : (E) 모두를 위해서 가장 좋은 길이란 생각이 들어. 고마웠어. 夕子.
선기, 눈가 붉어져 쪽지 접어, 주머니에 넣고, 맘 아프고 막막한,
씬14. 병실 안, 저녁.
할머니, 잠들어 있다가 깨어나는,
한결, 할머니 보고 있는,
할머니 : (한결 보고, 기운 없는) 언제 왔냐?
한 결 : (맘 무거운) 방금요.
할머니 : 물 좀 다오.
한결, 할머니 부축해 안경 건네주는.
한 결 : (속상한, 화내는) 그러게 회사 나가지 말라 그랬잖아요. 왜 말을 안 들어. 화장실에서 쓰러지구,
어으 내가 진짜 할머니 때문에 미친다, 미쳐!
할머니 : (어이없는, 흘기며) 어디서 큰소리야, 내 회사 내가 나가는데..
(하다 기운 없이) 올해까지만 어떻게 버텨볼라고 그랬더만..
한 결 : (맘 아픈, 애써 가볍게) 버틴다고 버텨져? 연세가 있는데.. 너무 오래 집권하고 있으면 밑에서도 안 좋아해요. 예?
할머니 : (흘겨보다가, 덤덤히) 왜 혼자냐?
한 결 : ?
할머니 : 옆에 달고다니는 니 쥐방울만놈은 어쩌구, 왜 너 혼자냐구?
한 결 : (턱으로 할머니 가르키며) 싫어하잖어.
할머니 : 한 번 데리고 와 봐. 홍사장이고 에미고 괜찮다, 괜찮다 하는데 어디가 얼마나 괜찮은지,
한 결 : (속상한, 애써 덤덤히) 나중에, 좀 천천히 보세요. 뭐 급한가?
할머니 : (살펴보는) 왜 천천히 봐, 둘이 싸웠어?
한 결 : (미안한, 머뭇거리다 덤덤히) 사실은 내가 맘이 급해서 할머니한테 먼저 말했는데,
은찬이한텐 아직 결혼 얘길 못 꺼냈어. 걔가 가장이잖아요. 자기 결혼하면 어머니랑 동생만 남으니까 맘이 좀 그런가봐.
(애써 가볍게, 웃으며) 전에 말했지? 걔가 워낙 독립심이 강해서 뭐든 지 힘으로 할라고 들어. 기특하지 뭐.
여자가 남자한테 너무 의지해도 부담스럽잖아. 안 그래, 할머,
할머니 : (어이없는, 말꼬리 끊으며) 그 기집애 그거 진짜 요사스럽네.
한 결 : 할머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할머니 : 아니 그 기집애가 너 있는대로 꼬셔서 애간장 다 녹게 만들고 결혼 안하겠다는 저의가 뭐냐.
내가 반대하는거 그게 서운해서 그런거지? 가족하고 너하고 이간질 시키지 그치?
한 결 : 할머니 걔 그런애 아니거든. 걔가 집이 어려워요. 근데 어떻게든 지 힘으로 해보겠다. 내가 도와준다고 하는대도
자긴 남자한테 기대기 싫대. 아버지 살아계셨을때는 아버지한테 기대 살다가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니깐
자기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게.. 그래서 누군가한테 기대는게 더 싫어지고 바리스타 하고 싶대.
그냥 대충 바리스타가 아니라 일류 바리스타.. 할머니 내가 진짜 할머니 존경하거든요.
할머니 말대로 그 쥐방울 만한 여자애가 누구한테 의지 안하고 자기 힘으로 살아보겠다고 하면
그거 대견하다 괜찮네 싹수있네 그렇게 생각해주면 안되요? 꼭 그렇게 비비 꼬아서 생각하고.. 가볼께요...
한결모 들어오며.
한결모 : 왜 가? 밥먹고 가지.
한결 나가면.
한결모 : 한결에 왜 저래요?
할머니 : 한결이 놈이 영 싹수없는 애 때문에 목메는거 아닌가부다. 밥갖고 왔음 어여 차려라. 소리 질렀더니 배고프다.
한결모 : 죽 갖고 왔는데.
할머니 : 아 밥줘 먹어야 힘을내지. 내가 나서야지 저것들 해결되지 죽도 밥도 안되겠어.
씬15. 바리스타 학원 앞
은찬 달려오면 한결 학원 앞에 있다 은찬 손을 잡고.
은 찬 : (놀라) 어?
한 결 : 뭘 놀래 늦었어 왜이렇게 뛰어.
은 찬 : 복습할라구요.
한 결 : 밥 먹었냐?
은 찬 : 아까 빵 먹었는데.
한 결 : 우동먹고 싶다 가자.
씬16. 우동집
한 결 : 눈치 보지 말고 먹어.
은 찬 : 벌써 다 먹었어요.
한 결 : 치..
은 찬 : 화 다 풀렸어요?
한 결 : 몰라.
은 찬 : 할머니 찾아 뵐라고 했는데 나 보시면 더 몸이 안좋아지실까 봐 그래서 못갔어요.
한 결 : 에효.. 내가 왜 너같은앨 좋아해서 이 고생하는지 모르겠다.
은 찬 : 기분 나쁘다. 후회하는것 같아서.
한 결 : 할머니 그러시는거 마음에 담아두지 마. 너랑 나 사이에 질투 하는거야.
은 찬 : 할머니 생각하면 우리가 빨리 결혼하는게 도리인것 같기도 한데 내가 너무 내생각만 하나 그런가 싶기도 하고.
한 결 : 나가자 학원 늦겠다. 나도 카페 나가봐야 하고.
은 찬 : 선 볼꺼예요?
한 결 : 너하는거 봐서.
은 찬 : 보지마요
한 결 : 됐네요. 지는 결혼도 안해주면서...
씬17. 커피프린스 마당, 밤.
하림, 선기 청소를 하고있는, 그때 은새 쭈뼛거리며 들어오고,
하림, 얼핏보고 무심히,
하 림 : 죄송합니다, 영업시간 끝났습니다.
은 새 : 저, 사장님 계세요.
하 림 : (보면)
은 새 : 사장님 만나러왔는데..
그때, 민엽 나오다, 은새보고,
민 엽 : 은새야.
선기(그냥 보기만하는),
하림 : 은새?..아.. 왕싸가지, 고은찬 동생, 고은새.
은 새 : 사장 어딨냐구요!
선 기 : 2층가봐.
하 림 : 저 가르마 반듯한것봐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냐?
민 엽 : 무슨 소리야..
하 림 : 눈 좀 닦자 너!! 건방진 자식..
씬18. 커피프린스 이층, 밤.
은새, 앉아있고, 테이블에 있는 사업에 관한 서류를 뭔가 싶어, 들추는,
그때, 한결, 주스를 가져와 은새주는,
은새, 얼른 서류에서 손놓고, 주스마시는,
한 결 : (가만 은새 보는, 귀여운) 무슨 말을 할라그러나..
은 새 : (작심하고, 한결 보며 진지하게) 우리 언니랑 진짜 헤어질 거예요?
한 결 : (당황해 은새 보는) ?
은 새 : (속상한) 내가 진짜 구질스러워서, 이런 얘기 안 할라고 했는데...속에서 불이 나서..
사랑하면 이해해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언니결혼자금으로 엄만 지금 전셋집내놓고 월세가면 된다그러는데..
돈도 안버는 엄마랑 나랑 어떻게 월셀 살아요..
한 결 : (당황스런) 무슨 말이야? 전셋집 내놓고 월세를 간다니..
은 새 : (눈가붉어, 당차게) 부탁인데 (속상한 맘 숨기고, 화난 듯 말하는) 결혼 1년만, 아니 내년 봄까지만 미뤄주세요.
나 대학 안가도 되거든요. 난 어차피 공부도 못 하고..(눈가닦고) (울컥한) 나 졸업하고 바로 취직할 거니까요,
그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 (슬픈, 눈물 나는) 우리 언니, 진짜 좋은 여자예요. 결혼해서 살기 딱이라니깐요.
힘도 세고, 똑똑하고, 돈 버느라 공부를 못해서 그렇지 머리가 나쁜 게 아니거든요.
사장님도 우리 언니 무지 사랑하잖아요. 그죠?
한 결 : (어이없어 웃는, 은새 맘이 이쁜) 나, 은찬이랑 헤어질 맘 없어.
은 새 : (돌변해 휙 째려보는) 은찬인 사장님이 결혼안함 헤어지쟀다고...집에 와서도 넘 힘들어하고..
(알겠는)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깐, 그냥 찔러 본 거죠? 어후, 이 맹추, 찔러보는지, 진심인지도 모르고! (하며 눈물 닦는)
한 결 : 근데 너 나 싫어한다던데?
은 새 : (당황한, 애써 뻔뻔하게) 누가 그래요?
한 결 : 왜그래? 니가 나 싫어한다고 온동네 소문이 자자하든데..
은 새 : 무슨 그런 말을. 쫌 재수없어 한적은 있어도 싫어한적은 없거든요, 형부.
한 결 : (당황한, 좋은) 뭐 형부?
은 새 : 울언니랑 결혼할거라면서요.
한 결 : (웃는) 듣기 괜찮네 그거, 형부..참 요즘 민엽이가 속 안 썩여? 속썪임 말해, 내가 혼내줄께?
은 새 : (어색한, 힐끔 보다가 웃는, 좋은) 걘 내가 충분히 혼낼 수 있거든요.
민 엽 : (오며) 은새야.
은새, 한결 : (보는)
민 엽 : (e)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줘.
씬19. 놀이터, 밤.
은새, 차갑게 민엽을 보고 선,
민엽, 초조한, 은새를 보는,
은 새 : (짐짓 차갑게 흘기며) 우리 이미 끝난 사이잖아. 뭘 용서해 줘?
민 엽 : (실망스런, 보는, 진지한) 넌 내가 진짜 싫어?
은 새 : (순간 당황한, 보는) ....
민 엽 : (작심하고, 진지하게) 난 니가 나한테 못됐게 해도 이쁘구, 화내고 소리쳐도 귀여워. 난 니가 진짜 좋아.
근데 니가 나 정말로 싫다면, 정말로 싫다면...다신 연락 안 하고, 내가 너 포기한다.
은 새 : (꼬나보는)
민 엽 : (불안한, 작심하고, 다부지게) 대답해 봐. 내가 정말 싫어?
은 새 : (담담히) 어, 싫어.
민 엽 : (놀란, 은새 빤히 보는, 맘 아픈) 정말 싫어?
은 새 : 그래.
민 엽 : (기운 없이) 나 지금 맘이 넘 아프지만, 알앗어. (고개 떨구는) 그동안 고마웠다..
(애써 맘 추스르며, 남자답게) 잘 지내라. (하고 돌아서 가는)
은 새 : (어이없어 보는)
민 엽 : (가는)
은 새 : (속상한, 소리치는) 야, 이 나쁜 놈아!
민 엽 : (돌아보면)
은 새 : (눈물 나는, 자존심 상해 화나는) 너 되게 멋있는척 한다. 니가 언제부터 그렇게 쿨했냐?
언제부터 니가 내가 싫다그럼 오케이하고 가고 그랬냐고?! 언제부터!!
민 엽 : 아니.. 나는 니가 너무 싫다니깐....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해...
은 새 : (억울한) 나만 좋다고 하구선 딴 여자를 만나! 순진한 얼굴로 뒤에서 호박씨 까구, 니가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이야, 알아!
(눈물 나는, 서러운) (하다, 갑자기 민엽 보고) 고개 들어!! 고개 들어!! 너 그 기집애랑 뽀뽀했어, 안 했어?
민 엽 : (당황한, 펄쩍 뛰는) 당연히 안 했지! 내가 너 말고 누구랑, 절대 안 했어, 하자고 했는데 안 했어, 내가. 진짜야..
은 새 : 안는건?
민 엽 : (손사래치며) 절대, 절대.
은 새 : (째려보며) 너 거짓말함 죽는다.
민 엽 : 응.
은 새 : 너 이제부터 죽어도 나 사랑할 자신 있으면 내 뒤 따라오고 아님 가.
민 엽 : 은새야!
은 새 : (뒤 돌아보면)
민 엽 : 나 지금 너 따라가는 중이다.
은 새 : (또 휙 돌아보면)
민 엽 : 아니 알고나 있으라고 말한거야.
은 새 : (또 휙 돌아보면)
민 엽 : 나 계속 너 따라가면 안되?
은 새 : (바라보다) 내 어깨에 손 올려!
민엽 너무 좋아 은새 안고 빙글빙글 돌고.
민 엽 : 나 이제 바람 안필게.
씬20. 병실 안, 밤.
홍사장, 냉동고문 열고 손에든 음료에 얼음을 넣어서 앉는,
홍사장 : (안쓰런, 덤덤히) 좋아하시는 커피도 못 드시고 안 되셨네 회장님.
할머니 : 지랄, (한숨쉬는, 보다가) 은찬 걔 집안 사정이 그렇게 안 좋아?
홍사장 : (음료수 따며) 왜요, 안 좋으면 집이라도 한 채 사주시게요?
할머니 : 사준다고 받을 애야?
홍사장 : (웃는, 생각해 보면 기특한) 한참 놀고 싶을 나인데, 가족들 생계 책임 진다고 고생하면서도 얼굴 한번 안 찌푸리고,
모든지 열심! 기특한 놈이지.
할머니 : (고민되는) 바리스타 하고 싶어 한다던데 정말 그래?
홍사장 : 제대로 가르치면 나보다 잘할껄요? 마음 같아서는 결혼이고 뭐고 다 관두고 이태리에서 좀 배워왔음 싶은데..
할머니 : 뭐? 결혼이고 뭐고 다 관두고?
홍사장 : 아 내가 결혼 별로로 생각하는거 아시잖아요. 난 왜 진짜 결혼을 다 하려고 하는지 알수가 없어.
다들 의지박약이야 의지박약. 인생을 혼자 당차가 지일은 하면서 즐겁게 신나게 살면 좋을텐데.
할머니 : 그래 너처럼 동거나 하다가 여자한테 채이고?
홍사장 : 후회 없어요 난..
할머니 : 후회할이거나 있어야지 뭐. 그렇게 챙겨 입고 오느라고 애 썼다 야.
홍사장 : 이게 저예요 저!!
할머니 : 저 아닌게 있냐 요즘에.
홍사장 : 여긴 커피 안주나..
씬21. 유주집, 밤.
한성, 문 열고 들어서다가 굳어서 주변 둘러보는,
유 주 : (욕실에서 나오며) 어, 언제 왔어?
한 성 : (어이없는, 화를 참으며, 유주 보며) 뭐야?
유 주 : (한성 살피며, 애써 밝게) 어, 이번전시회 팀들인데 결혼식에 못 왔잖아. 축하해 준다고 와서는, 자기들이 더 신나서,
한 성 : (와인잔 보는, 화나는) 너 술 마셨어?
유 주 : (뜨끔한, 애써 가볍게) 한 모금밖에 안 마셨,
한 성 : (화나는, 애써 참고) 밤샘 작업에, 술에...뭐하는거야?
유 주 : (힘든, 애써 가볍게) 미안해. 나도 피곤해서 작업 접고 집에 갈라구,
한 성 : (보는, 화가 치미는) 내가 니 일보다 우선순위가 아닌 건 이제 익숙해졌기도 해.
근데 적어도 아이는 니 일 보다 먼저여야는 거 아니니? 내가 너무 무리한 걸 바라는 거야?
유 주 : (속상한) 나한텐 둘 다 중요하고 소중해. 어느 게 먼저가 아니라 둘 다 잘하고 싶고 지키고 싶어.
자기가 좀 이해하고 도와주면 안 돼?
한 성 : (화나는, 애써 참고) 여기서 더 어떻게 해줄까? 술을 마시든, 밤새 일을 하든 상관 말고 보고만 있어? 그게 부부냐?
(유주 보다 나가는)
유 주 : (화나 보는) (F.O.)
씬22. 커피프린스 주방 안, 오전(F.I)
은찬, 선기, 청소하고 있는,
은 찬 : (심난한, 청소하며) 만약에 말야, 내가 고집 부려서 결혼 미뤘다가, 할머니가 그 사이에 어떻게 되시기라도 하면,
(고민스런, 한숨) 울 사장, 얼마나 한이 되겠어. 나 무지 원망할 거야.
선 기 : (맘 무거운, 은찬 보는)
은 찬 : (맘 복잡한, 선기 보며) 머리 복잡해 죽겠어. 형이 생각하긴 어때?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거지?
선 기 : (청소하며, 애써 덤덤히) ......유코, 떠났다.
은 찬 : (놀라 보는) 그 애기 엄마?
선 기 : (심난한, 애써 담담히) 그냥 옆에만 있어도 좋다, 보게만 해 달라고 그랬는데도 떠났어. 그 여잔 안 편했던 거지.
내가 그 여자 보살핀다고, 배려한다고 생각했는데, 내 멋대로였던 거야. 내 멋대로 쫓아와서, 내 멋대로 곁에 있겠다고
억지 부리고, (은찬 보며)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던 거지?
은 찬 : (안 된, 선기 보며)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선 기 : (덤덤히) 기다려야지. 그게 이기적이라고 해도 하는 수 없어. 딴 생각은 못하겠으니까....
은 찬 : (안 된, 선기 보는데 휴대폰 전화 오는, 받는) 여보세요?
할머니 : (F) 너, 나 좀 보자.
은 찬 : (놀란)
씬23. 동인식품 회장실, 오전.
할머니, 한결 소파에 앉아 얘기를 하고 있는,
한 결 : (걱정되는, 담담히) 할머니, 회사 나오시지 말라니까 왜,
할머니 : 뒷정리는 해야 할 거 아냐, 이놈아. (빤히 보는, 짐짓 한심한듯) 에라이 팔푼이 같은 놈아,
여자 맘 하나 어찌 못해서 질질 끌려 다니냐!
한 결 : (무안한, 어이없단 듯 웃으며) 어유, 할머니! 누가, 끌려 다녀. 걔 나 없으면 하루도 못살아!
할머니 : (어이없이 보는데)
은찬, 문 열고 들어서는, 긴장한,
한결, 놀라서 은찬 보는, 이내 할머니 보는,
할머니 : 뭘 그러고 섰어. 와 앉아!
한 결 : (곤혹스런, 할머니 보는)
<시간경과>
한결, 테이블에 앉아 은찬의 유학 서류를 보고 있는, 어이없는,
은찬, 얼떨떨해 서류와 한결의 표정을 보는,
할머니 : (한결에게, 눈 부릅뜨며) 얘가 자립하고 난 다음에 결혼하자잖아, 이 놈아.
(은찬이 가리키며) 이놈은 커피 공부 제대로 해서 좋고, 나는 니들 두고 찬찬히 볼 수 있어서 좋고,
너는 5년 걸릴 거 2년으로 줄여줬으니 좋고, 다 좋은데 뭐가 안 된다고 펄쩍 뚸!
(한심한) 사내놈이, 좋다고 기집을 지 품에 끼고만 있는 거, 그거는 그릇이 간장종지 만한 놈들이나 하는 짓이야, 알어?
한 결 : (어이없는, 따지듯)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할머니.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해외연수, 말도 안 돼,
얘를 왜 직원 연수프로그램에 넣어요?
할머니 : (한결 무시하고, 은찬 보며) 내가 홍계식이도 유학 보내서 다 공부시켰다.
우리 연구소 반 이상이 내가 공부시킨 직원들이고. 어쩔 거야? 해볼 테냐?
은 찬 : (당황스런, 할머니 보는) 아니, 저 저는, 그니까. 저는 동인 식품 직원도 아니고, 연수프로그램이면 직원들한테,
한 결 : (은찬 보며) 너, 내 앞에서는 땡전 한 푼 안 받는다고 바락 바락 말대꾸하더니 왜 버벅대,
할머니가 보내주신다니까 맘이 흔들려? (화나는, 할머니 보며 애써 차분히) 얘, 안가요, 할머니. 유학은 무슨,
얘 지엄마랑 동생이랑 못 떨어져 있어요, (초조한, 할머니 보며) 유학을 안돼요. 얘 양식도 얼마나 싫어하는데,
말이 통하나, 친구가 있나, (은찬 보며, 버럭) 너 말해 봐! 갈 거야! 갈거냐구?
은 찬 : (당황스런, 한결 보며) 왜 소리는 지르구, 누가 간댔어요?
한 결 : (흥분 가라앉히고, 할머니 보며) 들었지, 할머니? 안간다는 말 들었지?
할머니 : (한결에게) 쟤가 언제 안간댔냐? 간다고 말안햇다고 했지?
한 결 : ?!
은 찬 : (생각많은)
할머니 : 너는 제3자니까 국으로 앉아있어, (진지한, 은찬 보는) 내가 열두살에 부모 여의고 지금껏 안 해본 일 없이 다해서,
자수 성가한 사람이다. 니 형편 들어보니까 내 딱 알겠는데, 한두 해 너혼자 벌어서 될 일 아니고,
니 모친도 언제까지 너한테 의지하고 있어서 될 게 아니지. 자식새끼 평생 끼고 있을 거 아니면 독립을 해야지,
은 찬 : (혼란스런, 쭈뼛) 저희 엄만.. 한 번도 일해보신 적 없으세요,
할머니 :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게 돼 있어, 그리고 연수가면 생활비 나오니까, 넌 거기서 일하면서 배우고,
생활비는 어머니 드리면 되지 않겠냐,
한 결 : (OL, 어이없는) 지금 무슨 얘기들 하는, (당황스런, 할머니 보는) 할머니, 지금 얘랑 나랑 떼 놓을라고 그러시는 거예요?
할머니 : (놀리듯) 내가 떼어 놓으려고 한다고 니들이 떨어질 사이냐 지금? (진지하게) 그럼 나야 좋지.
은 찬 : (고민되는, 할머니 보는)
할머니 : 선택해라. 유학 갔다 와서도 2년 후에도 좋다면 나도 마음 조금 돌릴수도..
한 결 : 에이 할머니.. 몸도 편찮으신데 손주도 빨리 보면...
할머니 : (한결을 때리며) 나 때문인척 하지마 이놈아. 지가 못 참겠으면서..
내 몸은 의사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 백혈구 수치도 최고구! 알어?
은 찬 : (뭐가 뭔지 모르겠는, 할머니와 한결을 보는)
씬24. 커피프린스 마당
한결차 들어서고 한결 은찬 차에서 내리면.
한 결 : (맘 복잡한, 비난조로) 너 내가 결혼하자 그럴 땐 집안 형편 때문에 안 된다 그러더니, 유학은 가고 싶은 모양이다?
은 찬 : (서운한, 한숨) 맘대로 생각하세요. (가려는)
한 결 : (화나는) 대답해봐, 정말 갈 거야?
은 찬 : (돌아보는, 맘 상한) 안 가요, 안 가. 내 형편에 무슨 유학이에요. 가더라도 내 힘으로 갈 거예요. 됐어요?
한 결 : (맘 복잡한, 은찬 빤히 보는)
은 찬 : (서운한, 돌아서 가는)
한결, 심난한,
한 결 : (고민스러운) 하루 안보는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2년을 어떻게 기다려 어떻게!!
씬25. 커피프린스 안, 밤.
은찬, 혼자 가게에 남아 공부하고 있는, 여러 종류 원두를 놔두고 블랜딩하고 있는, 드립하고, 맛보는,
은 찬 : (갸웃, 맘에 안 드는) 아, 이게 아닌데..산미가 부족해, 산미가..
은찬, 수십잔의 커피를 맛 보는(시간경과 느낌), 점점 피로하고 어깨 아프고 힘든,
그때 은찬모, 두리번거리며 들어오는, 도시락 든,
은 찬 : (은찬모 본, 놀란) 어, 엄마, 웬일이야?
은찬모 : (바 쪽으로 오며) 다 퇴근했어?
은 찬 : 그럼 시간이 몇 신데. (도시락 가리키며) 그건 뭐야?
은찬모 : (도시락 꺼내며) 늦게까지 있는다 그래서 밤참 좀 챙겨왔지,
은 찬 : (도시락 보며, 애써 밝게) 뭔데? 와, 맛있겠다,
<시간경과>
은찬, 도시락 맛있게 먹고 있는,
은찬모, 그런 은찬을 지켜보는, 맘 짠한,
은찬모 : (애써 담담히) 최 사장 입장도 생각해 줘야지. 적은 나이도 아니고,
좋아하는 여자, 결혼도 미루고 유학 보내기 쉽지 않지.
은 찬 : (먹으며, 애써 가볍게) 알어, 그래서 유학 안 갈라구,
은찬모 : (맘 아픈, 가볍게 떠보는) 너 솔직해 말해 봐. 너도 가고 싶지?
은 찬 : (멈칫하는, 속상한, 은찬모 보며 애써 가볍게) 솔직히 할머니가 유학 가라 그랬을 때 맘이 쫌
은찬모 : 쫌이야, 많이야.
은 찬 : 솔직히..많이.. 흔들렸어. 근데 금방 싫더라구. 엄마랑 은새랑 떨어져 있어야 되잖아,
은찬모 : (착잡한, 애써 차분히) 엄마가 니 발목을 잡어? (눈물 나는, 외면하는) 엄마 때문이면 그러지 말어.
야.. 사실 엄마가 아구지게 살 필요가 없으니깐 그렇게 안살은거지 엄마 악다구니 있어.
은 찬 : 엄마가 악다구니가 어디 있어? 착하기만 하구만.
은찬모 : 그건 니가 몰라서 하는 얘기야. 서방없이 애키우는 여자들 내공을 몰라서 하는 얘기야.
야. 엄마도 살라고 그러면 다 잘살 수 있어. 최사장만 괜찮다고 그러면 가.. 응?
은 찬 : 나 유학 안가. 그리고 엄마 시집 먼저 보내고 갈꺼야.
은찬모 : 무슨 소리야?
은 찬 : (애써 웃으며, 은근히) 구씨 아저씨.
은찬모 : (당황스런) 얘, 그 사람은 그냥 이웃인데 무슨, 망측한 소리 하지 마,
은 찬 : (놀리는) 어어, 근데 왜 얼굴 빨개지시나?
은찬모 : (민망한) 얘가, 얘가, 엄마를 갖구 놀아,
은 찬 : 남자가 하잘 때 못 이긴 척 하는 거라며, 아저씨가 하자면 그냥 해,
은찬모 : 얘가 밥 먹여 놨더니 흰소리하고 있어, 시끄러,
은찬, 밥먹으며 은찬모 보고 애써 웃는, 맘 착잡한,
씬26. 한결 오피스텔 마당, 밤.
한결, 누워서 블록들을 보고 있는,
<플래시컷>
한 결 : 고은찬 너 꿈이 뭐야?
은 찬 : (누우며) 난 그냥, 은새랑 엄마랑 잘 먹고 잘 사는 게 내 꿈인 것 같아요.
<플래시 컷>
은 찬 : 지금은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요. 나한테 이룰 수 있는 꿈이 생긴건데 나 그거 끝까지 해보고 싶어요.
한결, 고민스러운, 핸드폰 울리는, 발신자 : 최한성.
씬27. 카페, 밤.
한결, 한성, 와인 마시며 얘기 나누고 있는,
한 결 : (씁쓸한, 덤덤히) 생각해보겠다고 하는데 순간 서운한 생각이 확 드는 거야. 결혼하자고 하니까 내 도움 안 받는다고
사람 속을 다 뒤집어 놓고선, 할머니가 유학 보내주신다니까 맘이 흔들리나 싶고.
한 성 : (웃는, 덤덤히) 은찬인 아직 나이도 어리고, 집안에 가장이잖아. 너 선택하면서 포기하는 게 많아.
한 결 : (답답한, 퉁명스럽게) 그렇게 따지면 난 포기 안했어? 뉴욕 가는 것도 포기하고,
(하다 한심한) 부모님 반대도 무릅쓰고.. 아...나 왜 이러냐.
한 성 : (와인 마시는) 니가 뭘 포기해, 최한결, 솔직히 너 뉴욕이 더 가고 싶었는데 은찬이 때문에 포기한 거야?
너 그땐 블록보다 커피가 더 좋았잖아. 생색내지 마. (하다 한숨 쉬는) 내가 너한테 이런 말 입장이 안 된다.
한 결 : (보는) 무슨 일 있어?
한 성 : (씁쓸한, 덤덤히) 나는 술 마시고 밤새워서 작업하고 할 거 다하면서, 유주가 며칠 밤샘 작업하는 거 보니까
일 포기하란 말까지 할 뻔했어. 한유주 그 여자 결혼하면서 자기 생활 포기한 게 얼마나 많은데....
이래서 여자들이 결혼 안 하려고 하는 건가?
한 결 : (씁쓸한, 피식 웃는)
한 성 : (한결잔에 와인 따르는, 덤덤히) 너 예전에 나한테 했던 얘기 기억나? 유주 길들이려고 하니까 내가 힘든 거라고.
한 결 : (끄덕이는)
한 성 : (심난한, 덤덤히) 남자들이 다 그런것 같아. 나도 그렇고. 여자가 내 여자가 됐다 싶은 순간
그 여자가 내 뜻대로 살길 바라는 거야. 내가 여자를 찜했다고 그 여자 인생을 마음대로 할 수 있나?
한 결 : 마음대로 하고 싶다 진짜.
한 성 : 너두? 나두...
한 결 : (웃으며) 아.. 왜이렇게 마음대로 안되지..
씬28. 커피프린스 입구, 아침.(f.i)
민엽 하림 나무 손질하며 하며 노래 부르고 있는.
한결 출근하면 하림 인사하고 민엽은 더 오버하면서 반가워하는.
씬29. 커피프린스 안, 아침.
한결, 바 쪽으로 가다가 놀라서 보는,
은찬, 바 안쪽에서 블랜딩하고 있는, 밤샌, 퀭한,
한 결 : (이상한, 다가가 보는)
은 찬 : (블랜딩에 빠진, 한결 보는 둥 마는 둥) 오셨어요?
한 결 : (살펴보며) 야, 너 얼굴이 왜 그래? 눈 밑이 왜 그렇게 시커 매?
선 기 : (청소하다 덤덤히) 블랜딩한다고 밤샜대요, 커피를 한 200잔 마셨다나,
한 결 : (어이없는) 뭐?
홍사장 : (소파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며) 내가 저 놈 공부한다고 밤 샜단 얘긴 처음 들어봐.
커피란 게 그렇지,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질 못하거덩,
한 결 : (걱정되는) 뭐한다고 밤을 새, (하다 흘겨보며) 너, 나 보라고 일부러 밤샌 거지?
(어이없는) 야, 진짜 너, 이렇게 사람 뒤통수치기야,
은 찬 : 뭔 소리에요?
한 결 : (누르듯 보며) 너 유학 가고 싶어서 지금 나한테 쇼하는 거잖아,
은 찬 : (어이없는) 내가 무슨 서커스단에요, 쇼를 하게, 간만에 열공 좀 한 걸 가지고, 어으, 밴댕이.
한 결 : 뭐, 밴댕이, 이 자식이,
씬30. 커피프린스 마당, 오후.
은찬, 테이블 치우다가 하품하는, 졸리는,
하림, 옆 테이블 닦고 있는,
하 림 : (기분 좋은, 어이없단 듯) 이건 애가 맹한 건지, 순진한 건지, 내 얼굴이 이렇게 30센티 거리에 있는데,
오빠 우리 친구해요 이러는 거야. 내가 바람둥이 같아서 빠지면 안 될 것 같다나?
은 찬 : (졸리는, 건성으로) 형이 싫은가 보지..
하 림 : (은찬 어깨동무하며) 넌 같은 여자면서도 여자 맘을 그렇게 모르냐? 싫은 게 아니라 내가 너무 좋은 거야.
왕방울 만한 눈에 그냥 내가 꽉 차 있는데, 오빠가 너무 좋아요, 이 메시지가 막 가슴을 팍팍 때리,
그때 한결, 나타나 하림의 팔 손가락으로 집어 올리는,
한 결 : (하림 보며, 못마땅한 듯) 넌 얘 어깨가 니 팔걸이냐? (하고 은찬 손목 잡고 끌고 가는)
하 림 : (한결 보며, 어이없는) 아우, 치사해서 진짜,
씬31. 커피프린스 테라스, 오후.
은찬, 놀라 한결을 보는,
은 찬 : (진지한, 한결 보며) 싫어요. 오늘 할머니한테 안 간다고 전화드릴라 그랬단 말이예요. 나 유학 안 가요. 싫어요.
한 결 : (심난한, 애써 담담히) 왜, 싫어?
은 찬 : (맘 흔들리는, 애써 단호히) 싫은 이유 백 가지는 댈 수 있어요.
한 결 : (한숨, 차분히) 내가 생각하기론 그 백 가지가, 가고 싶은 이유 한 가지를 못 당할 것 같은데, 아냐?
은 찬 : (말못하겠는, 한결 보는)
한 결 : (애써 담담히) 나도 너 보내는 거 싫어. 너 없는 이 카페 생각하면 출근하기도 싫고, 일도 하기 싫을 거 같어.
아니, 너 못 본다는 건 생각하기도 싫어. 뉴욕 가려고 했을 때, 니가 눈에 밟혀서 포기한 부분도 있어.
근데 내가 널 보내고 싶겠냐? (진지한) 너한테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 아마 너 정말 열심히 신나서 공부할 거야.
은 찬 : (혼란스런, 한결 보며) 사장님이랑 떨어져 있기 싫어요. 가면 못 보잖아요.
한 결 : (애써 웃는, 가볍게) 인마, 왜 못 봐. 거기가 달나라냐? 내가 가서 보면 돼. (은찬 머리 쓰다듬으며) 니가 날 사랑해서
뭔가를 포기하는 거 싫다. 내 사랑이 힘이 돼서 니가 성장하고 발전했음 좋겠어.
은 찬 : (고맙고, 미안한)(한결 보는) 정말 내가 가길 바래요?
한결, 쓸쓸한 미소로 딴 데 보는, 가슴 먹먹한,
은 찬 : (한결 표정 살피며, 짐짓 놀리듯) 근데 내 얼굴 좀 봐요?
한 결 : (힐끔 보는, 퉁명스레) 안 봐, 보면 뭐하냐, 갈 사람..
은 찬 : 와, 진짜 디게 보내고 싶은 모양이다. 내가 그렇게 보기 싫나?
한 결 : 니 인생 내가 책임질 수 없다는 거 알았어. 그래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으니깐 그걸로 됐지 싶다.
지금은 떨어져 있지만 나중에 나중에 니가 첫 김치를 담글때 니가 첫 아이를 손에 안을때 니가 학부형이 될 때
니가 애들 결혼시킬때 흐흐... 프로포즈 이거 되게 부끄럽네..
(은찬 보며, 애써 밝게) 너, 장모님한테 전화 넣어, 씨암탉 잡으라고,
은 찬 : (놀라) 예?
한 결 : 장모님 뵙고 제대로 인사를 드려놔야 할 거 아냐, (짐짓 으르듯) 너 유학 가서 한눈팔면 죽어, (하고 일어나 가며)
은 찬 : (한결을 뒤에서 안으며) 한눈 안팔께요.
한결 은찬에게 키를 맞춰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은찬 한결의 볼에 뽀뽀해주는 한결 밝게 웃는.
씬32. 한성 스튜디오, 저녁.
한성, 일하다가 유주에게 전화 거는,
유 주 : (F) 어, 한성 씨.
한 성 : (걱정되는, 애써 덤덤히) 어디야? 작업실?
(인서트) 한성집 주방,
유주, 낑낑거리며 무를 썰며 통화하고 있는,
유 주 : (무가 잘 안 썰리는) 아니, 집.
한 성 : (F) 일 끝냈어?
유 주 : 어. 자긴 아직 멀었어?
<한성 스튜디오>
한 성 : (통화하는, 짐짓 장난스레) 그거, 일찍 들어오란 소리야?
유 주 : (F) 그래 주면 좋겠단 소리지. 일명 여편네 바가지라고나 할까?
한 성 : (피식 웃는) 나와라, 저녁 먹자. (사이, 뜻밖인, 좋은) 진짜? 저녁을 차려놨단 말이지? 알았어. 오케이..(하고 끊는)
한성, 기분 좋은, 뒷정리하는,
씬33. 한성집, 밤.
한성, 들어서는,
유주, 주방에서 깍두기를 담고 있는, 주방, 잔뜩 어질러져 있는,
유 주 : (양념 버무리며) 이제 와?
한 성 : (들어와 유주와 주방 보고 놀란) 어.
유 주 : (한성 표정 보고) 왜 그렇게 놀라? 난 뭐 이런 거 못할 줄 알았어?
한 성 : (좋은, 다가가는) 야, 이런 기분이구나. 진짜 마누라 같다, 너.
유 주 : (양념 묻은 손 한성에게 뻗으며) 손에서 양념 냄새 풍기면 마누라고, 물감냄새 풍기면 마누라가 아닌가?
한 성 : (유주 손 피하며, 능청스레) 어. 마누라 아니고 애인. 근데 이게 저녁이야?
유 주 : (장난스레) 무슨 소리, 밥도 해놨지. 오늘 저녁 식사는 금방 한 밥이랑 금방 버무린 깍두기. (깍두기 집어 주는) 먹어 봐,
한 성 : (짐짓 두렵다는 표정 지으며 억지로 입 벌리는, 씹는)
유 주 : 어때?
한 성 : (씹으며, 이상한) 어, 그러니까 그게, 맛있는데, 독특하게..
(유주 눈치 보다) 뭐가 좀 빠진, 아니 여러 개가 빠진 거 같은데?
유 주 : (먹어보는, 진지한) 그러네. 뭐가 빠졌지? 근데 색깔은 제대로지?
한 성 : (귀여운, 웃는) 화가님이 만드셨는데 어련하시겠냐.
씬34. 은찬집 거실, 밤.
은찬모, 은찬, 은새, 한결, 다과상을 두고 앉아 있는,
은새, 좋아라 ‘와’하며 박수 치는,
은찬모, 맘짠하고, 은찬, 복잡한 맘이다.
은 새 : (좋은, 한결 보며) 와, 형부 진짜 멋있다. 형부네 할머니도 엄마도 아부지도..어떻게 유학을 다,
(은찬 보며) 너는 진짜 인생 폈다, 폈어.
은 찬 : (부끄러운) 고만하지.
은찬모 : (은찬 보며, 맘짠해져 좋은) 잘생각했다..염치없어도..야, 니가 공부를..것도 외국나가서..
(한결보며) 너무 고마워, 고맙다고 말도 못하겠네.
한 결 : (어색하게, 웃으며) 별말씀을요..(하며, 과일을 포크로 찍으려는데, 안 찍어지고)
은 찬 : (포크로 과일 찍어서 주며) 여기.
한 결 : (한결웃고, 받아먹는)
은 새 : (과일먹으며) 언니 인생에 유학이라니, 진짜 좋겠다! 형부 짱이다, 짱!
한 결 : (능청스레) 어, 고마워, 처제.
은 찬 : (어이없는, 은새보며) 뭐야, 둘이? 형부, 처제? (한결 보며) 지금 연극해요?
은 새 : 왜, 우리가 친하니까 질투나?
은찬모 : (한결 보며, 걱정되는) 근데 결혼은 그럼..언제?
한 결 : (웃으며 담담히) 오자마자 바로.. (하다, 아차싶은, 맘추스리고 진지하게) 어머니, 늦었지만 정식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 결혼을 전제로 은찬이랑 만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세요.
은찬모 : (당황스런, 은찬 보는) 아니, 나는 뭐, 나한테 정식으로 뭘 어쩌란 말은 아니구....
은 찬 : (좋은, 한결 보는)
은 새 : (좋은, 놀리는) 뭐 둘이 할 거 다 한 거 같은데, 이제 와서 무슨 허락이래?
은 찬 : (당황스런, 은새 흘겨보며) 야, 다 하긴 뭘 다해, 우리가,
한 결 : (당황스런, 애써 웃으며) 처제, 용돈 안 필요해? 용돈 줄까?
은 새 : (씨익 웃는) 와, 이래서 형부가 좋은 거구나, (하고 손 벌리는)
은찬모 : (은새 나무라는) 얘가 어딜,
은 새 : 근데 진짜 할꺼 다했나봐.
한 결 : (머쓱한) 하하하하.
은 찬 : (어이없단 듯) 언제 봤다고, 어머니, 처제..참나..넉살도 좋아요, (웃는, 좋은)
씬35. 은찬의 방, 밤.
한결, 은찬 방 둘러보고 있는,
은찬, 급하게 여기저기 치우는,
한 결 : (신기한, 둘러보며) 여기가 니 방이냐? 디게 작다,
은 찬 : (어이없단 듯) 뭐가 작아요. 방에서 축구를 할 것도 아니구, 좀 앉아요.
한 결 : 주로 어디서 자?
은 찬 : 여기서 잘때도 있고 저기서 잘때도 있고 여기 사장님이 다 만들어 주신거 얘가 젤 처음에 만들어 주신거.
한결, 은찬, 앉는, 어색한,
한 결 : (자신이 만들어 준 블록 보며) 저 녀석이 저기 있네,
은 찬 : (블록 보며, 웃으며) 내가 맨날 껴안고 자요,
한 결 : (안는 흉내 내며, 머쓱한) 어떻게? 이렇게? 아으, 자식 좋겠다.
은 찬 : (쑥스런, 한결 힐끔 보는)
한 결 : (어색한, 애써 덤덤히) 너 이탈리아 남자들 조심해야 돼, 이쁘다, 섹시하다, 그런 게 다 그쪽 인사니까
그냥 흘려들어, 알았..(그러다, 고개푹 숙이는) 보고싶다, 벌써..(하다 은찬 보는, 착잡한)
아, 진짜 어떡하다가 내가 이렇게 됐냐? (한숨 쉬고) 멜 전화하기다.
은 찬 : (한결 맘 알겠는, 한결의 머리 가만히 쓰다듬는) 고마워요.. (웃으며) 내가 진짜 무슨 복일까....
한 결 : (은찬 보는, 좋은)
은찬, 한결, 서로 바라보다가 키스하려고 다가가는,
<점프컷> C.U. - 한결의 손 은찬 엉덩이 위에 놓여있는,
은찬, 한결, 당황해 서로를 보고 있는,
은 찬 : (놀란, 헉!) 지, 지금 뭐하는 거예요?
한 결 : (당황한, 짐짓 덤덤히) 왜, 아, 안 되냐?
은찬, 굳어 있다가 한결 홱 밀치는, 한결, 당황해 벌떡 일어나는,
한 결 : (당황한) 야, 그게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어깨에서 손이 미끄러져 가지구,
(하다 무안해 화내는) 야, 그럼 맨날 우린 입만 맞추냐!
은 찬 : (놀라 한결 입 막는, 아래층 눈치 보이는) 엄마 들어요.
한 결 : (은찬 손 홱 뿌리치며, 짐짓 화난 듯) 야, 어딜 손대! 너 이제부터 나 만지지 마. 어으 치사해. (하고 나가는)
은 찬 : (어이없어 한결 보는) 아니 왜 자기가 화를 내?
씬36. 커피프린스 안, 오전.(f.i)
홍사장, 은찬, 하림, 바에서 오픈 준비하고 있는,
은 찬 : 바쁜데 죄송해요.
홍사장 : 할머니가 왜 부르셨어?
은 찬 : (웃는) 아저씨처럼 좀 일하다 도망가면 남 좋은 일 시킨다고 계약서 쓰라고 하셔서
어제 할머니 뵙고 도장 찍고 왔잖아요.
홍사장 : (피식 웃는, 기특한) 가서 많이 배워와. 나도 좀 가르쳐 주고.
하 림 : 마이찬 마이찬 마이찬 어제 별이 만났다. 얘가 날 너무 좋아한다, 은찬아. 내 말이라면 달 보고 별이라고 해도 믿을 거야.
야야, 어젠 있잖냐, 내가 휴대폰 갖고 장난을 좀 쳤거든, (휴대폰 꺼내 들고) 휴대폰을 이렇게 태양 쪽으로 대고 있으면
충전이 된다, 내꺼가 태양의 열기로 충전이 되는 최신형 모델이다, 그랬더니, 진짜 한 시간을 이렇게 들고 있는 거야,
충전 되나 안 되나 보면서, 진짜 귀엽지 않냐?
은 찬 : (어이없는) 걔 좀 이상하지 않어?
하 림 : (마냥 흐뭇한) 뭐 나름 재미있어. (휴대폰 열며) 이쯤해서 단골3을 슬슬 땡겨볼까?
아니다, 민지가 요즘 뜸했지? (문자 찍는)
은 찬 : (고개 저으며 하림 보는, 어이없는)
씬37. 커피프린스 마당, 낮.
은찬, 서빙하고 있는데, 한결, 서류 보며 바쁘게 들어오는,
은 찬 : (반가운, 한결에게 다가가며) 이제 오세요?
한 결 : (걸으며, 서류 보며) 어.
은 찬 : (서운한, 한결 앞 막는)
한 결 : (부딪칠 뻔한, 놀란) 어, 야,
은 찬 : (흘기며) 뭐가 그렇게 바빠요? 어제두 얼굴도 안 보고 가구,
한 결 : 그러게, 너 유학 보내는데 왜 내가 바쁘냐?
은 찬 : (손으로 한결 이마 닦으며) 어휴, 땀 봐,
한 결 : (놀라 뒤로 물러나는) 야야, 터치하지 마.
은 찬 : (어이없는 웃음 지으며, 민망한) 어휴, 진짜..한 번 무안 줬다고 디게 오래 꽁해있네, 정말.
한 결 : (억울한) 야, 한 번? 그 한 번에 나 진짜 가슴에 피멍들었어, 자식아. 내가 뭐 짐승이라도 된 것 같았다고,
(으르듯) 너, 가까이 오지 마.
은 찬 : (다가가며, 눈 깜박이는) 가면 어떡할 건데요?
한 결 : (놀라 뒷걸음질 치는) 야, 인마, 농담 아냐.
은 찬 : (다가가며, 눈웃음치며) 아유, 귀여워라. 내가 확 덮쳐버릴까 보다.
한 결 : (당황스런, 안고 싶은) 아우, 이 자식 진짜, 너, (좋은, 주위 눈치 보며) 너 한 발짝만 더 오면 확 뽀뽀해버린다.
은 찬 : (부끄러운, 짐짓 태연히) 이탈리아에선 뽀뽀가 인사라면서요, 연습 많이 해서, 거기 가서 인사 잘해야죠. 예의바르게,
한 결 : (어이없는) 너 일부러 나 염장 지르는 거지?
은 찬 : 어, 어떻게 알았지? (웃으며 가는)
한 결 : (은찬 보며) 어으,
씬38. 커피프린스 안, 밤.
하림(사복 차림), 한쪽에서 통화하고 있는,
하 림 : (좋은, 짐짓 목소리 깔고) 어, 오빠다. 지금 갈 테니까 편의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별 이 : (f) 어, 오빠 오늘은 못 만날 거 같은데,
하 림 : (당황한, 애써 침착하게) 어, 그래? 뭐 그래 나도 딴 약속이 있긴 한데, (떠보는) 근데 왜? 무슨 일 있어?
(인서트) 별이 침실.
별이, 친구들과 만나고 있는.
별 이 : (재미있는, 짐짓 미안하다는 듯) 아니, 그게 아니라, 학교 선배들이 술 마시자 그래서,
하 림 : (f) 뭐? 학교 선배들?
별 이 : (전화 막고 웃는)
하 림 : (속타는, 애써 누르고 태연히) 야, 거기 남자선배도 있어?
별 이 : (f) 네. 세 명.
하 림 : (당황스런) 야, 그 술집이 어디야? (둘러대는) 아니, 내가 그 근처인 거 같기도 하고, 학교 근처야?
별 이 : (f) 어, 오빠, 밧데리 다 됐어요. 나중에 다시..(뚝 끊긴)
하 림 : (속타는) 야, 야, 별아! 별아! (전화기 보는) 어으, 씨이,
<별이가 있는 카페>
별 이 : 선수는 무슨 애기같구만.
친 구 : 야 너 밧데리 있잖아.
별 이 : 없어.
친 구 : 너 또 바뀌었어?
<커피프린스>
은 찬 : (옷 갈아입고 내려와) 왜 그래?
하 림 : (전화기 다시 눌러보며, 속 타는) 암튼 이 쑥맥인 것들이 사람 속 뒤집는다니까,
(은찬 보며) 야, 너도 좀 제대로 해. 형 고문하지 말고,
은 찬 : (어이없는) 내가 뭘 어쨌다고,
하 림 : 니가 헤실헤실 웃으면서 형 앞에 알짱거리는 것부터가 고문인 거야. 너 유학 보낸다고 생각하면 더 속이 탈 텐데,
입술만 주고..암것도 안주고..참 내가 생각해도 최한결, 대단해. 나중에 형 몸에서 사리 나오지 싶다.
(전화 안 받는, 걸어나가며) 어으, 이게 남자선배랑 술을 마셔?
은 찬 : (어이없고 부끄러운, 하림 보는)
한 결 : (목 팔 돌리며 나오는, 찌뿌드드한) 준비 다 됐어?
은 찬 : (한결 보며) 예. 근데 어디 아파요?
한 결 : (나가며) 등이랑 어깨랑 근육이 뭉쳤나 봐,
은 찬 : (따라가며, 어깨 주물러 주려는) 이리 와 봐요, 내가 좀 주물러 줄게,
한 결 : (슬쩍 도망가며) 주무르지 마세요, 내 몸이거든요!
은 찬 : (어이없는, 웃으며 쫓아가며) 아, 일루 와 봐요, 내가 밟아 줄게, 밟으면 금방 풀려요,
한 결 : (가며, 어이없는) 밟긴 어딜 밟아, 신성한 애인 몸에 발을 댈라구,
은 찬 : (쫓아가며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는) 대면 어때, 어쩔 거예요, 대면 대는 거지,
한 결 : (손가락 피하며) 찌르지 마, 얘가, 너도 해보자 그럼, (은찬에게 달려드는)
은 찬 : (주먹 쥐고, 대련 자세 취하는) 어허, 좋아요, 어디 한 번 해 보시죠, 이얍!
한 결 : 어휴, 진짜...(어이없어 보는)
씬39. 구씨 정육점 앞, 밤.
홍사장, 구씨, 평상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구 씨 : (기분 좋은) 한잔 드세요. 지향씨. 방금 갖고 온거거든요.
은찬모 : 그럽시다... 오늘 같은 날은 한잔 하고 싶네.
구 씨 : 은찬이 때문에 그래요? 너무 심난해 하지 마세요. 요새는 얼굴보며 통화하는 전화도 있고
2년 그거 눈 깜빡하면 금방가요.
은찬모 : 집 떠난지 한번도 없어서 그렇지..
홍사장 : 너도 이제 독립해야해...자식들 의지하지 말고.
은찬모 : 넌 자식이 없으니깐 그런 소리가 나오지.
홍사장 : ???
구 씨 : 제가 있잖아요. 저는 그냥 의지하셔도 되요.
홍사장 더 쓸쓸한, 노래 부르는,
홍사장 : 구씨는 좋겠다. 지향이 넌 좋겠다.
씬40. 도로, 달리는 차 안, 낮.
한결, 은찬, 드라이브 하는, 이별하기 싫은, 짐짓 밝은 척하는,
한 결 : (운전하며) 어디 가고 싶은 데 없어?
은 찬 : (주머니 뒤지며) 왜 없어요, 내가 데이트에 한이 맺혀가지구, 리스트를 적어왔네,
한 결 : (어이없는 웃음 지으며 보는)
은 찬 : (종이 보며 읽는) 놀이공원, 야구장, 영화관,
한 결 : 야, 뭐 다 사람 북적거리고 시끄러운 데잖아. 좀 조용한 데 없냐?
은 찬 : 어으, 까다롭긴, 조용한 데라..(종이 보며) 남산타워, 63빌딩, 한강 유람선, 청계천,
한 결 : (어이없는) 아유, 촌스러, 서울 관광하게? 그리고 거기가 조용하냐?
은 찬 : (흘기며) 와 진짜. 그럼 사장님이 골라 봐요, (종이 보며) 어디요, 어디, 팔각정? 아님 경복궁? 민속촌?
한 결 : (서운한, 애써 밝게) 야, 무슨 사극 찍을 일 있어?
은 찬 : (슬픈, 짐짓 삐친 듯) 아, 몰라요, 몰라. 그냥 가게로 가요,
한 결 : (슬픈, 애써 평소처럼 하려는) 어휴, 내가 너랑 무슨 데이트를 하겠다고, 그래, 가게로 가자, 가,
한결, 은찬, 가슴 먹먹한,
씬41. 커피프린스 안, 낮.
은찬,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애써 슬픔 누르고 있는,
홍사장, 하림, 선기, 민엽, 일하다 보는,
하 림 : 뭐야? 둘이 데이트하라고 하루 빼줬더니,
은 찬 : (툴툴대는) 가게가 더 편해, (하며 2층으로 올라가는)
민 엽 : 또 싸웠나 보네? 갈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왜 자꾸 싸우고 그래,
선 기 : 싸우다 정든 커플 아니냐,
한 결 : (심난한, 들어오는) 왜들 모여 있어?
홍사장 : (한결에게) 은찬이 빠지고, 최사장도 프랜차이즈 일로 바쁘잖어, 사람구해야지.
한 결 : 홍사장님이 알아서 하세요. (가는)
홍사장 : 연애도 저거 할꺼 못된다. 아휴..
씬42. 커피프린스 테라스
은찬 커피프린스를 떠나기 아쉬운.. 나무에 2년후에 보자고 쓰고 자기 이름표를 나무에 걸어놓는..
씬43. 한결 오피스텔 테라스, 밤.
한결, 그네에 앉아 와인 마시고 있는, 울적한, 고민하다 휴대폰 문자 찍는,
씬44. 은찬방, 밤.
은찬, 이부자리 펴는데 문자 메시지 오는, 보면,
c.u - 발신자 : 마이결, 내용 : 자냐?
은찬, 문자 보다가 문자찍는,
씬45. 한결 오피스텔 테라스, 밤.
한결, 와인 마시는데 문자 오는, 보면,
c.u. - 발신자 : 내여자, 내용 : 보고 싶어요.
한결, 문자 쓰다듬는, 애틋한, 다시 문자 찍는,
씬46. 은찬방, 밤.
은찬, 가만히 앉아 문자 기다리고 있는, 메시지 오는, 보면,
c.u. - 발신자 : 마이결, 내용 : 우리 꿈속에서 만나자, 쥐방울.
은찬, 너무 보고 싶은, 문자보며 망설이다가 벌떡 일어나 나가는,
은 새 : (들어오다 놀라, 은찬 보고) 너 어디 가게?
은 찬 : (당황한) 어? 잠깐, 동네 한 바퀴 돌고 올게, 저, 저녁 먹은 게 영 소화가 안 돼서..(나가는)
은 새 : (의심스런) 뭐, 고은찬이 소화가 안 돼? 그 말을 믿으라고? 조거조거.
씬47. 은찬집 거실, 밤.
은찬, 후닥닥 계단 내려오다 멈추고 살금살금 내려오는, 은찬모 있나 살피며 조심해서 현관으로 가는,
은찬모, 방에서 거실로 나오는, 은찬, 놀라서 후닥닥 뛰어나오는,
은찬모, 기척에 돌아보는, 은찬 못 보는,
씬48. 한결 오피스텔 앞 거리, 밤.
은찬, 땀 뻘뻘 흘리며 무작정 뛰는, 오피스텔 건물로 뛰어 들어가는,
씬49. 한결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앞, 밤.
은찬, 헉헉대며 엘리베이터 누르는, 맘이 급한, 못 기다리고 계단 뛰어오르는,
씬50. 한결 오피스텔 안, 밤.
한결, 세수하고 나와 불 끄려는데 초인종 소리 나는, 누군가 싶어서, 문 여는,
은찬, 숨차 헐떡이며 서 있는,
한 결 : (놀란, 반가운) 야, 너 어떻게,
은 찬 : (숨찬) 뛰어왔어요, 보고 싶어서,
한 결 : (어이없이 보다가 굳는) 넌 이 밤중에 남자 집엘, 겁이 없는 거냐, 생각이 없는 거냐,
(속타는) 어으, 넌 내가 그렇게 만만 해? (퉁명스레) 기다려, 차 키 가지고 나올게.
은 찬 : (무시하고 들어가며) 저번에 마신 와인 남았어요? 그거 디게 맛있던데.
한 결 : (어이없이 은찬을 보는) 야, 너 어딜 들어와!
씬51. 한결 오피스텔 거실, 밤.
은찬, 와인 따라서 벌컥 마시는, 힐끔 한결을 보는,
한결, 욕실에서 나와 은찬을 보는, 어이없는,
한 결 : (짐짓 화난 듯)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지금 시간이 몇 신지 알아?
은 찬 : (무안한, 애써 능청스레) 가요, 가. 이것만 마시구. 근데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보고 싶어서 왔다는데, 바로 쫓아내구,
(와인 따르려는)
한 결 : (다가가 와인병 뺏으며) 바로? 너 온지 1시간이 지났어,
은 찬 : 와, 내가 와인 좀 마시는게 그렇게 아깝나? 딱 한 잔만 더 할게요,
한 결 : (어이없는 한숨, 와인 따라주며) 너 이것만 마시고 가는 거다?
은 찬 : (건성으로) 알았어요, 알았어.
은찬, 와인 마시며 dvd 구경하는,
한결, 책 들고 와 소파에 앉는,
은 찬 : (19금 영화 들고) 이거 재미있어요? 같이 볼래요?
한 결 : (긴장한, 딱딱하게) 거기 영화 다 본 거야. 그리고 그거 재미없어.
은 찬 : 근데 왜 그렇게 무섭게 말해요? 나 있는 게 그렇게 싫어요?
한 결 : (한숨) 니가 싫은 게 아니라 내가 싫다. 돌아다니지 말고 앉아, 정신 사나워, (책 꺼내 드는)
은 찬 : (어색한, 쭈뼛 앉으며) 여긴 재미난 게 많아서, (리모컨 잡으며) 이거 오디오 리모컨이죠? 음악 뭐 좋아해요?
(하며 플레이 누르는, 음악 흐르는, 한결 힐끔 보는)
한 결 : (애써 은찬 외면하고, 책 보는)
은 찬 : (서운한) 이 시간에 무슨 책을 본다고, (긴장되는, 애써 밝게) 근데 무슨 책 읽어..요?
한 결 : (무시하는)
은 찬 : 말해줌 어디 덧나나.. (삐죽이며 한결 보다가 와인 쭈욱 들이켜는)
한 결 : (은찬 의식 되는)
은 찬 : (한결 힐끔힐끔 보다가 장난스레) 요즘은 블록 안 해요? 나 이쁜 거 하나만 만들어 주지.
한 결 : (대꾸 않는)
은 찬 : (발로 한결 무릎 툭툭 차며) 예? 만들어줘요, 에?
한 결 : !.. (보는, 답답한) 너 이제 가, (일어나며) 일어나 빨리!
은 찬 : (가기 싫은) 1분만요, 1분만 더 있을게요,
한 결 : 얘가 말을 안 들어, (은찬 팔 잡아 일으키는) 누굴 말려 죽일라구 작정을 했나,
(하고, 손목 잡고 끌고 가는) 가, 빨리, (현관앞으로 끌고 가는)
은 찬 : (당황스런) 예? 가라구요?
한 결 : (당황스런, 화난 듯) 가지 그럼, 여기서 잘래? (멈칫) 아, 키 가져올 테니까 밖에서 기다려.
은 찬 : (당황스러워 보는데)
한결, 문 닫고 안으로 들어가는,
은 찬 : (e, 문 쾅쾅 두드리는) 왜 문은 닫고 난리에요!
한 결 : (속 타는, 머리 쓸어올리며)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져갖고, (문 두드리면, 크게) 시끄러, 인마!
씬52. 한결 오피스텔 문앞, 밤.
은찬, 어이없어 문 두드리다가,
은 찬 : (짐짓 어이없단 듯) 와, 내가 뭐 동냥하러 온 거지도 아니구, 애인을 어떻게 문밖에 세워 두냐,
분할화면, 문을 가운데 두고, 왼쪽-한결, 오른쪽-은찬,
한결, 열쇠 가져와 문에 기대 서 있는, 같이 있고 싶은 맘, 답답한,
은찬, 문쪽 보며 얘기하고 있는,
한 결 : (스스로가 어이없는, 한숨) 쪼끄만 게 진짜 사람 참 초라하게 만드네. 몰라도 어떻게 그렇게 모르냐.
(하고, 문쪽 보고) 너 유학 갈 때까지 여기 출입금지야, 오고 싶으면 훤한 대낮에 하림이든 누구든 데리고 와, 알았어?
은 찬 : (부끄러운, 짐짓 가볍게) 나 바람피울 거예요.
한 결 : (어이없는, 문쪽 보며) 뭐?
은 찬 : 이탈리아, 거기 멋있는 사람 디게 많다잖아요. 사장님만 바라보고 있기엔 내 청춘이 좀 아깝지 않아요?
한 결 : (한숨, 중얼거리는) 가는 청춘 아까운 건 이쪽이 더해, 자식아..
은 찬 : 문 열어요. 문 안 열면 나 진짜 막 엇나가버릴 거예요,
씬53. 한결 오피스텔 안, 밤.
한 결 : (어이없는 문 여는) 야, 니가 지금 사춘기냐, 가, 데려다 줄 테니까, (하고 나가려는데)
은 찬 : (설레는, 한 발 문 안쪽으로 쓰윽 내딛는)
한 결 : (당황스런, 짐짓 화난 듯) 너 어딜 들어와, 발 안 빼?
은 찬 : (한결 빤히 보는, 떨리는)
한 결 : (은찬 보며 진지한) 너, 들어오면 오늘 집에 안 보낸다. 경고했다,
은 찬 : (긴장한, 한결 보다가 쓰윽 남은 발 안으로 넣는, 뒤로 문 닫는)
한 결 : (놀라 은찬 보는)
은 찬 : (부끄럽고 설레는, 한결 보는)
한결, 덥석 은찬 안아 올려 키스하는,
씬54. 한결의 집 전경, 밤.
한결의 집, 불이 꺼지는,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