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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흡을 하고, 몸에,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산소를 넣는다.
목젖은 한 번밖에 움직이지 않는다.
다행히, 전혀 괴롭지는 않았다.
오감은, 그 대부분이 철이 되어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의식을, 유지할 수 없게 되기 시작했다.
——가자.
마지막, 큰 일이다.
왼팔을 해방한다.
의식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한다.
「——투영, 개시」
……마지막 투영.
내가 아는 한 최강의 검으로, 대성배째, 이 저주를 파괴한다.
「—————」
그건 절대적 끝이다.하지만,여기서죽으면,
——안 되기는 한다.
쓰면, 절대로 돌아올 수 없다.
이대로 가도 자신이 사라지는 건 알고 있다.
그래도——생명이 있는 한, 아직 그 외에 방법을 찾아야지.
약속을 했다. 모든 것으로부터 사쿠라를 지키겠다고.
나는 멋대로 사라져도 되는 목숨이 아니다.
사쿠라를——사쿠라와 함께, 살아가고 싶다.
그러니까, 아직——
「——투, 여——」
……하지만, 그 외에 방법은 없다.
사쿠라의 죄. 사쿠라에게 행복이 용납되는 절대조건이, 이 저주의 파괴에 있다.
……의식도, 이미 모래알만한 정도밖에 없다.
사쿠라, 나는——
「——투영, 개시」
너와의, 약속을——
「 」
손에 검을.
은 도 하지 않는 몸으로, 마지막,
——아니, 시로는 안 죽어.
왜냐하면, 이 문을 닫는 건 나니까.
「——————」
그건.
이제 이름도 생각해낼 수 없는, 누군가의 목소리.
「—————, 이리야?」
생각해낼 수 없는데도, 이름을 불렀다.
부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리야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있잖아.
시로는, 살고 싶어? 어떤 생명이 돼도, 어떤 형상이 돼도, 시로는 아직 살아있고 싶어?
「—————, 이리야」
살고 싶다. 이름을. 이름을 불러서, 그만두게 해야 한다.
하지만 살고 싶다. 그렇게 끄덕이면 이리야가 사라져버릴 거라고 아는데도,
이름을, 살고 싶다고, 진심으로, 살고 싶다고 바라고 있었다.
——응.
다행이야,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어. 나보다 시로가, 이후를 살아줬으면 했으니까.
「—————, 이리야」
무슨 소리하는 거야, 바보.
됐으니까 돌아와. 그 이상 나아가면 돌아올 수 없어.
그 녀석은, 내가 데리고 갈 테니까, 제길, 이름, 이름을 생각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데도,
머리가 바보가 돼 버려서, 소중한, 이름이.
——그럼 기적을 보여줄게.
전에 보여준 마술의 응용이지만, 이번 건 굉장하다고.
뭐라 해도, 다들 보고 싶어했던 마법이니까.
「—————, 이리야」
됐어. 그런 거 안 봐도 돼. 됐으니까 돌아와줘.
나는,
——하지만 몸만은 싸구려려나.
쓸 수 있는 건 내 몸밖에 없으니까, 완전히 재현할 수는 없어. 하지만 괜찮아.
린과 함께 시행착오를 거치면, 금방 원래대로 만들어 줄 거야.
「—————, 이리야……!」
한가운데로 나아간다.
흰 의복을 입은 누군가는, 첫 의식처럼, 기동을 위한 제물이 되어, 대성배를 닫아 간다.
——그럼 안녕.
나와 시로는 피가 이어져 있지 않지만.
시로와 남매라서, 정말로 다행이야.
「—————」
이리야.
가지 마,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가지 말아줘.
희생할 수 없어. 함께 살자고 했잖아. 지금까지 혼자 있게 한 만큼, 같이 살자고 했잖아.
그래도——그래도, 둘 중 한 쪽이 희생된다고 하면, 그건——
——아니.
말했었지, 오빠는 동생을 지키는 거라고.
……응. 나는 누나인걸. 그럼, 동생을 지켜야지.
「이———리야」
생각해냈다.
그녀의 이름.
키리츠구의 진짜 혈연. 내가 가로채서, 쭉 혼자 있게 만들고 만 어린 소녀.
나보다 약간 연상인, 은색 머리카락과 붉은 눈을 가진——
「이리야——이리야, 이리야, 이리야, 이리야, 이리야, 이리야, 이리야, 이리야——— ! ! !」
닿지 않는다.
이제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빛에 싸여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럼 안녕, 하며 미소 짓고, 탕, 하고 대성배의 문을 닫았다.
하늘이, 보인다.
정말 조금, 그저 팔을 뻗기만 하면, 하늘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이 몸에는, 마력이 눈곱만치도 남아있지 않다.
가라앉아 간다.
그녀가 구해준 목숨이, 가라앉아 간다.
분해서 손을 세게 쥔다.
손바닥에는 차가운 아픔.
그것은 가라앉을 뻔 한 의식을 깨운다——
“괜찮아. 린이 도와줄 테니까”
——그래.
손바닥에는 자그마한 기적이 있다.
겨우 숨 한 번 쉴 정도 마력.
아무런 쓸모도 없는, 하지만, 손을 뻗는 정도는 도와주는, 작고 작은 펜던트.
손을 뻗는다.
부드러운 대기는 살갗에, 따스한 햇살을 내려준다.
이 손에는, 끝없는 푸른 하늘이——
epilogue
「——후우, 피곤해애」
툭.
선물로 꼭꼭 눌러 담아 부푼 여행가방을 지면에 놓고, 쭉쭉 등줄기를 펴기를 몇 초간.
올려다 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하고, 봄 햇살은 말이 필요 없이 기분 좋다.
뭐, 비행기 안에 익숙해진 눈에는 조금 눈부시지만,
그것도 긴 여행에서 해방되었기에 오는 부자유함이라고 생각하면, 볼이 웃음을 띠게 되는 법이다.
「아, 베르데 없어졌네. 대신에 영화관 같은 게 생겼구나. ……좀 안 보는 새에 변했네에」
어깨를 풀면서 거리의 모습 등을 바라본다.
런던에서 일본 지방도시까지, 실로 25시간.
시트에 갇혀 있었던 몸은 둔해질 대로 둔해져 있다. 비좁아 답답한 시트에 계속 앉아있었으니 엉덩이는 아프고,
무엇보다 착륙할 때에 힘껏 천장에 머리를 부딪힌 건 생각해볼 문제다.
「……이코노미 레벨이 아니지. 하다못해 정상적인 여행회사를 쓸 걸 그랬어」
교훈. 긴 여행에서 여비를 아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돈이 부족해서 만년 자금 변통하기 궁하고, 수석을 다투고 있는 루비아젤리타에게,
“어머 미스 토오사카, 돈이 궁하다면 제 전속 메이드로 삼아줄 수도 있어요
4번가의 쩨쩨한 악취미 까페 웨이트리스 1년 분 월급은 보장하겠어요
오호호 아아 그래요 말해두는데 상당히 진심이니까 내일 아침 일찍 편입 신고를 내 주세요?”
라는 말을 듣는다 해도, 귀국할 때에 들이는 여비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응, 다음엔 꼭 그렇게 하자.
왕복으로 티켓을 끊어뒀기에, 일단 돌아가는 건 그 낡은 제트기로 참는다.
「에에 버스는……20분 기다려야 되나.
——뭐, 귀찮으니 걸어가자」
얏, 하며 양손으로 가방을 들고 걷기 시작한다.
집까지는 걸어서 1시간.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약속한 시간까지 짬이 있기에 마침 잘 됐다.
「——응. 그리운데, 해변 바람이다」
바퀴를 달그락달그락 소리 내면서, 불어오는 바람에 눈을 가늘게 뜬다.
——그래, 돌아왔다.
1년 만인 고향은 변한 것 같으면서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나는 낯익을 터인, 전혀 아무것도 아닌 거리의 풍경에 일희일비하면서 집으로 가는 길을 따른다.
1년에 한 번인 귀향, 런던에 유학하고 나서 첫 귀국이다.
1년 만에 거리를 걷는 건 그것만 가지고 행복해질 수 있고, 이유도 없이 즐겁다.
뭐, 아무리 해피해도 여행가방이 용서 없이 무거운 건 당연히 변함없지만.
「——좋아. 뭐, 이 정도면 OK 나오려나」
샤워를 하고, 거울로 대충 이상한 곳이 없는지 체크한다.
……딱히 누구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아니지만, 뭐어, 1년 만이니까 이 정도 기합을 넣어둬도 벌은 안 받겠지.
아?, 아니, 약 1명, 벌이라기보다는 지긋이 눈길을 보내올 것 같은 게 있지만, 오늘 정도는 무시하자.
저택은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깨끗하고, 먼지도 그리 쌓여있지 않았다.
사쿠라가 가끔 청소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건 고맙다. 정말 고마운데…….
「……그 애, 이상한 데에 여기를 쓰진 않았겠지……뭔가, 기억에 없는 샴푸가 있는데」
샴푸가 있는 건 욕실이다. 서재라든가 부엌이라든가, 현관, 안뜰 등에 샴푸는 놓지 않는다.
……아니.
별로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 욕실이라는 건 상당히 암시적인 게 아닐까.
「——아, 벌써 3시잖아……! 아 정말, 두 시간이나 뭐하고 있었던 거야, 나……!」
다다다?, 현관까지 숏 대쉬, 점잔 빼서 펌프스를 신으려고 했지만 그것도 뭐하기에 부츠로 갈아 신고 또 대쉬.
약속 시간은 4시다.
가능하면 일찌감치 가서 적의 동정을 시찰하고 싶지만, 그런 것 때문에 머리카락이 흐트러져선 이쪽 전력이 다운된다.
유감이긴 하지만, 이렇게 되면 큰마음 먹고 정면승부로 가자.
「—————자」
여러 가지로 감개 깊기는 하지만, 여기까지 오자 시시한 생각 따위 사라지고,
조금이라도 빨리 안에 들어가고 싶어지고 말았다.
문을 지나 현관으로.
그럼 간다, 초인종을 꾹.
딩도-옹, 이라는 긴장감 없는 소리가 나고, 드르륵 문이 열린다.
「—————」
「—————」
놀랐다.
뭐에 놀랐냐 하면, 라이더가 현관에 나오고, 거기다, 평범한 옷을 입고 있는 것에 놀랐다.
「다녀왔어. 조금 이르지만 돌아왔어.
사쿠라는 있어, 라이더?」
「——네. 사쿠라는 방에서, 타이가는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아, 후지무라 선생님도 있구나. ……아, 봄방학이니까 당연한가. 그럼 실례할게. 우선 거실에 가면 돼?」
「네. 저는 사쿠라를 불러올게요」
복도로 올라선다.
나란히 거실로 향하는 중, 아주 살짝 라이더를 엿봤다.
……이건 의외의 복병이라고 해야 할까?
본래부터 심상치 않은 미인이었지만, 이렇게 평범한 차림을 하면 한층 더 두드러지게 보인다.
말하자면, 초(超)가 붙는 클래스의 미녀다.
여자가 여자를 미녀라고 할 때는, 그건 진짜로 미녀인 거다.
저쪽에 가서 여러 가지 타입의 미형과 맞닥뜨렸지만, 라이더 정도 미녀는 아직 뵙지 못했다.
뭐어, 애초에 라이더는 인간 이상이니까 규격 밖인 것도 당연한가.
여하튼 당당한 서번트다.
강령과마술사가 보면 3일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게 되고,
더군다나 현역 패밀리어라는 소리를 들으면 1개월은 공방에 틀어박혀 버리겠지.
「린? 제게 할 이야기가 있는 건가요?」
「응, 그래. 그 뒤로 컨디션은 어때? 조금은 지금 상태에 익숙해졌어?」
「……그렇군요. 2년 전에 비하면 안정돼 있어요.
린이 없어지고 나서는 불안정했지만, 1개월 정도 전부터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쿠라도 요령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래. 뭐, 라이더와 사쿠라는 상성이 좋으니까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에, 사쿠라한테 말 안 하고 피 같은 거 빨지는 않았겠지……?」
소근소근 작은 목소리로 묻는다.
딱히 비난하고 있는 게 아니라, 빨고 있다면 빨고 있는 대로 잘 속이고 있는지가 걱정인 것이다.
「그거야말로 걱정할 필요 없죠. 사쿠라에게 알려질 만한 짓은, 결코」
「………………」
미묘한 대답이지만,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있는 듯 하니까 패스하자.
마술사가 가진 나쁜 버릇이다.
라이더 정도 되는 패밀리어는 가치가 너무 엄청나서, 다소 애교 있는 장난은 눈을 감게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럼 나중에. 린에겐 의논할 것도 있으니, 밤에 시간을 내줄 수 있나요」
「흐응. 비밀 이야기라면 여기가 아니라 토오사카 저택에서 하자. 오늘밤은 이쪽에서 잘 테니까, 내일 밤이면 돼?」
라이더는 조용히 끄덕이고, 사쿠라의 방으로 간다.
——, 그러다.
「잘 돌아왔어요, 린」
「고마워. 내가 없는 동안에 수고 끼쳤지, 라이더」
미소로 대답하고, 라이더는 다다미방으로 간다.
……이야, 놀랬다.
진짜 미녀야, 저거.
「어머. 어서 와, 토오사카.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네」
「네, 실례할게요. 후지무라 선생님도 변함없는 것 같아서 안심했어요. 오늘은 부활동, 쉬나요?」
「아?, 오늘은 토오사카가 온다고 들어서, 빼먹었어. 뭐, 올해 주장은 야무지고, 오늘은 신입생 대책회의니까 문제 없어」
「신입생 대책? 부원 줄었나요, 궁도부?」
「응?, 늘었는데? 그게, 작년엔 사쿠라쨩이 주장이 됐었잖아. 그래서 남자애는 늘었지만 여자애가 정원이 차질 않은 거야.
……아, 토오사카는 졸업했으니까 모르나.
뭐, 올해는 멋있는 남자애가 주장이니까, 잘 공작하면 잔뜩 들어오겠지만 말야?」
「하아. 멋있는 남자애라니, 누구예요?」
「미츠즈리 동생. 얘가 말야, 누나랑은 정반대로 소심한 녀석이야아.
부활동 소개로 스테이지 같은 데 세우면 딱딱하게 굳어져버릴걸, 절대로」
「………………」
그건, 인선이 잘못돼 있는 건 아닐까.
……뭐어, 궁도는 엄한 이미지가 있으니까, 여자애에겐 친해지기 쉬운 걸 어필하는 쪽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야코 동생이라. 동생이 있다니 처음 들었는데, 나.
「그래서, 저쪽 생활은 어때? 일본인이라고 괴롭힘 당하진 않아?
왜 그, 미대 학생은 라이벌 의식 하나로 친구관계 성립하잖아」
「후지무라 선생님, 그건 편견이에요. 예술을 신봉하는 인간에게, 그런 좁고 꽁한 마음은 없어요」
「아. 헤헤, 혼났다」
……있는 건 자신에 대한 관심뿐이에요, 라는 소리는 입이 찢어져도 못하겠지.
덧붙이자면, 내가 다니고 있는 학부에 한해서는,
후지무라 선생님의 불안은 100% 적중하고 있는 셈이지만, 그것도 말하지 말자.
……그러자.
후지무라 선생님은 의미심장하게 내 얼굴을 보고는 히죽거리고 있다.
「——뭐죠, 후지무라 선생님」
「응? 토오사카, 예뻐졌구나 해서. 한 꺼풀 벗었다고 할까, 어른이 됐다고 할까. 저쪽에서 좋은 사람이라도 생겼어?」
「—————」
……좋은 사람이라니, 어째서 여자끼리면 금방 이런 얘기가 되는 걸까. 거기다 어쩐지 날카롭고.
「아, 뭔가 반응이 있는데. 어때, 꽃의 런던이잖아? 에에, 파앗?하고 만난 순간 수수께끼의 조직에 쫓겨서 손을 잡고 대탈주,
남은 시간 10분 근처에서 런던 브리지가 타오르고 키스하며 이별이라든지 그런 거 해 버렸다면 용서 안 할 거야?」
「아뇨. 딱히, 그런 일은 없어요」
「음. 그럼 좋은 이야기는 일체 없음?」
「………………그렇지는 않은데요.
뭐어, 생길 것 같다고 할까, 생길 수 없다고 할까」
……분명하지 않은 대답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나도 그쪽인 듯한 권유는 받았고, 슬슬 연구 면에서만이라도 파트너가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아무리 시도해도 진심이 되지 못한다고 할까.
막상 남자애와 사귀어보면, 뇌리에 다른 바보 녀석이 떠올라버려서 집중할 수 없다.
믿기 힘든 일이지만, 이건 어쩌면 그 녀석에게 반했는지도 몰라, 라며 머리를 갸웃하는 매일이다.
——아니.
결단코 그렇지 않다니까 않다니까 않——
「아, 사쿠라쨩」
「윽……!?」
움찔, 하며 반사적으로 등줄기가 펴진다.
그런 나에게 당황하고 있는 사쿠라.
……우와. 이 애도 변함없구나, 정말.
「H, Hi~. 건강히 잘 지냈어, 사쿠라?」
네, 하며 사쿠라는 끄덕인다.
그리고, 얼굴 가득히 기쁨을 띄우고,
「어서 오세요, 언니. 건강한 것 같아서 기뻐요」
더할 나위 없는 웃는 얼굴로, 내가 돌아온 것을 축하해줬다.
그리고 한 시간.
내가 유학을 떠나고 나서 1년간, 저쪽과 이쪽의 추억 이야기를 교환하는, 떠들썩하고 쓸모 없는 대화가 계속된다.
「그래. 사쿠라, 벌써 졸업했지. 그래서 진로는 어떻게 할 거야? 우리 쪽에 올 거라면 내가 소개장 적당히 만들어낼 건데」
「그러네요. 기쁘지만 사양하겠어요.
지금은 이쪽에서 할 일이 있고, 공부라면 봐 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음. 편지에 쓰여 있었던 키레의 후임인가. ……뭐어 사람 좋은 할아버지 같으니, 우리 쪽에 오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가끔은 밖에 나가서 모험해보지 않으면 못 쓰게 돼.
그렇지 않아도 너는 게으르니까, 교사는 활기 있는 녀석이 아니면 안 되지」
「아, 그거라면 괜찮아요. 라이더, 굉장히 엄하니까. 조금 게으름 피우면 말이죠, 굉장히 무서운 표정 지어요」
「아?……아니, 그야 당연히 무섭겠지, 그녀가 진심으로 화내면」
여하튼 석화의 마안 보유자다.
진짜로 화났을 때의 박력에 이르러서는, 까딱 잘못하면 옷까지 돌이 될지도 모른다.
……아.
뭐지. 후지무라 선생님, 힘 없는데.
「후지무라 선생님?」
「에? 아, 뭐야? 미안, 안 듣고 있었어」
「아뇨, 그런 건 아닌데요……갑자기 입을 다물고 말았으니까, 신경 쓰여서」
「아, 응……조금.
사쿠라쨩이랑 토오사카를 보고 있으면, 시로가 생각나버려서.
지금 있으면 엄청 럭키한데, 그 애는 제일 중요한 데에서 손해 본다니까」
「아?아. 돌아오는 거, 늦지 시로. 언제가 되면 돌아오는 걸까」
후지무라 선생님은 찻잔을 든 채,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 시선은 멀리.
기분 좋게 개인,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아——어라, 어쩐지 이상한 분위기가 돼 버렸네.
……에에, 내 탓일까?, 라든지 그런 걸까」
「그렇지 않아요. 후지무라 선생님이 선배 이야기를 해 주는 건, 좋아요」
「아하하, 안 돼 사쿠라쨩. 사쿠라쨩에게, 시로는 이제 선배도 뭣도 아니니까.
……뭐, 그건 어쨌든. 갑자기 몸을 움직이고 싶어졌으니까, 도장에서 죽도라도 휘두르고 올게」
마음을 써 줬는지, 후지무라 선생님은 자리를 피해줬다.
——자.
마음을 써 준 건 기쁘지만, 이렇게 되면 적이 이야기를 꺼내기가 곤란해지고 만다.
「……뭐, 상관없나. 이쪽까지 마음을 쓸 필요 없지. 물어봐 둘 건 물어봐 둬야지.
그래서, 사쿠라. 네 쪽은 어때. 그 뒤로 2년, 그럭저럭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네. 조금씩이지만, 이런저런 것들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됐어요. 죄의식에 짓눌리는 건 도망치는 거라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조금씩 노력해 가려고 생각해요」
「그래. 잠깐 보고 왔는데, 도시도 완전히 원래대로잖아. 2년 전에 난 흉터는 사라졌고, 이상한 사건도 이제 일어나지 않아.
……내 역할을 사쿠라에게 떠맡기고 협회에 갔지만, 그건 그거대로 좋았다는 건가」
「네. 언니 대리는 고생이 심했어요. 덕분에 요 1년간, 훨씬 강해진 듯한 생각이 들어요」
그건 마술 실력이 아니라 마음 이야기겠지.
뭐, 사람은 고민하고 있는 것보다 돌아다니는 쪽이 좋다는 거다.
「하지만, 그러는 언니는 어때요? 뭔가, 여러 가지로 어수선했다고 들었는데?」
「나? ……아?, 응, 어수선했다면 어수선했는데」
……자, 어디부터 이야기할까.
거슬러 올라가면, 그건 2년 전이 발단이 된다.
——성배전쟁.
그 녀석과 사쿠라, 내가 관계된 그 싸움으로부터 2년이 지났다.
대성배는 붕괴되고, 성배전쟁의 기반은 소실.
이 땅에서의 성배탐구는 영원히 닫히고, 후유키 시는 겨우 평온을 되찾았다.
되찾았지만, 내 쪽은 그걸로 끝나주지는 않았던 것이다.
관리지에서 일어난 일련의 소동.
후유키 땅은 토오사카의 것이긴 하지만, 그건 마술협회가 인정한 것이고, 완전히 토오사카의 것인 것도 아니다.
모든 신비는 비밀히 은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는 게 마술협회의 대원칙이고, 그 원칙을 우리들은 어길 대로 어겨버렸다.
우선, 성배전쟁이 일반사회에 입힌 심대한 피해.
다음으로 마술협회로부터 파견된 마스터의 암살.
마무리로, 협회에서 계측된『근원의 소용돌이』의 발생.
……뭐어, 위의 두 개는 키레의 책임이기도 하고, 키레는 마술협회가 파견한 감독이기에 일단 변명은 됐다.
하지만 세 번째는 어쩔 수 없다.
성배에 의한 문의 출현. 근원에 이르는 의식은, 마술협회의 감시 하에서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협회 측에서 보면 전범 정도 레벨까지 갔던 듯 하다.
어느 날 돌연히, 극동의 땅에서『근원의 소용돌이』인 듯한 것의 발생을 관측하고, 놀라면서도 기뻐했지만 갑작스럽게 소실.
높으신 분들은 문을 연 것에도 화가 나셨던 듯 하지만,
사실은 성공했으면서 문을 없애버린 우리들을 정말 호되게 경을 치고 싶었다는 듯 하다.
그래서, 나는 뒤처리로 이만저만 고생인 게 아니었는데도 마술협회의 총본산, 영국 런던 시계탑에 연행됐다.
그리고 삼백 명은 들어갈 것 같은 회의실 중심에 세워져서 일대재판 개시다.
각 부문장은 찾아오지 토오사카 가가 숙청당한 뒤의 이권을 줏으러 온 외톨이 마술사는 모여들지 해서,
그건 자그마한 퍼레이드였다고 생각한다.
“아?, 나도 여기까진가아. 이렇게 되면 협회와 반목하고 있는 중동권으로 도망치든지, 일본에서 철저항전이다”
라고 각오를 하고, 탈주 준비까지 했는데, 그 때는 그거, 내버리는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는 사람도 있는 법.
토오사카 린을 탄핵하는 회의장에,
「——아니. 제자가 불미한 일을 저지른 건 내 책임이기도 하지」
라고, 수백 년 만에, 높으신 분들보다 조금 높은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나에게 걸려있던 죄상을 저-언부 없던 걸로 해 줬던 거다.
물론, 그 할아버지가 나 대신 벌을 받아준 건 아니다.
마술사의 세계는 등가교환.
할아버지는, 터무니 없게도
「좋다. 그럼 제자를 받도록 하지. 가르치는 건 세 사람까지다. 각 부문, 협의 끝에 장래성 있는 자를 선출하라」
라는 폭탄발언을 지껄이셨다.
여하튼 행방불명인 마법사가 나타나서, 더군다나 제자를 받아주마, 라는 거다.
회장은 대혼란.
나 같은 잔챙이 따위 어찌되든 상관없게 돼서,
각각이 자신의 부문에 뛰어들어가서 매일 밤낮으로, 선발을 위해 대소동이 일어났다.
그래서, 머-엉해져 있는 나에게 할아버지는 히죽 웃고는,
「개천에서 용 났다, 라는 건 네 나라의 말이었지.
토오사카는 가장 싹수가 없는 제자였는데, 겨우 여섯 대만에 도달할 줄이야」
라고 말씀하시는 형편.
“무, 무슨 말씀이시죠, 대사부”
두려워하면서 잡아떼는 나.
그것도 당연한 게, 눈치 채이면 죽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마법사들은 자신의 마법을 타인에게 누설하지 않는다.
자신의 기적에 다가간 자는 용서 없이 배척한다고, 나는 본능으로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도 여간내기가 아니다.
보석옹은 내 머리를 통, 쓰다듬으며 칭찬해줬다.
「협회를 이용해줘라. 여기는 좁은 장소지만, 도구만은 갖춰져 있지」
과연 대사부.
여기저기 평행세계를 여행하는 할아버지는, 도량이 넓었다.
……그렇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보석검을 재현할 수 있다.
설계도도 이론도 그 싸움으로 파악했기에, 재료와 시간만 있으면 마법 흉내는 낼 수 있는 거다.
뭐어, 그러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서, 1년 2년, 아니 10년 20년으로 어떻게 될 레벨은 아니지만.
……뭐어, 그리하여 나는 무죄방면.
더군다나 시계탑으로 가는 프리패스도 받아버려서, 학교를 졸업한 뒤,
동생인 사쿠라에게 후유키의 관리를 일임하고, 즉각 런던으로 떠난 것이다.
그 뒤로 1년.
나는 시계탑의 생활에 우롱당하면서, 사쿠라와 마찬가지로, 조?오금씩 자신의 생활권을 넓히고 있다.
「……그런가요. 그래서 언니. 에미야 가——선배, 는」
「……문제가 되지 않았어.
보고에는 안 올렸고, 키레도 “말려들어서 사망한 일반인”이라고밖에 기록하지 않았었어.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녀석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건 나와 너뿐이라는 거지」
「———————」
……공기가, 조금 무겁다.
그 뒤.
라이더가 지상까지 옮긴 나와 사쿠라는, 그럭저럭 살아남을 수 있었다.
라이더는 나를 토오사카 저택까지 데리고 가서, 마력을 보충해줬다.
마력만 있으면, 토오사카의 마술각인이 나를 억지로라도 살리려고 한다.
당분간 식사를 못한 정도고, 나는 곧 회복했다.
사쿠라는 앙그라마이뉴와 이어져 있었던 후유증과, 에, 그 녀석이 없는 것 때문에, 당분간 구할 도리가 없었다.
패닉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 몹시 우울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 녀석이 언제 돌아와도 상관없도록, 계속 억지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다.
솔직히, 그런 모습을 볼 거라면, 반 광란상태가 돼 주는 쪽이 그나마 낫게 할 방법이 있었겠지.
……하지만, 그것도 이미 과거 이야기다.
세월은 지나고, 일상은 조금씩 변해간다.
사쿠라는 졸업하고, 아직 당분간은 이 도시에 남겠다고 한다.
나는 휴가를 고향에서 다 쓰고, 1주일 뒤에는 런던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
……나는, 무엇을 기대하고 이 저택에 돌아온 걸까.
1년 전.
아니, 2년 전부터, 여기서 많은 일이 있었다.
내 기억은 1년 전에서 멈춰있지만, 졸업하기까지의 1년은 이 저택에 눌러 살았다.
그래서, 일까.
이렇게 부엌에 돌아보면, 그 녀석이 흥미 없어 보이는 얼굴로 식칼을 쥐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드는 건.
……성배전쟁에 말려든 미숙한 마술사.
그 녀석은 결국, 이겨서 마지막까지 살아남고, 그리고——
「다녀왔어?! 이야, 미안미안, 잇세가 단가한테서 공양 받은 걸 나눠줘서 늦어졌어」
그리고, 이렇게 지금도 무사하기도 하다.
산더미 같은 봉지를 손에 들고, 시로는 거실에 들어온다.
——그리고.
당연히, 나와 눈이 마주친다.
「——여어. 아, 여전히 건강한 것 같은데, 그쪽은」
이런, 웃을 것 같아.
복도에서 심호흡하고, 평소대로 하자고 노력하고 있었던 게 완전히 다 드러난다.
「——오, 오랜만이네. 여전히 얼이 빠져 있는 것 같잖아, 그쪽은」
근데, 어째서 나까지 목소리가 뒤집혀 있는 거야아!?
그것도 사쿠라 녀석, 시로랑 나를 묶어서 쿡 웃고 있고!
「선배. 무리해서 강한 척 하고 있으면, 더 언니한테 웃음거리가 돼요.
뭐어, 언니도 마찬가지로 고집부리고 있으니까 쌤쌤이지만」
가볍게 사쿠라는 무서운 소리 하고 있고.
「——별로 무리 같은 거 안 하고 있어. 토오사카는 가족이니까, 집에 있는 건 당연하잖아. 아무것도 특별할 건 없지」
그러는 것치고는, 저 남자는 장봐 온 봉지를 대량으로 들고 있다.
……정말.
어떻게 할 거야, 그 정도 양, 우리들만 가지곤 절대로 다 못 먹는데도, 바보.
「——그래. 긴장해서 손해 봤네. 이 녀석, 저-언혀 안 변했고」
「네. 선배는 저-언혀 안 변했어요」
「……………………」
오. 무언가 반론하고 싶은 주제에, 뭐어 별로 상관없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 여느 때 얼굴.
「흥, 마음대로 떠들어라. ——그것보다 토오사카. 오늘 저녁은 밥 먹고 갈 거지」
「응. 여기서 잘 생각이 그득한데」
「그래. 그럼 쉬고 있어. 긴 여행에 지쳤지. 저녁밥은 이쪽에서 해치울 테니까,
사쿠라랑 차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어. 쌓인 이야기도 있을 테니까 말야」
부엌으로 이동해서, 에이프런을 장착한다.
그건 1년 간, 아니, 정확히는 반년 간 항상 이 장소에 있어서, 기억에 새겨진 광경이다.
「고마워. 스스럼없이 그렇게 하겠어」
「그렇게 해 그렇게 해.
——아아, 그리고 잘 왔어, 토오사카. 손톱만큼도 걱정하지 않았지만, 여느 때 그대로라 안심했어」
「그래, 다녀왔어, 에미야 군. 그쪽도 여느 때 그대로라 기뻐」
그리고, 이 저택의 주인은 부지런하게도 식객을 위해서 저녁 식사 준비를 한다.
……그것 참.
이 1년 간 얼마나 이전으로 돌아왔는지, 기대하며 기다리도록 할까요.
「흐응. 상태 좋아 보이잖아. 한때는 어떻게 될까 했지만, 저런 걸 보면 상대가 누구든 안 들킬 듯 한데. 학교 쪽은 문제 없어?」
「네. 덕분에 함께 졸업할 수 있었어요」
그런가.
그럼 이제 내가 나설 차례는 없겠지.
……뭐어 원래부터 나나 사쿠라의 도움 따위 필요 없었겠지만,
1년 간 휴학 신고하는 거라든가 후지무라 선생님을 속일 변명이라든가, 그런 부분은 도움이 됐으니까 됐지.
그래서.
어째서 저 녀석이 살아있는가 하면, 그건 정말 마법 이외에 있을 수 없다.
에미야 시로의 육체는 완전히 부서져 있었다.
아쳐의 팔에 의한 침식, 한계를 넘은 투영에 의해 완전히 파괴된 마술회로.
그건 성배라 해도 복원할 수 없는 레벨의 “죽음”이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저렇게 팔팔한 건, 저기에 있는 시로는『분신』이기 때문이다.
아아 아니, 그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어쨌든 시로의 몸은 죽었다.
사멸한 육체를 소생시키는 것은, 저 성배에겐 불가능하다.
성배——이리야가 할 수 있는 건, 제3마법이라 불리는 신비뿐.
그것을 써서, 이리야는 시로의 혼을 간신히 소생시켰다.
소생시켜서,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육체를 준 것이다.
뭐야 그거?, 라는 소리가 나올 얘기지만, 그건 그거 과연 제3마법.
영체, 의식만을 타인의 뇌에 흘려 넣어 지배한다, 라는 게 아니다.
제3마법으로 구현화된 혼은, 제대로 인간으로서 기능하는 육체를 주면 완전히 “혼의 형상”으로 새로 만드는 것이다.
육체의 유전자가 아니라, 혼의 유전자라고 할까.
이리야는 시로의 혼을 살려서, 아직 아무것도 아닌 소체에 깃들게 하는 걸 통해『에미야 시로』를 부활시켰다.
……다만, 그것도 불완전했다고 할까, 이리야의 제3마법은 역시 오리지널에는 미치지 않았는지.
대공동 붕괴로부터 며칠 뒤, 라이더가 찾아온 시로는, 조 ? ? ? ? 금 이전 것과는 다른 상태였다.
……아아 아니, 그건 찾아왔다고 하기보다는 주워왔다, 혹은 집어왔다, 라는 거였지만.
물론 처음엔 당황했고, 어떤 이론으로 저렇게 된 거야 그거 라며 놀랐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저렇게 요리를 하고 있는 시로도 혼이라는 “생명”이 원격조작 해서,
이쪽 세계에 간섭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거다.
기억이라든가 뇌라든가 마술회로라든가, 그러한 것은 실은 육체가 아니라 혼 쪽에 있다.
그런 이유로, 그릇은 운동기능으로서 활동하는 단말에 지나지 않고, 명령계통은 저쪽 세계에서 무적상태다.
……뭐, 그래도 처음 반년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물을 주면 자란다는 것도 아니고, 호문쿨루스를 만들 정도 설비도 없고.
그래서, 결국, 마토에 있었던 서책을 협회에 팔아 치우고,
이름 높은 인형사가 남기고 갔다고 하는 소체를 손에 넣어서, 겨우 지금 상태가 됐다는 거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어폐가 있지만, 시로는 우리들과 같은, 어엿한 인간이다.
병원에 가서 수술도 받을 수 있고, 감기약도 효과가 있고, 죽임을 당하면 죽어버린다.
혼이라는 것은 육체에 깃들면, 혼을 육체로 재현하는 대신에, 육체에 고정되는 것이다.
요컨대, 지금 저 녀석은 마스터가 없어도 활동할 수 있는 서번트 같은 것.
유일하게 다른 건 이 시대에 살고 있는 것.
성장도 하고, 수명이 다하면 하늘에 불려가고, 저렇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는, 지금까지의 에미야 시로 그대로라는 거다.
「하지만 기본이 중고니 말야. 몇 사람인가 실력 좋은 인형사를 알아봤지만, 지금 저 소체보다 좋은 매물은 없었어. 저 소체를 만들었다는 사람에게 부탁하려고도 했지만, 그 사람, 봉인지정을 받아서 협회로부터 도망쳤대. 찾아내는 건 고생이겠지」
「그런가요. 하지만, 선배는 지금 그대로라도 문제 없다고 하는데요.
마력이 잘 안 통할 뿐이고, 다른 건 전보다 좋을 정도래요.
……저,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흐?응.
아무리 좋은 소체를 써도 결국은 혼에 덧칠해지니까, 잘 안 되는 곳은 있어도, 성능이 향상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근데, 잠깐」
어째서, 거기서 멋쩍어하는 거야, 사쿠라.
「사쿠라?」
「에……에에, 저, 저 말이죠, 제몸이 아직,그것과,저....」
「——아」
……그랬다.
사쿠라의 몸, 아직 앙그라마이뉴의 후유증이 있었지.
앙그라마이뉴와 계약이 끊어졌다 해도, 사쿠라가 성배인 건 변함없다.
오히려 앙그라마이뉴와 이어져 있었기에, 저쪽과의 접속은 아직 살아있다.
그 방대한 마력은 사쿠라의 몸에 쌓여 있어서, 정기적으로 토해내지 않으면 사쿠라의 몸이 버티지 못한다.
대성배가 없는 지금, 라이더를 묶어둘 수 있는 건 사쿠라의 방대한 마력량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그래도 다 쓰지 못하는 마력을, 아까우니까 시로에게 공급하고 있는 거겠지.
지금 시로의 몸은 마술회로가 적다고 하고, 확실히, 사쿠라의 도움이 없으면 이전 상태로 거꾸로 돌아가버릴 테고.
「……하아. 여러 가지로 복잡하구나, 너희들」
「네. 전도다난이에요」
——뭐어, 확실히 평범하게 사는 데에는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마술사로서 산다면 굉장한 어드밴티지인데 말이지, 사쿠라의 체질은.
「……근데. 생각해보면 굉장한 파티잖아, 우리들」
시로는 제3마법이 성공한 예, 착실하게 지금부터 수행하면 고유결계를 구사할 수 있게 될 테고.
사쿠라는 일부라고는 해도, 성배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덤으로 라이더라는 반칙이 부록.
그리고, 나는 제2마법 흉내 정도라면 그럭저럭.
「———————」
딱 잘라 말해서 무적이다.
아예 협회에서 마술대회라도 열어줬으면 한다.
척 우승할 테니까, 그러면 상금이라도 주지 않을까. 통 크게 턱 5000만 정도.
물론 파운드로. 일본인이라고 해서 소비세 같은 거 붙이지 말고.
「음」
위험하다, 조금 그럴 마음이 생겼다.
그렇게 되면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고, 행복 가득 꿈 가득이다.
자금을 듬뿍 써서 보석검을 재현하고, 그런 데랑은 잽싸게 바이바이하고, 이 도시에 돌아온다.
그러면, 또 이렇게——
「——뭐, 무린가. 인간 착실한 게 최고니」
깨끗이 포기했다.
솔직히, 그건 너무 따뜻하다고 생각하는 거다.
나는 지금 하는 생활이 마음에 들고, 이제부터 일어날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거기다, 언제까지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이만큼 트러블을 일으킬 요소를 가진 녀석들이, 이런 시골에서 안온하게 생활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
「언니? 어쩐지, 지금 사악한 웃음을 띄우고 있었는데……」
「에, 그래? 감이 좋네, 사쿠라」
자, 하며 방석에서 일어난다.
한가롭게 있을 여유는 없다.
여하튼 7일밖에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소중한 저녁 식사, 한 번이라도 헛되게 할 수는 없다.
「시로, 도울 테니까 레인지 내줘. 영국에서 배운 실력, 보여주겠어」
뭣이?, 라는 항의는 각하.
나는 자신도 이건 좀 아닌데?, 싶을 정도로 싱글싱글 웃음을 띄며, 빈틈없이 준비돼 있는 내 전용 에이프런을 장착한다.
「자——」
팔을 걷어붙이고 부엌으로 향한다.
……아, 그 전에.
이 도시에 돌아올 때, 가장 확인하고 싶었던 게 생각났다.
그 뒤로 2년.
조용하게 성장한 동생을 돌아본다.
「사쿠라, 행복해?」
「——네」
만면에 띄운 웃음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그것 하나만 가지고도, 돌아온 가치가 있다.
그리하여, 나도 행복을 나눠 받고 푸른 하늘을 본다.
어느새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됐다.
문득 정신이 드니 밖은 온통 벚꽃색이고, 추웠던 날의 옛 모습은 없다.
우리들은 없어진 것과 얻은 것을 저울에 달아, 결산을 맞추면서 살아간다.
——자.
이 도시에서 계속된 이야기는 끝났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엔딩 스탭롤은 멀고 먼 미래 이야기.
우선은 내일도 맑을 것 같고, 휴가는 막 시작됐을 뿐이고.
새로운 하루, 새로운 미래를 안고 밖으로 나가자.
머릿속에는, 한가롭게 걷듯이 비탈길을 내려가는 이미지 하나.
자아.
그럼 올해도, 약속한 꽃을 보러 가자——
-FIN-
첫댓글 결국 토우코씨가 남기고간 인형한개가 페이트의 색욕마인 시로가 된거군요...으음 뭔가 다 이어지게 짜놓은 나스씨의 흉계랄까 ㄷㄷ 라스트 에피소드도 올려주세요~~~
토오사카 엄청 예뻐졋다 ㅎㅎ
역시 사쿠라루트는 ㅜㅜ
음..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