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탄생
PH201001801 신준영
예부터 동양의 가족제도는 혈연위주의 대가족 제도였다. 예전부터 동양문화는 농경사회에 기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현대사회에서는 더 이상 많은 인구의 노동력이 필요치 않아졌다. 또한 남성들의 권위가 약화됨에 따라서 핵가족화 제도가 빠르게 동양에 정착하게 되었다. 남성의 권위와 핵가족화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과거 농경시대에서는 남자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남자란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男이라는 글자는 농경사회에서 강한 힘을 지니는 그러한 존재였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여성들의 지위가 과거 농경시대보다 향상됨에 따라서 남성들의 권위가 줄어들게 되었다. 더 이상 여성들은 남성에게 의지하며 생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성들의 직업의 폭이 확대되었으며, 여성들의 학업수준이 고양되었기 때문이다.
남성들의 권위 약화, 여성성의 강화, 시대의 변화로 맞이하게 된 핵가족에 대해 얘기하자면 핵가족이란 과거 조부모, 부모, 자식, 손자로 이루어진 대가족이 아닌, 부모와 자식 혹은 부부, 싱글로 사는 가족을 얘기한다. 말 그대로 작은 단위인 핵으로 모여진 가족을 말한다. 그렇지만 비단 핵가족이라고 하여서 꼭 부부관계로 이루어져 있거나 부모자식간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혈연으로 뭉쳐서 사는 핵가족들이 대부분이지만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핵가족을 이루고 사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본 영화 가족의 탄생이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이 영화를 보면 그 어디에도 가장다운 가장은 단 한 컷도 나오지 않는다. 미라네 에서는 형철이 가장이어야 하지만 무책임하게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고 도망간다. 또한 경석은 운식이 아버지이지만 선경이 거둬서 키운다. 이것은 과거 남성들이 생계를 책임지고, 가정을 책임지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과거와 다르게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함으로써 그 가족을 책임지는 가정을 흔하게 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미혼모를 들 수 있다. 우리는 미혼모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이들이 보편적인 가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실제로 여성이 생계를 꾸리는 가정이 많으며, 미혼모가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가정도 많기 때문에 이들을 보편적인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혼모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고 해서 미혼모가 꾸린 가정이라고 해서 남들보다 뒤처지거나 못나거나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제는 미혼모에 대한 주홍글씨를 때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 아이의 엄마로써 아이를 책임지고 키우는 모습이 오히려 영화 속에 나오는 형철보다 낫기 때문이다.
위의 경우가 여성의 가장으로써의 모습으로 구성된 가족이었다면 또 다른 경우로 혈연에 의한 가족을 말하고 싶다. 굳이 영화의 한 장면을 얘기하자면, 미라(문소리)와 무신(고두심)이 함께 모여서 언니, 동생하며 지내는 것이다. 시누이와 올케사이 이지만 둘은 친자매같이 지낸다. 시누이와 올케는 전혀 남인 사이이다. 남동생인 형철(엄태웅)이 함께 있었다면 이 둘은 남이 아니었겠지만 형철이 없는 상태로 둘은 함께 산다. 여기에 무신의 전 남편의 전 아내의 딸인(관계로만 따져보아도 멀고, 남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채현(정유미) 까지 가족으로 지낸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볼 때 그 누구도 이들이 가족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혈연으로 맺어져 있는 운식(주진모)의 가족들보다도 더 단란하며 서로 닮아있다. 예를 들면 미라가 무신의 담배를 펴는 모습과 그녀의 행동을 처음에는 싫어하였다. 하지만 무신이 집을 떠나고 미라가 담배를 펴고 그녀가 돌아왔을 때, 그녀와 비슷한 행동과 말투를 한다는 점에서 그들은 너무 닮아있다. 오히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들보다도 닮아있는 이들을 누가 가족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이제는 사회가 너무 다원화 되어있으며 이를 한 가지 말로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는 시대의 흐름속에서 가족이라는 것이 여전히 [부부와 같이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ㆍ자식과 같이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또는 그 구성원(출처: 네이버 백과사전)]이라는 정의로 정해지는 것은 이 시대에서 여전히 혈연주의에 의한 가족만을 주장하는 것이며, 이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은 더 이상 혈연으로만 맺어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없기 때문이다. 꽃동네와 고아원과 같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모여 살면서도 충분히 가족애를 느끼며 살고 그들이 가족이라고 서로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족이란 어떠해야한다고 정의 내리기 보다는 지금의 가정속에서 가족의 구성원으로써 살아가는 방법, 가족이 더욱 가족다워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