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들이 너무 친절해졌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동차도 진화하는 게 상식이지만 올들어 국내에 선보인 차들은 운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던 주차, 흠집 제거 등 운전자들이 평소 골머리를 앓고 있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 눈길을 더욱 끌고 있다. 이리저리 상처 난 자국을 그냥 놔둬도 감쪽같이 복원해주는 페인트 기술, 주차를 힘겨워 하는 운전자들에게 유용한 주차보조시스템, 졸음운전 예방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상처 걱정은 뚝
골목길, 주차장, 자동 세차장 등에서 차는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다. 큰 사고는 수리를 하기 마련이지만 작은 흠집은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상처는 계속 날 것이니 일부러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은 상처는 햇볕과 물에 노출되면서 점점 차체를 부식시켜 외관을 볼품없이 만든다.
닛산이 지난 2005년 개발한 뒤 올해 국내 출시한 인피니티 EX와 FX에 적용한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 기술은 차 표면의 긁힌 흔적이나 흠집 등을 자동으로 복구해준다. 젤 타입의 부드러운 클리어 코팅을 입혀 흠집 난 부분을 신축성 있는 합성수지 페인트가 복원해주는 방식이다. 복원 시간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여름에는 한 시간 정도, 겨울에는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 이 기술은 미 포브스의 ‘미국인이 선호하는 10가지 자동차 장비’에 뽑히기도 했다.
일어나세요. 똑똑!
졸음 운전은 음주 운전보다 더 무섭다. 깜빡 잠든 사이에 주행경로를 벗어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볼보, BMW 등이 개발한 차선이탈경고장치(LDW, Lane Departure Warning)는 룸미러에 장착된 카메라가 주행 방향을 확인하다 정상 궤도를 벗어나면 소리나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볼보 차선이탈경고시스템은 시속 65km 이상에서 지그재그 운전이나 차선을 이탈하면 경고음을 내는 방식이다. BMW의 차선이탈경고장치는 시속 70km 이상으로 달리는 도중 방향을 전환할 때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거나 브레이크 조작 없이 차선을 넘어서면 스티어링 휠에 강한 진동을 보내 안전운전을 유도한다.
주차 울렁증, 이제는 안녕
닛산이 특허를 가진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주차 울렁증을 지닌 운전자들이 반길만한 주차보조시스템이다. 차 앞 그릴 아래, 뒤 번호판 위, 좌우 사이드미러 밑에 울트라와이드 앵글의 180도 카메라가 각각 1개씩 총 4개가 탑재됐다. 센터페시아에 마련된 카메라 버튼을 두 번 누르면 모니터 화면이 6:4로 분할돼 좌측에는 진행 방향 영상이 나타난다. 우측에는 4대의 카메라에 촬영된 영상을 조합, 전후좌우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장면이 나온다. 운전 초보라도 주차할 때 이 기능을 사용하면 주차 울렁증에서 해방될 수 있다.
차가 알아서 발레 파킹
티구안은 주차 보조 시스템인 파크 어시스트 기능을 달았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자동차가 운전자의 조작없이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주차한다. 운전자가 ‘파크 어시스트’ 버튼을 누르면 차에 장착된 센서가 공간을 스스로 감지해 주차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면 운전자는 차가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동안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만 밟아주면 된다.
사각지대, 맘 졸이지 마세요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차 옆을 휙 지나가는 이륜차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진 경험을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 경험했다. 이는 사이드 미러를 통해서는 볼 수 없는 사각 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볼보의 블리스(BLIS, Blind Spot Information System)는 사각 지대가 일으키는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양쪽 사이드 미러 밑 부분에 소형 카메라를 장착, 사각지대에 이륜차 등이 감지되면 경고등을 켜진다. 차선변경 타이밍을 잡기 어려워하는 초보 운전자는 물론 차선변경 때 고개를 틀어 좌우를 살펴보는 데 익숙지 않은 운전자들에게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