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어려움 딛고 난국극복에 불교계 앞장서 실천하자”
안종국 기자 승인 2025.01.14 23:11 댓글 0
제주불교연합회, 500여 사부대중, 을사년 새해 열며, 지역경제 활성화 한목소리
새해를 맞아 제주불교연합회는 신년하례법회에서 불교계가 앞장 서 사회의 어려움 극복에 동참하기를 다짐했다.
새해를 맞아 제주불교연합회는 신년하례법회에서 불교계가 앞장 서 사회의 어려움 극복에 동참하기를 다짐했다.
제주불교연합회(회장 무소 허운스님)가 불기 2569년 을사년(乙巳年) 신년하례법회를 지난 1월4일 오리엔탈호텔 대연회실에서 봉행했다.
법회는 BBS제주불교방송 안지예 기자의 사회로 명종 5타에 이어 능인·성빈스님의 권공의식으로 시작을 알렸으며, 제주불교연합회 회장인 무소 허운스님의 헌화를 시작으로 수석부회장인 법해 휴완스님, 부회장인 효월 관행스님에 이어 대덕스님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이어서 각 기관장과 신행단체장들이 차례로 부처님전에 헌화가 이어졌다.
을사년 신년인사는 먼저 부처님께 3배를 올리고, 스님들 상호간에 1배, 그리고 스님과 재가자간에 1배와 재가자간 1배의 예를 올렸다.
제주불교연합회 수석부회장인 법해 휴완스님(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는 덕불고필유인(德不孤必有隣)이라고 했듯이, 반드시 덕을 많이 쌓아서 친구가 많아 외롭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전했다.
이어 부회장인 효월 관행스님(법화종 제주교구장)은 ‘신년축원문’에서 “도민안락과 도민화합, 민생안정과 경제발전을 발원하고 일체사고와 마장장애가 소멸되며, 이차인연공덕으로 업장이 소멸하고 대지혜를 얻어 무상최정각을 이루기”를 기원했다.
“을사년 봉축행사는 불교전통문화 역동성 알리는 축제의 장으로”
제주불교연합회, 종단 대표와 기관, 신행단체 신년하례법회
스님들과 불자들이 세알삼배로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스님들과 불자들이 세알삼배로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회 회장인 무소 허운스님은 신년메시지에 앞서 무안공항 참사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인사말에서 허운스님은, “작금의 우리나라는 매우 혼란한 시기다. 그렇지만 속세의 질곡에서 허우적대는 중생들의 마음을 붙들어주는 불교가 되어 국민과 도민과 함께 할 것이다. 은산철벽같은 이 혼란이 한반도에 불법이 전래된 이후 호법 호국이념으로 늘 어려움을 극복해 왔듯이 불교의 지혜로 극복될 것이다”라고 위문했다.
스님은 또 “올해 우리 불교계는 하화중생에 힘써야 할 것이다. 우리 불교의 정신문화는 불멸이고, 우리 삶 곳곳에 불교문화가 남아있어 숱한 역경과 억불과 폐불도 이겨왔다. 불조(佛祖)의 혜명(慧明)은 2600년 내내 꺼지지 않았다. 이 정신문화는 대한민국의 전통문화가 되어 전통을 전승하고 재현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평하고, “특히 선(禪)문화는 시끄러운 세상으로부터 내면으로 시야를 돌려 자신을 성숙시키는 자양분이 되어 왔다. 나를 둘러싼 현상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선명상으로 흔들림없이 자신을 가꾸어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할때이다. 이것이 국민과 도민에게 행복을 전하는 첫걸음이다”라고 처방했다.
한편, “올해는 전통문화의 공감을 통해 힙한 불교로 젊은 층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자”고 하였고, “전통의 지혜와 인공지능이나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최첨단 문명을 어우러지게 해 독창적 불교문화를 만들어 한국불교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비전도 주문했다. 포교와 전법을 위해서는 “출가자 확대 발전방안 모색과 청·장년층을 위한 자비와 실천의 불교 모임의 활성화, 일반인들을 위한 지혜와 평온을 찾는 선명상 모임의 확산” 등을 제시했다.
그리고 “을사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는 기쁨과 감동이 있는 불교 전통문화의 역동성을 알리는 축제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피력하며, “금년 4월과 5월을 불교의 달, 마음평화의 달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빈들의 신년축사에서 오영훈 도지사는 “지난해 12월 이후 혼란정국과 무안공항 사건 이후로 제주경제가 마이너스 14%로 몹시 어렵다. 혼란한 정국이 조속히 종식되고 헌법질서가 제대로 작동되어 경제가 되살아나기를 희망한다. 불교계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크게 역할을 해왔다. 코로나19때는 산문폐쇄 등으로 정부정책에 앞장서 왔고, 지난해 3월에는 제주 4·3 무연고희생자 위령재를 열어주었고, 위령비도 건립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어려운 지역경제를 위해 사찰행사도 이제는 안에서만 하시지 말고 밖으로 나와 행사를 진행해 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매달 초하루에 불공법회가 끝나고 스님과 신도들이 저녁을 밖에서 먹는다면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새해가 시작되었지만, 우리 앞의 과제는 녹록치 않다. 경제적 어려움이 장기화되고 있고,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가신인도가 떨어지고 있으며, 무안공항 참사까지 일어나 안타까움과 슬픔이 가득하다. 부처님의 자비와 은덕이 필요하다. 불교는 역사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기도로 마음을 모으며 국란극복의 등불이 되었듯이, 불교계가 앞장서 지난해의 어려움을 딛고 더 큰 도약과 성장으로 희망의 2025년이 되도록 큰 힘이 되어 줄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광수 교육감은 “새해에도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짧게 인사했고, 강철남 길상회장은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늘 함께 노력하겠다”고 굵게 인사를 전했다.
신년축가로 제주시연합합창단 120여명이 함께 ‘부처님께 귀의합니다’와 ‘제주도민의 노래’를 힘차게 불러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신년기원문’은 전국비구니협회 제주지부회 희정스님이 “세계 도처가 전쟁과 질병과 가난과 고통이 끝이 없다. 국내 정치·경제도 어렵다. 이런 세상을 부처님은 오탁악세라고 정의하셨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일체는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 것, 사부대중 모두 지혜와 신비로움을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 을사년 새해를 맞아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장비를 갖추고 만유일체의 정신으로 인재를 줄이고 더불어 사는 우리 사회, 대한민국과 제주를 만들어 나가자”고 다짐했다. 끝으로 “무안항공기 사고 희생자의 극락세계 접인과 평안과 안락을 얻으시고, 유가족들의 아픔에 애도를 함께 하며, 부처님의 지혜광명으로 슬픔을 극복하고 평안을 하루속히 찾으시기를 발원 축원한다”고 서원했다.
태고종 김영식 신도회장의 ‘발원문’ 낭독에서도 “항공기참사 희생자들이 부처님의 자비로 평온에 머물게 하시고 남겨진 이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시기”를 발원했다. 또 “제주에서 시작된 평화의 마음이 대한민국과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나가게 하시고 이해와 용서로 하나 되며, 우리의 말이 분노를 잠재우는 자비의 노래가 되고, 우리의 행동이 화합을 이루는 다리가 되게 하소서. 갈등이 없는 제주, 전쟁이 없는 지구촌, 그 평화의 세상을 위해 우리 모두의 가슴에 부처님의 자비를 담고 배려의 행으로 내 이웃들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발원했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신년하례회를 마치고, 참석대중은 뷔페식으로 마련된 공양을 함께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덕담을 나누며 불자간 친교 교류와 종단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주요 참석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였다.
주요 참석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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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