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불멸 유전자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자연선택은 각 실체의 차등적 생존을 의미한다. 유전자는 많은 사본은 형태로 존재하는 장수하는 자기 복제자다, 그러나 무한히 사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는 많은 사본의 형태로 존재하는 장수하는 자기 복제자다, 유전자는 자연선택의 단위가 될 만큼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는 충분히 짧은 염색체의 한 조각으로 정의 된다. ‘우리는 왜 늙어서 죽는가‘라는 의문은 복잡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상세히 기술하는 것은 이 책의 영역을 넘어선다. 예로 노쇠는 개체의 생에 동안 일어나는 복제 과정의 유해한 오류와 손상이 축적되어 생기는 것이라는 이론이 있다. “늙은 개체가 죽는 것은 그 종의 나머지 개체에 대한 이타적 행위다. 번식할 수 없을 정도로 늙어서도 살아 있는 개체는 세상을 어지럽히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라는 종래의 설은 즉 개체가 너무 늙어서 번식할 수 없다는 것을 처음부터 가정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어떤 연령, 예컨대 40세 이전에는 번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수백 년 후에는 이 년령 제한을 50세로 올리고, 그 이후에도 조금씩 늘려 간다. 이 방법으로 인간의 수명을 수백 살까지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유전자를 ’속여서‘ 자신이 들어 있는 몸을 실제 연령보다 젊다고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나이가 들면서 일어나는 몸속의 화학적 환경 변화를 알아야 한다. 이 같은 사고가 혁명적인 이유는 몸에서 S를 제거하는 것이다. 늙은 호모 사피엔스만이 동족을 죽이는 유일한 종이며 카인의 후예라는 식의, 멜로드라마에 나올 법한 죄를 짓는 종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철저하게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포커페이스가 더 나은 것은 왜일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안정적 전략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 개체가 정말로 장시간 버틸 작정일 때에만 목덜미 털을 세운다고 가정 해 보자. 상대방이 깃털을 세우면 즉시 포기하는 전략이 진화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거짓말이 진화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장시간 버틸 작정이 아닌 개체가 어떤 소모전에서나 목털을 새워 손쉽게 승리의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거짓말쟁이의 유전자가 퍼져 나갈 것이다. 거짓말쟁이가 대세를 차지하면 선택은 이제 그 속임수를 감지하는 개체를 선호할 것이다. 이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것이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이 아니다. 무표정한 얼굴은 진화적으로 안정하다. 결국 항복한다고 해도 그것은 돌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야 한다.
각 개체가 자기가 상대보다 큰지 작은지를 확실히 알고 있다면 이때 쓸모 있는 전략은 단 하나밖에 없다. 즉 상대가 더 크면 도망가는 것이다. 체구가 크다는 것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지금 말한 전략은 안정적이다. 역설적 전략이 안정적이라 해도 학문적으로 흥미로운 것에 불과하다. 우리 인간은 규칙에 익숙하다. 그리고 그 규칙은 대단히 강력해서, 우리는 그 규칙이 자신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좋을 게 없다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도 그 규칙을 따른다. 예로 일부 정통파 유대교도와 회교도는 비록 굶어 죽을망정 돼지고기는 먹지 않는다는 규칙을 따른다. 그렇다면 정상 조건에서 동물이 따르는, 가까운 친척에게 이익을 주는 간접적인 효과를 가지면서 단순하고 실제적인 규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연 상태에서는 키울 수 있는 수 이상의 아이를 가진 부모는 손자를 많이 가질 수 없고, 따라서 그들의 유전자가 장래의 세대에게 이어지는 일은 없다. 자연계에는 복지 국가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출생률을 이타적으로 자제할 필요가 없다. 또한 자제를 모르고 방종을 가져오는 모든 유전자는 즉시 벌을 받는다. 그 유전자를 보유한 아이들은 굶주리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인간은 너무 많은 아이를 가진 가정의 아이들이 굶어 죽는다 해도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옛날의 이기적인 방법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가족을 경제적인 자급자족 단위로 하는 것을 폐지하고 그 대신에 국가를 경제 단위로 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에 대한 생활 보장의 특권은 결코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
남성다운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 암컷의 무기는 교미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암컷은 아무한테나 교미를 허락하지 않고 수컷과 교미하기 전에, 모든 주의를 집중하여 상대를 선별한다. 수컷 중에는 분명히 남보다 좋은 유전자를 많이 가진 개체가 있을 것이며, 이 좋은 유전자는 딸과 아들의 생존 가능성에 도움을 줄 것이다. 외관상의 단서가 암컷이 어떻게든 수컷이 지닌 좋은 유전자를 탐지할 수 있다면, 암컷은 자기 유전자에 아비의 양질 유전자를 결합해, 아직 유전자를 유리하게 할 수 있다. 암컷은 좋은 유전자를 찾는다. 풍조의 수컷의 꼬리와 같은 사치스러움은 일종의 불안정한 질주 과정에서 진화했을지 모른다. 풍조의 암컷은 튼튼하고 건강해 보이는, 보통보다 조금 긴 꼬리를 가진 수컷을 바람직한 성질의 소유자로 보고 선택했을 수 있다. 수컷은 꼬리가 짧은 것은 비타민 부족, 즉 먹이 획득 능력이 빈약하다는 표지였을지 모른다. 짧은 꼬리 그 자체가 유전된다고 가정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에 주의하기를 바란다. 짧은 꼬리가 유전적 열세를 드러내는 하나의 지표라고 가정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암컷의 규칙은 단순하다. 수컷을 둘러본 다음 가장 긴 꼬리를 가진 수컷을 선택하면 된다. 왜냐하면 꼬리가 긴 아들을 낳지 못한 암컷은 자기 자식이 매력적이라는 평판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성의 의상이나 미국의 자동차 디자인의 패션처럼, 보다 긴 꼬리를 가지는 경향은 이렇게 시작되어 점점 더 여세를 몰아가게 되었다.
암컷이 수컷 중에서 좋은 유전자를 가진 놈을 선별하려는 것 자체가 실은 수컷이 사기 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강한 근육은 틀림없이 암컷의 선택 기준으로 좋은 성질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어깨 뽕과 같은 가짜 근육이 수컷에게서 나타나는 것을 막을 수 있겠는가? 수컷에게 진짜 근육을 발달시키는 것보다 가짜를 만드는 것이 비용이 덜 든다면 성 선택은 가짜 근육을 만드는 유전자를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이내 대항적인 선택으로 인해 이 속임수를 간파할 능력이 암컷에게서 진화될 것이다. 거짓 선전은 결국 암컷에게 발각되고 만다는 것이 ’자하비‘의 기본 전제다.
암수의 차이. 수컷들은 일반적으로 아무 암컷하고 짝을 짓고 자식 부양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항하는 대책으로서 암컷은 두 가지 대표 전략을 갖고 있는데, 그 하나는 남성다운 수컷을 뽑는 전략이고, 하나는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뽑는 전략이다. 암컷이 두 대항책 중 어는 것을 취하는지, 또 수컷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모두 그 종의 생태적 환경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집단 형성이 주는 이익. 새들은 무리를 짓고, 곤충을, 떼를 지으며, 물고기와 고래는 떼 지어 헤엄치고, 초원에서 생활하는 포유류도 무리를 지어 다니거나 집단으로 사냥한다. 얼룩말은 종종 누와 무리를 짓고 여러 종의 새들도 혼합된 무리를 지을 때가 있다. 집단생활의 이점으로 가장 많이 제안되는 것은 포식자에게 먹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다른 종의 개체와 상호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相利 共生‘ 또는 공생이라 한다. 진딧물과 개미의 공생이 예다. 어떤 새에 해로운 병을 옮기는 더러운 진드기가 기생한다고 가정하자. 진드기를 부리로 제거 못 하는 곳이 바로 머리 꼭대기다. 해결책은 서로 머리의 진드기를 쪼아 주는 것이다. 의식적인 전략과 무의식적인 전략이 있다. ‘봉 Sucker’ 전략과 ‘사기꾼 Cheat’ 전략이라 부르자. 봉은 도움이 필요한 상대라면 누구에게나 털 손질을 해준다. 사기꾼은 봉의 이타적 행동을 받아들이지만, 누구한테도 털 손질을 일절 해주지 않는다. 비둘기파와 매파의 분석도 여기서 이득에 임의의 수치를 부여하도록 하자. 인간의 특이성은 ‘문화’라고 하는 단어로 요약된다. 나는 잘났다고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과학자의 관점에서 이 단어를 쓴다. 문화적 전달은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 새로이 등장하는 자기 복제자에게도 이름이 필요한데, 그 이름을 문화 전단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로 담는 명사가 적당할 것이다. ‘진 gene’(유전자)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유사한 ‘민 meme’으로 줄이고자 하는데 이 단어는 프랑스어 ‘meme’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밈의 예에는 곡조, 사상, 표어, 의복의 유행, 등이 있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뇌로 건너다닌다.
밈의 특성은 넓은 의미에서 모방은 밈이 자기 복제를 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자기 복제를 할 수 있는 모든 유전자가 성공적이지 않은 것처럼, 어떤 밈은 밈, 풀 속에서 다른 밈보다 성공적이다. 이것은 자연선택과 유사하다. 장수, 다산, 복제의 정확성과 같을 것이다. 종교, 맹신, 독신주의 유전자의 경우 유전자 풀 속에 공 적응된 유전자 복합체가 발생할 수 있다. 예는 사람들에게 종교의식을, 강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던 하나의 지옥 불의 협박이다. 많은 아이, 그리고 일부 어른들까지도 종교 율법을 따르지 않으면 사후에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다고 믿는다. 이것은 매우 간악한 설득 기술로, 중세에서 오늘날까지 사람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고통을 주고 있다. 아마도 심리학적 교화 기술을 배운 성직자들이 그렇게까지 똑똑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의식을 갖지 않은 밈들이, 성공한 유전자가 나타내는, 준 잔인성이라는 성질을 가진 덕분에 자신의, 생존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가설이 더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지옥 불이라는 아이디어는 단순히 그 자체가 갖는 강렬한 심리적 충격 때문에 불멸의 존재가 된다. 그것이 신의 밈과 연관되어 버린 것은, 이들이 밈 풀 속에서 서로의 생존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윈주의 말로 바꾸면, ‘마음씨 좋은 놈’이란 자기를 희생하면서 동종의 다른 구성원을 도와 이들의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해지도록 하는 개체이다. 따라서 마음씨 좋은 놈은 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마음씨 좋은 이라는 일상적인 말에는 또 다른 전문 용어로의 의미가 담겨 있다. 만일 우리가 일상 회화에서 보통 사용하는 의미와 다르지 않은 정의를 채택한다면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들이 될 수도 있다. 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2025.06.12.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이상임 옮김
을유 문화사 간행
첫댓글 수고가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