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월 1일, 조선의 독립을 외치며 일어난 3.1운동...
이제 그 3.1운동의 100주년이 다가온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3.1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3.1운동은 명백히 실패했고, 또 3.1운동으로 인해 무슨 조선인들이 받는 대우가 나아진 것도 결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전국적으로 200만 명의 사람들이 목이 터져라 독립 만세를 외쳤으나, 그 외침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당했고, 조선 민중들이 원했던 독립은 일제의 잔혹한 탄압으로 끝내 실패했지요.
게다가 3.1운동으로부터 4년 후인 1923년,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일본인들이 분풀이 삼아서 조선인 6천 명(2만 명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사건도 벌어졌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무슨 조선인들이 받는 대우가 나아졌다는 소리는 결코 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3.1운동을 계속 강조하면 할수록, 한국인들은 무기력한 비폭력 시위만 하면서 계속 고통만 받아야 하는가? 라는 의구심도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3.1운동을 비판한 독립운동가 김산의 절규가 무척 가슴에 와 닿는다고 여겨서 올려 봅니다.
"1919년 어느 가을날, 조국을 빠져나오면서 나는 조국을 원망했다. 그리고 울음소리가 투쟁의 함성으로 바뀔 때까지는 절대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굳게 맹세했다."
"조선은 평화를 원했으며, 그래서 평화를 얻었다. 저 평화적 시위가 피를 뿌리며 산산이 부서져버리고 난 이후에. 조선은 멍청하게도 세계열강을 향하여 국제정의의 실현과 민족자결주의의 약속 이행을 애원하고 있는 어리석은 늙은 할망구였다. 결국 우리는 그 어리석음에 배반당하고 말았다. 하필이면 조선 땅에 태어나서 수치스럽게도 이와 같이 버림받은 신세가 되어 버렸을까? 나는 분개했다. 러시아와 시베리아에서는 남자건 여자건 모두가 싸우고 있었고, 또한 이기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자유를 구걸하지 않았다. 그들은 치열한 투쟁이라는 권리를 행사하여 자유롭게 쟁취하였다. 나는 그곳에 가서 인간해방의 비책을 배우고 싶었다. 그런 후에 돌아와서 만주와 시베리아에 있는 200만의 조선 유민들을 지도하여 조국을 탈환하겠다고 생각했다."
- 출처: 한국 근대사 산책 6권: 사진신부에서 민족개조론까지/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