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배께!
이 글을 어찌 어찌 읽으시게 될 지 모르시겠으나
내 마음은 아직도 선배와 반대요 엎질러 질 물인 지 자식 녀석들과도 한 번 상의 했으면 합니다
재판이나 서류는 그것 대로 진행을 하시건 말건 죄송하게도 후배인 내가 어찌 할 ?
애비와 자식은 관계가 그냥 저냥의 일상관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천륜이라 하지요 1촌
부부는 사실 속 셋 말로 등돌리면 남남이 되는 거고, 촌수도 무촌이라지만 그게
아무 촌수도 없는 오촌 육촌보다도 못한 것이 되기도 하지요
물론 때에 따라서는 완전 생판 원수도 그런 원수는 드물지요 등 가렵고 몸 아플 때가
앞으로 여러 번 올텐데 설령 별거후 살면서 시일을 지나쳤다 해도 갈라진 것은 아직 아닌데
현재는 법적 진행이 이루어 진다니 갈라지는 중인 듯합니다
상실의 고독을 어찌 하렵니까 참말로
-중략-
감정과 이성이 교차했던 시간이 많으셨을 거구 돌이키기 힘든 상태이기에
숙고를 거듭한 결정임에는 익히 인지한 바 있읍니다만서도 자식들은 또 다른 차원인 것이지요
아비가 있던 자리가 자식들이 현재는 아무렇지 않을 듯하나 그 자식들이 어버이가 되면
그 때가 되면 그 빈 자리의 허전함이 얼마나 크고 어떤 상실보다 무거운 지를 알게 되는 것이지요
아비이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서 살아계실 때 아버지에게
못한 죄를 용서 빌면서 천주께 가끔 기도하는 중이다 보니 그 아픔이 느껴지는 것이지요
등돌리실 형수와는 어떨 지 몰라도 ,, 자식들과는 소통의 끈을 지속하시길 빌며 -후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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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님,
덕분에 2개월반 동안 편안히 잘 지내고 와서 인사가 늦었소이다.
오자마자 옷이 없어서 집에 가서 짐을 모두 챙겨 가지고 나왔고,
변호사와 협의하여 재판을 진행시켰습니다.
불필요한 이야기를 자꾸 하게 돼서 미안하지만,
참으로 오랜 세월 동안 참으며 함께살아왔으나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어서
친구들을 만나니 집에 보내주질 않아서 과음을 하고,
어제도 동생과 좀 심하게 마시고...
앞으로 좀 자제해야 할 것 같소이다.
제수씨가 아침에 일 나가서 밤 늦게 들어오고,
동생이 당분간 일이 없어 함께 지내는 관계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인천 동생 집에서 지내는 것이 별로 불편하지 않구려.
모쪼록 하시는 사업 잘 되시고,
내가 주변 정리가 되는 대로 다시 갈 지도 모르는데,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시구려.
인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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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설명 ; 아는 학교 선배께서 두어달 제 집에서 동거하면서
50대 후반인 이 양반의 최근 몇 년 처지를 들으면서 처/자식들과 본인과의 관계가
회복하기 힘든 상태가 되었다는 현실에 베트남 거주 기간을 접고 돌아간 후
선배와 안부인사를 주고 받은 글을 카페에 소개하게 됩니다
부부관계가 각박한 실태의 가까운 예가 됩니다 첫 째 자식은 이미 서른 살 가까운데
원인은 남편인 선배의 실직후 , 집안에서 현업 영어 교사인 부인과
대학 졸업 생인 두 자녀로 부터 본인이 겪은 고난이 주가 되었고 가계를 25,6년가까이를
그간 부양한 후 재충전의 기간을 심각히 갖는 중
가장으로서 받은 푸대접이 얼마나 가관이었음을 자식입으로 (자식들 엄마는 묵묵 부답)
"아버지 빈둥대시지 말고 일용직이라도 알아보셔야 하는것 아닙니까?"
확인하게 되어 짐을 싸서 베트남 행비행기 표를 끊게 되었던 사연입니다만
.....인생의 황혼길, 안타까운 사연에 후배는 아무 것도 더 이상 해줄 일이 없음에 더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