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주재 신임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4
이준석에 철부지, 애송이 표현도
안철수 자가격리, 가장 큰 변수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문제가 지도부의 감정싸움으로 격화하면서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민의당 당직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안철수 대표가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5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철부지에 애송이까지 나온다. 국민의당의 중도공략 화법인가 보다”라며 “37살 당 대표에게 저렇게 말하면서 2030에게 어떻게 비춰질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명대사 ‘We salute the rank, not the man(우리는 지위에 경례하는 것이지 사람에 경례하는 것이 아니다)’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이준석이 당 대표가 아니라 철부지 애송이로 보이니까 정상적인 질문에 정상적인 답변이 안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합당의 대의나 국민들의 야권통합에 대한 열망보다는 그냥 이준석에 꽂힌 것”이라며 “그러니까 대놓고 남의 당 전당대회에 개입해서 이준석 떨어뜨리려고 하고, 지금도 철부지 애송이 소리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합당에 대해 예스(Yes)냐 노(No)냐는 질문은 국민의당이 제안한 합당인데도 답변이 정말 어려운가 보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합당은 애초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단일화 과정에서 다급한 상황 속에서 먼저 선언한 것”이라며 협상 논의가 겉돌자 “안철수 대표와 직접 이야기해야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제가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3주째 ‘만납시다’, 이 얘기만 하고 있다”라며 “예스나 노냐고 간단하게 물어봤는데 안철수 대표 쪽 말이 길어지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김종인, 이준석류는 그런 안철수 대표 측의 반복되는 협상전술에 안 넘어간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 대표와의 회동은 물론 합당에도 부정적 입장을 표출했다. 그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에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합당이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되는지 원천적인 물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통합의 시너지가 나지 않으면 정권 교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합당 실무협상단 소속이었던 국민의당 김윤 서울시당위원장도 지난 3일 “국운이 걸린 정권교체를 앞에 두고 제 분수를 모르고 제멋대로 장난질하는 철부지 애송이도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일부 인사는 안철수 대표의 독자 출마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3일 라디오에서 야권 외연 확장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현재로선 안철수 대표가 대선 후보로 출마해서 그런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니냐”며 독자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국민의당 당직자 한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안 대표가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도 변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휴가 기간 시작 전인 8일까지 합당 협상을 마치자며 안 대표에게 만남을 요청한 상태다.
안 대표의 자가격리로 인해 국민의당은 5일 최고위원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은 물론, 국민의힘과의 합당 협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국민의힘으로 결집하는 상황에서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마지막 남은 퍼즐은 합당 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이 배수진을 쳤지만, 제3지대의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의힘이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를 접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