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무 국방장관이 GP를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영무 국방장관이 지난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말이 이틀째 화제가 되고 있다. 비무장 지대의 전방감시초소(GP) 10여 곳을 시범적으로 철수시킬 것이라는 내용이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이날 GP 철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북한은 몇 개의 GP를 철수하기로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비례성 원칙에 입각해 철수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비무장 지대 안에 있는 GP 10여 개를 철수할 계획”이라며 “군사분계선과의 거리가 1km 이내인 GP부터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GP 몇 개를 철수하기로 했냐”는 무소속 서청원 의원의 질의에 송 장관은 “남북이 서로 (군사분계선에서) 가까운 것부터 단수(單數)로 몇 개 철수하고 나아가 복수(複數)로 철수하자고 했다”면서 GP 철수는 한국이 먼저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북한과의 형평성을 맞춰 상대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남북 상호 간에 철수한 GP의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답변에 국회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측 GP와 북한군 GP 숫자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하게 같은 수의 초소를 철수해서는 안 된다”며 “상호주의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철수할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규백 국방위원장 “남북 간 비례성 원칙에 따라 철수해야”안 의원의 지적처럼 비무장 지대 안에 설치한 우리 군과 북한군의 GP 숫자는 크게 차이난다. 우리 군의 경우 60여 개의 GP를 운용 중인 반면 북한군의 GP는 160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즉 송 장관의 말처럼 우리 군이 10여 개의 GP를 철수시킨다면 북한은 최소한 26개의 GP를 철수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 2017년 9월 육군 제6사단 GP를 찾은 송영무 국방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지난 7월 31일 남북 장성급 회담 이후 GP 철수에 대해서는 북한 측이 그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어 송 장관의 발언이 북한군 측과 논의 끝에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국방부 관계자 또한 “장관께서 국회에서 10여 개의 GP라고 말씀하신 것이 무엇을 근거로 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GP 철수와 관련해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남북한의 GP 철수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 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조치”라고 높이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브룩스 사령관은 “군사분계선은 한반도에서 적대적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며 “유엔군 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저는 군사적 긴장완화를 지원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대한민국 방어에 책임을 진 사령관 입장에서 GP 철수가 군사분계선을 지키는데 있어 어떤 군사적 의미가 있는지도 생각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다소 우려도 생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