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아줌마에게 배우는 피부미용 노하우
공중 목욕탕에 들어가면 접하게 되는 익숙한 풍경. 모두들 초록색 혹은 빨간색의
이태리 타월로 땀을 흘려가며 몸 구석구석 때를 미는 것이다. 평소 공중 목욕탕의
북적거림과 숨막힐 듯한 공기 때문에 공중 목욕탕에 가는 것에 심드렁했던 기자는 때는 미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이태리 타월로 열심히 미는 사람들을 우습게(?) 생각했다. 그런 기자가 직접 목욕탕 아주머니들에게 때밀이를 받고 스킨 케어까지 받으려니 약간 주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먼저 일본인 관광객들에게도 입 소문이
날 정도로 유명하다는 강남의 한 사우나에 갔다. 일본인들을 위해 전용 라커룸을
설치하고 각종 스킨 케어와 목욕탕 이용법을 일본어 책자로 따로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일단 먼저
간단히 샤워를 하고 일본 관광객들이 받는 다는 코스를 선택해서 바디 케어를 받기로 했다. 인삼탕과 녹차탕을 오가며 몸을 불리고 나서
황토 찜질방으로 들어가서 땀을 뺐다. 그런 다음 냉탕에 잠시 들어가서 열기를 식힌 후 본격적인 때밀이를 받았다.
때밀이만 전문으로 하는 A 아줌마는 피부 결을 따라 때를 밀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내키는 대로 여기 밀고 저기 미는 식은 피부에 자극만 되고 노화를 앞당긴다는 것. 실제로 그녀는 심장에서 가장 먼 부위인 발가락부터 순차적으로 때를 밀었다. 때를 다 밀고 나서 전신에
머드팩을 발랐다. 머드를 바른 채 찜질방에서 약 5분 정도 있다가 나와서 샤워하고 다시 오일 마사지를 받았다. 경락 마사지를 겸한 오일
마사지가 끝나고 우유로 몸을 한 번 닦은 다음 올리브 오일 2큰술 정도를 손에 덜어 스킨 바르듯 얼굴에 문질렀다.
사우나 피부 관리실에 있는 B 아줌마는 안면 홍조증이 있거나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피부에 우유와 올리브 오일이 효능이 있다고 귀띔했다. 우유 적당량에 올리브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려 얼굴에 살살 문지르면 피부가 몰라보게 촉촉하고 윤이 난다고. 샴푸를 한 다음 달걀노른자에 올리브 오일 몇 방울을 넣고 잘 섞은 것을 머리에 바르고 뜨거운 수건으로 감싸고 있으면 푸석푸석하던 모발에 윤기가 흐르게 된다고 올리브 오일 예찬론을 늘어놓았다.
오일 마사지를 마치고 한방팩을 받을 차례. 한방 재료 특유의 향기와
더운 공기에 열이 올랐던 얼굴을 식혀주는 차가움이 기분 좋았다. 특이한 점은 한방팩을 한 상태에서 다시 밀가루를 섞지 않은 생오이 간
것을 얼굴에 발랐다는 것이다. 열기가 높은 목욕탕에서 피부가 자칫
지칠 수 있기 때문에 간 생오이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함이란다. 팩을 마치고 나서 머리를 감음으로써 대장정의 목욕탕 코스가 모두 끝이 났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제대로 된 때밀이와 때밀이 이후의 바디 케어는
피부 상태를 확실히 다르게 했다. 물론 피부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평소 목욕 후 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바디 로션을 바른다고 법석을 떠는 기자의 경우, 이번에는 스킨, 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될
만큼 피부가 전혀 당기지 않고 윤이 났다.
공중 목욕탕에서 때를 밀고 안 밀고는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 확실한 것은 피부 결을 따른 때밀이와 천연 재료와 올리브 오일을 이용한 바디 케어는 한 번쯤 해볼 만 하다는 것이다.
목욕탕 아줌마들이 전하는 시크릿 스킨 케어 비법
때밀이에도 순서가 있다
때를 밀 때도 피부 결을 따라 밀어야 잘
밀리고 살갗이 따갑거나 붉어지는 등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
먼저 왼쪽 발가락부터 시작해서 왼팔까지
왔다가 다시 왼팔에서 내려오면서 왼쪽
발가락까지 때를 민다. 그런 다음 반대편
발가락도 동일한 과정을 반복한다.
이제는 몸의 옆부분을 밀 차례. 왼팔부터
시작해서 왼발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왼팔로 돌아온다. 옆부분 씻기를 마치면 등을
민다.
발 뒤끝에서부터 목까지 밀고 다시 목에서 발뒤꿈치까지 내려가면서 때를 민다.
등 밀기가 끝나면 몸의 오른쪽 옆부분을
민다.
오른손에서 시작해서 오른발까지 씻어 내려가다가 다시 오른손으로
올라와서 마무리. 목과 팔 안쪽, 겨드랑이 부분을 민다.
비누칠로 때밀이를 마무리하는데 이 때 얼굴은 부드러운 타월에 비누를 묻혀서 닦는다.
일석이조! 천연 스크럽&마사지
유럽 등지의 유명 스파에서 널리 애용하는 방법. 고운 미용소금 적당량에 올리브오일과 꿀을 큰 수저로 두 큰술 넣는다.
여기에 계란 흰자를 잘 섞어서 몸에 살살
문지른다. 각종 천연 재료와 섞인 미용소금이 스크럽 작용을 해서 따로 때를 밀 필요가 없으며(이걸로 스크럽을 하면 때를
밀어도 나오지 않는다고 함) 오일과 꿀 성분이 피부를 윤기 나게 마사지하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밖에 살구, 녹두, 율무, 모과, 팥, 맥반석, 백봉영, 해초, 숯 등 천연 재료들을 가루로 내어 섞은 것을 1티스푼 정도 물에
개어서 3분 정도 얼굴에 살살 문지르면
딥 클렌징 효과와 함께 얼굴의 안색이 맑아진다. 천연 재료들은 경동시장이나 대형 화장품 매장에 가면 가루로 된 것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목욕탕 아줌마들의 미용팩 노하우
먼저 거품 낸 계란 흰자로 얼굴을 마사지하듯 닦은 다음 올리브 오일을 얼굴에 골고루 펴 발라 역시 가볍게 마사지한다.
쑥, 밤껍질, 율무, 녹두가루, 도라지 가루
등 가루로 된 천연 재료를 이용한 한방팩을 하는데, 1회 팩할 정도의 양에 계란 노른자 하나를 잘 섞은 것을 얼굴에 펴 바르고 10분 정도 기다린다. 10분 후 한방팩제를 씻어내지 않고 그 위에 바로 생오이를 간 것을 얼굴에 펴 바른다. 이 때, 오이에 밀가루는 섞지 않으며 15분쯤 후에 미지근한 물로 얼굴을 씻는다. 얼굴에 발랐던 팩제는 그냥 물로 씻어 내리지 않고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은 기본 에티켓! 미용팩은 때를 다 밀고 난 후, 머리를
감기 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목욕 중이 아니라면 먼저 스팀타월로 모공을 연
다음 한다.
부인병과 피부 미용에 특효인 쑥찜
쑥을 달인 물의 수증기가 부인병과 피부
미용에 좋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 쑥 증기로 좌욕을 하면 냉 대하증, 생리통, 자궁 염증 등에 효험이 있고 쑥 수증기를 얼굴에 쐬면 기미나 얼굴의 잡티를 옅게 해주고 중이염과 목염의 통증을 완화시킨다고 한다.
쑥찜에 들어가는 재료는 쑥, 당귀, 천궁,
민들레뿌리, 박하, 백반, 죽염, 지네 등이
필요하다. 탕기나 솥에 쑥을 먼저 두 웅큼
정도 깔고 나머지는 반 줌씩 집어넣는다.
백반은 맨 마지막에 극소량을 넣고 지네는 한 마리면 된다. 물은 솥의 절반 정도만 채운다. 펄펄 끓으면 솥을 내려 수증기를 쐰다. 이 때 머리에 큰 수건을 뒤집어쓰고 수증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두 세 번 반복한다.
첫댓글 언젠가 몸이 너무 힘들어 그분들의 도움을 받고자 몸을 내밀었다 혼쭐난적이 있기도 하고(너무 아파서) 또 때는 각질인데 과도하게 그렇게 까지 밀어야 할까 의구심이 많았는데....글을 읽고 조금 생각이 달라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