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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UV 자동차 원문보기 글쓴이: 샤프한코카
고유가·경기침체로 쓸만한 차도 '정리'
상반기 32만대 폐차… 작년보다 15% 늘어
19일 오후 2시쯤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의 양평종합폐차장. 4290㎡(1300평) 넓이의 이 폐차장에는 폐차될 순서를 기다리는 300여대의 차량이 3~4m 높이로 층층이 쌓여있었다.
앙평종합폐차장에서 올 들어 하루 처리하는 차량은 대략 12~13대 정도.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감당할 수 없어 사양하는 형편이다. 종업원들은 "요즘은 담배 피울 시간도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유가(油價)가 오르고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폐차가 늘어나 폐차장이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폐차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우선 고철값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올라 폐차할 때 받는 보상금이 많아진 덕분이다. 고철값은 지난해 초 ㎏당 300원선에서 올 초 600원까지 급등했다. 덕분에 폐차장도 폐차에서 나오는 고철을 팔아 짭짤한 이윤을 남길 수 있어 폐차 의뢰인에게도 지난해보다 10만원 가량 더 얹어주고 있다.
19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평종합폐차장에 층층이 쌓여있는 차량들 사이로 지게차가 폐차시킬 차를 실어 나르기 위해 움직이고 있 다. 고유가와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이곳에서 하루 동안 폐차되는 차량이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
한국자동차폐차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폐차 대수는 32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특히 6월에는 5만7600대가 폐차되면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5%나 늘었다. 협회의 김학훈 차장은 "IMF 때 폐차가 확 늘어난 뒤로는 올해가 예년에 비해 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폐차 대수는 1996년 48만9000대에서 1997년 58만5000대, 1998년 56만2000대로 급증했다가 이듬해 45만6000대로 다시 떨어진 바 있다. 폐차장도 지난해와 올 상반기 30곳이 더 늘어나 전국적으로 408곳에 달하고 있다.
또 수도권 지역의 경유나 디젤차량 소유자가 폐차할 경우, 환경부가 수도권 대기 오염을 잡겠다는 취지로 차 크기에 따라 최고 100만원까지 보조금을 주는 제도를 만들자 폐차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여기에 경기 불황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에서 폐차업을 하는 기전산업에는 요즘 '조기(早期) 폐차'하러 오는 차량이 늘었다. 이 회사 강웅희 부장은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아직 탈 만한 차들도 폐차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세금 등 유지비나 고유가를 감안할 때 오래된 차를 끌고 다니는 것보다 폐차한 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더 이익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2008년8월19일 오후3시쯤 경기도 양평의 한 폐차장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