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이북에서 내려와 정착한 곳을 떠난것은 1976년 이었다.
이사 간 곳은 남편없인 살아도 장화 없인 못 산다는 사당동 이었다.
비만 오면 지하실엔 물이 차오르곤 했고 맏딸인 나는 그 물을 퍼내느라 늘 비상사태 였다.
힘들고 지겹지만 물을 다 빼내면 뿌듯한 기분도 들곤했다.
백일전 엄마 보내고 맞이한 첫추석이다.
엄마가 늘 해주시던 이북식 녹두부침개를 여동생은 울면서 부쳤다한다.
시부모님이 결혼전에 이미 다 돌아가셔서 동생은 엄마랑 늘 명절음식을 준비하곤 했다.
추석전날 비가 내렸다.
평소에는 괜찮은데 비만 오면
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
살아계실때도 비 많이 오면 전화드리곤 했다.
아마 그사당동 시절이 남아 있었나보다.
비 오는 날 엄마에게 전화해야지 하다 눈물 흘린적이 많다.
올 여름 은 비가 왜 이리 자주 오는지
학원 할때 삼년전에 엄마를 떠나 보낸 초등 사학년 남자 아이가 있었다.
평소에는 개구지고 명랑한 녀석이었다.
이월 종업식을 한 그녀석이 이런 말을 한다.
"쌤 웃겨요
애들이 담임쌤 하고 작별 한다고 울구 막 그래요."
"넌 안 울었어?"
"그게 뭐 슬프다고요
전 엄마 장례식에서도 조금 울고
그 다음엔 한번도 안울었어요"
"잘했어 그런데 친구들이 너만 안울면 미워할 수도 있으니 남들 울땐 우는 척이라도해"
이녀석이 엄마 이야기 내게 처음으로 한 날이다.
내여동생 이 녹두부침개 보고 그랬던 것처럼 내가 비만 내리면 눈물나는 것 처럼 이 녀석은 남들 우는 것 보면 엄마를 떠올리나 보다.
이 녀석은 언제쯤 참아내지 않고 울 수 있을까...
엄마의 녹두 부침개가 먹고 싶은
추석 이었다.
동생이 건네 준 부침개는 냉동실에 그대로 있다.
차마 꺼내지 못한 채로...
추석날 스마트폰으로 찍은 보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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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가족 이야기
엄마 보낸 후 첫 추석
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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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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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친정엄마가 요양병원으로 가신지 두 달...불안해 죽것어요..ㅠㅠ
삶과
죽음에 대해
때로는 깊이 생각해보게됩니다
울 엄니도 8/11일에 돌아가시고 첫 추석 보냈어요 (썰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