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 '아이언 이글'시리즈에 맞먹는 무수한 항공공학적, 군사적 구라가 잔뜩 첨가된 애니임에도 불구하고, 첫 방영(1985년)이래 근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엄청난 팬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이 애니의 매력인데, 과연 이러한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우선 뭐니뭐니해도 아동용 만화답지 않은 비교적 진지하고 무게있는 스토리와 소재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첫번째 글에서도 잠시 밝혔듯이 에어리어88의 스토리는 전투 장면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히 말로 풀어낼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합니다. 다시 말해 메카닉끼리의 화려한 전투씬 외에도 그 메카닉을 조종하는 인간들의 오욕지정이 얽히고 설켜 만들어 내는 스토리가 매우 볼만하다는 이야기지요.
또한 이 만화의 원작자 신타니 카오루는 이 만화의 아이디어를 중동 전쟁과 미국의 용병비행단 플라잉 타이거스 등의 실제 전사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그러한 모티브도 관객들이 작품을 더욱 리얼하게 느끼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적어도 변신소녀물이나 로봇물보다는 사람들에게 더욱 현실적으로 먹혀들어갈만한 만화 아닌가요?
그런 덕분에 메카닉들 사이의 화려한 전투씬에 열광하는 소년들이나, 좀더 묵직한 스토리를 원하는 성인들에게나 무리없이 어필할수 있는 작품이 되었고, 20년의 시간이 지나 속편이 등장할 정도로 세대를 뛰어넘은 높은 인기를 얻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CG없이 뽑아낸 박력있는 화면(물론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솔직히 좀 '구리'지만, 밥맛 떨어지는 푸르딩딩한 배색의 당시 애니들에 비하면 정말 대단했죠), 그리고 본격 팝뮤직적인 감각으로 만들어진 훌륭한 사운드트랙 등이 이 작품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에어리어88이 1989년 현충일 시즌, 추석 시즌, 1990년 어린이날 시즌 이렇게 3차에 걸쳐 KBS에서 방영되었고, 1990년에는 비디오로, 1994년과 1995년에는 모 만화사에서 원작 만화책의 해적판이 발매되었습니다. 그리고 근래에 들어 정식계약을 맺고 원작 만화책과 OVA-DVD가 다시 국내에 유통되고 있지요. 이제는 돈만 있으면 누구라도 에어리어88의 감동을 다시금 만끽하실수 있습니다. 저도 DVD를 한 세트 가지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