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상대성 이론은 두 가지 가정을 전제한다. 첫째는 상대성원리로, 모든 관성기준계에서 물리법칙은 동일하다. 다시 말해서 물리실험을 통해서 한쪽 관성좌표계와 다른 쪽 관성좌표계를 구분할 수 없다. 그리고 두 번째 가설은 광속불변의 원리로, 진공에서 빛의 속력은 관찰자의 속도나 광원의 속도와 무관하게 모든 관성기준계에서 동일한 값을 갖는다. 빛의 속도는 진공에서 299,800km/s이다. 누가 보아도 이 빛의 속도는 변하지 않는다.
시간 지연(time dilation)은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의 결과물 중 하나로, 시간기준계가 절대적이라는 기존의 가정을 부정하고 상대적 시간기준계를 제시한 이론이다. 이 이론은 서로 다른 두 물체가 상대적 시간기준계를 가졌다는 기준 하에, 더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다른 물체에게 상대적으로 더 느리게 관측되는 현상을 설명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예로 뮤온 입자, 원자시계 실험 등이 있다. 시간 지연 외에도 시간 팽창, 시간 늘어남이라고 불린다.
아인슈타인은 주로 ‘사고실험’을 통해 개념을 정립하였다. 이는 주변의 사실들을 관찰한 다음 그러한 관찰로부터 어떤 사실을 이끌어내는 귀납적 방법이 아니라, 가설을 먼저 세운 뒤, 머릿속으로 그러한 진리를 사고실험을 통해 검증하여 결론에 도달하는 연역적 방법을 택했다. 즉, 가설적 결론을 먼저 세운 다음, 이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느려지는 시간’이나 ‘휘어진 시공간’ 같은 현대 물리학과 우주론의 패러다임을 이러한 생각의 실험을 통해 새롭게 바꿔놓았다. 아인슈타인은 등속(일정한 속도)으로 움직이는 기차에 탄 승객과 기차 밖 관찰자라는 사고실험을 통해 시간의 상대성 개념을 이끌어낸다.
정지한 기차에서 승객이 빨간 공을 떨어뜨리면 빨간 공이 자유 낙하한다. 승객은 공이 직선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고 기차 밖 사람도 승객과 똑같은 공의 궤도를 본다. 이번엔 등속으로 움직이는 기차에서 승객이 공을 떨어뜨리면 승객의 눈에 공의 궤도는 직선이다. 그러나 기차 밖 사람이 본 공의 궤도는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승객과 기차 밖 관찰자에게 그들이 지켜본 공의 궤도에 대해 물어보면 승객은 직선이라고 하고, 기차 밖 관찰자는 포물선이라 답할 것이다. 어떠한 것도 하나의 진짜 궤도라고 할 수 없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사고실험을 통해 결론을 내리는데 공이 그리는 궤도는 단 하나일 수 없다는 것이다.
관측자와 상관없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절대 위치란 없으며, 오로지 처한 상황에 따라 위치를 평가할 수 있는 상대적 위치만이 가능하다. 위치에는 거리 개념이 포함돼 있고, 위치와 거리는 다시 공간 속에서 정의되는 물리량인 까닭에 관측자와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 절대 거리와 절대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의 동시성은 이로써 깨졌다. 항상 똑같은 시각으로 측정되는 절대적 시간은 존재하지 않으며, 시간이란 단지 관측자의 상대 운동에 따라서 다양하게 받아들여지는 물리량이라고 그는 말한다.
아인슈타인은 빛이 파동임을 증명했던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였던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의 길을 따라 사고실험을 이어갔는데, 그 과정에서 광속으로 빛을 쫓아가보니 빛은 파동성을 잃는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광속불변의 원리와 빛이 파동이라는 전제는 이미 입증된 사실이었다.
그는 뉴턴 고전 역학의 속도개념을 뿌리부터 재해석해 들어간다. 시속 100㎞로 달리는 기차 안에서 새가 같은 방향으로 시속 10㎞로 난다고 했을 때, 고전적 계산법을 따르면 새의 속도는 100+10, 곧 시속 110㎞가 된다. 이제 기차에 탄 새를 ‘전등’으로 바꾼 뒤, 기차의 이동 방향으로 전등을 켠다. 전등 빛은 빛이므로 광속으로 달린다. 기차 밖 정지한 관찰자에게 전등 빛의 속도는 얼마로 보일까. 고전적 계산법으론 전등 빛의 속도는 기차속도에 광속을 더한 속도여야 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보기엔 우주의 어떤 물체도 광속을 넘을 수 없으므로 그 속도(기차속도+전등 빛 속도)는 광속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딜레마가 속도의 정의와 연관이 있다고 보았다. C(속도)= S(거리)/ T(시간)이다. 속도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양이므로, 분자(거리)가 커졌는데 속도는 변함없다면, 당연히 분모인 시간도 커졌을(늘어났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내놓은 답은 ‘시간의 연장’이었다. 이를 기차 속 전등 빛에 적용하면 속도(광속)는 일정한데 거리가 길어졌으니 시간도 늘어나야 한다. 그는 달리는 기차 안에서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결론 내린다. 시간 연장공식에 따르면 속도가 광속의 5분의 3배(60%)가 되었을 때, 시간은 1.25배(125%)로 늘어난다.
빛은 항상 어떤 이동 상태이든 관측자에게는 초속 30만km이다. 그렇다면 등속운동을 하고 있는 물체에서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갈까? 등속운동을 하는 물체는 상대적으로 정지하고 있는 물체보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 쉽게 말하자면 기차 안에서 이동하고 있는 나는 기차 밖의 사람보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 등속운동을 할 때 일어나는 현상은 시간 지연만이 아니다. 길이의 수축, 예를 들어 내가 앞으로 가야 할 거리가 수축되고, 그리고 질량의 증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