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라는 세월을 공들여 가꾼 정원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고성 백암산 뒤 쪽에 자리 잡은 그레이스 정원은 마치 동화 속비밀의 숲의 한편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정원 같은 느낌을 준다.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길은 물론, 계절별로 아름다운 꽃들이 반기는 사계절 여행지다. 특히 여름이 다가오면 정원의 반을 가득 채우는 화사한 수국 꽃송이가 아름다운 색을 뽐낸다. 발길 닿는 모든 곳이 그림이 되는 곳, 고성 그레이스 정원으로 떠나보자.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 길 양옆으로 화사한 수국들이 피어난다. |
조금은 이른 시기에 방문해서인지 수국은 만개를 하기 전이었다. 그래도 구석구석 피어나기 시작한 수국들의 자태는 앞으로 얼마나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지 한껏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정원 입구엔 푸른색과 하얀색의 수국들이 피어났다. |
입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길과 그 아래 산수국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아래엔 동그란 돌 길이 수놓아져 있고 잘 가꿔진 정원의 모습이 보이는데,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도 참 좋은 길이었다.
바닥에 놓인 동그란 돌 길들이 참 매력적인 길이다. / 예쁜 돌길들이 많이 보인다. |
그레이스 정원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정원 바닥과 돌담들을 예쁜 색상의 돌들로 꾸며 놓은 것이다. 군데군데 예쁜 포토 스폿들이 많았는데, 그 포인트들은 대부분 예쁜 돌로 꾸며져 있었다.
정원을 둘러보고 있으니 한편에 꽤 많이 수국이 핀 자리가 있었다. 대부분은 수국들이 길 따라 심어져 있었는데, 이 길은 무성하게 수국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마치 꽃 속에 파묻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무성한 수국 꽃밭을 지나니 처음에 보았던 메타세쿼이아길이 반대편에서 보였다. 붉게 물든 장미가 피어 있어서 였을까? 분명 같은 길인데, 반대편에서 바라보니 전혀 다른 길처럼 보였다.
그레이스 정원 내에는 메타세쿼이아길이 몇 군데 있었는데, 중앙에 위치한 메타세쿼이아길이 가장 길고 규모가 커 보였다. 이곳 역시 양옆으로는 수국들이 나무 아래에 자리 잡고 있었고, 등산 로로 이어지는 길과 교회의 모습도 보였다.
푸른 수국이 지겨워질 즘 그레이스 정원 내에 있는 카페 앞쪽에서 다양한 색상의 수국을 만날 수 있었다.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 수국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테이블이 비치되어 있었는데, 바로 이 옆쪽이 내가 정원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간 두 곳이 있다.
첫 번째 길은 메타세쿼이아 나무와 좁은 길 양옆으로 푸른 수국이 피어 있었는데, 좁은 길 덕분에 사진 찍기에도 너무 좋았고 길진 않지만 산책하기 참 좋은 길이었다.
가끔 수국들을 보러 가면 뜨거운 태양 빛에 꽃잎들이 다 피기도 전에 타버리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곳은 나무 그늘이 많은 덕분인지 수국의 꽃잎이 아주 생생하다. 수국은 토양의 성질에 따라 다른 색상을 띄는데, 그레이스 정원의 수국들은 대부분 푸른빛을 띄고 있다. 그런데 너무 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연하지도 않은 오묘한 푸른빛을 띠고 있어 흔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레이스 정원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아름다웠던 길 |
두 번째 길은 첫 번째 길 바로 옆에 있던 길인데 아주 좁은 나무 틈 사이로 작은 오솔길이 나 있는 길이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연상되었던 곳! 나무 밑동이 보이지 않고 초록 잎으로 가득 메워진 길이라 더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사진찍기 참 좋은 포인트라 한참을 이곳에서 서성거리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 마냥 길을 거닐어 보았다.
카페 앞에 펼쳐진 잔디밭을 지나면 그레이스 정원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멋스러운 길이 나온다. 이 길 역시 앞선 정원들의 길처럼 돌을 이용해 멋스럽게 바닥을 정비해두었는데, 돌바닥 덕분에 더 이국적인 모습을 갖춘 듯하다. 이 길은 아래에서 봐도 예쁘고 위쪽으로 올라가서 하늘과 앞쪽에 있는 산과 함께 펼쳐진 모습을 내려봐도 예쁜 곳이었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모습 /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모습 |
함께 여행하면 좋은 고성 여행지
1. 여기가 그리스야 한국이야? 카페 도어스
여기가 그리스야 한국 이야? 마치 그리스 산토리니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곳은 경남 고성 앞 바다에 자리 잡은 카페 도어스. 새하얀 벽과 대비되는 푸르른 바다, 알록달록 강렬한 색상들로 포인트를 둔 카페다. 어디에서 포즈를 잡든지 소위 말하는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그런 곳.
바다가 보이는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시원한 음료와 달콤한 디저트를 함께 먹고 있노라면 머나먼 휴양지에서 바캉스를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바다를 바라보며 앉을 수 있는 자리들이 많다. |
※ 카페 도어스
-위치 : 경남 고성군 고성읍 신월로 166
-주차장 : 무료
-운영시간 : 매일 11:00~22:00
2. 하늘 맛집, 고성 송학동고분군
구름이 예쁜 날 방문하면 더 예쁜 송학동고분군 |
푸르른 잔디 위로 우뚝 솟아 있는 사적 제119호인 고분군. 옛 것과 현대가 사이좋게 도심 속에 공존하고 있는 송학동고분군은 소가야 지배자들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곳은 잔디밭이 잘 깔려 있고 뻥 뚫려있는 시야 덕분에 하늘이 예쁜 날 방문하면 더 좋고 피크닉도 가능한 곳!
날씨 좋은 날 잔디 위에서 피크닉을 즐기기 좋다. |
다만 고분군 산책로로 올라가기 전 아래쪽에 있는 잔디밭에서만 피크닉이 가능하고 산책로로 올라가서는 고분군 보호를 위해 잔디밭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고분군을 한 바퀴 둘러보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하지 않고 산책로도 초입만 조금 가파르고 그 뒤부턴 그리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길이어서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고분군으로 올라가는 초입 길은 조금 가파르다. / 현대적인 것과 옛 것이 공존하고 있는 공간 |
고분군에 어느 정도 올라가면 산으로 둘러 쌓인 고성 도심이 보이는데, 옛 것과 현대의 것들이 공존하고 있는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산책로 초입에 서서 찍으면 예쁜 사진을 건질 수 있다. |
※ 고성 송학동고분군
3. 연꽃이 피어나는 곳, 상리연꽃공원
연꽃과 수련이 아름답게 피는 공원인 상리연꽃공원은 그리 넓진 않지만 고즈넉함을 느끼며 거닐 수 있는 공간이다. 아직은 수련만 조금 피어 있었지만 곧 뜨거운 여름에 접어들면 단아한 연꽃들도 하나둘씩 피어나 호수를 핑크빛으로 물들인다.
공원 중간에는 돌다리가 하나 있는데 돌다리 위에서 보이는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정면으로 보이는 산들도 예쁘고 오른 편으로 줄지어 서 있는 나무들도 무척이나 정겨운 모습이다.
원래 연꽃공원들은 대부분 나무 그늘이 없이 내리쬐는 태양빛을 다 받아야 해서 덥기 마련인데, 상리 연꽃공원은 나무그늘이 더운 여름에도 여행하기도 참 좋은 곳이었다.
나무그늘 덕분에 앉아서 연못을 감상하기 좋다. |
공원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둘러보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한 바퀴 둘러본 뒤 나무 그늘에 앉아 연못을 감상하며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4. 고즈넉한 고성 장산숲
조용히 거닐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은 장산숲. 연꽃이 피는 작은 연못이 있는 이곳은 조선 태조 때 조성된 고성의 인공림이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86호이기도 한 이곳은 중앙에 작은 정자가 있고 여러 가지 나무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라 그늘 아래 정자에서 휴식하기 참 좋다. 주변 산책로를 따라 수국들도 심어져 있는데 아직은 수국들이 작지만 더 자라고 나면 여름이 올 즘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할 듯하다.
해 질 녘, 방문한 장산숲에는 아름다운 빛들로 연못이 일렁이고 있었다. 멋스러운 나무들도 연꽃은 피지 않았지만 빛을 받은 연잎들까지도 아름다웠다.
해 질 녘, 방문하면 빛이 예쁘게 들어온다. / 물 위에 떠 있는 연잎들 |
정자 앞쪽으로 돗자리를 깔고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앉아 있기도 좋고 혹은 길을 따라 산책하기도 좋다.
수국이 만발하는 동화 속 비밀의 숲! 고성 그레이스 정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잠시 쉬기에도 좋다. / 걷기 좋은 산책길 |
정자 바로 앞에 있는 다리는 주변 풍경과 잘 어우러져 있어 서서 혹은 앉아서 사진을 찍기에도 좋았다.
다리 위에 앉아있으면 정자와 장산숲의 모습과 함께 담을 수 있는 사진 포인트였다. |
※ 고성 장산숲
글, 사진 : 최지혜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