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스쿠터 타고
김현태
아내는,
생업이라는 빙판길 달리며
토끼를 쫓는 사냥꾼 같아서
말하자면 아내는 전투중이지요
석양 물결에 얼비치는 그림자 되어
반목의 도로 질주하는데,
아내는,
비참하게 발굴된 진흙길 헤치며
비탈길 오를 때
지구는 아전인수 현장이며
사람은 사람의 밥이듯
나는 아내의 밥이고 아내는 나의 밥이지만
남편의 게으름은 천성적이라고
가해의 거머리처럼 떨어지지 않는데,
아내의,
갈비살 사이 드러난 뼈마디 가르고
공복에 헐거워진 내장마저 유린한 채
낯 도깨비 되어 엑셀레다 당기고 있는
아내의 팔목을 놓지 않는데,
우리는,
동거하며 이인일성의
숨소리 거칠어질 때
그건 아니야 하고 주장하면
아내는 말없이 블라인드 너머
오색불빛을 바라보았고
그 때마다 이 지구는 아마
우주에 버려진 별똥별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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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회원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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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 이민화 시인님 그렇게 말씀하시니깐 우리는 억수로 북쪽에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걸요.~ 우리 만나는 날은 따스하지 싶습니다. 예감적중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