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감옥’이 있는 여순은 서해 건너편 요동반도 꼬리 지점에 있는 소도시입니다. 독립된 시(市)이면서도 행정상으로는 대련시(大連市)에 소속된 도시입니다. 안 의사나 단재 신채호 선생과의 인연이 없다면 별로 찾을 일이 없는 그런 곳입니다. 서울서 직항편은 없고, 인천-대련 노선을 이용해 대련을 거쳐서 가야합니다. 도시 곳곳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더러 남아 있었고, 대련보다는 확연히 작았습니다.
아직은 낡은 건물들이 즐비한 여순시내 거리 모습
여순은 세계적으로 손꼽는 군항(軍港)도시로 유명합니다. 러시아와 일본이 이곳을 점령하려고 다툰 것도 다 이 때문이지요. 지도를 보면 금새 알 수 있습니다만, 이곳은 천혜의 해안요새입니다. 차를 타고 가다보니 해안 곳곳에 군함들이 여러 척 정박해 있었고, 정확한 부대명은 알 수 없습니다만, 해군기지도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여순은 군항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여순항에 정박해 있는 군함
여순 해안가 도로변에 위치한 한 해군기지 정문 모습
여순시내에서 서쪽으로 20여분을 달리면 해안가에 공원 하나가 나타납니다. 이 공원은 홍콩의 한 재벌 기업인이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공원 입구에 도착해보니 간판이 세계평화공원(World Peace Park). 안으로 들어가보았더니 아직은 공사중이어서 조금은 어수선햇습니다. 정면에는 바다가 보이고, 좌우로 동상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습니다. 전체 동상 숫자는 103개라고 들었습니다.
세계평화공원 입구
공원 내부의 오른쪽 편 모습
공원 좌우로 줄지어 늘어선 동상들.
들어보니 이 동상들의 주인공은 세계평화에 기여한 분들이라고 하더군요. 두루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 각 국의 정치지도자들을 물론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오른쪽 중간 지점에서 낯익은 한 얼굴을 만났습니다.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상이었습니다. 왼손엔 책을 허리춤에 끼고서 오른손을 들고 연설을 하는 모습 같았습니다.
공원 오른쪽 중간지점에 서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동상
김 전 대통령 동상 앞에 선 필자(오른쪽)와 김삼웅 전 관장
외국 땅에서 태극기나 애국가를 보면 왠지 반갑고 가슴이 설레이듯이 이곳 중국 여순 땅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상을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혹자는 김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를 내리기도합니다.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고, 또 어떤 평가를 내리던 그건 개인의 자윱니다. 다만, 김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나름으로 혼신을 다했고, 또 그를 통해 지난 10년간 이 땅에 전쟁의 공포가 사라졌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김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던 것을 잘 압니다. 당시 야당이나 비판세력들은 ‘돈을 주고 샀다’는 식의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같은 일각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상식적으로 볼 때 노벨상위원회가 돈 받고 상을 줬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노벨상이 가끔 TV 고발프로에 나오는, 이상한 유령단체들이 만든, 지자체장 등이 돈 주고 받는 그런 엉터리 상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바닷가 여순 항구에도 봄날이 멀지 않았더군요. 군데군데 꽃을 벙근 꽃나무들도 있었고, 바람도 부드러웠습니다.
중국은 어딜 가나 요즘 눈에 띄게 변하고 있더군요. 주마간산격으로 들러서 본 북경은 마치 별천지처럼 변해 있었습니다. 아무튼 중국의 발전과 변화상에 대해 우린 주목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여순 방문기를 모두 마칩니다. 독자여러분 고맙습니다
첫댓글 안타깝게도 사진이 안보여요. 내 컴퓨터 사정인가요.
정말로 사진이 안보이네요.어찌된 일인지 죄송합니다.(__)"
사진 잘 보았습니다. 우리 나라 곳곳마다 김대중 동상이 세워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특히 경상도, 부산에서 먼저 동상을 세워봅시다.
여순에 가면 꼭 들려 거기서의 느낌은 어떨까? 장쩌민도 따거라 불렀든 우리 김대중 대통령님이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