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 42%, 이자 부담이 영업이익과 비슷한 규모”
무협, ‘제5회 무역산업포럼’서 수출업계 금리 부담 조명
▲2월 2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고금리 시대의 수출 업계 금융 애로 진단과 과제'를 주제로 '제5회 무역산업포럼'이 열렸다.
지난 2년간 기업 대출 금리가 약 3% 상승하며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이 32조 원 증가한 가운데 수출업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2월 2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고금리 시대의 수출업계 금융 애로 진단과 과제’를 주제로 ‘제5회 무역산업포럼’을 개최하고 기업은행 및 무역보험공사와 함께 수출 기업 대상 금리 3%대의 저리 융자 사업을 시행해 업계에 조력한다고 밝혔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출 기업의 자금조달 애로가 가중되고 있다”며, “우리의 경우 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2년간 3% 가까이 상승하며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이 약 32조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협회가 실시한 ‘금융애로 실태조사’ 결과 수출 기업이 가장 원하는 금융지원책은 ‘금리부담 완화’로 나타났다”며 “응답 업체의 42%가 이자 부담액이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초과하여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58%가 자금 사정 악화가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간 우리 수출이 어려웠으나 금년 하반기엔 미국 물가 안정, 중국 리오프닝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기는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기 침체 동안의 고금리로 이자 부담과 자금난을 겪는 한계 기업이 속출하며 대규모 기업 파산으로 이어진다면 우리의 수출 산업 생태계는 일부라도 와해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출 산업 생태계는 한번 무너지면 복원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 고금리가 산업 생태계 와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정부와 금융기관들의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이에 무역협회는 금융 애로 건의서를 지난달 금융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무역협회 차원에서도 중소 수출 기업을 위한 대출 금리 차액 보전사업(이차보전사업)을 통해 기업은행, 무역보험공사와 함께 금리 3% 수준의 대출 자금을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혜택을 보는 기업은 1000여 개에 불과할 전망이나, 이러한 사업이 다른 단체나 기관에 확산된다면 어려운 시기에 우리 수출 산업 생태계가 유지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함
김영진 한국무역협회 거시금융팀장은 ‘금융 애로 실태조사 결과 주요 금융 애로 정책건의 사례’ 발표에서 “무역협회가 지난해 12월 무역업계 4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 애로 실태조사 결과, 기업이 가장 원하는 금융 지원 사항은 ▷금리 부담 완화 ▷신규대출 확대 ▷신용보증 확대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협회는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정금리 대출 확대, 만기 도래 시 원금 상환유예 등 8가지 정책 과제를 포함한 금융 애로 정책건의문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한 바 있다”며 “특히 정책건의문에 포함된 수출 성장 기업 대상 1% 금리 우대 조치, 보증기금 지원 대상의 수출실적 기준 하향 등이 시행된다면 수출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론에 참석한 서기만 베셀 대표이사는 “수주 후 납기 전까지 대금을 회수할 수 없어 자금 융통이 어려운데 최근의 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제작에 필요한 금융비용이 너무 높은 상황”이라며, “한시적이라도 중소기업을 위한 금리 인하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승훈 SAC홀딩스 부사장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수주 및 영업 부진이 매출 감소와 신용등급 하락으로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악조건에 처했다”면서 “당사도 평균 약 6%의 고금리의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데, 중소기업 평균 영업이익이 4% 이하임을 고려할 때 기업 존속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중소기업은 해외 수주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 하락으로 계약 이행증권 및 선수금 증권 발행이 불가하여 최종 수주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며, “무역협회가 건의한 정책 과제가 시행된다면 많은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구 플랜트산업협회 팀장은 “최근 정책금융기관 지원이 크게 개선되어 해외 수주의 마중물 역할을 해주고 있어 긍정적이지만 보완될 사항도 있다”며, “공적 수출신용기관(ECA)들의 재원조달 확대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산업은행?기업은행 및 민간 금융기관과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향후 개도국에서 글로벌 공급망 의존 탈피를 위해 정유, 가스 등 에너지 플랜트와 비료 및 산업 원자재 등 석유 화학 제품에 대한 발주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신용 국가에 대한 금융 지원 규모 확대와 적극적인 심사를 요청한다”고 건의했다.
정선기 무역보험공사 중앙지사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기조하에서 수출 기업의 조달금리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화되고 있어 정책적 지원 강화 및 은행 제시 금리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중앙은행의 무역 금융의 지원 한도 확대 및 금리 인하, 금융위원회의 보증부 대출 금리 가이드라인의 명확한 설정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