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의 영화다.
미술학도 출신답게 미술감독도 그다.
각본? 역시 그다.
그가 북치고 장구치고 다했다.
그의 영화를 처음 접한건 '섬'이었다. 많은 이들이 '엽기적'으로 기억하는 그 영화.
'섬'을 보고 난 충격이었다.
엽기? 그런 느낌 아니었다. 충격이었다.
그가 올해 만든 영화라고 해서 개봉관에서 보고 싶었다.
개봉한지 일주일만에 간판 내렸다. 흥행이 안되었으니 극장주 입장에서는 이해해줄 수 밖에 없다.
그 영화를 비디오로 빌려다 봤다.
그의 영화들을 보면 첫 느낌이 '답답하다'는 것이다.
그의 영화를 메우고 있는 인간 군상들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해 미치겠다.
화면속으로 들어가서 왜 그렇게 행동하고 있느냐고 조단조단 따지고 싶어진다.
그게 아니라면 대폿집에 마주 앉아서 조용히 술잔이라도 나눠주고 싶어진다.
그들의 답답함은 자신으로부터의 답답함이라기보다는 환경, 특히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답답함으로부터 오는 답답함이기에 더 애가 탄다.
기지촌을 배경으로한 군상들의 살아가는 모습
내가 거기서 태어나고 거기서 자랐다면 나 또한 저들의 모습으로 살고있을거란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 날 화가나게 만든다.
어쨋든 그 영화 '수취인불명'은 김기덕 그의 영화다.
순전히 내생각이지만 그 다운 영화다.
'섬'이 그랬고 '파란대문'이 그랬고 '악어'가 그랫듯이...
혼혈인 '창국(양동근분)'이 집으로 삼고 있는 버려진 미군부대 스쿨버스에 아무렇지도 않게 휘갈겨 써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쳐버릴 'free'란 단어가 아직도 내 머리속에 선명한건 왜인지 모르겠다.
카페 게시글
함께 하는 세상
영화 '수취인불명'
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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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1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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