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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주제 토크쇼 영상 ‘공군공감’ 블로그에 연재
추천책·군 생활 등을 재미있는 수다로 풀어내“
우리 영상이 군대 독서 붐에 기여했으면”
‘책읽는 공군’의 출연진과 제작진. 왼쪽부터 이성화·임건 상병, 오정택 중위, 김만수 병장, 강범준 일병, 김승욱 상병. 사진=강범준 일병 |
병사들의 토크쇼로 풀어가는 진중문고 소개 동영상 ‘책읽는 공군’의 첫 촬영 현장에서 병사들이 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강범준 일병 |
“인간은 집단에 소속된 게 생존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 본능 속에 소속 욕구가 심겨져 있다지요.”(임건 상병)
“나같은 경우엔 군대 와서 오히려 소속돼 있는 느낌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랑 떨어져 있으니까 그런 것 같은데.”(김만수 병장)
“여자친구가 있을 땐 몰랐다가 막상 떨어지고 나니 여자친구에 대한 소속감을 새삼스레 깨달은 것 아닐까요.”(이성화 상병)
“그런 것 같진 않은데요. 나중에 여자친구가 이 동영상을 볼 것 같으니까 미리 아부하는 것 아닐까요? 하하.”(임 상병)
책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함께 유쾌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공군본부 내 실내 스튜디오. 병사들의 토크쇼로 풀어가는 진중문고 소개 동영상 ‘책읽는 공군’의 첫 촬영 현장이다. 병사들이 생활관에서 TV를 보며 걸그룹에 대해 격론(?)을 벌이는 건 몰라도 책을 주제로, 그것도 방송 카메라 앞에서 토론을 벌이는 것은 군 내에서 보기 힘든 풍경. 하지만 공군이 독서 활성화를 통한 인문병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프로젝트 ‘책읽는 공군’을 추진하면서 병사에 의한, 병사를 위한, 병사의 동영상이 제작됐다.
시작은 공군본부 정훈과 라동섭(중령) 정훈정책담당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정훈과 임건(23) 상병에게 인문학 열풍에 발맞춰 병사들이 주축이 돼 책과 관련된 동영상을 제작해 공군 공감 인트라넷 블로그에 연재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요지였다. 입대 전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던 임 상병은 반색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어떤 방송사에 취직하기 전에는 거대한 채널을 통해 내가 제작하거나 출연하는 컨텐츠를 연재할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거든요. 공군 공감은 인기 컨텐츠의 경우 조회수가 20만 건이 넘을 정도로 훌륭한 채널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PD이자 MC가 된 임 상병이 패널을 선정하고 프로그램의 틀을 짰다. 공군 정보체계관리단 김만수(24) 병장과 이성화(23) 상병, 기상단 김승욱(23) 상병을 패널로 섭외했다. 촬영은 강범준(23) 일병이 맡기로 했다.
첫 회에 소개할 진중문고는 고민 끝에 병사들이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유익한 내용을 가진 사회심리학 서적 ‘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박진영 지음·시공사 펴냄)를 선택했다. 프로그램 속 코너도 마련했다. 첫 코너는 계급장을 떼고 책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오프로크 타임’. 두 번째 ‘질문받는다’는 책과 관련된 질문을 받는 코너로 앞으로 예하부대 병사들의 질문을 받아 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마지막 ‘진중문고 위·아래’는 소개한 진중문고에 대해 토론한 후 출연자들이 추천이면 ‘위’를, 비추천이면 ‘아래’를 선택해 병사들의 선택을 돕는 코너다.
2시간에 걸친 첫 촬영에 임한 김 병장은 “병사들끼리 생활관에서 TV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많이 얘기하지만 방송에 나와 책에 관해 얘기한 것은 처음”이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을 추천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촬영이 마무리됐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책에 대한 컨텐츠’라는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재미있게 병사들에게 다가갈수 있도록 ‘정보’와 ‘재미’의 균형을 잡아 영상을 편집하는 일도 쉬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을 처음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헤헷, 내가 첫 번째 책이야’같이 가벼운 자막을 넣는 등 병사들이 부담없이 영상을 접하되 많은 정보를 가져갈 수 있도록 후반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약 20분 분량의 최종 방송분이 확정됐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책읽는 공군’을 탑재할 예정이라는 임 상병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 영상이 병영의 독서 붐 조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농담도 많이 하지만 책 내용에만 얽매이지 않고 책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군 생활,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얘기하려 합니다. 공군 공감을 찾아 보는 병사들이 많은데 ‘책읽는 공군’을 보고 평소 책을 읽지 않던 병사가 소개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 대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읽는 공군’ 첫 회는 오늘(27일) 공군공감 인트라넷 블로그(공군본부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서 오른쪽 아래 ‘공군공감’ 클릭)에 탑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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