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삼백수 권3 五言律詩
月夜(월야) - 杜甫(두보)
〈달밤〉
두보
오늘 밤 부주(鄜州) 하늘의 달을
아내 홀로 바라보겠지
멀리서 사랑스러운 아이들은
장안의 나를 그리는 맘 이해하지 못하리라
구름 같은 머릿결이 향기로운 안개에 젖어 있고
맑은 달빛에 옥 같은 팔 시리겠지
언제쯤 얇은 휘장에 기대어 있는
눈물 마른 두 얼굴 함께 비춰줄까
月 夜
杜甫
今夜鄜州月 금야부주월
閨中只獨看 규중지독간
遙憐小兒女 요련소아녀
未解憶長安 미해억장안
香霧雲鬟濕 향무운환습
淸輝玉臂寒 청휘옥비한
何時倚虛幌 하시의허황
雙照淚痕乾 쌍조누흔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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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오늘 밤 부주에 뜬 달을 나의 아내는 홀로 규방에서 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랑스런 나의 자식들은 아직 너무 어려서, 장안에 계신 아버지를 그리워할 줄도 모른다. 그저 나의 아내만이 구름 같은 머릿결이 새벽안개에 젖고, 달빛에 옥같이 하얀 팔이 시려오도록 오랫동안 밖에서 나를 그리워할 것이다. 언제쯤 다시 만나 얇은 휘장에 기대어 더 이상 그리움에 눈물 흘리지 않는 우리 두 사람을 저 달빛이 비춰줄 것인가.
역주
역주1> 鄜州(부주) : 지금의 陝西省(섬서성) 鄜縣(부현)이다. 詩의 배경이 되는 시기에, 두보는 장안에 유폐되어 있었고, 처자는 부주에서 거주하였다.
안록산이 장안을 점령하기에 앞서 가족을 부주로 옮겼고, 뒤이어 자기는 영무(靈武)에 있는 숙종(肅宗)의 행궁(行宮)을 찾아가다가 반란군에 잡혀 억류당했다. 이때 쓴 시이다.
역주2>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 : 이 구절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하나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 멀리 장안에 있는 아버지를 그리워할 줄 모른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어머니가 달을 보고 계시긴 하지만 실제로는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린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역주3> 香霧(향무) : 안개는 본래 향기가 나지 않지만, 여기서는 아내의 구름 같은 머리에서 생기는 머릿기름의 향기를 의미한다.
역주4> 虛幌(허황) : 가볍고 얇아서 거의 투명한 휘장이다.
역주5> 雙照(쌍조) : 달빛이 두 사람을 비추고 있다는 뜻이다.
雲鬟(운환): 윤기 있는 쪽진 머리
淸輝(청휘): 밝은 달빛.
玉臂(옥비) : 옥같이 하얀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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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集評]
○ 공(두보)은 달을 대하면서 아내를 그리워하였다. 앞부분에서는 오늘 밤의 달을 이야기하여 홀로 달을 보는 뜻을 묘사하였고, 뒷부분에서는 미래의 달을 이야기하여 두 사람을 비추는 것으로써 마음을 위로하였다.
○ 시작은 곧 당시의 상황을 벗어나서 순전히 얼굴을 대하고 쓴 것 같아 시에 들어가는 길이 매우 특별하다. 후반부의 네 구 또한 순전히 예측한 말이어서 시 전체가 한 구절도 직접 대하고 쓴 것이 아닌데도 그 구성이 기이하고 절묘하다.
[解題] 이 작품은 달을 대하고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읊은 시이다. 杜甫는 天寶 15년(756) 여름, 숙종이 靈武에서 즉위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아내와 어린 자식들을 부주에 남겨두고 그곳으로 향하던 길에 安祿山의 군대에게 포로가 되어 장안으로 압송되었는데, 다행히 그의 관직이 낮다는 이유로 구금되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저작 시기는 이해 가을경으로 추정된다.
시 전체에서 ‘월야’에 대해 묘사하였는데, 자신만이 달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간에 규중에서 아내도 홀로 그 달을 보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아직 어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부분은 시의 분위기를 한층 더 애달프게 만든다. 마지막 구절의 ‘雙照’는 두 번째 구절의 ‘獨看’과 首尾雙關한다. 시 속에서 杜甫는 자신이 가족을 그리워하는 사실을 직접 묘사하지 않고, 아내가 자신을 그리워하는 상황을 설정하여 부부 사이의 진실한 감정을 더 깊게 드러내었다. 또한 시상의 전개가 전부 상상으로 이루어졌다. 자신이 있는 장안의 달에서 고향을 연상하는 것이 아니라, 부주의 달을 상상하며 아내의 그리움을 극대화시켰다. 아이들이 있지만,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아내 혼자 달을 보므로 ‘獨看’이라 표현한 것이다. 머리채가 안개에 젖고, 팔이 시리도록 서 있었다는 것은 시간이 오래 경과하도록 남편을 그리면서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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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月夜(월야-달밤) - 두보(杜甫) [당시삼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