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서울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에서 여고시절 짝꿍이랑 이중섭 전을 관람했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우산을 받쳐 들고 걸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우린 누구의 아내도 누구의 엄마도 아닌 꿈 많던 그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줄 서서 먹는다는 유명한 추어탕집에서 추어탕 한 그릇을 먹고
덕수궁에 들어갔습니다. 덕수궁 은행나무는 아직 물이 들지 않았습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바라보며 단순하고 소박한 꿈을 얘기하던 다른 친구를 생각했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친구는 인증 사진을 찍었습니다. 나는 이중섭 그림이 찍힌 엽서를 몇 장 샀습니다.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주고 싶어 샀는데, 글쎄요...
가난하고 혼란스런 시대에 태어나 오직 그림과 가족을 사랑했던 화가 이중섭의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의 그리움과 아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좋은 전시였습니다.
관람을 끝내고 근처 던킨 도넛츠에서 도넛츠와 커피를 마셨습니다.
친구는 마음이 풀어져 자신의 아픔을 누에고치에서 실이 풀리듯 풀어냈습니다.
일산에서 방사선치료를 받고 온 환자였지만
집으로 갔다면 힘겨워하며 집안일을 했을 테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고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씩씩하게 계단을 내려가
친구는 인천에서 오는 의정부행 전철을 탔고
난 의정부에서 오는 인천행 전철을 타고 돌아왔습니다
첫댓글 담담한 수채화같은 글 감사합니다. 전 비오는 덕수궁길 이야기하면 학창 시절 비오는 아침, 근처 육교애서의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 ^^ 친구분도, 글라라님도 건강해 지시길 바랍니다.
로즈마리님은 저보다 더 그립겠어요. 저도 시립미술관에 전시회가 있으면 가는데 언제나 마음이 설레요.옛 추억도 생각나구요. 저도 모교가 있는 성북동에 간송미술관이나 길상사에 가면 옛날을 추억하지요. 요즘은 제발로 씩씩하게 돌아다니는 걸보면 많이 건강해진 거 같아요. 아직 입맛은 별로지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매번 댓글을 달아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