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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성전과 헤롯 성전의 차이가 주는 교훈
◆ 열왕기상 7:48에 보면, 솔로몬이 여호와의 전 모든 기구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물론 이 표현은 솔로몬이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솔로몬의 감독하에 공사가 진행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 48절의 ‘금단’은 지성소 앞의 ‘분향단’을 의미한다(왕상 6:20, 22절). 이 분향단은 모세 성막의 분향단과 동일하다(출 30:1-10). 또한 ‘진설병’이라고 번역된 ‘레헴 하파님’(~ynIP'h; ~x,l,)은 문자적으로는 ‘그 얼굴의 떡’이다. 그리고 이 진설병을 진열하는 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48절에 보면, 금으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이 ‘떡’은 성경에서 주로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을까?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나 왕의 식탁을 차리기 위하여 고운 가루로 만들어져 사용되었다(창 18:6;왕상 4:22). 그러므로
솔로몬이 여호와의 성전 안에서 금으로 만든 상 위에 이 떡을 진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분이시며, 모든 왕들보다 더 뛰어한 우주의 통치자이신 하나님께 하나님의 자녀로서 가장 최선의 것으로 대접하려는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 51절은 솔로몬이 그의 선친 다윗으로부터 물려받았던 물건들이 여전히 남아 여호와의 성전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참고로 ‘여호와의 전 곳간’은 ‘골방’을 말하는 것이다(왕상 6:5).
★ 오늘 본문에서 우리가 한 가지 생각할 교훈은 무엇인가?
① 왕상 7:13-47에서는 ‘성전 외부의 기구들’을 소개하는 장면이다. 이 기구들은 모두 ‘놋’(청동)으로 만들어졌다. 반면에 왕상 7:48-50에서는 ‘성전 내부의 기구들’을 소개한다. 성전 내부 기구들은 모두 ‘금’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50절에 보면, 문짝을 문설주에 연결하는 ‘돌쩌귀’조차 금으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돌쩌귀(경첩)’는 문설주나 문 속에 박혀 있는 것이고, 문설주라는 것은 ‘문짝을 끼워 달기 위하여 문의 양쪽에 세운 기둥’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문설주에 붙어 있는 작은 부속품인 경첩을 사람들이 주목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하찮은 것조차 ‘금’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솔로몬이 성전 건축 공사를 할 때 만일 사람의 시선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사람들이 잘 보지도 않는 그런 하찮고, 귀찮은 부위까지 굳이 비싼 돈을 들여 금으로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한 성전 건축을 할 때, 그의 내심은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솔로몬 또한 모순과 허물이 많은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솔로몬이 나름대로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을 의식하며 최선의 정성과 정직성, 성실성으로 성전 건축을 하였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면은 오늘날 사람의 눈치만을 보고, 사람들의 평가와 사람들의 시선을 더 의식하는 우리에게 깊은 교훈과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여겨진다.
②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51절 마지막 부분이다. 여기에 보면, 솔로몬이 다윗이 그에게 주었던 은과 금과 기구들을 여호와의 전 곳간에 두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다윗 때부터 준비된 여호와를 위한 성전 건축 재료가 아직까지 남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솔로몬의 효율적인 관리의 성실성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분명 솔로몬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특별하게 준비된 그 물건들을 아무렇게나 낭비하지 않고, 여호와의 성전을 위해서 잘 사용하는 지혜를 발휘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물건들은 솔로몬이 혼자서 다 준비한 것인가?
사실 이 물건들은 이미 다윗 때부터 준비되었던 것이다. 물론 다윗이 준비하였다는 말은 이스라엘 백성들도 함께 참여하였다는 것을 전제한다(대상 22:14, 16;대상 29:2). 다윗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은 다윗을 포함하여 모두가 전심으로 이 엄청난 양의 건축 재료들을 준비하였던 것이다(대상 29:9). 또한 다윗은 수많은 전쟁의 승리에서 전리품으로 얻은 수많은 금과 은까지도 계속 비축해 두었다(삼하 8:7, 11-12;대상 18:7, 10-11;대상 26:20-28).
이처럼 다윗이 하나님 앞에서 여호와를 위한 성전 건축을 위한 재료를 먼 시간을 내다보며 정성을 다해, 묵묵히 준비해 왔기 때문에 무려 20년간이나 솔로몬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여호와를 위한 성전(7년 6개월)과 솔로몬 궁전(13년)을 건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솔로몬이 물질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를 잘하는 경건한 신앙이라고 하더라도 다윗 때부터 하나님을 위해서 많은 양의 물건들을 비축해 두지 않았다면 풍족한 건축 재료는커녕 20년 동안의 장기간 성전 건축조차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다윗이나 솔로몬은 분명 모순과 허물이 많은 사람들이다.
특히 다윗에 대해서 성경은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다윗은 헷 사람 우리아의 일 외에는 평생에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고 자기에게 명하신 모든 일을 어기지 아니하였다(왕상 15:5).
그러므로 우리는 자칫 다윗은 밧세바의 일로 범죄한 것 외에는 평생 죄가 없었던 것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그는 여러 시편들 속에서 회개에 대한 고백과 간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그는 분명 밧세바와의 일만 범죄한 것은 아니다.
다만 왕상 15:5의 다윗에 대한 평가는 다윗이 하나님께서 세우신 이스라엘 왕으로서의 하나님께 행해야 할 그 직분에 있어서는 성실하게 수행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다윗에게 부패한 인간이 겪는 내면적 죄나 어떤 죄된 행동도 행한 적이 없다는 뜻으로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다시 말해 다윗 역시 밧세바 사건이나 인구조사 사건 외에도 수많은 잘못들을 저질렀음을 알 수 있다(시편 6편 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이 기름부어 세우놓으신 자신의 역할에 있어서는 자신의 수준에 한에서 최선으로 임하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의식하며, 하나님 앞에서 최선을 다하여 여호와 하나님을 위한 성전 건축이 완공될 수 있도록 이것에 대한 모든 물질적 필요들을 준비하는 면에서는 흠이 없었던 것이다. 아니 아주 성실하였던 것이다.
솔로몬 또한 자신의 야심과 모순과 허물이 많은 자이다. 성전 건축에 있어서도 자신의 권력의 웅장함과 강성함을 주변 국가들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마음이 왜 없었겠는가?... 여호와를 위한 성전 건축과 자신의 궁전을 짓는 데 있어서 100% 순수함으로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서 하였다고 말하기는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솔로몬이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였다고는 하나 우리 알지못하게 보이지 않는 모순과 실수, 무리한 재정 확보, 인부들에 대한 불공평한 인사 관리 및 행정 처리, 자신의 영웅주의적 야심 등이 군데군데 묻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로몬은 하나님을 의식하며, 하나님 앞에서 최선의 정직성과 성실성을 발휘하며 여호와를 위한 성전 건축을 공사했다는 것이다. 이 면에서는 다윗 또한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것을 반영하는 것이 50절의 ‘금돌쩌귀’와 51절의 ‘다윗의 드린 물건이 남았다’라는 표현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예루살렘에 위치하였던 솔로몬의 화려한 여호와 성전은 결국 BC 586년에 바벨론에 의해서 완전히 무너진다.
그 이후 BC 538년 남유다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인 스룹바벨에 의해서 예루살렘 1차 귀환이 이루어진다. 그 때 후로 다시 재건된 성전이 바로 스룹바벨 성전이다(스 3:1-6:18). 스룹바벨이 성전을 재건할 당시는 페르시아(바사) 왕 고레스가 권력을 행사할 때였다. 물론 하나님의 은혜의 주권적 섭리로 인해 고레스 왕의 허락하에 성전이 재건된 것이다.
그리고 보다 후대에 이르러 스룹바벨의 성전의 터에 다시금 새롭게 건립된 성전이 바로 ‘헤롯성전’이다(마 24:1;요 2:19-20).
사실 ‘스룹바벨 성전’은 그 규모나 건축 양식에 있어서 ‘솔로몬의 성전’에 훨씬 못 미친다(학 2:3).
그러나 ‘헤롯 성전’은 ‘솔로몬의 성전’보다 훨씬 더 크고, 높은 웅장하고, 화려한 성전이다. 그런데 헤롯이 지은 성전은 솔로몬 성전과는 달리 성전 외부에 더 많은 금을 입혀 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화창한 날에는 너무 눈부셔서 성전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Stinespring).
이에 반해서 솔로몬의 성전에 입혀진 금은 어떠하였는가? 솔로몬은 하나님의 임재의 거룩성만을 드러내고자 성전 내부에만 금으로 입혔다. 아주 세세하고, 치밀하게 말이다. 결코 대충대충으로나 억지로나 형식적으로가 아니었다.
솔로몬은 심지어 사람들이 잘 보지도 않고, 사람들의 눈에 잘 드러나지도 않은 ‘돌쩌귀’에까지 그 귀한 금을 사용하였다. 그렇게 치밀하게 애쓰고, 노력하여 공을 드렸던 그 수고를 사람들이 전혀 주목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이것은 곧 솔로몬의 정직성과 성실함을 반영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여러 가지 모순과 연약함이 있을지라도 솔로몬은 여전히 하나님 앞에서 행하려는 의식(Coram Deo, 코람데오)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려 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보다 하나님의 시선과 평가를 더 의식하는 자세 말이다. 솔로몬은 그나마 이 자세를 가지고 성전 건축에 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헤롯성전은 솔로몬 성전보다도 더 화려하고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헤롯성전은 너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외형적 경박함을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라 여겨진다. 마치 외형적으로 꾸며진 금 치장 때문에 성전이 가치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느끼게 할 만큼 말이다(마 23:27-28). 이것이 바로 물신(物神) 숭배 사상의 대표적인 실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상은 오늘날 물질만능시대, 경제제일주의 시대에서 더욱 판을 치고 있지 않을까?
오늘날의 사람에 대한 가치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
과정보다는 드러나는 결과 중심으로 모든 것을 보는 것이지 않는가?
무엇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느냐, 어떤 직장을 다니냐, 어떤 외모, 어떤 학벌, 어떤 집안배경을 가지고 있느냐로
사람을 대하고 있지는 않는가?
오늘날의 ‘성공’이라는 개념도 결국에는 부(富)를 얼마나 가지고 있으며, 부(富)가 될만한 가치 상품(외모, 집안 배경, 땅, 집, 명예, 학벌 등)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느냐로 이해되고 있는 것이지 않는가?
이것은 오늘날 한국사회 전반에 걸친 현상이며, 심지어 기독교에까지도 파급되고 있는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크리스챤이라고 하는 분들이 비크리스챤과 다를 바 없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겉으로는 하나님 중심의 삶을 지향한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내면적으로는 사실상 부(富)를 소유한 계층의 삶을 지향하려는 것이 오늘날 기독교 내부에서도 만연되고 있지 않은가? 종교 지도자들부터 말이다. 소위 목사, 장로, 권사, 집사들이라고 하는 자들부터 말이다. 교회 공동체에서 그나마 좀 뜨겁고, 열심있고, 봉사를 많이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자들부터 말이다.
그러다 보니 부유해지면 그것을 열심히 신앙생활한 결과이고, 가난하고 병이 있고 고난이 닥친 것은 신앙생활을 잘못해서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인과주의와 인본주의가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있다.
우리는 여기서 ‘성전’과 ‘금’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어느 것이 더 중하냐? 황금이냐? 아니면 그 황금을 거룩하게 만드는 성전이냐?(마 23:17)
그대는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진정 그대의 심보는 어느 쪽인가?...
지금 오늘 왜 그렇게 바쁜것인가?
왜 그토록 열심있는 신앙 생활을 하려는 것인가?
왜 그토록 교회 봉사에 수고하는 것인가?
무엇을 위해서인가?...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인가?
어떤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 것인가?
그대가 지금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성공인가? 아니면 그 성공의 근원이신 하나님인가?
부(富)인가? 아니면 그 부유함의 근원이신 하나님인가?
성전의 가치가 금에 있는가? 성전의 가치는 금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하심, 하나님의 함께하심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성전인 성도 한 사람의 가치는 무엇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교회의 예배당 건물이 웅장하고 번쩍대고 화려한 것이 중요한가? 그 속의 성도들 한사람 한사람이 중요한가?
그대의 외형적인 것들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가? 도저히 그 고집을 못버리겠는가?
성경은 말한다. 오늘날의 성전인 성도 각자가 정말 가치있는 근거가 무엇 때문인지를 말이다(고후 4:7).
성전인 우리 성도의 가치와 존귀함이 우리의 외형적인 것에 있는가? 아니면 하나님께 있는 것인가?... 그대는 어느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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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