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이던가 만나고 싶다는 후배의 연락을 받고 약속한 장소로 가니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 시내 지하상가에 있는 서점에 들리었지요.
그 서점안에는 많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몇권의 책을 뒤적이다 보니 박영희 시인의 "아내의 브래지어" 라는 제목의 글이 눈에 띕니다.
그 글귀를 읽어 가면서 알지 못할 마음의 한곳이 아파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하여 보면...
아내의 브래지어...
누구나 한번쯤은 브래지어 훜을 풀어 보았겠지
그래, 사랑을 해본 놈이라면 풀었던 훜 채워도 봤겠지
하지만 그녀의 브래지어 빨아본 사람 몇이나 될까,
나 오늘 아침 아내의 브래지어 빨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한 남자만을 위해 처지는 가슴을 일으켜 세우고자 애썼을
아내를 생각하자니 왈깍,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남자도 때로는 눈물로 아내의 슬픔을 빠는 것이다
이처럼 아내는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 동굴처럼 웅크리고
살았는 것을 그 시간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어떤 꿈을 꾸고 있었던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 오늘 아침 피죤 두 방울 떨어뜨렸다.
그렇게라도 향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때로는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여 보면 딸아이가 있는 가정일 경우에는 엄마 것과 딸아이의 것이 따로 없다고 합니다.
전에는 엄마가 입었던 옷을 딸아이들이 입었는데 자라다보니 아내가 아이들의 옷을 입는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아내의 모습이 가여워 보이기보다는 작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지금에는 세월이 가다보니 작은 키에 머리카락 마져 빠져버린 아내의 모습을 보며 자라오는 동안 어머니의 젊음을 빼앗아 잔주름만 남아 있는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는데...
이제 아내도 아이들과 나에게 아낌없이 주던 그때의 좋은 시절을 돌아보면 애처럽게 보입니다.
젊은 청춘의 시절을 모두 보내고 이제 육십대 중반에 접어들어 투덜대는 모습을 볼때에는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그날 밤...
자고 있는 아내의 가슴을 만져보고, 또 얼굴도 대어 보고, 하였지만 아내의 몸에서는 젖 냄새도 나지 않고, 다만 땀에 젖은 진한 냄새만 나고, 아이들과 나에게 빼앗긴 그 축 늘어지고 줄어진 아내의 가슴...
그래도 아내는 오늘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쳐진 가슴을 치켜 채우며 아침을 맞는 그 마음 누가 알까요.
첫댓글 빨랫대에 널려있는 아내의 낡은 브래지어나 팬티를 보면서 속상할 때가 있지 않으세요. 주기적으로 팬티와 브래지어를 사다가 주면 아내는 우리 영감... 최고라면서 매우 좋아할 것입니다.
글을 읽고 다시금 지난날의 아내와 현재 아내의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