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만리포 / 박봉준
똑딱선은 보이지 않았다
들리는 듯 기적소리만
바다 어디쯤 맴을 돌다 가라앉고
더러는 표류하던 소리를 떠밀고 오는 파도
기척 없이 다가와서 발끝을 적시면
화들짝 손을 놓고 달아나는 백사장
기적소리 말갛게 스며들었다
만리포에서는 눈처럼 날리는 모래
솔밭 사이에 앉았다가
펜션 발코니에 잠시 쉬었다가
들풀들의 마른 손아귀에 잡혔다가
신두리 사구砂丘에서 시름 거렸다
해당화 가시에 촘촘히 박힌
겨울 만리포
조개구이 냄새 밤새도록 타들어가고
“똑딱선 기적소리” 유행가 한 가락에
별도 취하고 나도 취했다
2005. 1. 13 俊
카페 게시글
┖두레회원 시
겨울 만리포
박봉준
추천 0
조회 176
08.04.07 17:36
댓글 5
다음검색
첫댓글 별도 취하고 나도 취했다 / 멋진 구절 마음에 쏙 와닿는 문장 감사합니다... 박봉준 시인님 건안하시지요??? 좋은 작품 잘 감상하고 갑니다...
마른풀의 손아귀에 잡혔다가 까칠한 마음 들켰는 것 같아 놓아버린 손..먼 기적소리만 아련하게 추억속으로 떠나가는 것 같습니다. 박봉준 시인님 오랜만에 올리신 작품 겨울에 대한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랫만에 오셨네요. 방가방가~ㅎㅎㅎㅎㅎ 근디 쐬주 같이 하자며 혼자 가시면 우이하노? 저도 얼마전 다녀 왔는데 진짜 '똑딱선 기적쏘리...아싸~' 노래비 있데요. 아~ 조개구이 먹구잡다. 좋은 날 되셈~~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좀 바쁘네요. 모두들 시 속에 흠뻑 빠져서 추억만 찾누나.. 아~~ 취하고 싶구먼유..^^ 모두들 건필하시길...!!
겨울 바다의 멋진향취와 부러운 여유이십니다 좋은시 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