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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이깁시다. 책임지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본부가 움직이는 투쟁 만들겠습니다. 이 투쟁을 여러분들의 승리입니다. 흔들리지 말고 동지와 조직을 믿고 함께 합시다. 동지들과 함께 했던 수많은 시간이 행복했고 소중했습니다. 승리의 기쁨을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 - 박종태 - |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울어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서른여덟 살, 폭력견찰들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우던 그는 열혈 전사였다.
그의 부인이 말을 잇는다. 당신의 남편이 죽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단다. 지금 당장이라도 살아서 걸어올 것만 같단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속옷이라도 좋은 것 입히고 싶어서 좀더 비싼 것을 사서 서랍 속에 넣어놓고는 끝내 입혀보지도 못하고 말았단다.
“작년 12월 마지막날, 제 손을 잡고 걸으면서, ‘그래도 사람 괜찮제?’하고 물었을 때 말없이 웃기만 했는데 말해줄 걸 그랬어요.”
3시 46분. 회색의 골리앗이 세 채가 서 있고, 그 주위로 태극기들이 비를 맞고 빙 둘러 서있다. 대전에 있는 정부 청사인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골리앗을 둘러싼 도로에 견찰차들이 호위를 하고 서있다. 한 무데기 흰 행열이 짭새차 젙을 지나간다. 노동자들맹이다. 나도 하얀 비옷을 걸치고 차에서 내렸다. 비는 연신 추적인다. 저 앞에서 빗물 머금은 함성들이 구름맹키로 낮게 쩌렁인다. 사람들이 꽤나 모였능갑다.
사람의 바다! 인산인해! 비가 내리고 있는디도 광장은 흰구름이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백기완 선생이 포효를 하고 있다. 반가운 모습이 내 앞에 나타난다. 은교 성님이다. 저 쪽에 대학생들도 와있단다. 박열사의 죽음이 헛되지는 않았다고 하신다. 이것이 기폭제가 되어서, 이 힘과 용산의 힘이 확 뭉쳐서 서울로 집중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광장 뒤쪽(무대 맞은 편)에 천막이 있다. 그곳에서는 열사의 유가족을 돕기 위해 반팔옷을 팔고 있다. 하양 검정 바탕에, “내가 박종태다!”고 쓰여있다. 왼통 까만 옷을 입은 여성이 다시는 이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노래, ‘민들레처럼’을 부른다. 근디 본디 노랫말과 조금 다르다.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거침없이 피어나는 동지여(민들레)
아- 동지의(민들레) 뜨거운 가슴 수천 수백의 불씨가 되어
아- 해방의 봄을 부른다 박종태 동지~여~~~~ ”
열사가 역사의 제단에 몸을 던지고 나서야 일어서는 민주노총을 향해 비판의 칼을 내쏜다. 이어 광장에 모인 사람들한테 고개를 들라고 요구한다.
“고개 들고, 어깨 당당히 펴세요! 연대합시다!. 투쟁합시다! 연대투쟁가 힘차게 부릅시다!!”
열사의 친구이자 부인이 말을 잇는다. 고인이 사랑했던 여러분들이 돌아가신 분의 뜻을 펼쳐주시기를 부탁헌단다.
“계승하자, 계승하자, 열사의 뜻 계승하자!”
“계승하자, 계승하자, 열사의 뜻 계승하자! 열사의 뜻 계승하자! 열. 사. 정. 신. 계승, 투쟁! 결사, 투쟁~~~~!!!!”
박종화 시인이 시낭송을 한다. 그는 시를 늘 온몸으로 토해낸다. “오월의 어머니, 어두운 뒷골목, 강물처럼....”
화물연대 위원장이 5월 27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총파업 투쟁을 허잔다. 구름바다 위로 결의에 찬 함성이 해일맹이로 일렁인다.
차를 타고 이동을 헌단다. 이동하는 중에 촛불상의 용사한테서 전화가 온다. 중리 네거리에서부터 중앙병원까지 행진을 할 예정잉게 중리 네거리로 오지 말고 바로 중앙병원으로 가서 걱서 보자고 했다.
차가 멈춰선다. 다시 비옷을 걸치고 서둘러 내렸다. 지부 깃발을 따라가다가 대열 앞으로, 앞으로 나가봤다. 광장이 나오고 대학생들 깃발이 춤을 춘다. 젊은이들이 무리를 지어 서있다. 대학생들이다. 뚤레뚤레 해봤다. 거리행진을 시작허는 중리 네거리다. 방송차에서 행진 순서를 지시하고 있다. 근디 저 멀리에 시커먼 무리들이 도로(6차선)를 가로로 막고 있다. ‘경찰특공대?’하고는 계속 그리로 발걸음올 서둘러 옮겼다.
그것은 검은 만장들이었다. 천 개가 넘어보였다.(2,000개 준비했단다. 나중에 봉게, 행진대열 맨 뒤에도 만장부대가 있었다.) 만장이 우알로 춤을 춘다. 그러더니 턱턱하고 둔탁한 소리를 낸다. 전경들이 방패로 바닥을 치대끼 만장을 든 사람들이 대마무 막가지를 아스팔트에 쿵쿵 찍어대고 있었다.
열사의 염원이다. 노동자 탄압 중단하고, 화물연대 인정하라! |
열사의 염원이다. 대한 통운 박살내고, 원직복직 쟁취하자! |
만장들은 이라고들 절규하고 있다. “종태를 살려내라! 열사의 한을 풀자! 금속자본 박살! 비정규직 철폐! 원직복직! MB정권 심판! 열사의 뜻 이어받아 원직복직 쟁취하자! 총파업 투쟁으로 금호그룹 박살내자! 열사의 뜻 이어받아 대한통운 박살내자! ....”
누군가, “대표님!” 해서 고개를 들었더니 촛불상의용사다. 그 젙에 삐긋이 웃음시로 오털이 우산을 받쳐들고 서있다.
“다리 불편헝게 바로 가시랑게.” “걸어봐야제라. 아따 근디, 근래 보기드믄 대열이요?”
“강고한 연대투쟁, 대한 통운 박살내자!”
“강고한 연대투쟁, 대한 통운 박살내자! 대한 통운 박살내자! 열. 사. 정. 신. 계승, 투쟁!! 결사, 투쟁~~~~!!!!”
6시 30분. 행진대열은 중앙병원 앞에서 잠시 멈춰서는 듯하더니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저 앞에서는 물대포가 춤을 춘다. 행진대열을 가운데 두고 양 옆에서 물대포를 쏘아댄다. 왼쪽에서 나오는 것은 하얀디 오른 쪽 것은 시퍼렇다. 물감을 섞었는지 최루탄을 섞었는지 모르겄다. 대막가지들이 춤을 춘다. 그러고봉게 까만 만장들이 아스팔트 여그저그에 나뒹굴고 있다.
완강하던 경찰 저지선이 삽시간에 무너져버린다. 경찰들은 저만치 밀려가고 있고 행진대열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밀고 나간다. 알고봉게 그 저지선에는 동부경찰서가 자리잡고 있었다. 노동자들의 대막가지들 앞에서는 견찰의 방패도 몽둥이도 물대포도 무용지물이었다.
행진대열이 지나간 도로 양 옆에 줄지어 서있던 닭장차는 흉물스레 서있었다. 지휘차인 검정 짚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더 험한 몰골로 찌그러지고 터져있었다. 저것들 다시 살라믄 우리의 피 같은 세금이 더 들어가겄제만 한태기도 안 아깝고 그저 시원, 통쾌헐 뿐이었다.
7시. 네거리 한 복판에 섰다. 지휘본부에서는 행진을 멈춰서라고 헌다. 명분은 본대(행진)를 보호하기 위해서란디 글쎄다. 법동 성당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고, 오른 쪽 길에는 계죽로라는 표지판이 붙어있다. 행진대열이 잠시 멈춰서는가 싶더니 다시 또 전진한다. 고갯길을 왼통 전경차들이 빼곡이 점거하고 있는디 여그저그서 퍽퍽, 텅텅거린다. 나는 차도를 벗어나서 인도로 들어선다. 고갯길을 넘자 저 멀리 삼거리에서 전견들이 떼지어 급히 오락가락해싼다. 나는 다시 도로로 들어선다. 몇 사람들이, “앞으로! 앞으로!”하고 외쳐싼다.
7시 30분께(?). 멈춰선 대열 맨 앞으로 가봤다. 삼거리 왼쪽에 대한통운 건물이 부끄런 살갗을 드러내고 서있다. 그리로 가지 못하도록 견찰들은 최후의 저지선을 쳐놓고 있다. 소강국면이다. 땅거미가 스멀스멀 밀려오고 있다. ‘여그서 끝인갑구나.’ 했다. 지부에서 전화가 온다. 인자 내려간단다. 중앙병원 쪽으로 되돌아 오란다. 알았다고 험서 발길을 되짚었다. 몇 발짝 안 떼어서 대열 앞에 있던 지휘본부가 행진을 여그서 끝낸다고 헌다. 그러자 한 여성노동자가 외친다. 계속해서 끝장을 보잔다. 대한통운까지 가자는 말이리라. “계속해! 민주노총, 파이팅~!”
‘민주노총 파이팅!’이라는 외침을 내 뒤꼭지에 달고서 나는 탈래탈래 중앙병원으로 향했다. 찾아가는 길은 멀고 돌아가는 길은 가차운 법인디, 혼자 터덕거리는 길은 멀기만 했다.<땡>
첫댓글 헉 저랑 이름이 똑같네요^^ 방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