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해남, 통호마을에서 만난 새벽 1시, 이민주(55·멸치어업)씨 집에서는 멸치를 삶는 냄새로 가득했다.
이씨는 낭장망(긴 자루 형태의 그물 끝을 고정시키고 조류를 이용하여 유도망으로 고기를 잡는 정치망)으로 1년 내내 멸치잡이를 생업으로 하고있는 관내 몇안되는 멸치잡이 어부라고 한다.
이날 이씨는 밤11시에 출항하여 새벽 1시까지 겨우 30Kg의 어획량으로 귀항하여 기름값도 못했다고 한다. 야간 그물에는 낮 그물보다 멸치 어획량이 훨씬 못미친다고 한다.
바닷물을 끓인 솥에 갓 잡아온 생멸치를 넣고 삶고 휘 저은 다음, 코가 촘촘한 원형 소반을 끓는 솥위에서 마치 한지를 뜨듯 몇 번의 사래질를 하면 이내 소반은 하얗게 삶아진 멸치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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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잡아온 멸치를 삶는 장면은 마치 한폭의 그림을 만든다. |
이렇게 떠진 멸치는 1차 간이 건조대에 올려져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일품 땅끝 소멸(세멸)로 탄생하기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하룻밤을 지낸 소반위의 멸치는 2차 자연 태양건조를 위해 그물망을 마당에 펼치고 동네 할머니들이 고실고실한 반건조 세멸을 일일히 태양광 곡식 말리듯이 멸치를 뿌려 넌다. 건 세멸은 이렇게 탄생하게 된다.
특히 대멸·중멸을 제치고 멸치 중에서도 맛있기로 이름난 땅끝 세멸.
그 맛이 일품이어서 식탁위에서는 반찬으로 술자리에는 고급 안주로 세멸은 우리에게 다양한 먹거리로 등장한다.
보통 4월~5월사이에 세멸잡이를 시작하여 8월~9월이면 중멸, 그리고 대멸잡이를 시작하게되지만, 올해는 올 초여름부터 몰려든 해파리떼의 습격과 수온의 변화(저수온) 등으로 좀처럼 멸치가 잡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올해는 멸치를 금치(?)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어획량감소로 판매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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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멸치회는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른다(?)는 갓잡은 생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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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부진을 떨치고 만선의 풍어로 선착장에 들어오는 이씨와 멸치잡이 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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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에서 내린 엄청난 양의 멸치가 바구니에서 넘치고 있다. |
다음날 정오쯤에 다시찾은 이씨의 집, 선착장에서 2Km 바로 앞바다에 있는 그의 어장에서 낮 그물을 털고 온 이씨의 배에는 생멸치가 가득한 노란 프라스틱 콘테이너 20여개가 실려있었다. 그야말로 대어, 만선이었다.
한달동안 잡을 어획량이 오늘은 왠일인지 한꺼번에 잡히는 재미를 톡톡히 본 이씨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어획가 400만원을 홋가하는 량이라고 한다. 취재오신 기자분 덕분이라고 덕담을 건넨다.
멸치가격도 지난 1990년도 초 이후 지금이 가장 좋다는 이씨는 "멸치 맛은 매일 보지만 멸치값은 오랜만에 본다" 고 한다. 예년에 비해 30% 이상 값이 올랐다고 한다.
또한 이씨는 해남군내 허가된 9개틀의 멸치잡이 낭장망 중 6개틀(1틀은 2ha)을 운영해 최대규모의 멸치 생산가라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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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건조된 멸치를 햇볕에 고실고실 말리는 동네 할머니들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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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한 멸치 냄새는 밤낮으로 이어졌다. |
특히, 이곳 멸치는 소금을 전혀 쓰지 않고 순수한 바닷물로만 건멸치를 생산하기 때문에 이미 전국적인 명성으로 땅끝 해남 멸치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따가운 햇볕아래 바다가 선착장 바로앞에 위치한 이씨의 멸치 건조장은 또다시 멸치 삶는 고소한 냄새로 더위를 날리고 있다.
첫댓글 고향냄새가 물씬풍긴 해남 실치멸치 먹고 싶네요..자연풍에 싱싱해서 맛도좋을듯 합니다.. 그리고 널리 알리고 싶어서 퍼갑니다..
나도 저 멸치 먹어봤는디 짜지도 않고 맛나던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