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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대한민국종단 560km대회 후기
1. 서 론
세월호 여파로 국토종단 코스맵이 완성되는 것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3구간인 낙동강 자전거길이 무려 120km가 넘는 코스로 바뀌다보니 조직위나 연맹에서도 참으로 난감한 며칠이 지났다.
다행히 대구지맹 도움으로 자전거길 코스도가 나옴으로 전체코스에 대한 코스맵이 나오게 되었다.
이번 대회에 한해서 스테이지런 방식으로 진행되고 전체구간이 537km에서 560km로 23km늘어남으로 대회종료일자가 하루 연장된 7.12(토)10:00며 대구이후 문경구간은 낙동강 자전거 길을 이용하게 된다.
다음은 한국의 철인들에게 존경을 표하면서 격려해주신 허태용님 글이다.
“조직운영위원회에서 좋은날 간택하여 건각들에게 도전 정신을 불어 넣었습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늘 숙면 취하시고 출발하는 그 날 까지 좋은 몸 상태 유지 하옵시고 힘찬 걸음 하옵길 기원합니다.
당신들을 존경하고 축복하옵니다. 한국인 철각들 당신들은 진정한 영웅입니다. 월드컵에 출전한 용사들도 영웅이지만 당신들은 한 걸음 더 높은 곳에 위치한 영웅들입니다. 모든 철각들께서 완주 하옵시고 건강하게 복귀하시길 기원합니다. 신께서도 당신들 한 걸음 한 걸음 하옵실 때 마다 도움을 주실 겁니다. 힘찬 걸음하세요 존경합니다. 저의 작은 소망은 당신들 모두가 완주하는 것입니다. 끝까지 완주하는 영웅들을 위하여 주로에 가지는 못하지만 응원할 것입니다. 한국의 진정한 영웅들 철각들.... 좋은 걸음 하세요.”
2. 본 론
2014. 7. 5(토) 17:00까지 부산태종대 호텔에서 선수등록과 아울러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개별적으로 저녁 식사를 한 후 일찍 잠자리에 드는 일정이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으로는 최성열님과 김순임님이다. 참가자들이 속속 모여들자 수석부회장님의 사회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고 대회장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연맹회장님 조직위원장님 지맹회장님 경기이사님 등 연맹을 이끌고 나가는 분들의 인사말과 소개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우리는 기철형님의 배려에 삼계탕으로 원기를 북돋운다.
부산에서는 최고령자 박성재님 이도희님 김차길님 김현길님 한창훈님 그리고 최연소자 오준혁군과 나를 포함 7명이며, 60쥐마클 소속으로 송근중 나건호 유병순 이경식 한부석 박왕주와 또 7명이다.
우리지맹 소속회원과 60쥐마클 회원들 모두가 완주하기를 꿈꾸면서 배정받은 606호실에 들어가니 나건호 노창진 김환철님과 재회한다. 새벽04시에 기상하기로 하고 모두 일찍 잠들기를 바라면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한다.
박길수님이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1구간 출발 ~ 98.5km 상동초교까지 소요시간 14:29
알람이 울리기전 기상을 하여 이른 아침을 먹어야만 했다. 04시에 밥을 먹었으니 다음 식사는 몇 km지점에서 먹어야 할 지 고민이 된다.
태종대 모자 상 까지 소화를 시키면서 삼삼오오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쉬엄쉬엄 올라가니 벌써부터 인증샷을 하느라 분주하다. 부산 경남 쥐마클 회원님들과 병천이와 병로도 보였다. 준비해간 플래카드로 기념촬영을 하고 유준상명예회장님의 “임진강을 지나 평양을 거쳐 백두산까지 울트라마라톤에서 해야 한다”는 축하메시지를 시작으로 부회장님의 카운트다운과 조직위원장의 징소리에 106명 전사들은 하나가되어 이슬비를 맞으며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가영이와 미야 그리고 정락이 창근이는 무리속에서 페매를 하고 있다. 새벽같이 달려 나와 위로와 격려를 해 주니 꼭 완주로 보답해야겠다.
현재 기상상태는 이슬비가 내리고 있으며 남부지방은 오후부터 장맛비가 예상된다고 한다.
다음은 최종권님의 무사완주를 기원하는 응원글이다.
“대한민국 처음과끝 대한민국 한 발 한 발
대한민국 철인건각 대한민국 울트라 맨
그 뜨거운 마음 열정 그 강인한 단단한 몸
참가하신 모든 분들 무사완주 기원해요
별이 뜨면 별과 함께 해가 뜨면 해와 함께 바람 불고 비가와도 땀범벅에 힘들어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용기주고 힘을 주어 참가하신 모든 건각 무사완주 기원해요.”
이번 대회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참으로 뜻 깊은 대회다.
먼저 울트라그랜드슬램 3회 달성이요 부산에서는 차길형과 내가 처음이다.
그리고 청렴경찰 4대 사회악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는 플래카드를 경찰서에서 제작해주었고 신장하나를 기증하고 몇 년째 마라톤으로 단련된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갖고 있는 생명나눔운동의 산증인 김세영님과 함께하고 또 부산에서 참가자 중 최고령자와 최연소자가 있으니 이분들과 함께하는 대회에서 모두 안전하게 완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도전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지금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부산시내 뿐만 아니라 1cp까지는 코스맵이 필요가 없다. 첫 번째 도전해인 2006년에도 467km까지 갔으니 이번길이 4번째다. 그러니 100km까지는 그냥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다.
도희형님은 환철님 페매를 하고 차길형님은 현길형님을 무조건 완주시켜야하는 사명감을 갖고 뛴다. 나 또한 현길형님의 완주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할 것이고 성재형님은 2년전 400km에서 포기를 이번엔 앙갚음해야 된다. 쥐마클 송회장과 건호가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나머지 친구들은 제 페이스에 맞춰 따라오는 전략이다.
출발 후 3시간27분에 29km 구포교차를 근중 병순이와 함께 통과하며 부산지맹 자봉지점이다. 수박을 몇 조각하고 구포대교에서는 양산의 털보 아저씨 박동철님을 만난다. 지난 달 울산에서 울트라 100회를 달성한 적토마다.
송회장이 부산쥐마클에서 강서구청 어디쯤 자봉을 한다고 했다며 확인해보라고 한다. 원구와 어렵게 통화를 시도하여 안평역에서 태성이외반가운 사람들을 만난다. 원구가 전복죽을 끓여서 나왔다.
대호도 만나고 뒤에 오는 주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또 다시 달려간다.
김해시청을 지나고 또 반가운 사람들이 있었다. 온천마 두한형님과 민고다. 저 준족들과도 종단길에서 같이 뛰어야하는데 민고가 부상에서 완전하지 않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몇 걸음 지나 철수형을 만나 캔음료를 하나 먹고 cp에서 만나자고 했다.
동신아파트를 지나 얕은 오르막을 차오르며 50km지점인 자이언트가구백화점에 12:37분에 들어간다. 39위다.
김영준님의 두발의 철인들에게 전하는 축하메시지다.
“늘 달리는 분들이시라 더욱 즐거움에 탄성 자아내며 목적지인 망배단까지 두발로 여행에 참가하신 대한의 울트라님들께 진정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모진 고통의 희열도 즐거움으로 승화시켜 모두 모두 무탈하게 완주의 극치를 맛보시길 불공드리겠습니다. 언젠가는 꼭 도전해야 할 과제로 남기고 열심 응원하겠습니다. 모든 울트라님들 부상 없이 즐거이 달리시길 바라옵니다. 힘내세요....”
습도가 많이 높아진다. 이슬비가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예상보다는 빠르다. 훈석형님의 격려금을 받고 또 철수형이 봉투를 건네신다. 어쨌든 완주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하고 쥐마클 친구들과 한 무리를 지어 빗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앞 주자들이 식사를 하고 나가는 대산면 돼지국밥집에 들어간다.
우리도 국밥을 먹고 내가 양치를 하고 있으니 근중이가 마니아는 역시 다르다며 처음 도전하는 이에게 무안하게 한다.(근중 병순 건호 경식)
수산교에서 막내 준혁이를 만났다. 컨디션은 괜찮아 보였지만 몽블랑을 정복하고 하루 전 귀국해서 피로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대회에 참가하였으니 경험이 부족했지만 믿어 보는 수밖에......
또 다시 부산지맹 자봉지점이다. 연수형님 만수형님도 보였다. 송회장 가족도 보고 초반이라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연수형님이 준비한 수박화채는 맛이 좋았다.
밀양으로 접어들어서는 부산의 3총사가 뭉쳤다. 보신탕집을 물어 찾아 갔지만 휴일이라 영업을 하지 않아 음식점에서 육회와 갈비탕으로 식사를 하고 밀양시청을 경유 청도방향으로 접어드니 사방은 벌써 어두움에 휩싸인다.
경남경찰청에서는 야간에 주자들의 안전을 위해 깜빡이를 켜도록 요청이 있었다.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나도 모르게 절뚝거린다. 일행들과는 서서히 뒤처지기 시작한다. 그런 아픔을 안고 1cp인 상동초교에 20:29분(57위)에 들어간다.
송회장 가족이 삼겹살을 굽고 있었지만 발목이 아파 온 신경이 그쪽으로 쏠린다. 샤워를 하고 의료진을 찾았다. 시간은 넉넉했지만 잠자리가 편하지 않았다. 젖은 신발과 옷들로 피난민들을 연상케 한다.
폐교가 된 교실 바닥인지라 삐꺽거리는 소리 발자국 소리에 뒤척이다가 모기에게 수혈만 해주고 잠깐 눈을 붙인다. 02:30경 일어나 준비를 하고 03:00경 이른 식사를 하고는 04시에 전원 동시 출발이다.
1cp에서는 울산지맹에서 헌신봉사를 한다. 참으로 수고가 많았다. 아래 글은 2구간 중계를 맡은 전성하님의 글이며 국토종단이야기를 중간 중간 삽입해본다.
“특화된 106명의 전사들이 부산태종대에서 출발하여 이곳 98.5km 전원 무사히 도착. 구름이 잔뜩 낀 습한 날씨에 빗줄기가 가늘었다 굵었다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에 대장정에 나선 주자들은 어느 한분도 부상없이 이 곳 상동초등학교에 입성하여 식사와 샤워를 하고 젖은 옷가지와 신발을 교체하고 물집을 터뜨리며 테이핑 등 장비를 챙기며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있으며 더러는 가족들과 지인들의 격려와 응원의 손길을 받으며 다음 구간을 공략하기 위해 침착하게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도 그려집니다.”
“현재는 흐린 날씨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으며 낮 최고 28.30도에 습도도 높을 것으로 예보되어 있습니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스테이지 런 대회 관전 포인트는 선두 주자들은 컨디션조절과 임박해서 컷 오프를 통과하는 후미주자들의 체력 회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이번 구간의 첫 번째 고비이자 관건인 것 같습니다.
아울러 서바이벌 대회에서 나오기 힘든 종단 537km 대회의 기록이 스테이지 런으로 진행방식을 변경함으로 128시간제한을 훨씬 상회하는 80시간대로 예상이 되어 집니다 새벽 여명의 빛을 받으셔서 다음 구간까지 무탈하게 완주하시길 응원합니다.”
2구간 186.9km 왜관교까지 소요시간 15:36. 누계시간 30:05
7월8일 04:00에 동시출발을 하게 되니 조금은 색다르다. 회복을 완전한 주자들고 있을 것이고 몸이 굳은 주자도 있을 터 난 그런대로 가볼만 하다.
현길형이 근육통약을 주신다. 벌서부터 진통제를 먹으면 힘들다. 아껴 놓았다가 내가 먹어야 될 시점에서 먹어야겠다.
“언제까지나 출렁거리며 흐를 것 같던 강물도 말라서 바닥을 드러내듯이 천리만리 달릴 것 만 같던 우리 주자들의 거친 숨소리와 발 구르는 소리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음을 안타까워한다.” 110km지점 준혁이가 이번 종단 길 첫 포기자다.
1구간에서 냅다 달리던 창훈형과 옛 추억을 나누며 25번 국도로 청도경찰서 앞에서 부터는 자동차전용도로로 되는 바람에 옆 구 도로로 가야 한다 수석부회장이 악법이라고 한 구간이다.
"마라톤과 인생은 치열하고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변화를 두려워 않고 새로움을 모색하는 것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청도경찰서에서 100m마다 의경들이 안내 봉사를 하고 있다.
“한계와 극한의 고통을 넘나드는 경험을 한 사람들은 겸손하고 감사하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다.”
남성현 고개를 넘고도 지루한 레이스다. 힘들고 지치지만 그래도 가야만 한다.
편의점에서 창훈형과 전복죽을 하나먹고 함께 달렸던 기억은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주유소화장실 갔다 오는 사이 얼마나 멀리 달아났는지 찾을 길이 없다. 어떻게 뛰다보니 차길.현길형을 만나 된장찌개를 먹는다.
근중이가 월드콘을 주고 현길형이 아이스크림을 준다. 습도가 이렇게 올라가니 찬 것만 찾게 되고 주는 대로 받아먹는다.
찬물이든 그늘이든 시원한 곳만 있으면 여지없이 주자들이 들어찬다. 이런 여정도 고통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자.
60쥐마클 현수막이 보인다. 친구 호희를 비롯하여 대구 친구들이 진수성찬을 준비하고 친구들을 맞이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모든 주자들에게 쥐마클을 알리는 절호의 찬스였다.
만촌사거리 150km에는 최한성님 가족들이 닭죽을 끓여 주자들에게 도움을 주셨다. 죽과 수박을 먹고 김선자님이 체크를 하며 수고를 하고있었다.
“인생은 장애물 경주다. 하나를 극복하며 또 하나가 다가온다. 오늘 나에게는 어떤 시련을 주실지.... 순간에 충실할 뿐”
대구 시내를 지나면서 근중 건호와 컵라면을 하나 먹었고 한참 앞에 가시던 도희형님께서 지나는 창훈형과 나를 발견하고 식당으로 부르신다. 삼계탕으로 보신을 하고 그 힘으로 왜관까지 가 보련다. 성주대교에서 왜관교까지 15km는 지루함 그 자체였다.
“삶이란 모험이다. 아무것도 안전한 곳은 없다. 다만 노력할 뿐이다.”
태풍소식이 있었지만 영향권을 벗어났는지 소식이 감감하다. 대신 시원한 빗줄기가 피로회복에 도움을 줄 것인지 생각하는 사이 잠깐 퍼 붓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삼계탕의 에너지가 완전 소진될 무렵 왜관교가 저 앞에 아른거린다. 창훈형을 뒤따라 2cp로 들어간다.
구미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사우나에서 휴식을 취해보지만 너무 산만했다. 숙소가 마땅치 않아 창훈형과 식당에서 식사와 시원한 맥주로 피로를 회복하고 4시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졌지만 편하게 휴식을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나름 리듬을 잃지 않을려고 노력하는 주자들도 있을법하다.
대회3일째인 제3구간이다. 소요시간 25:38. 누계시간 55:43
7월8일 01:30에 출전자 점호를 하고 지금부터 국토종단 낙동강 자전거길 126km를 가야하는 고난의 구간이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돌아보지 않는다. 풍차를 향하여 달려드는 돈키호테 기질이 강한운동이 울트라마라톤이다. 한계를 넘어선 체력으로 버티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한걸음 또 한걸음을 앞을 향하여 내딛는 고독한 경기. 주변의 간절한 만류에도 지인들의 간곡한 부탁에도 강행한 종단 길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7월의 날씨는 지열과 복사열 그리고 체열까지 가세하여 온 몸을 불사른다. 장맛비는 잠시의 열기는 식힐 수 있지만 발바닥의 물집은 거북등짝처럼 갈라진다.”
이번 코스가 나오기 전 편의점도 없을 줄 알았는데 최종 코스도에 식당과 매점이 곳곳에 있는 것을 보고는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새벽시간 송회장 가족을 만나 햄버거로 허기를 달랜다.
“울트라마라톤을 하다보면 마치 나무늘보나 달팽이같이 느릿 거리거나 멈칫거리는 주자들이 있다. 발 빠른 주자들이 축지법을 쓰듯 손살 같이 달리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분들은 슬로우 모션 그 자체다. 똑 부러지게 잘 달리지도 못하고 아무도 관심도 주목도 못 끌지만 지속적인 꾸준함으로 마침내 원하는 목표를 이룬다.”
“더 없이 앙탈부리는 날씨의 변화도 아무 두려움 없이 이겨내시고 두 발로 달리는 즐거움을 진정 실천하시는 모든 울트라님들 무탈하게 한 주의 시작을 기쁨 맘으로 전해주네요 지난 낮과 밤에 하염없이 쏟아지는 빗줄기에 겹겹이 일어나는 무거운 욕망과 삶의 찌꺼기도 씻겨냈으니 오늘은 칙칙폭폭 잘도 달릴 것 같습니다.”
243km지점 식당이다.
중국집에 들어가 짬봉을 시켰더니 그릇이 엄청 크다 국물은 남김없이 먹고 물만 보충하여 동반주자 없이 상주보로 향한다. 낙동강 자전거길 건설에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었지만 지금 그 현장을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보니 감탄 그 자체다. 달리 무슨 말이 필요 없다.
“지금부터 서서히 기계가 되는 시간이다 고통도 힘듦도 모르는 달리는 머신으로 태어난 것이다. 볼트와 너트만 조여주고 톱니바퀴에 기름만 쳐 주면 자동으로 굴러가는.....”
“세상 한가운데서 들려오는 일도 벗어놓고 부와 명예도 내려놓았다. 대신 적막이 휘감은 풀벌레소리 밤새 소리 거친 숨소리 허공을 가르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자연과 동화된다.”
완전한 시멘트 길 한낮의 뜨거움과 지열이 나의 온 몸을 불태운다
“사람은 원하든 그렇지 않든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것은 살아가는 강렬한 신호이다. 심장은 터질듯이 펌프질을 하고 엄청난 양의 공기가 폐속으로 쉴새없이 압박한다. 그리고 그 숨소리는 거칠다 못해 멎을듯하다.”
경북지맹의 박건흥님 신외식님이 이 어려운 구간에서 열심히 자봉을 해 주신다. 정말 뛰고 있는 주자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꼭 완주로 보답하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해본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도전과 저항 진보와 퇴보를 거듭하면서 발전해왔다. 개인의 삶도 그러한 맥락에서 궤적을 같이 한다.
마라톤! 두 발로 만들어내는 강렬한 리듬과 터질듯 한 심박수의 요동 그리고 용광로보다 더 뜨거운 목마름은 이 곳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매력이다.”
“달리기는 온갖 술수나 꾀가 통하지 않는 정직한 운동이다.”
지열에 녹초가 되었는지 엄청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상희형이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준다. 바로 앞 cp가 있는 줄 모르고....
가파른 언덕을 넘으니 253.5km유동cp다. 13:03경 도착하여 수박화채만 찾게 된다. 정자에는 앞서온 주자들이 자리를 차지하여 드러누울 곳이 없다. 근중, 건호도 보였고 창훈형도 한숨 잔 것 같다.
“울트라마라톤 누구나 뛰고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완주는 각자의 몫이다. 무엇을 얻고 발견할지는 주자 자신의 의지와 노력 여하게 달려 있는 것이다. 새로운 나와 마주 하고 한계를 찾기 위해서 도전하라 시도 해보기 전까지 아무것도 장담하지마라” just do it!
“인간의 몸은 신기하게도 자동시스템이 작동해서 극한의 고통을 겪고서도 인체의 복원력은 놀랍기만 합니다. 뼈와 근육에 저장된 각종 성분과 영양분의 공급을 늦추거나 줄여서 위험에 대비하는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말 한 낮의 뜨거움에 진절머리가 난다. 왜 이런 개고생을 해야만 하는가?
“앞서갈 수 없으면 묻혀가라 따라갈 수 없으면 쫓아가라 마지막이라 생각되는 곳에서 30분만 더 버텨라 나는 오늘도 길 위에 서 있다. 그리고 치열하게 사랑하며 가리라”
장엄한 상주보를 지나서도 끝은 보이지 않고 점점 통증이 심한 발목을 부여잡고 애원해보기도 한다. 자전거길이 오히려 고난의 길이 된 것 같다. 막심한 후회에 짜증이 쌓이고 지루한 시멘트 길에서 한판 패로 폐색이 짙다.
바로 위에 콩국수집이 있는 줄도 모르고 화장실에서 머리감고 혼자서 휴식을 취한 후 몇 걸음 옮기니 차길 현길 창훈형이 뒤 따르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 만에 부산4총사가 만났다. 반가웠고 시원한 콩국수맛과 청량고추에 지나온 시련을 잊어본다.
포만한 느낌을 빠른 시간 내에 지워야 또 다시 달릴 수 가 있다. 늦은 오후시간이지만 한 걸음 이라도 더 가야된다는 신념에 거듭 말고삐를 당기듯 굳은 육체에 기름칠을 해본다.
“어스름한 저녁에 속절없는 외로움에 빠져든다. 나뭇가지를 오가던 새들도 둥지를 찾아 날개를 접고 먹이를 찾아 숲속을 배회하는 짐승들도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데 어둠이 깊어져도 돌아갈 수 없는 것은 강가의 가로등과 나 뿐이다. 거친 호흡과 둔탁한 발소리 끝나지 않은 길가에서 오래도록 고독이란 단어를 곱씹으며 버틸 것이다. 그리고 싸울 것이고 또 달릴 것이다. 어떤 일은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처럼 무한한 도전정신과 자유로움을 위하여 고독과 투쟁할 것이다.”
금곡교를 지나 일행들과 주로를 잃어버렸다. 농로를 한참을 헤매이다 지나가는 차량 도움으로 간신히 자전거 길을 찾을 수가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어둠속에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얼마나 갔는지 모르겠다. 사방이 깜깜하여 또 주로를 찾지 못했다. 일행 중에서 전화를 하여 주로를 안내받고는 세월아 내월아 노래하며 아무도 뛸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그렇게 걷고 또 걷기를 몇 시간이 흘렀다. 애타게 기다리던 이너스 모텔은 나오지 않고 컷 오프시간은 점점 다가오는 느낌이다. 하나 둘 뛰기 시작한다. 반사적으로 한 마리의 불나비가 되어 어둠속으로 빨려든다. 그렇게도 애타게 찾던 이너스 모텔에 새벽 03:08에 통과하니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음을 알 수 있다.
3cp에서는 포항지맹에서 수고를 하고 계신다. 낯익은 회원님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204호에 이봉주 한창훈 박상준과 같이 배정되었다. 순서대로 샤워를 하고 이내 휴식다운 휴식을 취한다.
4구간 424km 이천 진모텔 소요시간23:14 누계시간78:57
일찍 일어나 식사를 하란다. 역시 포항지맹에서 곰국을 준비했다. 피로는 완전 회복되지 않았지만 처음으로 깊게 한 숨을 잔 것 같다.
이제 조금은 상쾌한 기분으로 4구간을 맞이한 기분이다.
문경새재 2년 전에는 한밤중에 후둑 후둑 떨어지는 빗방울소리와 장단을 맞춰 쉬엄쉬엄 올랐던 조령산 그러나 지금은 오전시간 해가 중천에 뜨기 전 새재를 넘어가려나 모르겠다. 페이스가 비슷한 꾼들과 주변 풍광을 즐기며 힐링모드로 전환해보기도 하고 이곳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과 정다운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샘물과 유유히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이런 심산유곡에서 하루 종일 발 담구며 노래하고 싶다.
그러나 우리는 가야한다. 암행어사가 되어 지방 수령으로 발령받은 것처럼 가고 또 가야한다. 그러다보면 마침내 종착지는 나타나겠지...
2년전 에는 바닥이 바위로 쫙 깔여 있어 조심조심하며 내려갔던 길 이번엔 자전거 길로 바뀌면서 돌로 된 주로가 다 걷어지고 황톳길로 바뀌었다. 어렵게 진행되고 있는 발목부상에 조금은 위로가 된다. 근중이 가족을 만나 왕주와 함께 피자 한 조각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내러오니 앞 주자들은 식사하는 모습이 비춰진다.
창훈형과 보신탕집을 찾아 가기로 하고 음식점은 다 지나친다. 그러나 가도 가도 보신탕집은 보이지 않고 서서히 배가 고파지는데 누구에게 묻는다. 조금만 가면 보신탕집이 있다는 희소식을 전해 듣고 가속 패달을 밟는다. 정말 보신탕집이다.
첫날부터 찾았던 보신탕을 먹으니 맛도 있고 영양만점이다. 옆에 효근부부도 올갱이로 식사를 하고 먼저 자리를 뜬다. 우리는 보양식을 먹었기에 언제 든 뛸 수 있는 터보엔진을 장착한 느낌이기에 조금 여유를 부려본다.
350km 쌍곡 주유소에 15:43분 통과하고 34번 국도를 따라 지루한 시내를 질주한다. 대덕사거리에서 음성방향으로 37번 국도로 갈아타고 눈에 선한 중원대학교를 지나 길가에 드러누워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한다. 18:20경통과를 하고 뻥 둘린 새 길로 접어드니 임포재님이 깜박이 등을 켜며 뒤 따라 갈려면 불빛이 잘 보여야한다며 나를 목표물로 정조준 한다. 임포재님은 거의 도보로 종단을 해 보겠다는 의지로 가는 분이시다. 혼자서 정말 열심히 달렸다. 발목이 온전하지 않기에 길 위에서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 조금만 가면 고향마을 쉼터가 나올 것을 예상하고 재무장 하는데 아니 웬 주자들이 이렇게 많이 보여...
아~~ 여기가 쉼터 식당이네 창훈형은 먼저 와서 식사를 하고 한참을 기다렸다고 한다. 김치찌개를 시켜놓고 물을 보충하고 있으니 김웅형이 들어왔다 같이 식사를 하기로 하는데 밥값을 형님이 냈다. 밥을 먹고 잠시 쉬기로 했지만 역시 시간에 쫓기는 듯 다시 가야만 한다.
신천삼거리 379.6km에 21:48분경 통과하고 이제 음성 읍내를 지나야한다. 어둠속이지만 낯익은 간판들과 표지판들이 반갑다. 장호원과 금왕이 그랬다. 이 구간에서 심야시간과 새벽인지라 몇 번을 잤는지 모르겠다. 누웠다가 깨어 뛰기를 수 십 번은 한 것 같다. 어느 지점인지 수마클 응원팀을 만났다. 바로 이명희님을 위해 자봉을 하고 있었다.
이용근님을 여기서 반갑게 만나게 될 줄이야! 지난 북한강에서 100km선두 주자로 오는 것보고 후기에 적어 놓았는데 우연히 그 후기를 보고 자기 자신임을 알고 댓글을 단 사람이다. 그가 나를 알아보고 기념사진을 찍고 남은 닭죽을 주면서 박카스 한 병 더 준다.
- 수마클의 붉은 날개 이명희 - 이용근
“가녀린 그 몸으로! 수줍은 듯 그 미소로! 삼천리금수강산 서에서 동으로 해남에서 금강으로 또 영남에서 임진각으로 길고도 머나먼 여정 속에 어촌의 어부의 모습도! 농촌의 쇠잔한 촌노의 모습도! 도시의 분주한 삶의 모습도! 민족의 아픈 상처도 당신의 작은 가슴에 아름답게 새기시며 이제 그 여정의 끝을 보려 합니다. 뛰는 동안에 육체는 견딜 수 없을 만큼 많은 고통으로 힘들겠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감사하며 이겨 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는 당신......
강낭콩 꽃보다 더 푸른 임진강 물결위에 양귀비 꽃 보다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밤새 달렸지만 아직도 cp는 멀기만 하다. 뒤에 따라오는 주자는 7~ 8명쯤 예상된다.
지금 이 순간 중계방송을 보고 있다면 아마 애간장이 다 타들어 갔을 것이다. 벌써 들어가야 할 사람인데 왜 이름이 보이지 않을까? 부상을 입은 것은 아닐까? 완주는 가능할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것이다.
뛰고 있는 나 자신도 이런 속절 함에 자유로울 수 없다. 도전이라 대의명분에 온갖 지혜로 이 어려운 난간을 극복하리라!
좀처럼 나타나지 않던 이천 진 모텔이다. 컷오프 약 50분을 남긴 07:40경에 통과한다.
친구 부석이가 밥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배가 고팠던지 친구가 남긴 밥까지 다 먹어치운다. 그런 후 58형님이 부른다. 창훈형이 그렇게 좋아하던 멍탕이다. 또 한 그릇 먹었다. 아! 정말 이 순간 행복한 감정이 복받친다.
배정받을 방이 없어 빈방으로 찾아가니 부석친구와 성재형님 박진형님규일님 창진님과 같이 휴식을 취해보지만 부석이의 코 골이로 성재형님 노하셔 일침을 가해보지만 예민한 우리들만 뒤척인다.
일어나 친구가족이 준비해둔 죽을 한 그릇 먹고 재무장을 해본다. 이제 서바이벌 게임이다. 500cp에서 휴식시간이 주어지지만 어떻게 될지 모른다.
5구간 424 ~ 500.9km 소요시간 20:15 누계시간 99:12
7월10일 12:30분에 동시 출발이다 점호체크는 아리가 대신했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근중이 친구 가족포함 두 공주와 함께 했다. 아빠를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뛰는 주자들을 위해 더 많이 신경 써 주고 챙겨준 덕분에 이번에도 꼭 완주로 보답하고자 한다.
카스 이천공장을 지날 무렵에는 직접 만들어진 맥주 맛을 본다. 맥주맛이 다른지 모르겠지만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다.
주자들을 위해 곳곳에서 자원봉사 하는 분들을 만난다. 강기동님 가족인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조금 남아 있다며 먹으라고 했다. 역시 멍탕이다. 깨끗이 정리를 하고 곤지암을 향해 질주에 질주를 거듭한다. 차량의 행렬이 길어지고 교통량이 많다보니 매연에도 신경이 쓰인다.
450km유동cp에 들어가니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준기형님은 인증샷을 해주시고 58형님은 얼음찜질을 해주신다. 고맙고 감사하다.
전남의 박종은님이 서울친구들에게 보신탕을 공수한모양이다. 창훈형과 3명이 앉아 배부르게 먹어치운다. 극한운동에는 이놈이 제격이다. 윤활유를 교체한 듯 터보엔진을 장착한 듯 이 기분 이 페이스로 끝까지 달려갔으면 좋겠다.
해상아우를 앞에 두고 한 참을 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함께 달렸던 환철님이 자봉을 하고 있다. 본인은 도희형님과 페이스를 맞춰 잘 뛰었는데 결국 오버 페이스와 음식 섭치를 못해 중도에 포기를 했단다. 해상아우 친구들은 산 낙지를 공수해왔다. 먹음직스럽지만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해상아우의 먹는 모습에 주눅이 들고 말았다. 데친것도 싫었다. 그냥 죽만 한 그릇 먹고 또 다시 달린다.
“우리는 누구나 각본 없는 영화속의 주인공이자 관객들입니다. 내가 만든 영화가 흥행을 거두기 위해서는 생이 소멸할 때까지 충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란 파고를 넘어 가기가 쉽지가 않아서 인생이란 담벼락에 기대어 울기도 하고 힘에 겨워 좌절도 곧잘 경험하지요. 여전히 내 앞에 놓인 인생길은 안개 속을 거닐듯하고 버거운 오르막길에서 비틀거리며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제 토달지 맙시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상념에 빠지지도 맙시다. 밀물과 썰물에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처럼 스스로 부딪쳐 일어서기를 바래봅니다.”
창훈형 신발 때문에 발 부상이 있는 듯 이 마트에 신발 사러 들어가고 이전에 이윤희박사님도 포기하시고 자봉길에 나섰다. 창훈형 신발을 가위로 구멍을 내 주시고 응급조치를 하였지만 잘 되지 않은 모양이다.
경기도 광주시 이마트 앞에는 쥐마클 친구들이 맞이한다. 경식이와 인증샷을 하고 핫바와 어묵에 막걸리도 한잔먹어본다. 챙겨주는 친구들과 헤어짐이 아쉽다. 시간은 흘러 벌써 새벽인가 남한산성을 지나 11일 01:00경 가족과 통화를 해본다. 걱정과 염려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이상 없음을 사진을 찍어 전송한다.
아무도 모를 일 ! 윤장웅님의 글이다.
“너구리 장맛비가 전국에 슬슬~~~
작년 622km에 이어 올해도 장맛비가 주자들의 뒤를 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주자들이 모두 예상외로 잘 달려왔고 남은 거리 역시 예상외로 많이 남았습니다. 언덕보다 평지가 왜 그리 힘들고 주자들이 싫어하는 이유가 있겠죠?
다? 알다가도 모를 일! 그래도 밝은 낙동강 자전거길 보다는 어두움이 있어도 구부러진 길, 그리고 언덕이 있는 길, 대지의 향내 음이 나는 길, 그런 길이 더더욱 그리운 길, 힘들고 지치며 쉬어갈수 있는 길, 때론 그 무언가에 홀려야 하는 길, 그래서 아무도 1초 후에 일어날 수 있는 길에서 또는 자연에서 모를 일입니다. 아무도 모를 일 그래도 어두운 밤의 주로가 더더욱 그리운 길인가 봅니다.”
새벽한기를 느끼며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연맹회장님께서 체크를 하면서 왜 이리 늦게 오느냐며 역정을 내신다. 포기할 수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알아주지 못하는 점 서운하기도 했지만 어쩌랴 내가 부상 중인 것을...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캔맥을 하나 먹고 또 다시 나그네가 된다. 하남에서는 횡단 길 역주행이라 코스에 자신 있었는데 정신이 혼미하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또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와 빵을 사먹는다.
효선형님과 춘옥님을 만나고 경식이의 도움으로 천호대교 방향을 잡는다. 483km 천호대교에 05:55통과를 하고 주자들의 모습이 사거리에 들어왔다. 잔잔한 한강의 물결을 감상하며 잠깐씩 심신을 달래보기도 한다.
잠수교를 지나 자전거 길로 가다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마주오던 자전거가 지그재그 하는 바람에 나도 본능적으로 피할려다 뒤 따르던 자전거에 추돌을 당했지만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cp에 이를 무렵 의왕시팀을 만난다. 박진경형님 사모님과 의왕시연합회에서 나오셔서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이름을 보면서 옛 추억이 생각난 듯 2007년 종단대회 때 산속에서 헤매던 그 시간 바로 의왕시팀을 만나 휴식을 취할 수 있었고 잠을 재워 주신 분들이다. 생명의 은인들.... 아련한 추억이 그저 아름답다. 보신탕 두 그릇 먹었더니 배가 부르다.
드디어 500kmcp다. 윤종아우와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푹 쉬었다가
500도착 516통과
갈 요량으로 자리에 누웠으나 잠은 오지 않고 시간만 흐른다. 앞 주자들은 모두 휴식 없이 서바이벌로 임진각으로 향한 것 같다.
그래도 몇 명의 주자들과 휴식을 취한 후 근중이 가족의 도움으로 마지막으로 발가락 테이핑을 하고 얼음물 하나를 받아든다.
6구간 500.9 ~ 560km 소요시간 19:37 누계시간 118:49
끝까지 싸웁시다 (전성하)
“하늘은 높아지라 하고 땅은 넓어지라 합니다.
바다는 깊어지라 하고 강은 길어지라 합니다.
나무는 순응해라 하고 바위는 묵묵히 견디라 하는데 부모님은 매사에 조심해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주자들은 지금쯤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얼마 남지 않은 종단 537km 그 아름다운 완주를 위해서 끝까지 싸우시길 바랍니다.”
걸음을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아 평상에 몸을 눕힌다. 자다보니 옆에 채규일님이다. 좀 더 자고 싶었는데 노인네들이 떠드는 소리에 일어나 한강대교를 건너 용산의 은행에서 볼 일보고 오는 사이 주자들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뚜벅 뚜벅 숙대입구까지 오니 배가 고프다. 골목집 식당으로 들어가 콩나물 해장국을 시켜놓고 가족에게 전화해서 연신내 도착예정 시간을 알려주고 서울역을 지나니 경찰청 앞이다.
이색경찰선정에 도움주신 직원에게 대회참가중임을 알리고 경찰청 앞에서 인증샷을 한다. 독립문에서는 상희형님의 도움으로 인증샷을 하고 무악재를 넘는다. 녹번역을 지나니 성재 창훈형님이 속한 한 무리를 만난다. 그러나 두 사람을 불러낼 수가 없었다. 조금 더 가니 연신내다. 처형에게 전화도 하지 않고 가게로 불쑥 들어가니 노숙자풍의 이 모습에 깜짝 놀란다. 동서와 같이 보신탕으로 요기를 하고 바로 출발이다. 앞에 가는 무리를 따라잡기 위해서 부지런히 가야만 했다.
2년 전에는 쏟아지는 폭우속에 도로공사로 엉망이 된 주로를 찾았던 아련한 추억이 있는 구간이다. 가도 가도 필리핀 참전비가 나오지 않아 얼마나 애간장을 녹였던지.....
지금은 혼자서도 잘 찾아가고 있는듯하다. 친구 필희를 만난다. 박카스한 병 받아먹고 파이팅에 힘을 낸다. 중 후반 그룹이란다.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완주만이 있을 뿐!!! 이런 부상으로 여기 까지 온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성재형님께서 비틀거리며 앞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나도 잠이 엄습한다. 형님과 같이 눈을 좀 붙이고 갈려고 해도 한 걸음이라도 먼저 가겠다고 하시니 붙잡을 이유가 없다. 효선형님의 질주하는 모습에 나도 나름 페이스조절 해본다. 그러나 조금만 뛰었다하면 이내 잠이 쏟아진다. 데쟈뷰는 없었다.
지금부터 뛰다 걷기를 수 없이 반복하고 잠이 오면 길바닥 에서도 잠을 잔 것 같다. 뒤 따르던 자봉님도 많이 힘들어 하신다. 본인 안전에도 신경 써야 했고 주자들이 비틀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537km한미해병참전비에 23:06분에통과를 하고 544km금촌을 00:45분에 지난다. 이제 남은 거리는 15km, 8분 페이스로 가도 두 시간 후에는 골인할 것 같다. 그러나 마지막 구간이 그렇게 쉽게 열리지는
(537km지점) (구파발통과)
않는다. 사방은 깜깜하고 표지판만 눈에 들어온다.
간간히 자봉님들과 스포트 하는 분들의 모습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캔맥을 하나 먹으라고 한다. 정말 여기서 먹는 캔맥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 어둠속에서 친구 부석이를 만났지만 많이 힘들어한다. 힘내라고 하고 난 계속 질주를 한다. 어느새 임진각이다.
7월12일 대회 마지막 날 04:22분에 65번째로 골인을 하였으며 이로써 대한민국 울트라그랜드슬램 3회를 달성하게 되었다.
2구간에서 컷오프 되었던 심재두와 김세영 아우가 피니쉬 자봉을 하고 있었고 인천지맹에서 마지막 날 여러 회원님들께서 봉사를 하신다.
트로피를 들고 완주기념 사진을 찍고 세영아우와 연맹회장님과도 기쁨을 만끽한다.
3.결 론
1주일간의 2014년 대한민국 종단 560km를 달리게 해준 연맹 회장님 수석부회장님 조직위원장이신 최성열 김순임님 그리고 많은 자원봉사자님과 중계팀원님 각cp장님과 주로감독관님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도
움을 주신 장세현 의료지원팀장님께 이 영광을 돌리며 또 원근각지에서 문자로 전화로 격려해 주신 모둔 분들과 우리 쥐마클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울트라그랜드슬램 3회 달성을 이루었지만 앞으로 4회 5회 달성을 위해서 여기서 주저앉을 수 없다. 부단히 노력하는 자만이 승리의 축배를 들 수가 있는 것이다.
뜻하지 않게 부상으로 중도에 포기선언을 한 용기 있는 주자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며 종단을 꿈꾸고 있는 전국의 뜀 꾼들에게 이 후기가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4년 7월 20일
컴프부산지맹, 60쥐마클 류창곤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