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
저자 거의없다(백재욱) / 왼쪽주머니 / 2020.05.15
페이지 354
책소개
세계 최초 망한 영화 리뷰 〈영화걸작선〉의 바로 그 유튜버,
〈방구석 1열〉 내레이션의 바로 그 고막남친,
싸가지가 거의 없는 말솜씨와 소름 끼치게 시원시원한 크리에이터 스킬이
이번에는 웬일로 좋은 영화 걸작선과 삶을 귓가에서 들려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영화유튜버, 하면 바로 이 사람 아닐까. 세계 최초로 망한 영화들만 골라 리뷰하는 ‘거의없다’. 싸가지가 거의 없어서 ‘거의없다’. ‘망한 영화 걸작선’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 그가 이번에는 웬일로 이제껏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던 인생 영화 걸작선과 영화에 얽힌 그의 삶을 텍스트로 녹여낸다.
『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은 ‘영화는 어떻게 우리를 위로하는가’ ‘인간의 결핍과 행복’ ‘영화로 시대를 바라보기’ ‘장르 영화의 근본부터 수많은 클리셰까지’ ‘영화와 사랑’ ‘영화로 떠나는 여행’ ‘삶의 가치와 행복’ 그리고 ‘영화유튜버를 하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등의 주제를 담은 영화가 눈앞에서 영상처럼 펼쳐진다. 귓가에서 들려온다. 가벼운 B급 감성이 거리낌 없는 호방한 표현으로 줄줄 흘러나온다. 그러나, 저렴한 언어로 포장했을 뿐 가볍지만 가볍지 못하다. 깔깔거리며 신나게 읽다가 문득,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저자소개
거의없다(백재욱)
대학에서는 법 공부를 했다. 공부한 게 아까워서 고시 공부도 해봤는데, 거기까지 가서야 지금까지 애써 외면하고 있던 사실을 깨달았다. ‘이 길이 아니었다’는. 그렇다고 다른 길을 찾고자 적극적으로 살았던 건 아니다. ‘이렇게 살면 망하는 지름길인데?’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할 정도로 되는 대로 살다가, 내가 영화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럼 영화유튜브라도 한번 해볼까? 지금 유튜브에 보이는 애들만큼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한번 해봤다. 했더니, 꽤 잘됐다. 나중에 깨달았는데, 골방에 틀어박혀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거기에 영상을 붙이는 일에 나는 적당한 재능이 있었다(엄청 큰 재능이 있었던 건 아니다). 함께 깨달은 사실은 인생이 의외로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지루한 내 인생을 달래준 건 영화였다. 지금 나는 나의 지루함을 달래줬던 유일한 친구(사람 친구는 거의 없다. 잘 어울리는 성격도 아니고)의 이야기를 하면서 남의 지루함을 달래주고 있다. 다시 한 번, 인생은 참 의외로 재미있다.
그 전 이야기를 하는 건 싫어한다. 나를 아시는 분은 거의없다라는 사람만 알면 된다. 거의없다로 알려지기 전, 자연인으로서의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여러분이 관심 가질 만한 재미도 생산성도 의미도 없다. 그냥 유튜버, 이 책을 냈으니까 작가, 방송하니까 방송인, 강아지 키우니까 애견인. 당신을 적당히 즐겁게 만들어주고 싶은 사람. 거의없다다.
정말로 쓰기 싫지만 출판사의 요청에 억지로 정성껏 쓰게 된 유튜버 거의없다의 경력사항
* 유튜브 〈영화걸작선〉 채널 운영 중
* JTBC 프로그램 〈방구석 1열>의 영화 소개 영상제작(지금은 그만둠)
* 부산국제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실패박람회의 리버스영화제, 기타 등등 각종 영화 관련 행사 다수 출연
* TBS 〈골방라이브>의 진행자이자 〈정준희의 해시태그〉 진행자
* 가끔 맘에 드는 영화거나, 의미가 있는 영화거나,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를 골라 자발적 홍보영상을 제작하며, GV 진행 등의 소소한 활동 또한 병행 중
목차
시작하면서 _솔직히, 나도 어쩌다가 내가 잘됐는지는 몰라
1장. 관심 없을 테지만, 그래도 내 이야기
일라이 + 나는 전설이다
2장. 지금 좀 누우면 안 돼? 난 지금 힘든데
폭스캐처
3장. 님 좌파임?
다이 하드 + 범죄도시 + 청년경찰
4장. 요단강 크루즈, One Way 플리즈
할로윈 + 에이리언 + 싸이코
5장. 도대체 이걸 왜 보는 거야?
빅쇼트 + 스크림 + 캐빈 인 더 우즈
6장. 비껴 맞아도 세월은 세월이다. 사람도, 사랑도
죽은 시인의 사회 + 비포 선라이즈 + 비포 선셋 + 비포 미드나잇
7장. 가지 마세요, 영화에게 양보하세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8장. 텍사스? 거긴 소랑 총밖에 없는 곳이잖아?
로스트 인 더스트
9장. 내 첫 번째 책의 마지막 장
밀리언 달러 베이비
진짜 맺음말 _솔직히, 고마워
출판사 서평
영화를, 고상함 따위 1도 없이
세상을, 적당히 삐딱하게 바라보는 창
이 책에는 영화유튜버가 되는 방법이나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서 돈을 버는 방법은 눈꼽만큼도 들어 있지 않다. 영화를 고르고 보는 방법에 대해서 팁을 준다거나 하는 내용 또한 없다. 이 책의 목적은 그저 우리의 시선을 영화 속, 조금 더 깊은 곳으로 안내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작된 생각의 범위를 영화 밖으로까지 조금 넓혀간다. 너무 깊이 들어가지도, 범우주적으로 확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흥미로운 곳까지만 들어가서 재미있는 곳까지만 확장한다. 일부러 쉽게 말하지도 어렵게 말하지도 않는다. 영화를 설명하는 우아한 어휘도 고상한 표현도 없다. 삐딱하고 잡념이 넘쳐나는 시선, 그에 부응하듯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내용, 그럼에도 정신없이 빠져들게 되는 글. 거침없는 말빨에 시원하게 웃는다. 가벼운 포장 속에 숨은 진중함에 깊이 공감한다. 영화와 세상 그리고 나를 연결해주는 창이 열린다.
영화를 읽고, 좀 있어 보이게 말하기
작가 거의없다는 “끊임없이 나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과연 나 같은 인간이 책을 쓰는 게 온당한 일일까?’ 하는 질문을”이라고 수줍어하지만, 온당하다. 영화에 얽힌 이야기와 개인의 이야기, 역사, 정치, 사회, 환경, 페미니즘, 장르와 클리셰, 여행, 사랑, 그리고 인간 본연의 외로움 등의 참 다양한 주제를 영화와 함께 참 쉽게 이야기한다. 어려운 주제가 분명한데도 무엇 하나 어려운 구석이 없으니. 그가 추천하는 좋은 영화를, 그의 인생 영화를, 그의 눈과 감정을 읽는 동안 내가 봤던 혹은 아직 못 본 영화가 스르륵 들어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한다. 눈으로써 보는 영화를 글로써 읽고,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를 투영한다. 전문적인 지식을 어려운 말로 전달하지 않아도, 영화유튜버 거의없다의 크리에이티브 스킬 곧 ‘영화를 보고 나서 좀 있어 보이게 말하기’가 독자 개개인에게도 스며든다.
아니, 이 사람에게 이런 감동이?
여과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언어, 걸쭉한 입담, 적당히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늘 그렇듯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이야기, 모두까기 인형. 그의 글도 똑같다. 그리고 완전히 다르다. 의외로 감성적이고, 의외로 따뜻하고, 의외의 감동이 넘쳐흐른다. 생의 가장 끔찍한 시간에 함께한 것들이 가장 괜찮은 시간을 만들어내는 재료가 되어주었다는 이야기나, 그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당장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마음을 읽다 보면 가슴 한 켠이 근질근질해진다. 절정은 책의 끝 「내 첫 번째 책의 마지막 장」에서 터진다. 이제껏 가장 많은 질문 “당신은 어떻게 영화유튜버로 성공할 수 있었는가”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시는 게 부럽습니다. 저는 지금 너무 힘든데, 저에게도 좋은 날이 올까요”를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대답한다. 읽는 내내 쉴 새 없이 웃는다. 그 안에 담긴 공감과 질문을 끊임없이 공유한다. 그리고 작가의 바람대로 행복해지고 즐거워진다.
[출처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