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3월 13일, 금요일, 뉴욕에서 제노비스라는 이름의 젊은 여성이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괴한의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칼에 찔린 여성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면서 달아나자
괴한은 피해자를 추격하여 다시 칼로 찔러 기어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었다.
다음 날 뉴욕 타임즈는 이 사건을 단 네 줄의 짧은 기사로 실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단순 사건으로 취급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무려 38명이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전역이 발칵 뒤집어졌다.
살려달라는 여성의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38명이나 되는 목격자들은 도대체 무얼 했는냐는 개탄이었다.
심지어 경찰에 신고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이 일어난 날이 13일의 금요일이었다. 그 후 13일의 금요일을 기피하는 금기가 생겨났다.
이처럼 불의를 보고도 외면하거나 침묵하는 사람들을 ‘선량한 방관자’라고 부른다.
심리학 용어로는 이 여성의 이름을 따서 ‘제노비스 신드롬’이라고 부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선량한 방관자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선량한 방관자 문제에서 흥미로운 것은
불의를 목격한 사람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도움을 주려는 사람은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혼자서 불의를 목격했다면 경찰에 신고라도 하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에 목격하게 되면 나 아니어도 누군가 다른 사람이 도와주겠지 하는 심리가 작용하여
결국은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다수의 목격자는 침묵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방관자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다수의 선량한 방관자가 많을수록 사회는 병들게 된다.
다혈질이었던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2차 대전이 발발하자 케네디는 해군에 자원해서 입대했다.
전쟁 중 그가 승선했던 구축함 PT 109호가 일본군 어뢰에 맞아 침몰하자
케네디는 바다위에 표류하면서도 부상당한 부하를 구출하여 일약 영웅이 되었고,
이것이 그를 최연소 나이로 미합중국의 대통령에 오르게 해 준 동력이었다.
후일 케네디는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사람들을 향해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자리는 불의에 대해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마련된 곳”이라며 선량한 방관자들을 비난했다.
여기서 <단테의 법칙>이 나왔다.
영국의 작가 올리버 골드스미스는 ‘침묵은 동의를 뜻한다’며 불의를 저지르는 사람 뿐 아니라
이를 보고도 침묵하는 사람도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는 “악의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선량한 사람들이 오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주는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또 인도 독립의 영웅 간디나 미국의 흑인 인권 지도자 마틴 킹 목사도
불의에 대해 침묵하는 사람들을 향해 ‘악의 협조자들’이라며 비난했다.
이제 우리사회도 선량한 방관자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각종 비리와 범죄, 학교 폭력 등이 그러하다. 분명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나와 상관없는 일이기에 혹은 공연히 나섰다가는 나만 손해를 본다는 심리 때문에
선량한 방관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학자들에 의하면 우리 모두가 적극적인 가담자가 되면
사회에 만연한 범죄와 폭력의 절반 이상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독일, 포르투갈, 스위스, 이탈리아 등 일부 서유럽 국가에서는
자신에게 특별한 위험을 발생시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해 주지 않은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 있다.
일명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라고 불리는 법이다.
이것을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인가 하는 논란도 있지만
법이 아니어도 나 한 사람이 선량한 방관자가 되면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언젠가는 나 자신도 피해자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아침 신문 사회면을 보다가 화가 치밀어 쓰는 글이다.
노을~
첫댓글 제노비스 신드롬을 선량한 방관자라고요?
누구나 함께 느끼는 현실이지만, 나서는 사람은 없거던요.
아무래도 선량한 방관자라는 말이, 모두 선량하기 위해서일까요?
아침 신문에서 전처 부인의 딸을 밟아죽인 계모 이야기를 읽다가 화가나서~
주위 사람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모두가 방관했던 거지요...선량한 방관자도 공범이다!
@노을이야기 발로 밟아서 죽인다.....도저히 상상이 안 가는 ....근데 주의 사람들 왜 그랬대요? 계모가 그리 무서운 존재였나? 도저히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가네요...진짜 열받네요
우리 모두 선랑한방관자 가 아닌
적극적인 가담자 가 되어야겠습니다
무서운 세상 입니다
그렇지요?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로 되돌아 올 테니까요.
목숨이 달린 경각의 일은 아니라도 소소한 일상에서도 전 방관자입니다 ㅠㅠㅠ 무서워서 그냥 외면..예를 들면 학생들이 담배피거나 욕할 때 ㅠㅠㅠㅠ 이 시대는 이제 회초리를 든 어른이 사라진 시대..그 어른이 바로 접니다요 ㅠㅠㅠㅠ
마음도 물빛처럼 고운 고운물빛 님, 앞으로는 제지하지는 못할 지라도 경찰에 신고라도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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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 지옥에 갈 때 감자나 고구마를 많이 가져가셔요. 지옥불에 구워 먹으면 맛일을 껴~ ㅎ~~
@온유 왜 끝까지 나를 끌어들이는 거여? 츠암 나...고통도 함께 하면 가벼워진다?
‘선량한 방관자'?? 그들을 비겁자들로도 표현하지요. 인터넷이나 카페에서도
침묵의 동조자가 되기싫은 나머지 "아니다" 라고 지적을 하면 안티라는 이름으로 매도 되는,
일종의 마녀사냥의 목표물이 되기도 하지요. 건전항 비평을 자신의 뒷모습을 비춰주는 거울로 인식될 때
인터넷 문화, 카페 문화가 성숙되리라 여겨집니다. 토요일 아침에 한 차원 높은 인생공부를 시켜주셔서
무한한 감사를~~~ (케네디의 법칙 -가장뜨거운 자리에서 이눔도 결코 자유롭지는 못하는데,,,,흑흑)
이 야그의 교훈을 새겨 들을 수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하는 강력한 바램을 가져도 될까요?
그렇습니다. 방관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직시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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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선일보에 크게 났더군요...전처 소생의 딸을 밟아죽인 계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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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를 보면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라 생각하면...사회가 훨~ 나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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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방관자를 법으로 처벌할 수도 없고...얌심에 맡기자니 모두가 비겁한 인생이 되고...딜레머입니다.
오늘 아침 저 또한 그기사에 큰울림을 받았습니다. 그곳이 저가 살고 있는 곳과 그리 멀지 않은곳이라 더욱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글로써 일깨움을 주시는 님같은 분이 계시니 앞으론 선량한 방관자는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전 많이 화가 났지만 단지 마음속 뿐이었습니다. 일깨워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 그 사건이 라일라님이 사는 지역에서 일어났군요. 전 그 내용에만 흥분한 나머지...ㅎ~
독일을 비롯한 일부 대륙법계의 나라들에서 입법되어 운영중인 착한 사마리아인 법의 타당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그것은 분명 형사정책의 수준의 문제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 한 것입니다.
왜? 정책 입안자들이 보시다시피 너무 바쁘잖습니까?! ㅋ ㅋ ㅋ
그냥방관자 일뿐이지. 결코 선량한 이라할수없죠. 이사회에. 의인 이점점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계모ㅡㅠㅠ
그녀는 어찌 그렇게도 독하고 모질수가 있는지
옛날 고문방법을 연구라도 했는지
인간은 어디까지 악할수 있는지ㅠ
언제나 각기관이 따로놀고있으니
방관자가 아닌 담임쌤 주변이웃의
신고도 아무효과가 없었다니ㅠ
스톡홀름 증후군도 첨 알았습니다
그아이ㅡㅡㅡㅡ잘극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저 역시도 지금까지 수없이 방관자의 모습으로 살아왔을것같습니다ㅠ
공범입니다
악의신비는 교묘해서 선인척 위장되기도 하지만
내 자신이 위험에 처 할 수도 있을때
누가 구해주나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군림할려는 심뽀도.~~
거기에 동조하는 다수도 다 방관자고 공범
우리는 악한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많은것을 시사해주는 이시대에 꼭 필요한 내용같아서
내 생각 같아서는 대한민국 신문고 게시판에
올리고 싶은 메머드급 사설입니다.
노을이야기님과 함께 할수 있는 삶의 이야기방이
훨씬 윤택하게 보여 기분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 부터 인지 양심적이고 착하게 살면 나만 손해 본다는 사회적인 피해 의식에


자신을 자조(自照)못하는 것이 선량한 방관자의 범주에 속하는 것인지요
선량 이란 단어가 이렇게 무서운 악에 쓰이다니.
어제 주일 운동하는 유원지 공중 화장실에서
중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이 몇명이서
한 아이를 둘러 뭔가를 뺏는 듯 했는데.
가운데 한아이가 겁에 질러 있더라구요,
오분 정도 지켜보다 나서긴 좀 그렇구 해서,,,
요즈음 아이들 무섭 잔아요,,
112로 신고만 해주고 왔는데.,,
뭔일인지 , 경찰이 해결 했을겁니다,,
침묵하는 자도 공범 !.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글로라도 환기 시켜주심을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