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지구의 충돌 시나리오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늘 그랬듯이 멋진 달이 우릴 반겨준다.
지구에서 달을 바라보면 달의 크기가 그리 커 보이지 않지만,
사실 달은 태양계의 모든 위성 중에서 5번째로 큰 천체라고 한다.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의 짐 캐리처럼 달을 당겨보자. 어떻게 될까?
계속 당기자 달이 커졌다.
여기서 더 커지면 솔직히 겁날 것 같다.
걱정할 것 없다. 다행히도 지구에 사는 우리가 이런 일을 겪을 확률은 없다.
달은 초속 1km의 속도로 유지한 채, 지구를 27일에 1바퀴씩 공전하고 있으니깐.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달은 지구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목성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와 1년에 3.8cm씩 멀어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상상력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하지.
만약 지구와 달이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영상 중 하나인데, 달이 지구와 충돌하는 시뮬레이션이다.
지구의 1/4 크기인 달이 지구와 부딪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로 스펙타클하다.
달과 충돌한 지구에는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지구는 금세 불덩이로 변한다.
영상(1) ~01:44
<달과 지구의 충돌 시나리오 >
: 시뮬레이터 게임 '유니버스 샌드박스 2'는 달과 지구의 충돌 장면을 시뮬레이션했다.
정말 달과 지구가 충돌하면,
이런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걸까?
먼저 살펴봐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토리노 스케일(Torino Scale)'이라는 척도가 그것이다.
이건 모행성(ex 지구)과 위성(ex 달)이 충돌한다면,
모행성(지구) 입장에서, 과연 어느 정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되는지를 과학적으로 나타내는 기준이다.
보는 바와 같이 총 10개의 단계로 나누어진다.
0부터 10까지. 정리해보면, 평상시는 0단계이며 9단계 이후부터는
인류가 회생 불가능한 피해를 입거나 혹은 멸망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달과 지구가 충돌한다면 과연 몇 단계일까?
명확히 얘기해서 토리노 스케일로 표현될 수 없다.
10단계는 지름 10km 정도 크기의 천체가 지구와 충돌할 시 예측되는 피해인데,
달의 지름은 3,474km이므로 10단계보다 약 340배 가량 피해가 심각해지리라 예측된다.
지구와 달의 충돌 시나리오를 논하기 위해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또 있다.
예컨대, 달이 지구 표면으로부터 약 9,000km까지 접근하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지구의 기조력에 의해 달은 충돌하기도 전에 부서지기 시작한다.
여기서 9,000km를 지구(모행성)과 달(위성)의 '로슈 한계(Roche Limit)'이라 한다.
다시 말해, 로슈 한계는 위성이 모행성의 기조력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한계를 뜻한다.
조금 더 시각적으로 들어가보자. 만약 달이 로슈 한계 바깥 범위에서 공전을 하고 있다면,
달은 구형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러나 달이 로슈 한계에 접근할수록, 지구의 기조력에 의해 달는 찌그러진 타원으로 변형될 것이다.
달의 공전 위치가 로슈 한계로 접어드는 순간,
지구가 달을 당기는 힘(기조력)이 달의 자체 중력보다 더 커지게 되므로 달은 붕괴되기 시작한다.
부서진 달의 파편들은 최종적으로 지구 공전 방향을 따라 공전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오면, 달은 어떻게 될 것인가?
달은 지구의 '고리'가 된다.
실제로 수십억 년 전, 토성의 중력에 이끌려 토성의 로슈 한계 가까이 접근한 불쌍한 위성이 있었다.
그 위성은 토성의 로슈 한계를 넘어섰고,
그 결과 산산조각이 나며 부서진 천체의 조각들이 지금의 토성 '고리'를 형성했다.
이 표는 모행성과 위성의 '로슈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빨간색 표 안이 로슈 한계를 의미한다.
달은 지구와 9,496km로 접근하면 파괴 과정이 시작된다.
그래서 앞서 본 영상처럼, 달이 '온전한' 모습으로 지구에 충돌하는 시나리오는 거짓이다.
실제로 달은 지구에 접근하면 할수록 점점 타원형으로 변할 것이며,
결국 지구 표면 9,496km보다 가까워지는 로슈 한계를 지나면서 잘게 부서지게 될 것이다.
부스러기가 된 달은 계속 공전을 거듭하다가, 오랜 시간이 흐르면 지구의 '고리'로 재탄생될 것이다.
영상(2) ~01:12
<실제 달과 지구의 충돌 시뮬레이션>
달이 지구로 다가오는 속도가 매우 빠르지 않다면, 달은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지구의 '고리'가 된다.
출처 : 피키캐스트 - Curious Park 님
BGM : Halo 5 Guardians OST - The Tri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