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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로 표시하는 1인당 GNI는 환율에도 민감하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같은 원화 소득도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다시 줄어든다. 일본도 과거 4만 달러를 넘었지만 성장 정체와 엔화 약세가 겹치면서 3만 달러대로 내려왔다. 한국 역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거나 환율이 급등하면 4만 달러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1인당 GNI는 기업과 정부, 가계의 소득을 모두 합쳐 인구로 나눈 평균값이다. 기업이 반도체 수출로 막대한 이익을 올려도 자영업자의 매출과 근로자의 임금이 늘지 않으면 국민이 체감하는 형편은 달라지지 않는다. 집값과 교육비, 의료비, 대출이자 부담까지 고려하면 통계상의 평균소득과 실제 생활수준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소득을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양질의 일자리로 연결해야 한다. 대기업의 성과가 협력업체의 생산성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제조업보다 뒤처진 서비스업의 생산성도 끌어올려야 한다. 주거·교육·돌봄 비용을 낮춰 같은 소득으로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소득 4만 달러는 한국 경제가 이룬 값진 이정표다. 그러나 환율과 반도체 가격이 바뀌면 다시 밀려나는 숫자에 그쳐서는 안 된다. 수출기업의 호황을 투자와 일자리, 임금과 내수의 선순환으로 연결해야 한다. 숫자로만 4만 달러를 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이 삶에서 체감하고 지속할 수 있는 4만 달러 시대를 만드는 것이 이제 정부와 기업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