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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두막 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오두막지기
[필자인 성기영님은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에서 근무하시며, 성기영의 벼農事와 논雜草에 대한 연구 홈페이지를 운영하시고 계십니다. 본글은 잡초학 강의 중 마지막 강의자료로서 [잡초강의노트]는 필자가 동국대와 건국대 잡초방제학 강의를 맡으면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보다 많은 자료는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10. 환경보전형 벼농사
잡초강의를 하면서 환경보전형 벼농사로 왜 마무리를 해야 하나? 그 이유는 이러하다. 농사역사는 잡초방제의 역사이다. 그 옛날 화전농법을 주로 하던 시절 잡초방제를 할 방법이 불태우는 방법밖에 없어서 한 것이다. 기술이 발달하여 대두된 경운의 가장 주목적은 잡초방제이다. 경운이 잡초방제에 효과가 없었다면 결코 경운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의 농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경운의 효과에서 가장 큰 것을 양분 공급으로 언급한다. 굳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주 정당한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편견된 이야기이다. 농사에서 양분공급이 정말로 중요하다면 그만큼 잡초방제도 중요하다. 잡초방제와 양분공급의 문제는 가정에서 보면 부부와 같은 존재이다. 이제 잡초방제의 중요성을 인식해주기 바란다.
일반적인 논에서 비료공급을 하지 않고 경운을 이용해 잡초방제만 했을 때는 어느정도 수량을 얻을 수 있지만, 특수한 장치를 이용해 비료공급을 하든 아니하든 잡초방제를 위한 경운을 하지 않고 방치해 두면 결코 수량을 얻을 수 없다. 이 만큼 농사에서 잡초방제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곡물을 연구하는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에서 육종, 재배를 연구하는 연구원들은 각각 100여명 가까이 있지만 잡초방제 연구자는 단지 4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잡초방제가 제일 중요한데도 가장 천대시 받고 있다. 잡초처럼 말이다.
1990년대에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서 생력화를 위해 벼 직파재배를 연구하였는데 여기에서 직파재배가 되는냐 안되는냐는 딴 문제가 아니었다. 잡초방제를 할 수 있느냐 아니면 없느냐 이 문제였다. 이 직파재배가 1960년대에도 연구가 되었는데 결국 포기하고 이앙재배만 연구했다. 그 이유는 잡초방제가 안되어서 그러했다.
지금 환경보전형 벼농사를 지어야겠는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 하는 것은 잡초방제가 되는냐 안되느냐에 달려있다. 새로운 농사법을 도입하려면 잡초방제가 되어야 한다. 이만큼 잡초방제가 중요하다. 그런데 뭔가 잘못되어 있다. 이 중요한 잡초방제를 연구할 사람이 너무 적다. 하지만 잡초방제 전문가 입장에서 장래의 농사를 위해 사람없다고 대접 안해준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여하튼 그래서 환경보전형 벼농사라는 새로운 농사법을 해결하려면 잡초방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1) 자연농법
현재 벼농사에서 농약중에 살충제나 살균제를 뿌리지 않고도 충분히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육종기술이 무지하게 발달하여 병·해충에 저항성이 있는 품종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고, 새로운 병·해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이 축적되어 있다. 그래서 농민들이 욕심부리지 않고 지금 농촌진흥청에서 추천하는 정도의 비료만 뿌려 주면 살균·살충제를 뿌리지 않고도 벼농사를 충분히 지을 수 있다.
그러나 결코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벼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이 문제가 환경보전형 벼농사로 가는데 가로막혀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인 것이다. 현재 농사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의 한계이가도 하다. 그런데 재야의 농사전문가들은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벼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설파하고 있다. 이름하여 자연농법자들이다. 그 대표되는 인물이 일본의 후꾸오까 마사노부氏이고 한국의 이영문氏이다.
자연농법의 4대 원칙
이들이 주장하는 핵심적인 결론은 無耕耘이다. 무경운을 하면 비료를 안주어도 된다는 것이다. 無肥 원칙이다. 볏짚이 결국은 비료가 되니까 그러하다. 또한 잡초를 뽑지않고 나두면 결국은 잡초가 벼생육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無除草 이론이다. 물론 여기에 과학적으로 볏짚에 Allelopathy효과가 있어 잡초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과학적인 원리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몇해 농약을 주지 않으면 생태계가 복원되어 스스로 병·해충을 제어할 수 있는 역량이 생겨 無農藥 농약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후구오까 마사노부氏는 이런 농사를 50년 이상하였다고 하고, 이영문씨는 10년이상을 하였다 한다. 그러하면서 이들은 똑같이 수량도 높고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10년 이상을 50년 이상을 그렇게 쉽게 그리고 수량을 충분히 내었으면 그 인근에 이 농법이 전파가 되어서 많은 농민들이 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다.
여하튼 여기서는 주로 더 오래 지었다는 후꾸오까 마사노부氏의 방법을 가지고 자연농법을 설명하면서 환경보전형 벼농사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로 한다.
과학농법의 문제점
후꾸오까 마사노부 씨의 주장을 들어보자. 자연은 하나의 유기체로 움직이고 있는데, 과학은 여러 분야로 나누어 해체·분석하고 있다. 생명체는 DNA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해체·분석하게 되면 결국 모든 것은 똑같은 원소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라는 결론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계론적인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각기 특수하게 유기체로 구성되어 있는 것들을 해체·분석함으로써 모두 똑같은 것으로 파악하여 결국에는 잘못된 사고의 결론에 도달한다. 그 결론으로 한가지만 언급하면 이 사회에 만연된 잘못된 평등론이 나온다. 동물과 인간이 결국은 같은 생명체이다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만 그 가치에서 엄격히 다른 것을 잘못 파악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뒤에서 이야기하기로 하자.
여하튼 과학의 이러한 기계론적인 단점을 들추어내고 있다. 물론 옳은 말이다. 하지만 또한 잘못된 말이다. 과학의 위대성은 그 내부를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비록 숲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을지언정 숲 내부를 철저히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결국 후꾸오까 마사노부氏와 같은 자연농법자들은 숲밖에서 두리뭉실하게 사물을 파악할 뿐 숲 내부를 철저히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으로 유전자조작 등으로 새로운 생명체가 만들어지고 있어, 유기체적 조직이 자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한편으로 옳은 말이면서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다. 새로운 생명체는 우리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 그러나 결코 파괴가 전부가 아니다. 왜 결국에는 파괴가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가? 변화가 된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하는가? 종말이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전환이 온다는 말이다. 사고의 개념을 바꾸어 보라.
천부경의 첫머리가 一始無始一이고 끝머리가 一終無終一이다. 쉽게 해석하면 一로 시작하고 끝내나 그렇다고 시작도 끝도 아니라는 말이다.
一을 씨앗이라 생각하면서 아래 그림을 보고 이렇게 다시 해석해 보라. 벼라는 생명체는 一인 씨앗으로 시작을 한다. 그런데 이 씨앗은 前해의 열매라는 연결고리 속에 있으므로 총체적으로 보면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말이다.
다시 볍씨를 뿌려 가을에 거두면 이것이 열매로 끝나는 것이지만 끝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이 열매로 다음해 봄에 다시 씨앗으로 시작을 하니까 그러하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시작인 것이다. 2000년 새로운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구태의연하게 기존의 것을 움켜잡고 있을 필요는 없다. 어느 선사가 강을 건넜으면 배를 버리라고 한 말도 있지 않은가?
환경조사에 관련된 업무를 한다는 사람과 전화로 말을 할 기회를 가졌다. 이 때 해 준 이야기가 있다. 지금 국가에서 간척지를 만드는데 환경단체에서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크게 반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서산간척지의 예를 들어주었다. 서산간척지에 지금 벼농사를 짓고 있는데 여러분들의 사고로 생각하면 서산간척지의 생태계는 파괴되어 생명이 없어져야 하는데 수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철새의 도래지로 여러분들의 환경보호론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 않느냐? 간척사업은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된 환경이 오히려 생태계에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곳에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간척사업을 하는데 옛날처럼 배고팠을 때면 몰라도 이제 먹을 것이 걱정없는 지금에 와서 굳이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한다. 경제적으로 생산성으로 따지면 갯벌 보존하고 고기잡이하는 것이 어부들한테 그리고 국가적으로 더 큰 이익을 준다는 말이다. 돈으로 따져서 말이다. 하지만 벼농사는 돈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다. 군대를 뭐하러 두는냐? 경제성도 없는데? 국가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이다. 쌀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군대보다도 더 중요하다.
공자께서 국가의 존립을 위해서 군대와 식량과 믿음 이 세 가지가 중요한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信이요 그 다음으로 食이요 마지막으로 군대라 하였다. 공자께서 군대보다 식량이 더 중요하다 한 것이다. 그래서 간척사업은 더 크게 생각하여야 한다.
2000년5월 8일 한·일환경단체가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해 공동회견을 하였는데, 하는 말이 현지조사결과 새만금 지역이 세계적으로 보전할 가치가 있는 갯벌 생태계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또 농업기반공사가 주장한 농경지 확보, 수자원 확보, 홍수예방에 대해 일본 이사하야만의 예를 들면서 유독 홍수예방이 안되더라는 것을 강조하여 또 반대를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빼먹고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농경지의 문제이다. 농사의 문제이다. 식량확보의 문제이다. 배고픔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 주장을 하니 어찌 식량문제의 중요성을 알까? 각설하고 식량은 군대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또 일본 이사하야만의 경우 간척사업 이후에도 갯벌이 계속 형성되고 있다고 농업기반공사가 기술하고 있으나, 안정된 갯벌은 수백년 이상 지나야만 생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이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비난하고 있다. 새로운 갯벌 생성가지고 생색내려고 하는 사람들이나 이 말을 가지고 말꼬리를 잡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이다. 말놀음하고 있으니 양쪽 다 웃기는 사람들이다.
여하튼 간척사업으로 인해 이처럼 파괴가 아니라 전환이 오는 것이다. 우리는 새롭게 다가오는 전환에 결코 두려워해서는 아니 된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옛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현재 존재하는 환경이 영원히 갈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 영원히 그대로일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 봄여름가을겨울이 바뀌듯이 모든 것은 항상 변화한다.
지금 여러분들이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그 갯벌생태계가 처음부터 그대로 있었던 것이 아니고 점점 변해서 지금처럼 된 것이다. 이처럼 지금의 생태계가 영원히 그대로 보전되는 것이 아니다. 변하는 것이다. 새로운 생태계로 변하는 것이다. 영원히 그대로 있게 되면 고인 물이 썩듯이 그 환경이 오히려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왜 모를까?
자연은 스스로 변해 가는 것이다. 결코 변화는 것에 두려워 하지 마라.
세번째 농약등으로 환경오염에 의해 결국에는 자연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전환을 시도하지 않을 때는 농약이 생태계에 위협을 주지만 전환을 하게 되면 달라진다. 자연농법자들은 현재 연구자들이 이러한 생태계 파괴에 대해 두손들어 항복하고 있는 줄 안다. 천만의 말씀이다. 결코 이런 위협에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자들이 많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끝으로 과학농법은 약탈농법이라는 것이다. 빼앗아만 오지 자연으로 되돌려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금까지의 농사형태를 보면 옳은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 또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나처럼 이렇게 이 강의를 통해 그리고 연구를 통해 전환을 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은 순환이며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해 일정하게 왔다갔다할 뿐이다. 벼농사 원리로 보면 가을겨울에는 그 에너지가 열매에 응축되어 있다가 봄여름이 되면 잎과 줄기와 뿌리로 분산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약탈하였다가 다시 되돌려 놓게 되어 있는 것이 자연의 법도이다. 인간이 약탈하는 것이 아니고 순환의 한 고리에서 치우쳐 있을 시대에 있을 뿐이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유기체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남을 비난할 때면 꼭 기계론적으로 분리해놓고 말한다. 잘못이다. 과학이 약탈농업을 자행하고 있다면 이 또한 자연의 법칙 속에서 움직일 뿐이다. 자연농법하는 사람들이 과학농법을 자연농법의 일부로 인정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그들이 배척하는 기계론적 사고방식에 빠져 있다는 증거이다. 얼마나 역설적인가?
필자의 견해로는 과학농법의 입장에서 보면 자연농법은 과학농법의 동반자요, 자연농법의 입장에서 보면 과학농법은 자연농법의 동반자이다. 이 양쪽은 부부가 일체이듯이 서로 결코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자연농법의 정의
후꾸오까 마사노부氏가 정의하는 자연농법을 보자. 자연농법은 한마디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연과 합일되는 一切無用의 農法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切는 온통의 의미가 있다. 끊는다는 의미로 쓸 때는 절로 읽고 온통이라는 의미로 쓸 때는 체로 읽는다. 여기에 비슷하게 쓰이는 一體가 있는데 이는 한 몸체라는 뜻이다. 부부일체라 할 때는 一體를 사용한다. 그래서 一切無用이라 하면 인간의 의도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 같다. 그의 말을 계속 이어 가보자.
자연농법은 사람의 힘이나 지식을 더하지 않는 자연그대로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생생하게 살아가는 농법으로, 자연이 주체가 되어 농작물을 기르고 인간은 그것에 봉사하는 客일 뿐이다. 과학농법은 인간의 지식과 힘을 자연에 가하여 더 많은 수확을 올리려는 농사법이며, 인간이 주체이며 인간이 자연을 최대한 이용하는 농사법이다.
자연농법은 무위자연의 근원으로 돌아간다는 궁극의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는 구심적인 농법으로, 인간이 자연의 이치와 조화되어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학농법은 욕망의 확대를 추구하므로 차차 자연의 이치에서 벗어나 원심적으로 팽창·분열해 가는 농법으로, 과학의 발달에 따라 자연이 파괴되며 이를 보상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여야 한다.
결국 자연농법은 전혀 인위적인 것이 없는 자연의 도 순수 무위의 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가 출발점이고 결론이고 수단이 된다. 즉 편하고 즐거운 농부의 길이다. 이와 비슷한 개념에서 이영문氏의 태평농법의 용어를 소개해보자.
태평농법
이영문씨는 자신의 농법을 스스로 태평농법이라 하였다. 그 용어가 재미있어서 잠깐 언급하고 넘어 가자.
우리말 사전에 태평을 찾으면 한자를 太平과 泰平 두 가지가 적혀 있다. 太는 大也 크다는 의미, 그리고 最初 처음의 의미가 있다. 泰는 大也 크다는 의미, 通也 통한다는 의미, 安也 편안하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니 한자로 보면 너무나 좋은 말이다. 太는 나라를 처음 세운 사람에게 太祖라 붙이듯이 그 의미가 무지하게 큰 것이다. 그리고 泰는 주역에서 최고 좋은 괘에 地天泰라 하여 이 泰자를 붙여놓았다. 그러니 태평농법의 의미는 너무도 좋다.
그런데 우리가 태평하다라든가 태평스럽다라는 말을 쓸 때에는 안 좋은 의미의 어감이 가미되어 있다. 한량들에게 붙인다는 말이다. 인간은 스스로 노력을 하여 生을 유지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어느 한량이 인생을 살려니 인생살이 어디 제대로 되는가? 먹고살 거리는 좀 있고 아니면 마누라 직사게 고생시키면서,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고 하다보니 전생에 쌓은 덕이 좀 있던가 우연찮게 횡재수가 생기어 이름을 내걸게 되었네 그려. 그리고 아마 이 이름을 지은 주인공은 결코 쉽게 이 농법을 터득한 것이 아닐진데, 아마 수년은 실패를 거듭했을 텐데, 어찌 태평농법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역설적인 냄새가 풍긴다.
이영문氏는 어느 글에서 우리 조상들이 한 농법이 무경운이라 하였는데 이는 잘못이다. 우리가 농사를 짓는다는 말을 할 때 耕作이라 한다. 여기에서 耕은 간다는 의미이다. 무경운이 아니다. 그런즉 경작이라는 용어가 사용될 때부터 농사의 주가 경운농법이라는 말이다. 이 경운 덕분에 농사의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주역에 보면 신농씨가 땅 가는 것을 가르쳤다 하였다. 신농씨는 5000여년전 인물이다. 신농씨 이전에 화전농법을 주로 할 때에 씨뿌릴 곳만 파고 한 농사법이 있는데, 굳이 붙인다면 화전농법을 무경운농법이라 말할 수 있다. 무경운 농법이 수량이 떨어지고 잡초를 막기가 너무도 어려워 경운을 한 것이다.
그리고 화전농법이 있었을 때는 주 생업이 유목이나 수렵이었다. 역으로 말하면 유목이나 수렵을 하니까 화전농법 이상의 농사기술을 개발할 수 없었다는 말로도 된다. 경운 농법이 시작되면서 진정한 농사가 시작되었다. 이로부터 유목이나 수렵을 대신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니 진짜배기 농사는 경운으로 시작한 것이다.
자연의 법칙은 봄여름가을겨울이 바뀌듯 순환하기 때문에 그 옛날의 무경운 농법이 가능할 수 있는 정도에 이제 와 있다. 이영문氏가 이 농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제초제 때문이다. 제초제 있었기에 이 농법을 행할 수 있었다. 이영문씨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제초제가 근사미이다. 처음에 이 농법을 시작할 때 풀이 나와있는 논에 볍씨를 파종하기 직전에 근사미를 살포하면 고사되는 기간이 장시간이 되므로 볍씨가 싹트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그라목손은 너무 빨리 잡초를 고사시키므로 좋지 않다고 하였다. 그 이후 벼생육중에 혹은 다음해에 제초제를 살포하는지 아닌지는 밝혀놓지 않았으니 알 수는 없고, 단지 이 농법 자체가 제초제를 처음에 이용하지 않으면 용이하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과학농법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너무 과학농법을 경원시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 말을 하고 있다.
어느 새내기 농부가 자연농법에 대해 메일로 문의를 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답변해준 적이 있다. 자연농법은 아무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학농법이 초등학교, 중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배우는 수준이라면 자연농법은 대학원에서 배우는 수준의 농법이다.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전문가에게는 아주 쉬울 수 있다. 그러나 비전문가에게는 결코 쉽지 않는 것이 자연농법이다. 그래서 자연농법을 배우고 싶으시면 일반적인 과학농법을 완전히 배우고 난 이후에 생각해 봅시다 라고 하였다.
자연농법 벼재배의 실제
후꾸오가 마사노부氏는 겨울 정월이 되기 전에 흙경단으로 만든 볍씨를 파종한다. 이 볍씨는 수개월동안 비를 맞고 하면서 보리를 수확할 때쯤 싹을 튀우기 시작한다. 그러면 보리를 수확하고 보릿짚은 토양에 피복을 하면 자연적으로 잡초발생을 막아준다. 물론 보리 자체에 Allelopathy 물질이 있어 잡초발생을 어느정도 막아준다. 보리 수확후 논두렁을 손보고 약 5일간 물대기를 한다. 벼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리고 6, 7월에는 물이 크게 필요치 않다고 한다. 아마 장마철이 오고 여름에는 일본에 비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8월이 되면 7-10일 간격으로 물대기를 하고, 벼를 베기전에 보리와 크로바를 파종한다. 그후 벼 수확을 하고 볏짚은 포장에 피복을 하고 닭똥을 넣는다고 하는데, 아마 이는 닭똥이 볏짚의 부숙을 돕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체무용의 농법 비판
후꾸오가 마사노부氏의 一切無用의 농법을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자연농법 자체가 과학농법자들이 추구하는 한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직 정착되지 못한 방법이라 시행하는 과정에서 잘못도 있을 수가 있고 하므로 단지 넘어갈 수 있는 오류들뿐이다. 여기서 비판을 하고자 하는 것은 기존 연구자들을 무시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판적인 논조를 취하는 것이지 굳이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여기 늘어놓는 이야기들은 자연농법자 입장에서 얼마든지 또 비판하고 방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러니 말꼬리 붙잡기식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단지 현실적인 입장에서 말을 하는 것이니 이해해주기 바랄 뿐이다.
첫째 농사는 농사짓지 않는 90%의 인간을 먹여 살려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 쌀을 상품화하기 이전에 식량수급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것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과학농법이다. 어리석은 말꼬리 잡기 위해 지금 식량이 충분하지 않느냐 하는 어린이가 할만한 질문은 하지 마라.
둘째 이 농법이 정착할 수 있는 토양 및 기상환경 조건이 한정되어 있고, 정착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도의 전문기술이 필요하다. 농사는 체험으로 얻어지는 지식이기 때문이다.
세째 인간의 본성, 편하고자 하는 본성, 쉽게 하고자 하는 본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일체무용의 농법이 결코 일체무용의 농법이 아니다. 흙경단의 볍씨준비, 논두렁 손보기, Clover파종 그리고 닭똥넣기 등 과학영농을 하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너무나 힘든 일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자연농법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도 쉬운 것을 왜 어렵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할는지 모른다. 여하튼 유추해보면 농기계를 동원하기도 힘들고, 직접 농부가 힘들여 하여야 할 일들로 판단되는 것이 많다.
네째 타인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쳤느냐가 중요하다. 이 농법은 단지 '저만 아는 농법'이다. 50년을 정말로 성공적으로 했다면 일본의 농사는 벌써 이 농법으로 발전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별로 하지 않는 모양이다.
자연농법하는 사람들은 무슨 비법 전수하듯이 옛날 도인들이 수제자에 비법을 전수하듯이 자신의 농사를 말하고 있다. 쉽게 말해 숨기는 게 많다. 아니면 논리적으로 정리할 줄 몰라서인가? 여하튼 이는 농사의 기본도 모르는 짓이다. 농사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이 농사법으로 생산한 쌀을 유기농산물이라 하여 비싼값에 팔려고 한다면 그는 장사꾼이지 결코 농사꾼이 아니다.
농사의 대중화가 중요하다. 내가 만든 농사법이 진실로 옳다면 그 하나하나 방법을 모두가 알게 내놓아야 한다. 그냥 무조건 옳다고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무조건 기존 연구자들이 무시한다 주장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믿게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논리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그리하여 어떤 농민이 일부러 가서 배우지 않아도 그 방법에 따라 하면 충분히 농사를 지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대중화가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렇게 짓는 사람들이 그 농법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게 될 것이다. 진정 옳은 방법이라면 농부들이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 진정한 농사는 진실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철학적인 이야기를 좀 하여야겠다. 농사는 자연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인간이 인간을 위해서 시작하였다. '자연에 손대지 마라'는 것은 자연위주이다. 하지만 이 땅에서 인간은 결코 客이 아니다. 또 인간이 먹을 식량을 얻고자 하다보니까 기술이 발달하여 자연을 건드리기 시작하였다. 자연을 전혀 건드리지 않는 것은 인간이 동물적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 우주에서 인간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냥 단순히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생명체가 아니다. 그냥 자연의 일부로 존재한다는 것은 인간이 이 자연속에 없어도 된다는 말이다. 너무나 인간 비하의 이야기이다. 인간이 뭐냐? 이 천지 자연속에서 인간의 niche는 어디냐? 자연을 사랑한다는 사람들이 별 볼일 없는 개구리 한 마리 귀중히 여기면서 자기자신인 인간은 무엇으로 생각하는가 묻고싶다.
동양에서 天地人 三才라 하여 인간을 하늘과 땅만큼 중요한 존재로 보고 있다. 사람人을 천지의 열매로 보고 있다. 천지의 자식이 인간이라는 말이다. 인간은 소우주이다. 인간은 우주의 열매이다. 이 우주가 생겨나서 성장하고 늙어 가는데, 그냥 그대로 가면 우주는 결국 영원히 소멸할 뿐이다. 이 우주의 영원성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 우주의 열매요 씨종자인 인간인 것이다.
잡초에서 종을 승계시켜주는 것이 종자이듯이 인간은 우주의 열매로써 우주를 영원히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존재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무조건 우주의 열매 소우주가 아니다. 완성된 인간이라야 그 자격이 있다. 해탈한 부처, 신선, 대인군자들이다. 그래서 인간은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이다.
지구는 모든 생명체가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 공동체이다. 아니 이 우주 자체가 유기체적 생명체이다. 이 속에 하늘도 있고 땅도 있고 사람도 있고 만물도 있다. 무수히 많은 것들 중에 天地人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지구라는 유기체로 보면 이 속에서도 각 유기체는 중요도에 차이가 있으며, 여기서 인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주의 열매이기 때문이다.
인간으로 보면 조그만 세포나 팔다리는 없어도 인간 생명은 살 수 있지만 심장이 없으면 바로 죽음이다. 인간 생명체에서 심장이 으뜸으로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이 지구땅에서 보면 심장과 같은 인간이 없으면 이 땅이 필요 없는 것이다. 나아가 사람이 없으면 이 우주가 필요없는 것이다. 이 우주가 지금까지 헛돌아온 것이 되어 버린다
2) 환경보전형 벼농사법
과학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농법
결국에는 사람의 힘이 아주 적게 들어가야 한다. 초생력재배이다. 자연농법자 입장에서 보면 말 그대로 자연농법이다. 과학농법 입장에서 보면 과학농법의 단점을 보완한 농법이 될 것이다. 여하튼 자연농법자들의 이야기대로 자연농법이 체계적으로 정착이 되고 과학적으로 실증이 된다면 아마 자연농법이 과학농법보다 경제적이고 생력적일 것이다.
문제는 저만 아는 농법이 아니라 농민 아무나 지을 수 있도록 체계화시키고 대중화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잠시 역사를 더듬어 보자. 자연농법의 핵심 기술이 무경운과 볏짚피복이다. 이것으로 양분을 공급하고 잡초방제를 하겠다는 말이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면 무경운, 볏짚피복은 지금까지 모든 잡초방제 방법론을 포함한다. 가을에 맺는 벼열매는 봄여름에 생겨난 모든 엑기스를 뽑아 모아 만들듯이 무경운 피복은 지금까지 모든 잡초방제 방법론들을 뽑아 모은 것이다. 그러니 이상적인 방법론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옛날 화전농법을 하던 시절 겨우내 우거진 잡초를 불태워 이로써 양분을 공급하고 잡초도 방제하였다. 2000년 4월 봄 강원도 산골에 큰 화재가 났었다. 큰화재가 나면 생명이 초토화되고 여기에서 살아남는 몇몇의 잡초가 시작하여 수년에 걸쳐 다시 생태계를 복원하게 된다. 화전농법은 이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화재가 난 자리에다가 작물을 심으면 최소한 한해는 잡초 양분 걱정없이 농사지을 수 있다. 잡초방제적 측면에서 보면 태워 남은 재는 비료의 공급처가 되지만 잡초의 발생을 막아주는 피복의 역할도 어느정도 한다. 또 강한 화력이 표토를 거치면서 잡초가 나올 수 있는 층의 잡초 씨앗을 제거해 줌으로써 잡초를 억제할 수도 있다.
그런데 화전농법은 수량이 아무래도 떨어진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잡초를 방제하는 것도 또한 아니다. 그리하여 개발한 것이 경운농법이다. 경운을 하게 되면 퇴비 등 비료성분을 임의적으로 충분히 넣어줄 수 있다. 그리고 잡초방제를 일시에 시도함으로써 작물의 생육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물론 잡초방제를 위해 하는 中耕도 이 경운의 한 방법이다. 김매기 말이다. 김매기는 사람의 힘이 들어가지만 어느정도 확실한 잡초방제 방법론이다.
20세기에 들어와 경운농법의 바탕위에 제초제가 개발되어 잡초방제의 큰 힘을 일시에 가져가 버려 농사꾼으로 하여금 극히 편안한 농사를 짓게 하였다. 이 제초제 또한 피복효과가 있다. 경운하고 정지작업한 다음 제초제를 살포하면 토양 표면에 전면적으로 퍼져 피복되어 토양속에서 뚫고 나오는 잡초의 싹을 제어하는 것이니 바로 피복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잡초방제 이론을 굳이 2가지로 나누면 하나는 이미 나와 있는 잡초를 제거하는 방법이고 또하나는 잡초가 땅밖으로 발생하기 전에 잡아내는 방법이다. 자연이 자연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미리 나오기전에 막는 방법이 더 쉽다. 그 방법에서 이론적으로 가장 그래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피복방법이다. 이 방법은 자연농법자들이 먼저 개발하여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다. 과학농법을 하는 사람들이 수십년전부터 Allelopathy라 하여 연구해오던 것이다. 단지 제초제에 비해 그 실용성이 떨어지기에 연구수준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다. 벼라든지 맥류와 같은 식물이 이 효과를 가지고 있어 그 실용성을 계속연구해 오고 있다.
이론적으로 볏짚피복이 수년간 계속되면 그리고 이 피복 잔여물이 부식화되어 잡초방제가 저절로 될 것이고 부식화된 토양은 그 자체가 부드럽고 그 자체가 양분덩어리이기에 오히려 경운한 토양에 비료를 공급한 상황보다도 더 작물생육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직 실증은 하지 않았지만 오랜 연구 경험 속에서 형성된 신빙성 있는 이론이다. 2000년부터 그 연구의 실증을 위해 시작하였다.
전제 조건
자연농법을 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인 것이 당분간은 제초제를 이용하여 표토에 있는 잡초의 씨를 말려야 한다. 이전까지 잡초방제를 위해 설명된 잡초방제의 개념이 아니다. 일정 표토층의 잡초박멸이다.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필히 제초제를 이용해야 한다. 풀을 뽑아서는 아니된다. 왜냐하면 토양이 교란되면 깊숙이 잠자고 있는 잡초 씨가 밖으로 나와 오염시킬 수 있으니까 말이다. 포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3~7년이면 가능하리라 본다.
그리고 또 잡초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물고를 통해 물을 대주는 담수재배를 하면 아니된다. 물을 통해 잡초 씨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잡초 유입처는 논둑이다. 논둑잡초의 개발이 시급하다. 자연생태계에는 질서가 있다. 이 질서를 이용하여 논둑에서만 자라고 벼가 자라고 있는 논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논둑잡초의 개발이 필요하다. 키가 작고 피복성이 높으며 벼에는 경합력이 아주 떨어지는 잡초라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비료공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곡이외 모든 유기물은 환원되어야 한다. 그리고 부숙되어야 한다. 잡초방제 뿐아니라 유기물 공급 차원에서 볏짚을 부숙시키려면 담수재배를 하면 아니된다. 볏짚의 환원은 유기물 공급과 동시에 잡초발생을 억제해 준다. 이 볏짚 속에는 자연산 제초제의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담수재배를 못하니까 자동강우시설이 필요하다. 물관리 시스템을 지금의 관개수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파이프라인 등의 시설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수확조제가 포장에서도 가능한 기타의 모든 기반조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품종의 개발이 시급한데 제일 중요한 것이 다년생벼 개발이다. 왜야하면 실제 파종하여 싹튀우는 기술이 너무도 어려운 기술이다. 그러므로 다년생벼를 이용하여 그루터기재배를 하여야 안전하다. 그리고 절수재배가 가능한 품종이어야 하고, 볏짚뿐 아니라 생육중에도 적당한 Allelocamicals을 분비하는 품종이어야 하며, 병해충 복합저항성 품종이어야 한다. 여하튼 품종의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년생 품종 개발이다.
벼농사의 이상적 체계
위의 조건 중에 다년생 품종, 절수 재배가 가능한 조건에서 간단히 설명한다. 겨울 작물로 보리는 심어도 좋고 아니 심어도 좋다.
봄이 되어 그루터기에서 싹이 나오면 상황에 따라 물관리를 자동으로 하면서 벼는 스스로 성장을 한다. 보리를 심어놓았으면 보리 또한 알곡이외 토양으로 환원하고 수확하면 된다. 여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벼는 성장을 하고 가을 수확기에 보리를 파종한다. 이 보리 또한 다년생이면 굳이 뿌릴 필요도 없겠다. 보리를 뿌리고 가을에 벼를 수확하면 벼농사는 너무도 쉬워질 수 있다.
이름하여 지상선경의 벼농사라 할 수 있겠는가?
3) 제초제 없이 벼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다음에 이야기할 내용은 필자가 지금까지 연구해오면서 개발한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도 벼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재배법입니다. 거의 실용단계에 와 있습니다. 참고가 되길 바라면서 소개합니다.
지금 벼농사의 기술수준으로 살충제나 살균제를 살포하지 않아도 벼농사를 지을 수 있지만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는 결코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잡초발생 원리를 잘 이용하면 제초제도 뿌리지 않고 벼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논잡초는 봄에 주로 발생합니다. 여름에는 발생을 하지 않지요. 이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그래서 여름에 경운을 하고 모내기를 하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벼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아는 실제의 여름은 6월, 7월, 8월입니다. 하지만 잡초발생학적 측면에서 여름은 6월 22일 이후입니다. 수원지방을 기준으로 하여 6월 22일이후에 경운·로타리를 하면 봄에 주로 나는 잡초들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잡초발생 원리를 벼농사에 이용하자는 것입니다. 실제적인 방법을 수원지방 기준으로 다음에 정리하였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아래 글을 읽어 가시기 바랍니다.
첫째 가을에 올보리를 파종합니다. 파종기는 10월 5일~10일입니다. 벼수확 하루전 벼 입모중 파종을 하십시오. 벼 입모중 파종을 할 때에는 파종량을 약간 늘려야 합니다. 그리고 보리수량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벼 입모중 보리를 파종하는 주된 이유는 둑새풀 방제 때문입니다. 제초제를 살포하지 않고 보리농사를 지으시려면 입모중 파종을 하고 콤바인 수확을 하면서 볏짚을 짧게 잘라 피복을 하면 됩니다.
둘째 보리를 수확하고 남은 짚을 토양에 환원을 하면 이 짚이 잡초를 방제해주는 제초제 역할을 합니다. 이것을 이용하기 위해서 보리의 수확은 6월 10일까지는 끝내어야 합니다.
6월 10일까지 보리수확을 완전히 끝내고 바로 물을 대고 논둑을 바른 후, 6월 15일에 1차 로타리·정지 작업을 하십시오. 그리고 정확히 3일후 6월 18일에 로타리·정지 작업을 한번 더 하십시오. 로타리·정지 작업을 필히 3일간격으로 두 번 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토양 혼화한 보릿짚은 잡초방제 뿐 아니라 벼 생육에도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보릿짚의 환원장애라고 합니다. 이 현상이 잡초도 방제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보릿짚을 넣어도 생육에 지장을 받지 않는 벼품종이 필요합니다. 아쉽게도 현재 이러한 벼품종은 없습니다. 그런고로 벼생육 때문에 보릿짚을 제거하여야 할 경우에는 로타리·정지 작업과 물관리작업을 조금 다르게 하여야 합니다.
보릿짚을 토양 혼화하지 않을 경우에는 6월 10일까지 보리를 수확하고 6월 11일 1차 로타리·정지 작업을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7일정도 경과한 후 2차 로타리·정지 작업을 합니다. 보릿짚을 환원할 경우에는 3일간격으로 로타리·정지 작업을 하지만, 보릿짚을 제거할 경우에는 최소한 7일간격으로 로타리·정지 작업을 하여야 합니다. 보릿짚 환원장애를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필히 지켜야할 사항은 7cm이상 담수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렵다면 논포장의 상황에 맞는 담수상태로 가되, 논바닥이 절대 드러나지 않게 하여야 합니다. 벼가 가지를 치고 군락을 어느 정도 형성하기까지입니다. 보릿짚 대신 물로 잡초방제를 하는 것입니다.
보릿짚 토양혼화를 하든 보릿짚을 제거하든 6월 21일이후 모내기를 하면 됩니다. 모내기는 6월 21일 이후 가능하면 빨리 하여야 합니다. 늦을수록 수량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앙하는 벼는 그루벼와 같은 초단기성 품종을 선택해야 합니다. 모내기를 할 때 묘는 25~30일묘가 적당합니다. 이보다 어리면 출수기가 늦어지고, 이보다 늦어지면 묘가 노화가 되어 뿌리를 내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리고 묘를 아주 건강하게 키워야 합니다. 아주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 파종량입니다. 파종량은 상자당 150g 정도입니다.
이앙을 할 때 가능하면 묘 포기수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늦게 이앙을 하면 가지치는 기간이 짧기 때문입니다. 가지고 있는 이앙기로 최대한 재식밀도를 높히면 됩니다.
살균제, 살충제에 대하여서는 가급적 사용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되 어쩔 수 없이 사용하여야 할 경우에만 사용합니다. 벼에서 가장 중요한 병해충은 도열병과 멸구입니다. 이들에 대해서는 가능한 저항성 품종을 선택하고, 비료 살포량을 줄이면 농약을 사용치 않고도 이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기타 문고병이나 혹명나방등도 비료량을 줄이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비료량은 관개수가 하수등으로 오염되지않은 곳은 농촌진흥청의 추천량을 사용하면 되고, 관개수가 오염되어 비료분이 많다고 생각될 경우에는 추천량의 1/2~3/4량으로 줄여 사용하는 것이 농약사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수량은 다소 감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멸강나방과 같이 갑자기 그리고 무차별적으로 나타나는 피해는 어쩔 수 없이 농약을 살포하여야 합니다. 이때는 병해충이 보인 이후에 살포하여도 됩니다. 물론 나타나지 않으면 농약을 살포할 필요가 없지요.
종자소독약과 초기 저온성 해충약은 가능하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자소독약은 당연히 본답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저온성해충약은 본답에 뿌리지 않고 종자소독시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있으므로 이 또한 토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수질오염문제는 약간 뒤로 미루어 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