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잃어버린 보석, 예배를 되찾다
1961 년에 A.W. 토저가 “예배는 교회의 잃어버린 보석이다”라는 선지자적 선포를 한지 어느덧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전세계 교회들에 예배의 바람이 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수많은 예배서적이 보급되고, 새노래의 바람은 음반을 통해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퍼졌습니다. 예배컨퍼런스와 예배학위과정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예배사역에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교회에도 주로 미국과 영국등의 서구 예배찬양의 수입과 토착화를 통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역동적인 회중찬양이 보급되었습니다. 이것은 젊은이들 위주의 구별된 예배모임들을 만들어 냈는데 새로운 스타일의 찬양예배는 예배전쟁(Worship War)이란 말까지 만들어내며 세대간의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점차적으로 많은 교회들의 기존 예배안에 현대적 스타일의 회중찬양시간이 정착되었습니다. 교회마다 예배팀이 생겨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예배인도자와 사역자로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2. 예배사역의 현주소
예배사역자 밥 커플린은 지금의 젊은 세대는 교회에서 예배인도자와 예배팀이 없던 시기를 알지 못할거라고 말합니다. 젊은 세대들은 ‘예배’라는 단어를 들을 때 자연스럽게 예배인도자와 예배팀을 떠올릴 것입니다. 마샬맥루한은 “매체가 메세지다 (Medium is the message)”라는 말을 했는데 이 말은 매체(전달방식)에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의미와 동시에 수용자가 메시지를 받아들이는데 매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을 예배사역에 적용해 보면 ‘예배자는 예배의 형식을 통해 예배를 배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예배자들은 예배사역을 통해서 끊임없이 예배에 대한 가치들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예배사역자들에게 많은 저서들을 통해 힘을 실어주었던 신학자 로버트웨버가 최근에 현대예배사역에 대해 언급한 내용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복음주의에 속한
메가쳐치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베이비부머 세대 중심의 교회에서, 그리고 오순절 계통의 교회와 여러 은사 운동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런 예배를 찾아볼 수 있다. 이 교회들은 역동적이라는 특징을내세우며 북미와 전 세계에 걸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예배에 미래가 있는지 혹은 그 반대일지, 이 예배가 다른 형태로 진화할 수 있을지를 질문해야 한다.”교회마다 예배인도자와 예배팀이 현대적 회중찬양을 부르며 예배하는 현상과, 수많은 예배음반,예배서적, 예배컨퍼런스만을 본다면 예배의 회복과 부흥을 자축할만 한데 로버트웨버는 이 시점에 우리에게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예배에 미래가 있는지 혹은 그 반대일지, 이 예배가 다른 형태로 진화할 수 있을지를 질문해야 한다.”저는 누구보다 예배사역에 커다란 혜택을 받아왔고 지금은 예배사역에 온전히 헌신한 사역자로서 이
사역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일어난 예배갱신운동의 중요성과 파급효과를 평가절하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동안의 현대예배사역을 평가하며 성숙한 예배사역의 모습으로 진화해 가야 할 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예배가 피상적이 되어가고 있진 않은가 하는 점입니다. 캘빈예배연구소의 그렉시어는 그의 저서 ‘아트오브워십’에서 현대회중찬양은 예배에 적합한 가사를 대중음악이라는 그릇에 담은 것이라고 합니다. 대중음악과 뗄 수 없는 공연형태의 예배는 매스미디어에 담겨 전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매스미디어에 담긴 예배는 자칫하면 무대 위에서만 일어나는, 공동체의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는 사운드와 이미지로 남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져가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고민해야 할 것은 한 사람의 예배인도자가 주도하는 예배의 구조로 인해 생기는 문제인데 이 사역이 예배인도자 한 사람의 영성과 카리스마, 그리고 은사와 개인기에 좌우되는 사역이기 때문에 생기는 편협함에 대한 우려입니다. 현대예배사역과 함께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예배인도자들은 라이브워십에서 최고의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야 했습니다.예배에는 역사적 교회의 연속성과, 통합적 신학, 목회적 마인드, 예술적 아름다움이 담겨야 하는데 현대적 예배의 구조는 이 모든 것을 한 사람의 영성과 개인기에 의지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예배는 공동체의 현실을 반영하고 담아내야 하며 공동체가 함께 준비하고 참여해야 합니다. 또한 교회의 전통과 역사성이 녹아져야 합니다. 한 사람이 이끌어가는 예배에서 공동체적이고 역사성이 있는 예배로 나아가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3. 예배사역, 이제 시작이다
우리가 예배라는 보석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예배가 한 귀퉁이에 따로 떨어진 보석이 아닌 거대한 광맥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예배의 회복과 부흥이란 교회안에 역동적인 회중찬양시간이 도입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마어마한 사건임을 깨닫게 됩니다. 평생을 예배연구에 헌신한 복음주의 신학자 로버트웨버가 마지막으로 쓴 책에서 그는 예배를 ‘하나님의 이야기를구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가 평생의 연구를 통해 이전에 다루었던 예배에 대한 정의와 관점들보다 훨씬 더 큰 예배의 스펙트럼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토저와 로버트웨버와 함께 전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예배의 거시적인 안목을 제시한 또 한사람으로 존파이퍼를 들 수 있습니다. 1994 년 초판이 나온 존 파이퍼의 ‘열방을 향해 가라’(Let the Nations be Glad!)는 선교에 관한 책이지만 “선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예배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그의 메가톤급 선언을 통해 교회가 예배를 성경전체의 거대담론으로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예배는 교회가 중요하게 다뤄야할 한가지 요소가 아닌, 심지어는 세계선교의 목적이며, 성경전체의 방향과 내러티브라는 사실을 발견할 때 우리의 예배에 대한 좁은 시야는 열리게 되며, 우리는 이제 겨우 예배라는 보석의 찬란한 광채의 한 줄기 빛을 본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예배인도자 맷레드먼(Matt Redman)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예배곡이라도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다 표현하기에는 한낱 속삭임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껏 나는 200 여곡정도 예배곡을 만들었지만 아직도 훨씬 많은 곡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내가 만난 위대한 그리스도를 표현하기엔 아직도 멀었지요. 내가 여지껏 만든 곡들에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놀라움을 표현하는데 더 근접하게 나아가고 싶습니다. 나는 전세계에 이러한 열정으로 쉬지 않고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새롭고 깊게 나아가는 예배사역자들을 만날때마다 너무나 기쁩니다. 나의 꿈은 최선을 다해서 하나님의 다양한 영광을 노래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내가 볼 것이 더 많기 때문에 노래할 이유도 더 많을 것입니다. 나는 우리가 함께 크신 하나님을 향한 노래로 지역교회들을 가득 채우기를 원합니다. 나에게는 주님을 찬양할 만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예배사역은 주님의 임재안에서 영원히 누릴 기쁨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모든 세대와 모든 민족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사역입니다. 이 사역은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입니다. 이 놀라운 사역에 주님은 우리를 동참시켜 주셨습니다. 우리의 예배사역은 아직 첫 페이지도 끝내지 못한것일 수 있습니다. 예배사역, 이제 시작입니다. 다시 한번 힘을 내어야 할 때입니다.
-김재우 (킹스리전 예배공동체 대표, A.C.T. 선교사)-
갓피플제공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