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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전망대는 서울시내 야경도 기막히지요"
둘레길탐방안내센터서 9월7일 40.4km 개통식
탐방객 편의 위해 우이령길예약제 해제 추진
북한산둘레길 44km가 마침내 개통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직접 만든 국립공원 첫 둘레길이다. 정상 지향형에서 여유와 느림의 미학을 찾는 둘레 지향형으로 등산 행태를 바꾸기 위해 공단에서 1년여 작업 끝에 이번에 내놓은 것이다. 이미 개통된 지리산숲길은 산림청이 사단법인 숲길에 의뢰해 관련 지자체와 협의해서 만든 길로, 공단은 관여하지 않았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합한 북한산국립공원 둘레길의 총 길이는 약 70km에 이르며, 이번에 개통된 구간은 도봉산 구간 26km를 뺀 순수한 북한산 구간, 우이동~정릉~은평뉴타운~북한산성~고양시 효자동~우이동까지이다. 도봉산 구간은 올 연말부터 작업에 들어가 내년에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 8월 6일과 10일 두 차례 공단시설팀 박기연 팀장과 윤대원 차장, 이진범 과장, 김준석 계장 등과 함께 9월 7일 북한산둘레길 개통식을 하기 전에 미리 전 코스를 한 바퀴 둘러봤다. 개방은 8월 31일부터 한다. 북한산을 수십 번 올랐지만 "북한산에 이런 길이 있었나" 라고 할 정도로 생전 처음 보는 아늑하고 걷기 좋은 길이 많아, 걷기문화와 등산문화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간산은 독자들의 성원에 부응해 북한산둘레길을 부록지도로 특별히 제작해 이번 호에 제공한다.
북한산은 서울의 진산이고,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장소였다. 고려시대에는 한반도의 5악 중의 하나로 꼽혀 국가에서 주요 행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하고 북한산에 올라 한양의 지세를 찬양하기도 했다.
북한산에는 모두 14개의 성문이 있으며, 북한산의 사찰은 고려시대부터 국가의 군사목적으로 사용했다. 승려는 전시 승군으로, 사찰은 병영으로 활용하며 유사시를 대비했던 것이다. 당시 병영으로 사용했던 사찰이 지금 북한산에 있는 그 절들이다. 승군대장이 머물던 중흥사를 비롯해 태고사, 서암사, 용암사, 보국사, 보광사, 부왕사, 원각사, 국녕사, 진국사, 상운사 등 11개 사찰이 주로 그 역할을 했다.
새로 조성하지 않고 '버려진 길' 찾아 연결
북한산은 모두 32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 백운대(836m)를 비롯해 동북쪽에 우뚝 솟은 인수봉, 동남쪽으로 만경봉(일명 국망봉이라고도 하며, 이곳에 올라서면 산하의 만경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해서 붙여졌다), 만경봉 서남쪽으로 임진왜란 때 왜놈들이 노적더미로 의심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노적봉이 우뚝 솟아 북한산의 절경을 이룬다. 32개 봉우리가 이룬 능선 사이로 정릉계곡, 구천계곡, 소귀천계곡, 육모정계곡 등이 흘러 중랑천, 창릉천, 모래내, 불광천 등 하천이 되어 한강으로 합류한다.
북한산의 이러한 특징과 역사에 대한 개념을 머리에 새기고 공단 박 팀장 등 직원 4명을 불광역에서 만나 불광사를 첫 출발지로 삼아 출발했다. 불광사 주변은 주민근린공원으로 잘 단장돼 있다. 북한산성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거칠고 투박한 길은 복토나 사다리를 깔아 정돈했고, 위험한 길은 나무데크를 깔아 편안하게 걷도록 했다.
공단 박 팀장은 "새로 조성한 길은 하나도 없습니다. 전부 기존에 사용하다 버려진 길을 찾아 둘레길로 연결시켰습니다" 라고 밝히며 "둘레길의 또 다른 목적은 연간 1,000만 명이 찾는 북한산을 오래도록 이용하기 위해서 북한산의 주요 훼손 원인인 샛길을 10개 중 1개는 제대로 정비해서 사용하고 9개는 줄여보자는 데 있습니다" 라고 강조했다. 이는 샛길 등산객들을 공식 등산로나 둘레길로 흡수함으로써 자연 보존효과의 극대화를 거두겠다는 의도라고 한다.
실제 북한산 위가 아닌 옆으로 걷는 둘레길은 모두 생전 처음 보는 길들 같았다. 산에 가면 으레 위로만 올랐지 옆으로 간 적이 없으니 더더욱 길이 새롭게 보였다. 나무데크와 잘 정돈된 편안한 평지 위로 걷는 수평의 길, 그것이 바로 북한산둘레길이다.
전망대가 나왔다. 서울 서쪽 도심의 빌딩 숲들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아파트들은 전부 성냥갑 같다. '저 성냥갑을 하나 얻으려고 그렇게 아등바등 사는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박 팀장은 "은평구간이 길이 안 좋고 위험한 구간이 많아 나무데크를 깔고 길을 정비하느라 공사비가 제일 많이 들었다"고 했다. 44km 개통에 총 공사비 약 30억원이 소요됐는데, 그 중 절반가량이 이 구간이 사용됐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쉬어가라고 의자도 여러 곳에 비치했다. 호젓한 노송 옆에 비치한 의자는 분위기를 더했다. 키 큰 노송들이 쉼터 주변을 둘러싸고 그늘을 드리워 가만 앉아 있으면 상쾌한 기분이 절로 들었다.
길은 국립공원 안팎을 들락날락했다. 총 44km 중에 약 42%가 국립공원 바깥이라고 했다. 지난해 서울시와 둘레길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공단 외부의 국유지나 공유지는 애로사항 없이 일사천리로 길 조성 작업이 가능했다. 그러나 사유지는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지주가 반대하면 제대로 작업할 수 없었다.
바로 그런 구간이 나왔다. 길 한쪽 옆으로 살벌한 철조망이 둥근 모양으로 길게 쳐져 있다. 박 팀장은 "철조망 안쪽에서 농장을 하는지 몇 번 공문을 보내 협조를 구했는데도 별 반응이 없다"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철조망을 걷어내고 공단에서 예쁘게 망을 쳐줄 수도 있는데..." 라며 아쉬워했다.
걷는 길은 부드러웠다. 조금 전까지는 마사토였지만 이제는 황토로 변했다. 맨발로 걸어도 전혀 다칠 우려가 없다. 지나는 길에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나무가 가로수로 널려 있다. 대추나무였다. "야, 대추나무 가로수가 있다니!" 모두 감탄했다. 다들 "가을에 이 길을 다시 한번 와야겠다"고 이구동성 입을 모았다.
널찍한 공간에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사방이 확 트여 북한산 서남 방향으로 조망이 가능했다. 족두리봉, 비봉 등이 우뚝 솟아 있고, 그 뒤로는 사모바위가 보일 듯 말듯 가물거렸다.
공단 박 팀장은 이곳을 '장애인 산책로'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나무데크와 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장애인도 조금 더 가까이서 산을 즐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둘레길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즐기는 길로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곧이어 조선 세종대왕의 아홉 번째 왕자 화의군 묘가 탐방객을 맞았다. 품행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절의가 있었고, 학문과 글씨에 조예가 깊어 일찍이 세종의 한글창제에도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둘레길을 돌면서 역사적 인물과 유적을 살펴보는 것도 걷는 맛 중 한 가지다.
이젠 널찍한 진관사 올라가는 길이다.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길은 넓었지만 다소 산만하다. 바로 옆 진관사계곡에는 한 생태연구소에서 직원들이 나와 계곡 생태조사를 조사하고 있었다. 둘레길은 계곡 위로 나무다리를 새로 놓아 지난다.
계곡을 지나자마자 200년 가량 된 느티나무 보호수와 아담한 은행나무 군락지가 눈길을 끈다. 느티나무는 더위를 먹었는지 링거주사를 몇 군데 꽂고 있다.
삼천사와 백화사 올라가는 길을 지나쳐 북한산초등학교 옆길로 나와 북한산성 먹자거리로 갔다. 계곡 안에서 음식점 영업을 하던 북한동 주민들이 내려와 새롭게 식당가를 조성 중인 곳이다. 일부는 영업을 시작했고, 나머지는 막바지 영업준비에 한창 바쁜 듯했다.
북한산성 지구를 지나 효자비와 북한산굿당 등을 만난다. 북한산의 민속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후부터는 다소 지겨운 길의 연속이다. 밤골과 사기막지킴터를 지나면 아스팔트길 옆에 있는 인도로 교현리 우이령 입구까지 계속된다.
청계천과 연결코스 곧 조성키로
우이령 입구에 다다랐다. 박 팀장은 "현재 예약탐방제로 운영하고 있는 우이령길 구간을 둘레길을 도는 탐방객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조만간 공단 부서와 군부대, 경찰 등과 협의해서 해제할 예정" 이라며 "시기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빠른 시일 내 협의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둘레길을 도는 탐방객들은 머지않아 예약 없이 우이령길을 훨씬 편하게 걸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이동계곡 입구에 도착했다. 조선 말기 실학자 이덕무가 노래한 '우이동구곡기'의 바로 그 장소다. 더운 여름 날씨엔 지금도 마을 주민들이 계곡에 들어가 몸을 식히고 있다. 어린이들은 아예 발가벗은 채 물장구를 치고 있다. 전형적인 시골의 정겨운 모습이다.
둘레길은 그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독립유공자 손병희 선생묘와 소귀천계곡과 접속되는 길을 지나, 9월 7일 개통식을 하는 둘레길탐방안내센터에 이르렀다. 북한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수유분소 자리에 공간을 마련해서 새로 친환경적인 건물로 지었다. 직원들은 안내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이제부터는 순례길이다. 이준 열사 등 독립유공자와 광복군의 합동묘소 등 총 12기의 묘지가 안장된 곳이다. 지나치는 마음이 괜히 숙연해진다. 운가사와 냉골, 화계사 가는 길을 지나쳐 잠시 쉼터에 자리 잡았다.
이틀에 걸쳐 걸으니 발바닥도 후끈거리고 걷는 자체가 지겨워졌다. 한마디로 힘들다. 그 사이 또 전망대가 나왔다. 백운대가 바로 눈앞이다. 동행한 공단 직원은 "이 전망대에서 조금 더 가면 하늘전망대가 나옵니다. 거기서 보는 게 훨씬 나을 것입니다" 라고 했다.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가려고 했더니 빨리 가자는 의미같이 들렸다.
쉬지 않고 계속 갔다. 하늘전망대는 구름타고 올라가는 느낌을 주기 위해 타원형 계단으로 만들었다. 빙빙 돌아서 올라간 12m 꼭대기에선 사방이 확 트였다. 지겨운 마음이 어느덧 사라지고 주변 감상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북한산 정상 백운대의 우뚝 솟은 모습과 앞쪽으로 수락·불암산이 펄쩍 뛰면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지척거리로 느껴졌다. 백운대의 위엄은 주변 봉우리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는 이런 북한산의 지세를 보고 바로 시를 읊었다.
'우뚝 솟은 높은 뫼는 하늘까지 솟았네 / 한양의 지세는 하늘을 열어 이룩한 땅 / 굳건한 큰 대륙은 삼각산을 떠받쳤고 / 넓은 바다 긴긴 강물은 오대산에서 흐르네'
그가 조선을 건국한 '통 큰' 인물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시다. 공단 직원은 "하늘전망대에서는 주변 경관뿐만 아니라 야경도 좋아 둘레길을 개통하면 아마 명소가 될 것" 이라고 자랑했다.
박 팀장은 "서울 외사산 트레킹 코스를 지금 서울시에서 한창 개발 중이며, 그 중 북한산구간, 우이령길~정릉~은평뉴타운 27km는 북한산둘레길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며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북구와 강북구의 경계에 있는 무궁화군락지와 야생화군락지도 눈길을 끌었다. 무궁화가 가로수로 펼쳐져 있고, 국화과의 벌개미취는 여기저기 꽃을 피워 향기를 퍼트렸다. 곧이어 생태숲공원이 나왔다. 다양한 주민 편의시설과 운동시설도 구비하고 있었다.
다시 탕춘대능선을 타고 올라갔다. 서울성곽과 연결되는 탕춘대성을 만나 역사의 현장을 떠올리며 마지막 능선인 족두리봉 능선으로 향했다. 그곳엔 서울시 선정 우수 조망명소가 있다.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승가봉, 나월봉, 나한봉, 문수봉, 보현봉 등 북한산 남쪽의 모든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왔다. 가슴이 확 트이는 시원한 광경이다.
드디어 출발지점인 작은 불광사 맞은편에 도착했다. 44km 이상 되는 길고 긴 북한산둘레길을 이틀 만에 끝냈다. 힘든 것만 빼고는 감동적인 길이었다. 율곡 이이는 북한산을 둘러보고 '고산구곡가' 라는 시를 남겼다.
'구곡은 어디인가? / 문산에 한 해가 저무는구나 / 기이하게 생긴 바위와 돌인 기암괴석이 눈 속에 묻혀 버렸구나 / 놀러 다니는 사람은 오지 아니하고 볼 것 없다 하더라'
북한산둘레길을 가장 먼저 둘러본 느낌은 율곡 이이 선생이 읊은 시와 별로 다르지 않다. 위로만 길이 있는 게 아니고 옆으로도 길이 있고, 위의 경치만 좋은 게 아니고 옆의 경치도 뛰어나더라.
*북한산둘레길 가이드
지역, 테마별로 5개 지구·12개 구간으로 나눠...대중교통 접근 쉬워
9월 7일 개통식을 가진 북한산둘레길은 GPS 실측거리로 총 40.4km 나왔다. 기종별로 다소 오차가 있을 수 있어 거리는 조금 차이날 수 있다. 공단에서는 총 거리를 5개 지구 12개 구간 44km라고 했다.
5개 지구는 우이, 수유, 정릉, 구기, 산성, 송추 등이고, 12개 구간은 우이지구에 소나무숲길, 수유지구에 순례길, 흰구름길, 정릉지구에 솔샘길, 사색의 길, 구기지구에 평창마을길, 성너머길, 하늘길, 산성지구에 마실길, 내시묘역길, 효자마을길, 송추지구에 충의길 등이다.
우이지구의 소나무숲길은 솔밭근린공원과 독립유공자 손병희 선생의 묘소가 볼거리로, 주변엔 소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경관이 특징이다. 이 구간에 들어서면 강렬한 송진향이 온몸을 감싸는 느낌을 받아 누구나 상쾌한 기분이 든다. 삼림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둘레길 중 유일하게 계곡(이덕무가 노래한 우이동구곡기의 그 계곡)을 걸으며 시원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수유지구의 순례길은 애국선열들의 묘역과 4.19국립묘지를 지나친다. 이 구간은 특히 나라 잃은 설움에 목숨을 바쳐가며 싸웠던 독립유공자들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다. 독립유공자 묘소를 비롯하여 조국 광복을 위해 꽃다운 청춘을 불사른 17위의 광복군 합동묘소까지 모두 12기의 묘소는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찡하게 한다.
수유지구의 흰구름길은 북한산둘레길 중 유일하게 12m 높이의 구름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북한산 정상에 올라가지 않더라도 북한산과 도봉산, 맞은편의 수락,불암산 및 서울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를 올라가는 원형계단은 구름 속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조성했다고 한다.
정릉지구의 솔샘길은 성북구의 대표적인 근린공원인 '북한산생태숲'을 통과한다. 이곳에서는 잘 조성된 야생화단지를 감상할 수 있으며,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또한 북한산 정릉의 사찰인 삼원사, 보덕사, 삼정사를 지나는 구간이다.
같은 정릉지구의 사색의 길은 최근 서울시에서 개방한 '북악(산)하늘길'과 연결되는 구간이다. 청수사 입구로 진입해서 형제봉 능선 사이로 가는 길은 다소 가파르지만 참나무가 우거진 시원한 숲은 자연스레 땀을 식혀준다. 옛날 청수장이 있었던 유래와 청수계곡의 수려함을 만끽하며 사색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기지구의 평창마을길은 평창동마을과 사자능선이 어우러진 길이다. 평창동은 작가와 예술의 마을이다. 마주 보이는 북악산과 인왕산, 뒤로는 북한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어 마음의 번잠함을 벗어나는 데 최고의 장소로 꼽힌다. 그래서 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 같다. 북악산 팔각정이 바로 앞에 보인다.
구기지구 성너머길은 북한산둘레길 중 유일하게 성곽을 통과하는 코스다. 조선시대 도성인 서울성곽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을 지나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에서 문수봉,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 등 북한산의 여러 봉우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구기지구 하늘길, 일명 스카이웨이길은 상쾌한 잣나무향을 맡으며, 도심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서울의 시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나는 길에 조선시대 세종의 아홉째 왕자 화의군의 묘를 만난다.
산성지구 마실길은 '이웃에 놀러가다'는 마실의 뜻과 같이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은평뉴타운 건립지와 인근한 곳이라 주변을 공원같이 잘 조성해 놓았다.
산성지구 내시묘역길은 국내 최대의 내시 묘역을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산 무릉도원 등산로인 북한산성계곡을 지나친다.
산성지구 효자마을길은 효성이 지극한 박태성 전설을 간직하고 있으며, 곳곳에 굿당을 볼 수 있다. 효자이야기와 우리 민속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송추지구 충의길은 나라를 지키는 군부대와 예비군훈련장이 많아 충의길이라고 명명한 곳이다. 이 길은 산길로 가지 않고 유일하게 아스팔트를 따라가 다소 지겨울 수 있지만, 걸으면서 새삼 조국과 민족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만한 구간이다.
12개 구간은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하다. 구간마다 아치문에 표시를 해두었고, 북한산둘레길 표시를 알리는 로고가 캡형과 접착형, 나무에 묶는 형태 등 다양하고 보기 쉽게, 찾기 쉽게 붙이고, 씌우고, 묶여 있다. 둘레길엔 전망대 9개소, 벤치 등 쉼터 35개소도 있어 힘들면 어디서나 쉬거나 주변을 살펴볼 수 있다.
글쓴이:박정원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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