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클로드 모네 Oscar-Claude Monet는 인상주의 창시자이며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명한 화가로 손꼽히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명확하게 표현하는 전통 회화 기법을 거부하고 빛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사물의 색과 형태를 포착하여 그리는 인상주의로 당대 미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프랑스 화가입니다.
인상주의라는 말 자체는 클로드 모네의 그림 중 매우 중요한, 인상, 해돋이라는 작품에서 시작이 됩니다. 이 그림은 1874년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를 포함한 일군의 화가들이 개최했던 '앵데팡당 전(展) ( Salon des Artistes Indépendants )'에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이 전시에 대한 비평문에서 비평가 루이 르루아는 <인상, 해돋이>가 스케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였으며, 부정적인 의미에서 이 전시회에 '인상주의자의 전시회'라는 별칭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인상주의자라는 단어를 자랑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네를 좋아하기 시작한 연유는 모네가 1890년 이후부터 하나의 주제로 여러 장의 연작그림을 전람회에서 본 영향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연작의 대표작인 수련을 보고 있으며 평화의 인내심을 얻게 되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모네가 이 시기에 그린 작품 대부분은 지베르니의 정원을 소재로 한 것이라 하더군요. 모네는 젊은 시절 지베르니의 풍경에 감탄하면서 "내가 이 다음에 큰돈을 벌면 지베르니에 집을 소유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늙어서도 그 풍경의 아름다움을 잊지 않고 모네는 정원사를 여섯 명이나 두고 정원을 관리하였고 자신 또한 정원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모네의 지베르니의 정원을 그린 그림을 보고 있으며 모네가 그토록 아름다운 정원을 원했는지 깨닫는 순간을 상상과 감정으로 공유하게 됩니다. 아름다움이 크면 저절로 몽한적인 감정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 저만의 감정이 아닐 것이라 느껴집니다. 특히 꽃이 자신만의 색감과 모양을 자랑하면서도 다른 꽃들과 자연의 풍미와 함께 꽃이 지닌 색채를 파스텔 색채를 물들여 놓는 것처럼 연결성을 지닌 정원을 대하게 되면 긍정의 정원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모양과 향기와 색채로 꾸미는 꽃의 평화는 단박에 인간을 순백의 아름다운 인성으로 탈바꿈시켜 놓습니다.
모네는 “자기 그림 이해하려면 백 마디 설명보다 자신이 직접 가꾼 정원을 보라고 ”말할 정도로 정원 꾸미기에 진심으로 열중하였습니다. 정성을 쏟아 가꾼 지베르니의 곳곳을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나는 꽃에 영향으로 화가가 되었다." 말할 정도로 꽃과 식물을 사랑했던 화가입니다. 모네가 지베르니에만 오면 온화하고 열정적으로 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원의 꽃과 온갖 식물들을 진실로 사랑했다고 느껴집니다. 모네는 자신 작품의 아름다움과 명료함을 온전히 이해하도록 이끌어 주는 곳이 바로 자신이 사랑하고 가꾼 지베르니아 정원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는 파리를 떠나 시골 마을 아르장퇴유(1817), 푸아시, 베퇴유를 거쳐 지베르니(1883)에서 29년의 정원생활과 함께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다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어찌 보면 지베르니 정원은 그림 못지 않게 모네가 세상에 남겨준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동탄에 일이 생겨 가게 되었는데 아빠가 도와주시면 좋겠다는 연락이 와 모든 것을 뒤로 밀어 놓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였습니다. 당일 서울 외곽 도로와 경부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약속 장소에 10분 전에 도착하였습니다. 공용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하니 3분 후에 도착 예정이라는 답을 듣고 잠시 기다리자 도착하였습니다. 많이 밀리지 하였더니 많이 밀렸다는군요. 점심을 함께 챙긴 후 정해진 일을 전부 세세하게 보고 정리한 후 커피점으로 자리를 옮겨 마주 앉아 이러 저런 일을 나누다 딸과 헤어졌습니다. 서로 조심해 운전하라는 당부를 한 후 차에 올라 잠시 머뭇거렸습니다. 동탄에서 산막으로 가는 길 접근성이 좋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산막으로 가는 날이면 이것저것 준비하는 것이 오랜 습관인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산막으로 가는 것이 참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서쪽 방향에서 산막으로 가는 것은 참 익숙하지 않습니다. 늘 다니던 길은 중부고속도로였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차를 몰아 차령산맥 재를 넘었습니다. 재를 넘으며 보이는 저수지 물빛이 푸르고 가득 수면 위로 보이는 숲의 반영은 환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절로 여름 절기를 느끼며 성하(盛夏) 계절이라 사실을 사유로 담을 수 있었습니다. 보슬비가 잠시 비추더니 사라지고 낮게 드리워진 잿빛 하늘이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산 중턱 이상을 휘감고 있는 물안개와 더불어 짙푸른 숲의 밀도가 무서울 정도로 시각을 짓눌러 버렸습니다. 시선을 돌려 전방을 살피자 산막으로 가는 길목 언덕 받이에 심어 놓은 노란 군락 꽃은 어느새 사라지고 잔재인 꽃대와 잎사귀들은 반 즈음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꽃은 아름다움과 행복을 주는 반면 허망함도 함께 몰고 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을 지닌 것들은 대부분 그러한 질서를 갖습니다.
조심스럽게 산막에 다가 가 산막을 밖에서 살피다 울타리용으로 심어 놓은 접시꽃 꽃대에 화관이 느껴져 다가가 보니 한 두송이 피기 시작하였습니다. 꽃이 큰 반면 물을 먹으면 기울어지는 약점이 드러납니다. 묶어주거나 줄을 걸쳐 의지하게 도와주면 해결되어 매년 10m 정도의 끈을 아랫도리에 묶어 주지요. 산막입구에 들어서자 정원 환경도 하루게 다르게 많이 바뀌었고 새로운 질서가 잉태되고 이미 성숙한 모습으로 주인을 맞습니다. 산막의 꽃들도 자리 교환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얼마전까지도 백합, 장미꽃이 지천이던 공간이 원추리 꽃이 만개를 이루고
벌개미취가 자리를 잡아 나가고
능소화도 감나무 고목에서 늘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느 해 인가? 바람에 실려 온 씨앗이 양귀비 자태를 만들어 놓더니 한 해마다 숫자를 더해 군락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간섭하지 않으면 개체 수는 삽시간에 늘어나는 것이 자연의 생태의 본 모습입니다. 붉은빛이 감도는 양귀비는 열정과 더불어 고운 자태를 갖고 있는 꽃으로서 특히 해 질 녘 역광 위치에서 바라보는 꽃은 과히 환상적입니다. 며칠 전 안면도 감포에서 펜션과 더불어 배를 낚시인들에게 빌려주며 정원을 만들어 가는 재미에 빠져 지내는 처제가 너무 많이 심어 놓은 양귀비가 행정관서와 문제를 일으키자 전부 뽑아 버리고 담금 주를 담아도 좋을 만하 곳만 선별하여 생물인 돔과 넙치 여러 마리와 함께 보내왔습니다. 받는 즉시 문헌을 찾아보니 양귀비술은 당나라 현종의 비인 양귀비가 아름다움과 건강을 위해 밤낮으로 애용했다는 약술이라고 하는군요. 양귀비술의 재료인 당귀, 작약, 목단피, 홍화, 향부자, 치자 등의 약초는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몸을 따뜻하게 하고, 생리통을 완화하고 부인병을 없애고, 피를 늘려 빈혈을 없애 주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여성의 미용에 매우 좋은 약술이라고 되어 있고 술의 재료는 당귀 30g, 작약 15g, 목단피 15g, 적복령 15g, 용안육 30g, 향부자 15g, 홍화 20g, 치자 10g, 박하 10g, 시호 10g, 국화 10g, 대추 20g, 설탕 300g 또는 벌꿀 160g, 소주 1.8ℓ라고 합니다.
홍화와 국화는 그대로 사용하고 다른 약재는 잘게 썰어서 용기에 넣어주고, 소주를 붓고 밀봉하여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처음 3~5일은 하루에 1회씩 가볍게 흔들어 주고 이후로도 자주 흔들어 주면 숙성이 빨라진다. / 약재의 유효성분은 3개월 정도이므로 3개월 후 개봉하여 약재를 가재 천으로 걸러 분리한다./ 술은 다시 용기에 붓고 설탕 또는 벌꿀을 넣어 잘 저어주고 완전히 녹으면 여기에 약재 건더기의 1/5을 다시 넣고 밀봉하여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 6개월 후 개봉하여 윗부분만 따라내고 나머지는 여과지로 걸러낸 후 처음 걸러낸 술과 합하면 독특한 향기와 맛을 지닌 약술이 된다. 합니다. 빠른 시일내에 약령시장을 다녀올 계획입니다.
언제나 산막에 들어서면 면 천천히 산막을 중심으로 주변을 살펴봅니다. 작업 순서를 챙기기 위한 방법입니다. 우선 웃자란 잔디를 깎아 주는 일이 1 순위이고 2순위는 담쟁이가 지붕으로 퍼져 나가는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뻗어 나가는 가지치기입니다. 우선 실내로 들어선 후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로 닦은 후 모든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기 시작하였습니다. 작업복을 갈아입은 후 밖으로 나와 잔디 깎는 기계에 연료를 보충하고 곳곳으로 이동해 가며 단숨에 잔디 정비를 끝낸 후 장대 가지치기 가위봉을 들고 처마 밑을 살피며 웃자라는 담쟁이 맥을 끊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엉켜 붙은 식물들이 많아 적당한 이격 거리를 가늠해 두고 제거해 주고 공간을 확보해 주었더니 빛이 골고루 스며들게 되어 개체로서 돋보이게 되어 보기가 좋아졌습니다. 잔디 깎는 날이 닺지 않아 남아 있는 웃자란 잔디를 제거하기 위하여 전기용 제초기를 사용하여 정리를 해 놓으니 한결 구분 질서가 잡혀 깔끔해져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어느새 해는 능선을 타고 사라져 흐린 구름사이로 터진 맑은 하늘에 머물던 샛별이 드러나고 어두움이 깔리는 산자락은 산막과 함께 진정한 평화를 그려 놓고 고요한 행복을 불러 모으기 시작하였습니다. 서둘러 온갖 공구들을 모아 정비를 한 후 제자리를 찾아 주고 테크 위 테이블에 앉아보았습니다.
한 줌의 바람이 스치더니 곧장 풍경 소리가 파문을 몰고 숲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다시 출렁이는 풍경소리 높낮이가 다르게 여러 번 너울 짓에 무너지는 고요함은 긴 정적으로 가는 길 안내였습니다. 어두움이 쌓이는 산막과 주변 숲에는 빛의 여백을 찾을 수 없어 촛불을 킨 후 간소한 상차림에 반주와 더불어 또 하루의 삶을 다독거렸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행복을 얻으려면 스스로 내려 놓아야 한다는 깨달음이 다가왔습니다. 불안정한 행복은 외적인 변화에 너무 치우쳤기 때문에 생기는 모순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그렇다면 내적인 마음정원을 단순 명료하게 가꾼다면 제대로 행복을 얻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깊어 졌습니다. 참 밤 바람이 소슬하고 명쾌합니다. 습도가 전혀 없고 기온도 적당한 관계로 긴장하거나 불편함이 없는 밤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만큼 행복한 시간도 없는 것 같습니다. 불을 끈 후 실내로 들어와 식기 세척을 끝낸 후 테이블에 앉아 오랜 지기가 보내준 지리산 야생차를 꺼내 우려내 마시며 교보 문고에서 준비해 놓은 책을 찾아 읽었습니다. 삶의 성공이야기가 아닌 성장이야기를 적어낸 인간의 품격이라는 책입니다. 지은이는 데이비드 브록스(David Brooks)로서 2013년부터 예일대학에서 철학적 겸양에 대하여 가르치기 시작하였으며 현대인들은 물질주의와 능력주의에 경도된 삶을 살아 가고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삶이란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투쟁이라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