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체질과 캠핑
한의사 주석원(주원장한의원장)
세 번째 이야기 체질과 체형
이번에는 각 체질의 체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이 글을 읽으면서 자신의 체질을 한번 예측해보기 바란다. 각 체질에 고정된 단일한 체형은 없지만, 어느 정도 체질을 반영하는 유형은 있다. 이를 파악해 놓으면 대체적으로 각 체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확하게 8체질명으로 알면 좋겠지만, 그것은 8체질 전문 한의사에게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여기서는 개략적으로 4체질 수준(금체질, 토체질, 목체질, 수체질)에서 파악하는 것에 주력하기로 하겠다(사상의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사상체질을 병기한다). 이 4체질 정도로만 알아도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미리 알아둬야 할 것이 있는데,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예를 든 유명인들은 해당 체질로 확진된 사람도 간혹 있지만, 대개는 나의 추측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그 체질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그 체질일 확률이 높다는 정도로만 이해했으면 좋겠다. 혹 예를 든 사람이 누군지 잘 모르는 경우 해당인의 전성기 때 사진을 찾아보기 바란다(포털사이트의 인물 검색이 편리). 주의할 것은 예를 든 경우와는 전혀 딴판인, ‘예외’의 특징을 가진 사람도 무척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 체질의 이미지를 너무 판에 박은 듯 획일화시키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매우 많다는, 열린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만일 자신의 체질을 속 시원히 알고 싶은 사람은 절대로 발 동동 구르며 답답해하지 말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내친김에 좋은 체질 한의원을 당장 찾아보기 바란다.
금양·금음체질(태양인) 금체질(금양, 금음)은 보통 체격 또는 마른 사람이 많다. 하지만 살이 찌거나 비만인 사람도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금양체질은 육식이나 분식을 즐기는 경우 비만 또는 과체중이 되는 경우가 금음체질에 비해 많다. 금체질의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마른 체형인 경우로는 장거리를 잘 뛰는 마라토너들을 연상해 보면 좋을 듯하다. 우선, 1960년 로마올림픽과 1964년 도쿄올림픽을 연거푸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맨발의 마라토너’로 이름을 날린 이디오피아의 영웅 아베베 비킬라 선수가 금체질일 것으로 생각된다. 군살 하나 없는 삐쩍 마른 체구로 42.195km를 달리는 그를 상상해보라. 우리나라 선수로는 국민 마라토너 ‘봉달이’ 이봉주 선수나, 또는 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선수가 이 체질에 해당될 것으로 생각된다(마라토너는 금양체질보다는 금음체질이 더 많다. 반면 금체질과 정반대인 목체질은 장거리 전문 마라토너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또, 풍물패에서 신나게 태평소를 불다가 ‘찔레꽃’으로 나이 40이 넘어 늦깎이 가수로 데뷔하여, 하드 락커를 능가하는 고성의 샤우팅으로 듣는 이의 가슴을 완전히 후련케 하는 가수 장사익이 금체질 유력 후보(금양체질 예상)로 떠오른다. 그리고 8체질의학을 만나 건강을 되찾고, 전성기를 능가하는 최상의 목소리를 회복하였다며 이른 바 ‘8체질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 가수 최백호나,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화끈한 연기의 대명사로 자신의 연기 브랜드를 확립한 뮤지컬 배우 박해미, 최근 급작스럽게 사망하여 전 세계 음악인들과 팬들을 깊은 충격에 빠뜨린, 불세출의 댄서이자 작곡가, 보컬리스트, 프로듀서인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역시 금체질일 것이다. 나이 80을 훌쩍 넘어섰음에도 해마다 전작을 능가하는 작품들을 만들어내어 팬들을 끊임없이 열광케 하는, 명배우이자 감독인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천부적인 연설가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 그리고 최근 췌장암으로 건강이 크게 악화돼 여명(餘命)이 얼마 안 되는 것으로 보도된, 애플사의 CEO 스티브 잡스 등도 금체질(주로 금양체질)일 것으로 추측된다. 체격이 좋은 금체질로는, 2008년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의 수영 자유형 금메달리스트이자,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 한국수영의 간판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금양 예상)나, 베트남전 징집거부로 타이틀을 박탈당하고 3년 옥살이를 한 후, 와신상담 컴백하여 당시 전설적인 최강 펀치의 소유자였던 40연승의 무적 챔피언 조지 포먼(주먹 위력이 무려 3톤이라고 회자된 복서)을 8회에 극적으로 KO 시키고 헤비급 세계챔피언을 탈환한, 양심수이자 흑인인권운동가,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서로 추앙받는 무하마드 알리(금음 예상), 그리고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이자 지휘자인 플라시도 도밍고(금양 예상) 등을 들 수 있겠다.
대개 가수나 성악가, 연설가, 마라토너, 수영선수 등 폐기능이 중요한 직업군에서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이 많음을 알 수 있다(금체질이 폐를 가장 강하게 타고나는 체질임을 상기하라. 그렇다고 모든 금체질이 다 폐가 건강한 것은 아니다. 목이 항상 잠기고 숨이 잘 차며, 감기가 한 번 들면 오래 기침을 지속하는 금체질도 있다). 또한, 창의력이 중요한 예술가나 발명가 등의 직업군에서도 역시 장끼를 펼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발견한다(물론 보통사람도 많다).
토양·토음체질(소양인) 토체질(토양, 토음) 중 토양체질은 대개 키가 그다지 크지 않으면서 통통한 체형이 많다. 물론 마른 사람도 있지만 그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젊었을 적에는 삐쩍 말랐지만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살이 많이 찌는 사람이 흔하다. 어려서부터 통통하고 그것이 죽 유지되어 전 생애에 걸쳐 단 한 번도 날씬해 본 적이 없는 ‘태생적인’ 비만 체형인 사람도 많다. 반면, 토음체질은 보통 체격, 마른 체격, 비만 체격 등이 골고루 분포하는 편이다(비만인 토음체질은 흡사 살찐 토양체질을 방불케 하며, 마른 토음체질은 날씬한 금체질처럼 보인다). 여기 토체질의 실례는 토양체질에 국한해서 들어보자(토음체질은 전형적인 유형이 별로 없이 다양한 유형을 보이며, 그 수도 그리 많지 않으므로 예를 드는 것은 생략하기로 한다). 여자 골프선수로서 ‘슈퍼땅콩’이란 별명을 가진 김미현 선수가 우선 토양체질로 생각된다. 그리고 천상의 목소리로 역사상 최고의 테너라는 평가를 받았던 ‘하이 체(high C, 사람이 소리내기에 가장 난해한 고음으로 꼽히는 높은 ‘도’ 음을 말함)의 제왕’ 루치아노 파바로티나, 우리나라 시사 코메디의 대부였던 개그맨 고 김형곤, 한때 영자의 전성시대를 구가했던 개그우먼 이영자, 그리고 또 다른 개그우먼 김신영 등도 토양체질로 예상된다.
토양체질은 대개 키가 작고 얼굴이 둥글고 통통하며, 강하거나 날카로운 면이 잘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선량한 외모나 복스러운 풍모를 보임을 알 수 있다(키가 큰 경우에도 역시 체형은 통통한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르노와르(Auguste Renoir)가 그린 여성 누드화들 중에 흔히 등장하는, 뽀얀 피부의 사랑스럽고 풍만한 여성들이 토양체질의 전형적인 이미지에 잘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얼굴이 잘 붉어지거나, 혹은 술에 취한 사람처럼 상시적으로 붉은, ‘안면홍조증’인 사람도 이 체질에 많다(금양체질에도 종종 있다). 반면,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목양·목음체질(태음인) 목체질(목양, 목음)도 대개 살찐 사람이 많다. 그러나 토양체질처럼 극심한 비만은 그리 많지 않다. 대개 근육질이면서 배가 좀 나오고 몸통이 큰 사람이 흔하다(이런 체형은 사실 요즘 중년에 이른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므로, 꼭 목체질만이 아닌, 토체질, 금체질에도 자주 발견된다. 따라서 다른 특징들을 동시에 고려한, 보다 면밀한 감별진단이 요구된다). 이렇게 배 나오고 체격이 발달한 경향은 목음체질보다 목양체질에 더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보통 체격도 드물지 않으며, 간혹 약간 마른 체격도 있다(하지만 심히 마른 사람은 거의 없다). 목체질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나,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 한국 골프신드롬의 주역인, 맨발의 골프 여제 박세리, 그린의 뚝심, ‘탱크’ 최경주, 80년대 민속씨름을 포효한 천하장사 이만기, 근육질이면서도 키가 크고 몸매가 잘 빠진 ‘모래판의 신사’ 이태현, 보통사람의 허리둘레를 능가하는 엄청난 대퇴근육으로 분데스리가를 평정한 한국 축구의 대명사, 갈색의 폭격기 ‘차붐’ 차범근, 골룸을 놀랍도록 재현하여 전 국민을 소스라치게 놀라게 한 개그우먼 조혜련, 그리고 늘 싱싱한 건강미가 돋보이는 영화배우 김혜수 등을 들 수 있겠다.
목체질은 근육질이거나 건장한 체격을 소유한 사람들이 많아 프로스포츠 선수들이나 운동 애호가들에게 특히 많은 체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잘 먹기만 하고 운동을 게을리 하면 자칫 살이 잘 찌고 배가 나오기 쉬워 탈렌트 백일섭과 같은, 흔히 ‘사장족’ 외모가 되기도 쉽다(실제로 자영업자나 사업가로 종사하는 이가 상대적으로 많다). 연기파 탈렌트 고두심이나 연예계 대모(大母)로 알려진 강부자 같은 사람도 목체질에 상당히 가까이 다가오는 이미지이다.
수양·수음체질(소음인) 수체질(수양, 수음)은 8체질 중 마른 사람이 가장 많은 체질이다(호리호리한 금체질과 종종 혼동된다). 특히 수양체질은 키가 크고 몸매가 날씬하여 패션모델 같은 용모를 보이기도 한다(실제 모델로 활동하는 사람도 많다. 금체질도 이런 체형에 가까운 사람이 많은 편이나, 어딘지 모르게 상체 쪽의 기가 더 성한 느낌이 들며, 두상이 수체질보다 각지거나 날카로운 느낌을 풍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가수 정훈희 같은 사람은 수체질보다 금체질에 더 가깝게 다가오는 형이라 할 수 있다). 수체질 중에 간혹 살이 잘 찐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반적 평균에 비추어 보면 결코 비만이랄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자기의 주관적 느낌에 약간의 체중증가가 적지 않은 불편감을 주는 것일 뿐이다. 수음체질보다는 수양체질에 살 찐 사람의 빈도가 약간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수체질의 예로서는,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겨스타 김연아나,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무려 7차례나 10점 만점 연기를 펼쳐 무결점 연기의 원조가 된, 루마니아의 체조 요정 나디아 코마네치, 그리고 훅 불면 하늘하늘 날아가 버릴 것 같은 80년대의 청순가련형 가수의 대표주자 강수지 등이 예상된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모델 변정수나, 한국 드라마의 간판스타 탈렌트 고 최진실, 그리고 한류스타 송혜교도 수체질로 추측된다.
수체질은 체질의학적으로 몸의 무게중심이 8체질 중 가장 아래에 위치하여 균형감각이 타 체질에 비해 비상하게 발달한 사람이 많다. 그런 까닭에 체조나 발레, 댄스, 스케이팅 등 균형 운동에 특히 빼어난 사람이 많고, 그 밖의 스포츠 종목에도 역시 재간이 좋은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대부분의 운동이 격렬한 동적 상태에서 이뤄져 안정된 균형감이 기본적으로 전제돼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체격 조건이 아닌데도 훌륭한 플레이를 펼치는 재치 있는 선수들 중에 수체질(주로 수양체질)인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밥 먹을 때 젓가락으로 께작께작 하면서 말 그대로 ‘눈곱만큼’밖에 먹지 않아 주변인들에게 ‘과연 저렇게 먹어도 살 수나 있을까?’ 하는 미스테리한 의문을 자꾸 일으키는 사람들이나, 혹은 천하장사 강호동 같은 대식가도 무색하게 엄청 잘 먹는데도 절대로 살이 찌지 않아 항상 물 찬 제비처럼 미끈한 에스라인을 유지하여, 조금만 먹어도 살이 푹푹 찌는 가련한 우리 비만 형제자매들에게 “쟤네들 다 지옥에나 가 버렸으면 좋겠다”는 무고한 악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날씬이’들 중에도 이 체질에 해당되는 사람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이런 유형은 금체질에도 많다. 토체질이나 목체질도 젊었을 때는 날씬한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들이 나이가 들면서는 일반적으로 하루가 무섭게 살이 찌는 타입으로 돌변해―물만 먹어도 살이 찐대나 어쩐대나―, 일평생 다이어트와 그 후폭풍으로 일어난 요요 사이를, 누범자들이 틈만 나면 감방 제 집 드나들 듯이, 들락날락, 오락가락하는 처연한 신세로 전락한다). 요즘 대부분의 여성들이 열망하는, 얼굴이 ‘조막’만 하고 전체적으로 마르다 싶은 느낌이 약간 밴, 그런 텔레비전 브라운관용 연예인―피사체가 실제 폭보다 좌우로 좀 더 넓어 보이는 바람에 다소 빈약해 보이는 체격이 오히려 정상적 날씬함으로 보이는 최고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같은 이들이 바로 이 수체질(특히 수양체질)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면 대차 없을 것이다.
요약 대체적으로 금체질과 수체질의 경우는 마르거나 날씬한 사람들의 체형이 서로 비슷한 경우가 많고, 토체질과 목체질의 경우는 살이 찌거나 통통한 사람들의 체형이 서로 비슷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살찐 금체질이나 수체질, 또는 마른 토체질이나 목체질도 종종 있으므로 함부로 예단해서는 안 된다. 특히 살이 찐 금체질(주로 금양체질)은 토양체질이나 목체질(주로 목양체질)과 흡사하고, 마른 토체질은 금양체질을 방불케 하며, 마른 목체질은 금체질과 자주 혼동된다. 끝으로 앞에서 각 체질의 예로 유명인들을 든 것은 전형적인 경우에 국한되는 경우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예외가 항상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는 것이, 선입견에 치우치지 않는 정확한 체질진단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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