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북울림 비나리
이해학 목사
(*이 글은 2019년 3월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되는 3-1운동 1백주년 기념행사 가운데 하나인 만북울림을 위해 작성한 것이다.
3-1운동 당시의 독립선언문은 일제강점기 하에서 전국적으로 전개된 독립운동의 취지를 밝힌 것이었다. 이에 반해 만북울림 비나리는 선열의 뜻을 기리는 한편 이 누리에 온전한 대동세계가 펼쳐질 것을 다짐하고 기원하는 뜻에서 작성되었다. 따라서 이 글은 만북울림의 취지와 염원을 담는데 중심을 두었다.
행사장의 신명을 돋우기 위해 낭독자가 선언문을 읽어가면서 필요한 대목에 신호를 하고 이에 맞추어 만북이 함께 울리는 효과를 살리면 좋을 것이다.)
하늘이시여, 하늘이시여! 온 겨레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울림 하는 이 염원을 들으소서(만북 크게 울림).
대지시여, 산하시여! 온 겨레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울림 하는 이 염원을 들으소서(만북 크게 울림).
겨레여, 8천만이 하나 되는 겨레시여! 한 마음 한 뜻으로 울림 하는 이 염원을 들으소서(만북 크게 울림).
오호라! 하늘, 땅, 사람이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세상이 우리의 염원일지니, 새 문명, 새 세상이 이 누리에 펼쳐지기를 온 정성을 다하여 기원합니다.
하늘이시여, 하늘이시여!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나의 아픔과 같이 하게 하소서. 다른 사람의 마음 속 깊이 박힌 슬픔과 고통을 내 마음의 아픔과 함께 하게 하시어, 우리 모두가 슬픔과 고통에서 풀려나게 하소서.
대지시여, 산하시여! 우리는 왜적이 물러난 이후에도 오랫동안 전쟁과 분단으로 피폐해 있습니다. 이제 넘쳐나는 봄기운으로 뭇 생명을 살리시며,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람답게 살게 하소서.
겨레여, 8천만이 하나 되는 겨레시여! 사람이 기뻐하지 않으면 하늘도 기뻐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광명천지 속에 어찌 우리 마음에 솟구치는 기쁨이 없겠습니까. 하늘, 땅, 사람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오로지 우리의 진심을 다할 것입니다.
오늘 여기 광화의 광장에서 만 명의 사람이 모여, 만 개의 북을 울리며 하늘, 땅, 사람에게 염원을 고하는 지금, 1백 년 전 이 자리를 비롯하게 한 그 날 선열의 외침을 되새겨 봅니다.
이 땅의 자주와 독립, 세계평화를 위해 피 흘리신 그 날의 선열을 어찌 우리가 잊겠습니까. 선열이시여, 부모형제시여! 우리도 다 같이 역사의 바른 길을 심혈을 받쳐 이어가겠습니다. 감읍하는 이 후손들의 충정을 받아주시옵소서!(낮고도 긴 만북 울림)
선열이시여! 우리 모두 마음을 열고 맑은 눈길을 들어 역사의 바른 맥을 되찾게 하소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거쳐야 했던 그 험난한 고난의 길을 잊지 않게 하소서.
이제껏 온 인류는 사람을 죽이는 무기의 힘 앞에 굴종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늘이시여, 이제 화해를 보이시어 악순환에서 벗어나 뭇 생명이 어우러지는 선순환을 이루게 하소서.
무기에 의존하는 문명이란 오로지 생명을 빼앗는 야만일 뿐입니다. 이제 뭇 생명을 살리는 진정한 문명의 길을 우리가 먼저 열어나가겠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짊과 의로움으로 함께 살아가는 길이 선열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신 바른 길임을 어찌 잊겠습니까. 생명에 값하는 진정한 문명은 사람의 심혼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니 사람이야 말로 천지간의 중심임을 자각합니다. 사람이 바로 서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진정한 문명이 이로부터 열려나가기를 스스로 다짐하고 또 간절히 염원합니다.
바야흐로 동쪽 하늘에서 새날의 빛이 눈부시게 트여오는 때입니다. 움츠렸던 생명의 뿌리가 대지에 속 깊이 파고들고, 뭍 생명이 온 몸을 하늘로 향해 기지개를 켜는 시대의 봄입니다. 햇빛과 바람, 바닷물도 춤을 추는 이날 어찌 신명을 울리며 온 겨레가 춤추며 노래하지 않겠습니까.
하늘이시여, 산하시여, 남북이 하나 되는 겨레시여. 백 년 전에 온 겨레가 피어린 정성으로 새겼던 자주, 독립, 세계평화와 오늘의 염원을 더하여 이제 다시 북소리 높이 울리며 새날, 새 시대를 향해 우리 함께 나아갑시다.
대 문명시대 만세!(만명의 함성과 만북 울림)
대 통일시대 만세!(만명의 함성과 만북 울림)
대 평화시대 만세!(만명의 함성과 만북 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