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문사 은행나무
◌ 일자 :2016. 8. 18(목)― 19(금)
◌ 장소 : 경기 양평군 용문면 용문사
(사진 – 은행나무)
○ 용문사
[2016. 8. 18.]
작년부터 용문사 템플스테이를 고대했다. 용문사하면 경북 예천(醴泉) 용문사에 윤장대가 유명하고, 양평(楊平) 용문사는 은행나무가 유명하다. 우선은 용문산과 은행나무가 더 보고 싶다. 방학이 끝나기 전에 서둘러 가야겠다는 조급함에 하루 전 광주에서 예약을 하고 당일(8. 18.) 서울에서 절까지 우리 싸모님 운전 봉사로 편하게 양평 용문사 절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14:30).
(사진 – 용문사 가는 길)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913년)에 대경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현재의 건물은 대부분 1982년 이후에 중건되었다. 대웅전 건물의 창호가 특히 아름답다고 사무소 직원의 안내 말이다. 경내에는 권근이 지은 보물 제531호 정지국사부도 및 비와 보물 제1790호로 지정된 금동관음보살좌상, 천연기념물 제30호 은행나무가 있다.
(사진 – 금동관음보살좌상)
○ 용문사 은행나무
사무국에 접수하고 은행나무 아래 주위를 여기저기 뱅뱅 돌며 올려본다.
용문사(龍門寺) 은행나무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로 782(용문면 신점리 626-1) 용문사에 있으며,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되어 있다(지정일 1962년 12월 3일). 나이가 약1,100~1,500살로 추정되며 높이 42미터, 뿌리부분 둘레가 15.2미터로 한국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키가 큰 은행나무이다.
(사진 – 은행나무)
한여름 짙은 녹색 옷으로 단장한 거목은 감히 한 마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다. 크다, 고목이다, 웅장하다, 아름답다, 우아하다, 기품 있다, 환상적이다, 무슨 말로도 형언(形言)할 수 없는 품격(品格)을 지니고 중생을 감싸준다.
그냥 천연기념물이라고 부르기에는 수식어가 미흡하다. 아쉬운 마음에 ‘국보급 천연기념물’이라고 하면 쬐끔 마음이 놓일 것 같다.
은행나무보다 훨씬 키 큰 피뢰침 철탑이 옆에서 은행나무를 보호한다.
늦가을 저 녹색 옷이 샛노란 단풍으로 빛을 발할 때 다시 와보고 싶다.
둘째 날 아침 공양 후 7시에 은행나무 울타리를 잠시 개방해 준다. 젊은 비구니 스님의 안내로 감히 은행나무의 몸체에 손을 얹어 본다. 가까이서 보니 은행열매가 총총히 실하게 열렸다. 앞으로 천년은 더 건강하실 것 같다.
(사진 – 은행나무 개방)
○ 템플 스테이
오후 4시에 템플스테이 일정이 시작된다. 지칠 때까지 은행나무 이쪽저쪽에서 쳐다보다가 아직 시간이 남아 은행나무 아래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유명 사찰 바로 옆에 이렇게 크고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있는 곳은 흔치 않을 터 인데. 어, 시원하다. 물에 발을 담근 채 등을 바위에 기대니 한여름 최고의 힐링이다. 금년 여름의 더위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 혹서라는데, 8월 하순임에도 맹위는 여전하다.
(사진 – 계곡의 힐링)
저녁 타종 시간에는 템플스테이 참가한 우리들에게 타종의 기회를 준다. 지난 달 지리산 문수사에게 스님의 안내로 타종해 보고, 이번 여름엔 타종 복이 있나보다.
이곳의 템플스테이 시설은 방마다 화장실이 갖추어져 무척 편리하다.
산문(山門)이지만 열대야는 도시와 큰 차이 없다. 선풍기를 틀었지만 제격이 아닌 듯, 방문을 열고 잘 수밖에 없다. 모기장이 무색하게 날 곤충들이 함께 놀잔다.
○ 용문산 산행
[2016. 8. 19.]
새벽 예불은 결석하고, 이른 아침 공양은 겨우 도착했다. 산에 오르려니 아침 요기를 거를 수 없어서 이다.
처음 가보는 용문산 산행이어서 오늘은 정상을 포기하고, 중간에 있는 마당바위까지만 목표로 잡는다.
08:50. 생수 한 병만 들고서 용감히 출발한다. 이른 아침이어서 산에 오르는 산객을 보기 어렵다. 은행나무 아래에 나무판 이정표가 붙어있다. [용문산정상 3.4km, 마당바위 1.8km].
계곡물소리를 들으면서 혼자서 산을 오른다. 인적은 없지만, 산행안내 표지가 곳곳에 있어 외롭지 않다. 급한 경사는 아니지만 계곡물을 따라 오르는 길이어서 바위 또는 자갈길이다. 반드시 등산화를 신어야 할 길이다.
(사진 – 용문산 계곡)
생수 한 병을 다 마시면서 가다보니 약 1시간의 산행에 마당바위에 도착한다. 09:50. 사진에서 보는 마당같이 넓은 바위이다.
인증사진이라도 멋지게 남겨야 하는데, 지나는 산행객이 없으니 혼자서 어설픈 사진을 찍어본다.
(사진 – 마당바위)
기다려도 사람은 오지 않는다. 하산한다. 10:05. 발에 밟히는 돌멩이에 길이 퍽 미끄럽다. 오를 때와 같이 하산도 한 시간이 걸린다. 하산 중에 서너 팀의 산행객을 만나니 퍽 반갑다. 11:05 산사에 도착하다.
점심 공양 후에 계곡에서 한 숨을 자고 나니, 우리 싸모님 산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고 문자 알림이 온다.
산사에서 주차장까지 1km의 오솔길은 발걸음이 가볍다. 내리막이기도 하지만, 오솔길 따라 길가의 수로에 흐르는 물줄기가 너무도 시원하다.
천년 은행나무의 기를 받았으니 거침이 있을쏜가.
2016. 8. 19. 이철환.
첫댓글 방학생활 유익하게 보네는 구려.잠잘 시간이 훨씬 지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