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란 말의 원 뜻은 수(樹 또는 藪= 나무우거질 수)와
풀(艸, 草)이 합쳐진 말입니다.
그렇다고 나무와 풀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요.
그 안에 있는 흙, 곤충, 물 , 수생생물을 포함한 모든
생태계 구성 인자를 말합니다.
우리 말 "숲"을 발음해 보면 "ㅅ"의 날카로움과 서늘함,
"ㅜ"의 포근함. 그리고 "ㅍ"의 시원함을
함께 느끼게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서양음식 먹을 때 제일 먼저 나오는 그 유동식
수읖(SOUP) 먹을 때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감촉이 들지 않나요?
그리고 오래간 만에 전화 온 친구들이
자네 뭘하고 있냐고 물을 때 숲해설 한다면
뭐? SPECIAL 한다고??
그래 나는 스페샬한 숲해설 한다고 대거리 칩니다.
이번에는 고성, 말 바위가 있는 면 장산숲을 찾아갑니다.
경남 고성 읍에서 연화산 도립공원 쪽으로 달리다 보면
마암면을 거치고 면소재지를 조금 지나면
장산리 마을에 도착하게 됩니다.
효자. 효녀. 정녀문과 이끼 낀 비석이 자리한
큰길 건너편에 아담하고
정겨운 작은 마을 숲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이 바로 장산숲 입니다.
장산리는 김해 허씨(許氏) 집성촌이고
조선 태조 때 허기라는 분, 또 다른 설로는 성종 때
이황의 제자였던 허천수(許千壽)라는 분이
못을 파고 정자를 짓고
주위에 서어나무, 느티나무, 물푸레나무.
소나무, 소태나무. 버드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었다고 전합니다.
지금은 넓이가 약 4천평 규모이지만
옛날에는 아주 넓은 공간 이였답니다.
숲 한 쪽 연못 가운데 작은 정자도 있고
숲 사이에는 구들까지 갖춘 커다란 평상 돌판 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유지들이 출 염하여 세운
보인 정(輔仁亭)이란 정자 다락에서 바라다본
황금 들판과 숲은 한층 안온하고
노랫말에 나오는 곳 같이 평화롭게 보입니다.
효녀각 열녀각 뒤편 산동네 즐비한 기와집이며
소슬 대문 등이 이 동네가 예사동네가 아니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게 합니다.
(돼지털 사진기가 절실합니다)
지금도 마을의 행사나 절기 놀이. 마을회의를
이 마을숲 안 공터에서 한답니다.
이 숲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지도를 잠시 보면
이웃 마을에 수림서원, 도연서원 위계서원 등이
사방에 있어 그 옛날에는 각 동네 풍류를 아는 선비들이
이곳 장산숲을 즐겨 찾아와 교류하고 우국 충정을 나눈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숲 한쪽에 1930년대 지은 죽사정(竹史亭)정이란
고색 창연한 정자 지붕 골기와에 잡초가 무성한 걸
보는 마음은 영 개운치 않았습니다.
다음은 운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