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대학야구 하계리그] 인하대, 10년 만에 대학야구 우승 - 명감독 허세환

[알봉거사]

[하계리그] 박준태 '끝냈다'... 인하대, 10년 만의 하계리그 정상 등극

배지헌의 러버게임 2012/06/21 20:56

'만년 약체에서 대학야구 정상으로'. 10년만의 대학야구 정상 등극을 이룬 인하대 선수단이 허세환 감독을 헹가래하는 모습이다. (사진=배지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야구 격언 그대로였다.

허세환 감독이 이끄는 인하대학교가 대학야구 정상에 올랐다. 인하대는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2 회장기 대학야구 하계리그 결승에서 9회말 터진 박준태의 끝내기 안타로 경희대에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2002년 전국 대학야구 선수권 이후 무려 10년 만의 우승. 반면 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 경희대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결승전다운 명승부가 펼쳐졌다. 양 팀은 각각 4학년 에이스 윤강민(인하대)과 손정욱(경희대)을 선발로 내세워 투수전을 벌였다.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인하대였다. 인하대는 2회말 공격에서 2사후 8번 김경오가 중전안타로 출루해 물꼬를 튼 뒤 박준태가 볼넷을 얻어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1번 정승인이 좌전안타를 쳐내며 선취점이 나오는가 했지만, 경희대 좌익수 김재곤이 노바운드로 포수까지 가는 완벽한 홈송구로 2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냈다. 김재곤은 앞서 2회 첫 타자 채상현의 좌익수 뒤로 넘어가는 2루타성 타구도 잡아낸 바 있었다. 혼자서 수비로만 2점을 막아낸 것. 흔들리던 에이스 손정욱을 구해낸 천금같은 호수비였다.

흐름이 경희대 쪽으로 넘어갈 것처럼 보였지만, 인하대 선발 윤강민의 구위가 워낙 뛰어났다. 윤강민은 최고 142km/h 빠른 볼과 커브를 앞세워 초반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는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팀이 득점에 실패하고 난 3회초에도 전혀 흔들림 없이 세 타자를 차례로 잡아냈다. 그러자 인하대 타선이 다음 공격에서 화답했다. 인하대는 3회말 선두 이찬기가 볼넷으로 나간 뒤 번트와 진루타로 2사 3루를 만들었고, 조승범이 투수 옆을 스치는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 기어이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인하대 에이스 윤강민(사진 위)과 경희대 좌완 에이스 손정욱(사진 아래). 윤강민은 4회까지 퍼펙트를 이어가는 등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고, 손정욱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혼자서 마운드를 책임졌다. (사진=배지헌)

하지만 경희대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4회까지 퍼펙트로 끌려가던 경희대는 5회초 선두타자 4번 김주현(1학년)이 좌익수쪽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쳐내며 노히트를 깨뜨렸다. 이어 정성민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여기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진철의 투수앞 희생번트 때 윤강민의 1루 송구가 옆으로 빠지며 타자주자가 세이프된 것. 2루에 있던 김주현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홈으로 내달려 동점을 만들었고(1-1), 인하대는 3학년 박민호로 투수를 교체했다. 그러나 경희대는 계속된 무사 1, 2루에서 포수 앞 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든 뒤, 다시 나담주가 1루수앞 스퀴즈 번트를 강행해서 역전 주자를 불러들였다(2-1).

역전을 허용한 인하대는 5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선두 정승인이 볼넷으로 나가고 희생 번트로 1사 2루. 여기서 3번 이성규가 중견수 앞쪽으로 날아가는 날카로운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이때 경희대의 수비가 또 한번 빛났다. 중견수 김경용이 다이빙캐치로 타구를 걷어낸 뒤, 곧장 2루로 던져 늦게 귀루한 주자까지 아웃으로 잡아낸 것. 김경용은 8회에도 2사후 이성규의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타구를 거짓말 같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인하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경희대 외야진이 보여준 네번째 호수비. 승리의 여신이 경희대 쪽에 미소를 지은 것처럼 보인 순간이다.

9회에 드라마가 펼쳐질 줄 누가 알았을까. 9회초 2사 1, 2루의 추가실점 위기를 넘긴 인하대는 9회말 선두 강백산이 우전안타를 치며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조승범의 번트로 1사 2루 동점 찬스. 여기서 채상현의 2루수쪽 땅볼이 내야안타가 되며 기회가 이어졌고, 양원혁의 3루 땅볼에 경희대 3루수 실책까지 나오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1사 만루가 됐다. 외야에서 강력한 수비를 과시하던 경희대가 내야 수비에서 헛점을 드러내며 위기를 자초한 것. 경희대는 곧장 3루수를 김진철에서 2루수를 보던 조성모로 교체했지만, 8번 김경오가 친 타구는 우익수쪽 깊숙한 지역을 향해 날아갔다.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2 동점. 

이어지는 9번 박준태 타석. 박준태는 지켜보는 이들이 '연장전'을 떠올릴 틈도 주지 않고, 손정욱의 2구째를 번개처럼 받아쳤다. 끝내기 좌전 안타. 인하대 덕아웃과 응원단은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반면 다 잡은 승리를 놓친 경희대 선수들은 허탈하게 고개를 떨궜다. 인하대가 10년 만의 대학야구 대회 우승기를 손에 쥐는 순간이었다. 5회 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틴 박민호는 승리투수, 홀로 마운드를 지켰지만 마지막 9회를 버티지 못한 손정욱은 1자책 3실점 완투패를 안았다. 

인하대학교 응원단. 경기 마지막까지 응원전을 펼친 보람이 있었다. (사진=배지헌)

극적인 역전 우승을 만들어낸 인하대 선수들이 환호하며 덕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배지헌)

부임 이후 2년 만에 팀을 정상으로 이끈 허세환 감독. 광주일고 시절 숱한 우승을 이뤄낸 명감독도, 새로운 팀에서의 첫 우승에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배지헌)

경기 후 만난 인하대 허세환 감독은 부임 후 첫 우승이 감격스러운 듯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허 감독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부임 이후 훈련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불평 불만 없이 잘 따라준 선수들이 고맙다.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허세환 감독은 광주일고에서 13년간 감독을 맡아 숱한 전국대회 우승을 일궈낸 아마야구계의 대표적인 명장. 부임 당시 최약체로 꼽히던 인하대 사령탑을 맡아서도 불과 2년 만에 대학 정상으로 이끄는 탁월한 지도력을 펼쳐 보였다.

허 감독은 "광주일고에서 우승을 많이 했지만, 인하대에 온 뒤에는 야구부가 워낙 침체된 상황이라 힘들었다"며 "학교에 대한 사명감 때문에 맡아서 끌고 왔는데, 우승까지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야구계에서는 허세환 감독의 지도력에 3학년 투수 박민호와 1학년 키스톤 콤비 이찬기-이성규 등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한 인하대의 강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 감독도 "현재 1학년인 선수들부터 직접 스카우트해서 입학시킨 선수들"이라며 "원래는 올해보다는 내년이나 내후년에 우승에 도전할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며 앞으로의 인하대 전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이번 대회 각 부문별 시상 내역은 다음과 같다.

우승: 인하대학교
준우승: 경희대학교
3위: 단국대, 동국대학교

최우수선수상: 박민호 (인하대 투수)
우수투수상: 윤강민 (인하대 투수)
감투상: 손정욱 (경희대 투수)
수훈상: 박준태 (인하대 중견수)
타격상: 이성규 (인하대 유격수) 30타수 16안타 .533
타격 2위: 양석환 (동국대 3루수) 22타수 10안타 .455
타격 3위: 이선우 (단국대 지타) 21타수 8안타 .381
타점상: 이홍구 (단국대 포수) 12타점
도루상: 이동훈 (동국대 좌익수) 6개
홈런상: 이홍구 (단국대 포수) 3개
감독상: 허세환 (인하대 감독)
공로상: 박춘배 (인하대 총장)

http://yagoo.tistory.com/9081

[빛나리(조영현)]

.......허세환 감독 대단하다.......축하!!!

[알봉거사]

..........산악회회장님께서 사비털어 화환이라도...........

[빛나리(조영현)]

......알았다.....먼저 맘부터 전하고.....

[김이라]

역쉬!~~~~~~~~~~~~
허세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