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를 빨리 소비하려고 급하게 만든 반찬이었는데
사실 만들면서부터 예견은 했다
아무도 손대지 않을거라는 것을
그리고 실제로 오늘 내가 뚜껑 열기전까지 아무도 손도 안댐. 아까비.
가족들이 안먹는 반찬은 항상 요리한 사람이 해결하게된다. 왜냐면 요리한 사람이 제일 아깝다고 생각해서.
항상 느끼는건데 똑같은 재료의 똑같은 맛의 동일한 음식이라도 그냥 섭식자와 요리사에게는 다른 가치로 느껴진다. 왜냐면 섭식자에겐 그저 멸치무조림-끝 으로 끝날 그 음식의 의미가. 요리사에게는 투입된 구성요소인 낱낱의 식재료들이 머릿속에 촤르륵 나열되고, 이것들이 단순히 재료의 나열이상으로서, 식재료를 식탁위로 끌어올리기 까지의 노동과 여정의 총체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역시 모든건 직접 해봐야 그 가치를 깊이있고 입체적으로 체감하게 된다. 나도 어릴때 냉장고에 있는 엄마반찬보면서 별생각없었던것 같음.
그치만 아무래도 국밥으로 먹거나 딱 메인요리와 밥만 조지던 식사습관으로는 잘 먹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돈부리처럼 해먹는건 어떨까 싶어 날계란을 탁 까놓고 (음식물이 안 튀도록) 뚜껑을 살포시 덮어 렌지에 2분 돌립니다
여전히 너무 날계란인가 싶기도 했지만 더 가열하면 계란이 너무 익어서 밥이 잘 안비벼질것 같아 그대로 옴뇸뇸
음
맛있습니다!
계란의 부드러움과 조림간장의 달달짭조름이 아주 궁합이 좋습니다. 달고 짜고 부드러운 느낌이 일본 가정식의 느낌을 줍니다. 이정도에서 만족하는 입맛도 있을거예요
하지만 먹박사는 맵지않으면 참지못하는 k-식성의 소유자입니다.
이모 여기 고춧가루 추가요~^0^/
역시 음식은 시뻘게야 식사같은 법입니다
맛있었습니다.
나머지 무조림도 제 도시락 반찬으로 활용해야겠어요.